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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156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2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56화

156화 대책(4)

 

 

 

 

***

 

“윌슨 놈아! 이건 너무 한 거 아니냐! 우리가 무슨 기계인 줄 알아?”

 

트와토른이 버럭 고함을 지른다.

산더미처럼 쌓인 검과 방패, 그리고 창들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목에 핏대를 세운다.

 

“미안하다. 조금만 더 고생해라. 전쟁이 코앞이라서 그래.”

 

녀석의 지친 얼굴이 안쓰러워 보였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얼굴이 벌게져서 화를 내는 트와토른을 제외하고, 나머지 드워프들은 무기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작업 중이다.

무기에 작은 정과 망치로 기도문을 새기고 있다. 음각 작업이 끝나면 은으로 채워넣을 예정이다.

마계 생물, 혹은 마계의 기운을 가진 존재는 은과 상극이라고 했다. 은으로 기도문을 무기에 새기면 신성력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다.

고위 신관이 없는 아이언 영지였기에 이렇게라도 흑기사에 대처하려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고위 신관이 워낙 귀한 몸이기도 하다.

병사와 기사의 무기와 방패 그리고 창에 일일이 기도문을 새기고 은으로 채워 넣는 작업.

얼마나 고단한 것일지 물어보나 마나다.

병사의 기본 무장만 해도 브로드 소드와 창, 그리고 방패다. 창날과 같은 작은 공간에는 기도문을 새기는 것도 여의치 않아서 신성을 뜻하는 문양을 새기는 게 고작.

3,000이 넘는 병사들에게 기도문과 신성 문양이 새겨진 병기로 무장하려면 그것도 큰일이다.

트와토른을 비롯한 드워프들의 얼굴이 푸석푸석해 보일 정도였으니까.

 

“네 녀석이 부탁한 것도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한단 말이다.”

 

“트와토른, 어쩔 수 없다. 봄이 되면 전쟁이 터질 거야. 그전까지 무장을 갖추지 못하면 위험해져. 부탁한다.”

 

녀석에게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난데없는 흑기사의 출현 때문에 갑작스레 일정이 추가되었으니, 녀석이 곤란해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럴 땐 그저 그동안의 정과 의리로 비벼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후우… 제기랄, 알았다! 맥주나 팍팍 지원해라. 그것마저 없으면 우리 드러누워 버릴 테다!”

 

“그럴 줄 알고 많이 준비했다.”

 

아공간에서 다섯 개의 맥주통을 꺼냈다.

이런 요구를 해올 줄 알았으니 말이다. 이 녀석들에게 낙은 술밖에 없으니까.

 

[워어어어! 술이다!]

 

무기에 기도문을 새기던 드워프들이 정과 망치를 내려놓고 달려온다.

피곤에 절어 게슴츠레하던 눈을 번쩍 뜨고 웃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술이 고팠던 모양이다.

즉석에서 술판이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

공방 내부의 후끈한 열기 때문에 맥주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노릇.

술이 몇 잔 돌아가자, 초롱초롱했던 드워프들의 눈이 게게 풀린다. 몸에 쌓인 피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일부러 술을 먹이는 중이기도 하다. 이러다가 쓰러지지나 않을까 하는 정도로 미친 듯이 일하는 녀석들이니까.

그래서 술을 핑계 삼아 오늘 하루쯤은 쉬게 해주고 싶었다. 어차피 술이 깨면 미친 듯이 일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술이 몇 잔 돌아가자, 나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윌슨 놈아…….”

 

술잔을 부닥치던 트와토른이 나직하게 이름을 불러온다.

평소와 달리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어, 나 역시 표정을 바꾸고 녀석과 시선을 맞췄다.

 

“얘기해.”

 

“지난번 약속… 지켜 주는 것 확실하지?”

 

녀석이 다짐을 받아 내듯 묻는다.

그러자 나머지 드워프들의 게슴츠레하던 눈에 생기가 돌아온다.

 

“물론이다. 이번 전쟁만 끝나면 보내 주겠다. 아니… 내가 부탁한 물건만 완성한다면 가도 좋아. 너희한테 원했던 건 거기까지였으니까.”

 

난 또 뭐라고…

겨우 그러 물어보려고 분위기를 잔뜩 잡다니, 싱거운 자식…

 

“왜? 내가 약속도 안 지키는 양아치처럼 보였냐?”

 

피식 헛웃음을 흘리면서 맥주를 쭉 들이마셨다.

트와토른도 날 따라서 잔에 가득 담긴 맥주를 원샷으로 해치운다.

그러고는 ‘탕’ 소리가 나도록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괴상한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남기로 했다.”

 

“뭐?”

 

녀석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여기 아이언 영지에 남겠다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갑자기 왜 마음 바꿨는지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돌아가겠다고 생난리를 치던 녀석들이 어째서 아이언 영지에 남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

 

“마을로 돌아가도 여기처럼 재미있게 지내지는 못할 것 같다.”

 

“아이언 영지가 재미있다고?”

 

수긍할 수 없는 얘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그렇고 이 녀석들도 반쪽짜리들이다. 마을로 돌아가면 망치도 못 잡게 하겠지. 여기처럼 시시한 걸 만들게 하지 않으니까.”

 

녀석과 다른 드워프들의 얼굴을 보니, 씁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하는 일들이 시시하다고 말하는 게 놀랍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은 인간의 나이로 치면 아직 성인이 안 되었다고 했던가?

 

“혹시… 가출했다가 인간들한테 잡힌 거냐?”

 

“그런 건 굳이 물어보는 거 아니다. 윌슨 놈아!”

 

“아, 미안, 미안! 마셔! 마셔!”

 

녀석이 발끈하는 모습에 잔에다 맥주를 듬뿍 따라 주었다.

거품이 잔 밖으로 흘러나오자, 트와토른이 습관적으로 넘치는 거품에 입을 댔다.

 

“후릅! 똑바로 따라! 넘치잖아!”

 

트와토른이 또 다른 이유로 발끈한다.

일부러 술에 관심을 집중시켜서, 말을 돌리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야 이 녀석들이 영지에 남아준다면 대환영이다.

 

“고맙다.”

 

“공짜 아니다. 전쟁이 끝나면 자유민으로 우릴 풀어 주고, 여기 지하는 우리가 사용하겠다. 그리고 인간과 거래하는 건 네가 여기의 영주로 있는 동안만이다.”

 

“자식, 까칠하네… 겨우 열한 명이 뭘 하겠다고.”

 

약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렸다.

3만 명의 인구가 대피할 수 있게 만든 지하 벙커다. 게다가 요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더 넓게 확장 공사까지 해대는 바람에 더 넓어졌다. 겨우 드워프 열 명이 사용하기엔 지나치게 공간을 넓힌 상태다.

그래서 웃는 거다. 대체 왜 이토록 지하 공간을 확장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니까.

 

“윌슨 놈아, 우리가 바본 줄 아나? 네 녀석에게 필요한 무기를 만들어 파는 돈으로 우리처럼 소외 받고 쫓겨난 드워프를 데려올 거다.”

 

“뭐야? 가출이 아니라 쫓겨난 거였어?”

 

“험, 험! 아무튼!”

 

녀석이 얼굴을 붉히면서 내 말을 못 들은 척 맥주를 마신다.

단순 가출인 줄 알았더니, 실력 없다고 쫓겨난 모양이다. 트와토른 같은 녀석을 쫓아낼 정도면, 대체 진짜배기 드워프들의 솜씨는 얼마나 좋다는 거야?

아, 모르겠다.

녀석들이 물건을 만들어 준다면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이로써 아이언 영지의 특산품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되는 셈인가?

기쁜 마음에 술잔을 가득 채워 높이 들었다.

 

“마셔!”

 

드워프들을 둘러보면서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웃었다.

 

“먹고 죽자! 와하하하!”

 

“윌슨 놈아! 잘 부탁한다!”

 

“우리가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는 거다! 으하하하!”

 

녀석들이 저마다 나의 잔에 부닥치면서 호탕하게 소리쳤다.

하나같이 희망에 부풀어 있는 얼굴이다.

단 한 명만 빼고 말이다.

 

“야! 페로도데스! 네놈은 왜 또 똥 씹은 얼굴이야? 새끼가 분위기 조지는데 뭐 있다니까? 뭐가 불만이야?”

 

술잔을 높이 들던 트와토른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그러자 페로도데스가 씁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 좋아! 다 좋은데, 여자는?”

 

“…….”

 

“…….”

 

“…….”

 

“크흑…….”

 

희희낙락하던 드워프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우거지상으로 변했다.

급기야 분하다는 듯 신음까지 하는 녀석이 등장했다.

불쌍한 자식들…

남탕 왕국을 만들 셈인가?

 

***

 

아침나절부터 간간이 눈발이 날리더니, 어느새 그럴듯한 분위기를 내면서 흩날린다.

 

다각, 다가닥, 다각…

 

한 대의 마차가 얕게 쌓여 가는 눈길을 밟고 아이언 백작령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차의 정체는 대략 일주일 전쯤 아이언 영지를 경유해서 황궁으로 출발한 오를레앙 공작의 마차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공작 각하.”

 

뒤랑 후작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설마 엘튼 제국에서 먼저 칼을 빼들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오를레앙 공작이 힘없는 목소리로 뒤랑 후작의 말을 받았다.

사실 대답해 주기도 귀찮을 정도였다.

황궁을 나선 뒤로 틈만 났다 하면 뒤랑 후작이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전면에 나서서 사신단의 임무를 수행한 것을 알기에 싫은 소리를 하기가 그랬다.

더군다나 이전부터 아버지인 오를레앙 대공을 모시던 사람이었기에 대하기가 어려운 것도 있었다.

 

“가지고 간 공물은 다 받아먹고서 전면전을 벌이자는 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전쟁의 배상금을 아직 다 갚지 못했으니, 저들로서는 정당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너무 언짢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뒤랑 후작.”

 

오를레앙 공작은 투덜거리는 그를 살살 달랬다.

다시 프레하 제국의 황제에게 엘튼 제국에서 들은 얘기를 고스란히 전해야 할 터다.

좋지 않은 소식을 들고 돌아가려니 머리가 복잡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러면 조금 곤란해지는 데 말이야…….’

 

뒤랑 후작을 달래 준 오를레앙 공작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엘튼 제국이 완전히 방심한 틈을 노리고 프레하 제국에서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전쟁에서 패배하던 날부터 2차 제국 전쟁을 준비한 것도 속전속결을 위해서다.

그런데 엘튼 제국이 먼저 전쟁을 벌일 거라고 선포했다는 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란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상태에서 어떻게 전쟁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인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반란이 일어나 상당수의 귀족이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다. 그중에는 심심치 않게 고위귀족도 끼어 있었다.

당연히 전쟁 준비는 꿈도 꾸지 못할 거로 판단했는데, 엘튼 제국의 황제는 당당하게 전쟁을 벌이자고 했다.

발루아 공작의 아이언 영지 습격 사건을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보았지만, 엘튼 제국의 황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만약 전쟁을 대비하지 않았더라면 못 이긴 척 변명을 받아들였을 터.’

 

오를레앙 공작의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

자신이 없다면 오히려 뒤랑 후작의 변명을 받아들이고 시간을 벌려고 해야 이치에 타당하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서 다른 나라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법을 시도하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전쟁을 벌이겠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으니, 대체 무슨 꿍꿍이 속으로 그러는 것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가 아이언 영지의 최강 기사다!>

 

한참 고민에 빠진 그의 귀에 희미하게 사내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목구멍이 찢어지라 악을 쓰고 있다는 건 제멋대로 갈라진 목소리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아이언 백작의 기사들이 훈련 중인가 봅니다.”

 

마차가 조금 더 달려가서야 뒤랑 후작도 사내들의 고함을 듣고서 놀라워했다.

지난번에도 훈련하는 것을 보긴 했지만,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훈련 중이다. 그렇다는 것은 매일 저런 식의 훈련을 한다는 의미.

슬슬 계절이 바뀌어 가는 시기였으나, 아직도 칼날 같은 찬바람이 부는 시기다.

이런 날씨에 훈련한다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

추운 날씨는 몸이 움츠러들어 몸이 풀릴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칫 달리다가 미끄러진다면 뜻하지 않게 커다란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다가닥, 다각, 다가닥…

 

하지만 마차가 소리의 근원지로 다가갈수록 오를레앙 공작은 자신이 괜한 생각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백 명에 달하는 아이언 영지의 기사들이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엄청난 박력이 느껴진다.

심지어 다른 장소는 죄다 눈에 뒤덮여 있는데, 기사들이 뛰어다니는 지역엔 그 흔한 얼음 한 조각 돌아다니지 않는다.

 

“먼지가 풀풀 날리다니… 마법을 사용한 것일까요?”

 

뒤랑 후작이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닌듯합니다.”

 

오를레앙 공작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어째서 저토록 다른 곳과 차이가 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눈이 쌓일 틈조차 주지 않고 뛰어다녔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오를레앙 공작이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숲 속 공터에서 미친놈처럼 바락바락 악을 쓰면서 뛰어다니는 기사들의 눈에서 광기(狂氣)까지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트럼벌 요새의 병력도 숫자가 많이 부족했어. 일주일 전쯤에 지나쳐 왔던 베링 요새도…….’

 

오를레앙 공작이 기억을 더듬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엘튼 제국 황제의 당당한 모습과 아이언 영지의 기사들이 뛰어다니는 모습, 그리고 이제껏 지나쳐 온 요새들의 정보와 다르게 모자란 병력.

다른 요새들은 여유롭게 지내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음… 엘튼 제국 또한 그동안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공작 각하.”

 

뒤랑 후작 또한 아이언 영지의 기사들을 지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는 기사들의 모습을 보니, 실력이 떨어진다고 마냥 우습게 볼 수만은 없었다.

 

“엘튼 제국이 전쟁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니, 정말 만만한 놈들이 아닙니다.”

 

오를레앙 공작은 뒤랑 후작에게 말하면서도 기사들의 훈련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기사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윌슨과 눈이 마주쳤다.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그의 행동에 오를레앙 공작이 충격을 받았다.

 

“……!”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알 수 없는 오한이 치밀고 전신에 통증이 밀려오는 느낌.

 

‘단지 눈빛만으로 나를 긴장 시킨다는 것인가? 이건 마치 대련장에서 아버지를 마주한 느낌이야.’

 

오를레앙 공작이 윌슨에게 억지로 손을 들어 화답하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기억이 지워졌으나, 무의식 속에 윌슨에 대한 공포가 남은 까닭이었다.

그러나 오를레앙 공작은 자신에게 일어난 현상이 윌슨의 경지가 높아서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아이언 영지에서 쉬었다 가겠다는 생각이 싹 달아났다.

 

“대단하군.”

 

“뭐가 대단하다는 것입니까, 공작 각하.”

 

뒤랑 후작이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오를레앙 공작이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혀를 내둘렀다.

 

“아이언 백작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서둘러 제국으로 돌아가 아이언 백작에 관한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오를레앙 공작이 잔뜩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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