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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191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191화

191화. 마교행 (1)

 

 

 

구유마신.

사마극의 핵심 지지자로 마교에서 그보다 강한 자는 오직 넷뿐이다. 물론 사마극을 비롯한 교주 일가를 제외한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가 자신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했던 자는 서열 일 위인 혼천마도 갈무량이 유일했다.

나머지 이 위부터 사 위까지는 자신과 비등해서 정말 전력을 다해 겨룬다면 오히려 이길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했었다.

지금까지 구유마신은 사마극 지지자를 끌어모으는 일에 충성을 다했다. 실제로 성과도 있었다. 이제 교주가 사라지고, 사마극의 교주 등극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사마극의 은총을 받는 그의 실권은 사실상 이인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명령이 떨어졌다.

서열 칠 위인 옥소마희를 추적하여 죽이라고.

물론 그는 상세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 명령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안다. 적어도 중요하지 않다면 그에게 이런 명령이 떨어질 리 없으니까.

그 혼자로도 충분했지만 그의 주군인 사마극은 흑천살성마저 덧붙였다. 서열 십이 위. 옥소마희를 혼자서는 상대하기 어렵겠지만 그에게 큰 도움이 되는 자이긴 하다.

놀랍게도 옥소마희는 마교를 벗어나 중원으로 향했고, 그들은 끊임없이 그녀를 추적했다. 중간에 그녀를 거의 잡은 적도 있었지만 결국 놓쳐 여기 개봉까지 왔다.

개봉이 무림맹 본거지이기에 다소 찝찝하긴 했으나 그들은 옥소마희만 추적했다. 무림맹과 부딪혀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개봉이라 하여 겁낼 이유는 없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이곳에 도착했다.

연연의방.

옥소마희가 왜 이곳에 온 것인지 그들은 알지 못했다. 치료가 필요해서? 도망치는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순간 급하게 찾을 곳은 아니다.

어쨌든 그런 의문을 품고 구유마신과 흑천살성은 연연의방 뒤쪽으로 향했다.

그들의 눈앞에 한 남자와 옥소마희가 서 있었다.

남자의 나이는 불과 약관 정도로 옥소마희보다 어린 데 대하는 태도는 옥소마희가 오히려 상전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마교 인물도 아닌 것이 확실했다. 옥소마희와 어떤 관계인지 그들은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어 안면만 찡그리고 있었다.

“넌 누구지?”

무흔은 상대의 질문에서 상대가 자신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건 아주 조금이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사마극이 안 알려 주더냐?”

“주군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

흑천살성이 바로 경고했다.

무흔이 피식 웃었다.

“그 자식이 아주 게으르군. 잘 들어라.”

이제는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이름을 떠올리며 무흔은 입술을 축였다.

“수라조옹, 혈살마륜, 유령겁마, 천뢰혈신, 잔혼객, 낙혼혈부, 혈광요희, 육지신마, 적황쌍마, 귀곡삼노, 풍운쌍마, 만독사신…….”

무흔의 입에서 줄줄이 마교인의 이름이 나오자 구유마신이 흠칫했다. 하나같이 최근 들어 죽거나 크게 다친 자들이다.

“설마…….”

“흐흐, 그 자식들이 바로 나에게 혼쭐이 났던 녀석들이지. 저세상 갔거나 반병신 되었거나.”

무흔이 자랑하듯 그 이름을 다시 읊었다.

구유마신은 믿을 수 없었다. 무흔의 입에서 나온 자들의 무력도 무력이지만, 저렇게 마교에 피해가 누적되는 동안 그 정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니. 사실 이런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사마극이 정보를 차단한 영향이 가장 컸다.

“못 믿나 보네? 어차피 상관없지. 저 이름에 오늘 너희 둘도 올라갈 테니까.”

무흔의 장담에 구유마신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눈앞의 인물이 그렇게 대단한 녀석인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정작 놀란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현가빈. 현가빈은 누구보다도 방금 무흔이 입에 올린 자들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무흔의 능력이 대단하다고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저 많은 마교인을 처리했다니.

순간 그녀는 자신이 마교인이란 사실을 자각했다.

그렇다면 무흔은 그녀의 원수인가?

머릿속 혼란은 금방 사그라졌다. 그녀도 마교인 이상 강함을 숭상했다. 한때 자신보다 강한 자와 결혼하겠다는 꿈을 품은 적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에게 무흔은 위대한 존재였다. 마교인이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마교 소교주인 은옥상의 명을 수행 중인 상태. 그녀는 무흔을 섬기게 된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무흔은 천천히 옥소를 들었다.

검과 같은 날카로운 무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위압감이 대단했다. 특히 옥소 주변에 은은하게 어리는 강기는 무흔의 무공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증명했다.

현가빈은 뒤로 물러나서 결전을 주시했다. 그녀는 여차하면 뛰어들어 무흔을 돕겠다고 다짐하면서 내기를 갈무리했다.

구유마신이 검을 들고 흑천살성은 쌍장을 들었다.

그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구유마신은 흑천살성이 돕는다는 사실에 다소 불만이 있었으나, 무흔의 전력을 듣고 난 후에는 개의치 않았다. 마교의 원수가 확실했기에 홀로 싸우든 둘이 싸우든 흠이 될 이유가 없었다.

번쩍!

구유마신의 일검이 순식간에 무흔을 향해 날아왔다. 무시무시한 위력이 포함된 검격은 무흔의 머리를 쪼갤 듯 수직으로 떨어졌다.

“그런 단순한 검식으로 어찌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겠지?”

무흔 역시 단순하게 옥소를 들어 날아오는 검격을 막았다.

깡!

무흔은 옥소로 전해지는 강력한 힘에 인상을 찡그렸다. 역시 서열 오 위답게 휘두르는 검이 묵직했다.

옥소로 검을 받는 순간 전면에서 장력이 몰려왔다. 흑천살성의 쌍수가 순간적으로 수십 개로 분화되면서 시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자식은 장법이 전공인가 보네.”

옥소가 횡으로 흐르며 순식간에 장력을 지웠다. 옥소에서 뻗어 나온 강기와 수십 개로 분화된 장력이 엉키면서 주변 공기가 요동쳤다. 그 사이를 다시 검광이 비집고 들어왔다.

무흔의 신형이 서너 개로 분화됐다. 예전 마극삼비가 보여 주었던 그 현란한 보법이 무흔에게서 나타난 것이다.

“응?”

구유마신이 보법의 정체를 알아보고 경악하기도 잠시, 무흔의 신형은 마마환영비의 묘리를 넘어 새로운 경지로 변했다.

“이제 바로 끝내줄게!”

수십 개로 분화된 무흔의 신형이 구유마신과 흑천살성을 무차별로 공격해 들어갔다. 당연히 옥소 역시 수십 개로 분화된 상태, 게다가 옥소에서 뻗은 강기는 모두 제각각으로 따로 움직이며 위협을 폭발시켰다.

최근에 무흔이 계속 연구하던 검강에 기반을 둔 초식이 마침내 실체화된 것이다.

“크헉!”

생각지도 못한 난해한 변화에 구유마신과 흑천살성이 헛기침을 연발했다. 자칫하면 목이 떨어져 나갈 위험한 순간이 계속됐다.

두 사람은 합공을 했음에도 계속 밀리자 분노가 폭발했다.

구유마신의 검에서 검강이 한 자나 뻗어 나왔다.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기세가 무흔에게 몰려들었다.

무흔은 상대의 검강에 곧바로 반응했다. 옥소에서 강력한 강기가 뿜어졌다.

번쩍-

양측의 강기가 충돌하며 사방으로 강기의 파편이 비산했다. 순간 흑천살성의 수많은 장영이 무흔에게 쏟아졌다. 무흔은 그 순간에 더욱 급하게 움직였다. 수십 개로 불어난 그의 신형이 일시에 어마어마한 진각을 내리찍었다.

쿵!

사방 십여 장 내의 땅거죽이 일거에 솟구쳤다.

이어서 옥소가 무흔이 몸을 한 바퀴 휘감는 순간 튀어 오른 땅거죽이 폭탄처럼 비산하며 비수처럼 뿌려졌다.

흑천살성의 장기인 분영백팔장을 뚫고 옥소의 강기와 땅거죽 파편이 천하를 지배했다.

파바바박-

강기의 파편이 순식간에 수백 개로 쪼개지며 분영백팔장으로 구현된 백팔 개의 장영을 일거에 휩쓸었다.

“헉?”

수십 년간 천하를 경동시켰던 절기가 무력화되는 장면에 흑천살성이 놀라는 순간, 마지막 남은 강기가 흑천살성의 미간을 꿰뚫었다. 흑천살성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구유마신의 검강이 무흔의 목을 그어 왔다.

깡!

옥소가 아슬아슬하게 검강을 차단했다. 동시에 무흔의 손에서 수강이 쭉 뻗어 나왔다.

“컥!”

구유마신은 기습적인 무흔의 수강을 막지 못했다. 무흔의 수강이 상대의 가슴을 꿰뚫었고,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별거 아니군.”

불어났던 무흔의 신형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며 옥소마희 옆에 우뚝 섰다.

사실 별것 아닌 게 아니었다.

무흔의 무공이 열담에 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급증했을 뿐이다. 예전이라면 감히 서열 오 위의 인물을 이런 식으로 쉽게 처리하지 못했을 테니까.

현가빈은 방금 목격한 장면을 믿을 수 없었다. 구유마신이 누구인가. 검 하나로 마교를 호령했던 강자가 아니었던가. 그랬던 자가 번번한 무공을 써 보지도 못하고 무너지다니.

천천히 장내를 살피며 두 사람의 죽음을 확인한 무흔이 옥소마희에게 미소를 날렸다.

“어떠냐? 내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그…… 그게…….”

현가빈이 경악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사이 무흔이 옥소를 가볍게 그녀에게 던졌다.

“잘 썼다.”

멀쩡하게 다시 돌아온 옥소를 신기한 표정으로 살피던 현가빈은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사…… 상공! 지금 소교주님께서 위험하세요. 어…… 얼른 가봐야 해요.”

현가빈의 하소연에 무흔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교의 실권을 잡은 사마극이 드디어 발톱을 드러낸 것인가.

“무슨 일이지?”

“실은 이것 때문에…… 한빙소의 물입니다.”

현가빈이 품에서 물주머니를 꺼냈다. 천마산에서 마교에 쫓기면서도 반드시 간직했던 한빙소 물이 마침내 무흔에게 전해졌다.

물을 받는 순간 무흔은 감격에 사로잡혔다.

이 물이 있으면 아마도 절대마령의 단점을 더 확실히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한빙소 물은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했다.

그는 현가빈을 다시 살폈다. 이 한빙소 물을 구하려고 은옥상이 무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지금 은옥상이 위험한 이유도 이 한빙소 물과 관련되지 않았을까. 지금 현가빈의 부상도 이 물을 전하려다 얻은 것일 테니.

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두 여인이 목숨을 걸고 움직인 셈이었다.

“하아, 고생 많구나.”

“얼른 가야 합니다.”

은옥상의 생사가 염려된 현가빈이 그를 재촉했다.

무흔이 그녀의 몸을 쓱 훑었다.

“너, 지금 그 상태로 제대로 가겠냐?”

“그……, 그래도…….”

“마침 여기가 의방이니 따라오거라.”

무흔은 현가빈을 데리고 의방 안으로 들어갔다.

의방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소동으로 인해 불안한 표정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흔은 다른 사람을 모두 물리고 귀의 앞에 그녀를 데리고 갔다.

마다하는 현가빈을 위협 반 설득 반 귀의 앞에 앉혀 진맥을 받게 했다.

생각보다 현가빈의 내상은 심각했다. 구유마신의 추적을 따돌리느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대로는 빨리 못가. 그러니 귀의 어르신에게 내상 치료를 받아.”

“하지만…….”

은옥상의 안전 때문에 좌불안석이 된 현가빈이 계속 주저했다.

“이게 더 빠르다니까. 귀의 어르신, 가장 빨리 내상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귀의가 심각한 표정으로 현가빈의 상세를 살핀 후 대답했다.

“아무래도 침으로 치료하는 게 제일 빠르지. 나라면 하루 치료하면 거의 완쾌할 수 있겠네.”

의술에 능통한 귀의이기에 현가빈의 내상 정도는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

무흔이 침상 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얼른 웃통 까고 누워라.”

“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현가빈이 눈동자만 굴렸다.

“침은 등에 맞을 거니까. 그래야 빨리 떠날 거 아냐.”

“그, 그래요?”

눈을 부릅뜬 무흔의 성화에 현가빈은 마지못해 상의를 벗었다.

현가빈의 등에 금침이 꽂히는 것을 지켜보던 무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무림맹에 들어가서 준비하고 올 테니 넌 여기서 요양하도록 해라. 아마 내일 바로 떠날 수 있을 거다.”

순식간에 무흔이 사라졌다.

요혈 곳곳에 금침이 꽂히자 현가빈은 점점 편안함을 느꼈다. 들끓던 내상이 안정되고 내력이 회복되는 편안함을 느끼면서 그녀는 무흔을 다시 떠올렸다.

생각할수록 신기한 사람이었다. 그가 강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구유마신을 저렇게 쉽게 처리할 줄은 의외였다. 그것도 흑천살성의 연합공격이 아니었던가.

갑자기 예전 자신의 호언장담이 떠올랐다. 자신을 이기는 자와 결혼하겠다고.

어쩌다 보니 무흔 앞에서 노출이 심해졌다.

“하지만 소교주님이…….”

그녀는 은옥상이 무흔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기에 감히 무흔에게 마음을 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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