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 속의 엑스트라 1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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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154화
154화. 특수부대 (2)
마교인이 본격적으로 수비에 임하면서 요리조리 피해 다니다 보니 해치우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상대는 그녀를 따돌리고 도망칠 궁리만 하기에 퇴로를 차단한 상태에서 공격해야 했다.
휙- 휙-
옆으로 돌아서는 상대의 길목을 차단하며 남궁이화의 검이 다시 신바람을 냈다.
그동안 수비에 치중하며 눈치를 살피던 마교인이 측면으로 돌면서 강력한 일장을 쏘아냈다. 이미 예측한 상황! 남궁이화는 오히려 상대를 향해 접근하면서 검으로 장력을 분쇄했다.
콰앙-
폭음과 함께 휘청이는 상대를 향해 남궁이화의 검이 아래로 내려찍었다. 다급해진 마교인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검을 막았다.
서걱-
피가 튀면서 손목이 잘려나갔다. 순간 녀석이 뒤로 물러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손목을 잘라 끝냈다는 생각에 내심 환호하던 남궁이화는 상대의 반응에 당황했다. 상대는 자신의 손을 미끼로 떼어주고 도망치려는 셈이었다.
급히 몸을 날리려는 순간 도망치던 녀석이 비명을 터트리며 추락했다.
그 순간 남궁이화는 하얀빛이 녀석의 가슴을 가격하고 등이 터져나가는 장면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했다.
“아!”
검강이었다.
그토록 원하고 매진했던 궁극의 경지였건만 그녀는 그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했다. 검강을 목격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던 세간의 평을 떠올리며 남궁이화는 검강의 주인을 찾았다.
그곳에는 백단영이 연검을 들고 서 있었다. 당연히 그녀 옆에는 또 한 명의 마교인이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둘 다 해치웠어. 이제 곧 이 둘을 찾으러 놈들이 몰려올 거야.”
백단영의 덤덤한 목소리는 남궁이화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남궁이화는 백단영이 검강을 펼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예전에는 한참 아래였던 백단영이 만혈대에서 기연을 얻은 이후 자신보다 더 뛰어난 고수가 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그 격차를 보게 되니 상실감이 보통이 아니었다. 더구나 검강이라니!
백단영의 뒤를 따라 이동하며 남궁이화는 그녀의 등을 바라봤다. 절로 입술이 지그시 깨물어졌다.
‘하늘이시여! 왜 내가 아니었나요!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나에게는 저런 기연이 내리지 않나요!’
남궁이화는 마음속으로 울부짖었다. 안타깝게도 인생은 노력 순이 아니었다.
***
밤이 깊어지면서 마교의 특수부대원들이 주변 수색에 나섰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그들의 수색 과정을 숨죽이고 관찰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적의 습격을 대비하여 네 명씩 한 조를 이뤘다. 두 사람이 기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자칫 한쪽을 처리하는 동안 다른 조까지 몰려온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었다.
“쉽지 않아.”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나무 위에 숨어 의견을 교환했다.
아래쪽에는 특수부대원들이 곳곳을 세밀히 수색하며 지나갔다. 그들이 죽인 시체가 발견된 후 벌어진 일이었다.
그렇더라도 둘을 죽인 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백단영은 최외곽을 수색하는 자들의 뒤를 쫓았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수색하던 녀석들이 마침내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어이, 잠시 기다려.”
한 녀석이 따로 떨어져 나와 계곡 바위 옆으로 숨었다. 볼일을 보러 간 것이다.
백단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숨을 죽이고 접근한 남궁이화가 녀석의 등에 검을 꽂았다.
“크윽!”
녀석은 제대로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채 쓰러졌다.
잠시 후 동료를 기다리다 지친 다른 녀석이 나타났다.
“이봐, 거기서 뭐 하나? 얼른 가자고.”
녀석이 바위를 돌아서는 순간 백단영의 검이 목을 찔렀다. 녀석이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백단영은 곧바로 남은 녀석을 향해 몸을 날렸다.
챙-
허공에 검광이 번뜩이며 앞에서 걸어가던 두 마교인의 등을 그었다.
“큭!”
등에 칼을 맞으면서도 두 마교인은 재빨리 흩어져 그녀의 공격에 대항했다. 아쉽게도 등에 상처를 입혔지만 목숨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거기에 남궁이화가 가세하면서 어지러운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 소리에 멀리서 지원 오는 목소리가 들여왔다. 두 사람은 다급해졌다.
백단영은 어쩔 수 없이 속전속결로 나섰다. 최강의 공격을 펼쳤고 그녀의 검에 일격을 당한 마교인이 피 분수를 뿜고 쓰러졌다.
남궁이화도 힘을 냈다. 이미 백단영의 기습에 등을 다친 녀석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그녀의 검이 날카로운 검초를 그리면서 팔이 잘려나갔다.
서걱-
그것으로 상황은 끝이었다. 뒤를 이어 남궁이화의 검은 잔인하게 상대를 토막 냈다.
“얼른!”
백단영은 남궁이화를 다그치며 재빨리 몸을 피했다. 남궁이화마저 계곡 바위 뒤로 숨은 순간 마교인들이 우르르 나타나 죽은 두 사람 앞에 모여들었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조용히 몸을 물렸다. 두 사람이 몸을 숨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로써 모두 여섯. 아직 스물넷이나 남아있었다.
“오늘은 여기에서 끝내야겠어. 내일부터는 경계가 더욱 삼엄해질 거야.”
남궁이화의 제안에 백단영은 그녀의 의견에 따랐다.
두 사람이 특수부대원의 움직임에 주의하며 장내를 벗어날 때였다. 갑자기 왁자지껄한 소음이 들리면서 특수부대 한 조가 나타났다.
“잡았다!”
놀랍게도 수색하던 특수부대가 한 사람을 사로잡아 끌고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운 없는 어떤 사람이 부근에 있다가 잡힌 듯했다. 비록 무고한 사람이 위험해진 경우이긴 했으나 백단영에게는 오히려 잘 된 상황이었다.
“우린 가요.”
백단영이 남궁이화의 옷자락을 끌었으나 남궁이화가 손을 들어 저지했다. 그녀의 시선은 끌려온 사람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무심코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 백단영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헉!”
마교인에게 잡힌 사람은 남궁천기였다.
“오, 오라버니가…….”
“어떻게 남궁 소협이?”
의문에 빠진 백단영은 남궁이화에게 눈빛으로 물었으나, 상황을 모르는 것은 서로 마찬가지였다.
남궁이화가 부르르 몸을 떨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내심을 헤아린 백단영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따라가 보죠.”
***
무흔은 며칠 동안 특수부대를 추적하는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뒤따랐다.
그는 이미 무극서생으로 변장한 상태였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돕는 것은 무흔보다 무극서생이 더 편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특히 남궁이화가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비록 이제는 무흔 역시 무공이 상당하다고 알려졌으나 아직도 무림맹의 평가는 용봉대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두 사람은 그의 예상대로 움직였다. 섣불리 특수부대와 전면전을 벌이지 않고 조용히 추적했다. 허나, 그 평화가 깨진 것은 그날 저녁부터였다.
무흔은 두 사람이 계곡에서 마교인 둘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이어서 수색하는 조 하나를 일망타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다음, 남궁이화의 전서를 받고 급하게 뒤따라왔던 남궁천기가 마교인에게 사로잡히는 변수가 발생했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남궁천기를 구하려는 듯 특수부대 야영지 깊숙이 들어갔다.
“저렇게 노골적으로 들어가면 들킬 위험이 너무 큰데.”
무흔은 두 사람의 안전이 걱정됐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발각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멀리 조심해서 뒤따라왔기 때문이었다.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무공을 소유한 자들에게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남궁천기가 사로잡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어 보이긴 하지만.
무흔은 야영지가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나무 위에서 상황을 주시했다.
오래지 않아 적들은 남궁천기의 신분을 확인했다. 지금 쳐들어가고 있는 곳의 주요인물이니 인질로 쓰기 딱 좋은 상황. 역시 바로 죽이지 않고 양손을 포박한 다음 한쪽에 감금해두었다.
“이놈이 죽인 게 아니야. 다시 수색해!”
십전마검이 부하들에게 수색령을 내리고 다시 조별로 주변을 뒤졌다.
부근에 우글거리던 특수부대원들이 사라지고 본부에는 십전마검을 비롯하여 서너 명만 남았다. 얼핏 보면 나쁘지 않은 기회인 듯했으나 수색조가 멀리 나간 게 아니어서 구출하기 무리인 것처럼 보였다.
무흔은 백단영과 남궁이화의 움직임이 시작되자 안면을 찌푸렸다.
“너무 급해. 상황이 좋지 않군.”
이렇게 급히 서두르는 이유가 보이긴 했다. 남궁이화의 성격 때문이다.
두 사람의 기습이 시작됐다.
갑자기 뛰어든 두 사람에 의해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큰 부상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그뿐. 주위에서 특수부대원들이 몰려왔다.
백단영은 모여든 특수부대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특수부대원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넓게 포위망을 형성했다. 그녀는 연검을 휘두르며 사방에서 몰려든 상대를 노려봤다.
그 사이 남궁이화는 포박된 남궁천기에게 달려갔다.
“이, 이화!”
남궁천기가 누이를 발견하고는 반색했다. 남궁이화는 급히 검을 이용해 포승줄을 끊었다.
두 사람이 막 일어서는 순간 그들의 앞에 십전마검이 나타났다.
“흐흐, 네가 바로 남궁이화인가 보군.”
십전마검은 금방 남궁이화의 정체를 알아봤다.
상대의 엄청난 위압감에 남궁이화는 당황했다. 특수부대 대장이라더니 역시 다른 부대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 기가 죽을 그녀는 아니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는 사실을 아는 그녀는 재빨리 발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급격히 거리를 좁힌 그녀의 검이 십전마검의 가슴을 찔러 갔다.
챙!
허나 도리어 남궁이화가 검을 쥔 손에 커다란 충격을 느끼면서 몸을 휘청했다. 역시나 십전마검은 이름값을 했다. 언제 뺐는지 모를 검을 이용해 그녀의 검격을 막으면서 오히려 역습을 가해왔다.
손쉬운 상대가 아님을 깨달은 그녀는 자세를 잡을 틈도 없이 상대의 검을 막았다. 그러자 이미 예상했던 듯 십전마검의 검이 급격한 변화를 그리며 다른 방향을 공격해 들어왔다.
“어디 몇 초식이나 버티나 보자!”
십전마검이 가소롭다는 웃음을 터트리며 남궁이화를 몰아붙였다.
채챙- 챙-
양쪽의 검이 부딪치며 파공성과 함께 섬광이 일었다. 힘에서도 검초의 변화에서도 그녀는 십전마검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제야 그녀는 남궁천기를 구하려는 이 작전이 얼마나 무모한지 깨달았다.
남궁천기도 그녀를 돕기 위해 싸움에 끼어들려 했다. 하지만 곧바로 특수부대원 하나가 그를 공격해왔다. 두 사람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백단영은 무려 열 명에 가까운 적에게 둘러싸였다.
다행히 그녀를 포위한 녀석들은 무공이 그녀에게 미치지 못했으나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열 명이나 되자 그녀는 제대로 힘을 쓰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포위망 너머. 그곳에도 수색 나갔던 자들이 속속 몰려들어 십여 명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절대 도망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모두 세 곳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하나같이 열세였다.
무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야…….”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절대 무사할 수 없다.
무흔은 조용히 나무 위쪽에서 이동했다.
가장 어지러운 싸움이 벌어지는 쪽은 백단영이다. 그는 그쪽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그녀를 포위한 채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한 녀석의 등으로 패천마혼지를 쏘았다. 강력한 지력이 녀석의 명문혈을 그대로 강타했다. 무흔의 무공은 녀석들의 호신강기 정도는 우습게 깨트렸기에 설사 기습이 아니었다 해도 녀석이 방어하기 어려웠다.
“크윽!”
한 녀석이 쓰러지자 당황한 주변 녀석들이 무흔이 있는 쪽을 살폈다. 무흔은 재빨리 옆으로 이동했기에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순간의 틈을 이용해 백단영의 연검이 회오리를 일으켰고, 그녀의 손에서 천강무흔비로 인한 강기 파편이 암기처럼 사방으로 폭죽처럼 뻗어 나갔다.
천강무흔비를 감지하지 못한 특수부대원들은 백단영의 공격 때문에 동료가 쓰러진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슈슈슈슉-
백단영의 천강무흔비는 강력했다.
포위한 녀석들은 혼비백산해서 검으로 날아오는 강기를 깨트렸다.
순간 다른 한 녀석이 풀썩 쓰러졌다. 그 녀석도 무흔의 지력에 의해 쓰러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