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142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4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42화
142화 새로운 황제의 탄생.(2)
“교활한 놈!”
고함을 지르면서 롱소드를 휘둘러 오는 발루아 공작.
일부러 검강을 검기로 보이게 하려고 속인 것도 아닌데 좀 억울하다.
한 번쯤은 이득을 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발루아 공작이 나의 검강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이상, 방심을 노린다는 계획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실력 대 실력으로 승부 하는 수밖에 없겠다.
발루아 공작의 롱소드를 도끼로 장작 패듯이 디바인 소드로 내리찍었다.
카앙!
“큽!”
발루아 공작의 억눌린 신음을 들으면서 한 차례 더 내리찍었다.
쾅!
“으아압!”
검격을 받아 낸 발루아 공작이 기합성을 터트린다.
그와 동시에 놈의 전신에서 마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지면을 밀어 차듯 하고서 옆으로 이동했다.
파앙!
스사사삭!
몸을 피한 공간을 롱소드가 미친 듯이 할퀴고 지나간다.
조금만 늦었으면 저런 공격에 말려들어 애써 얻은 승기를 놓칠뻔했다.
마치 거대한 국화 꽃송이를 연상케 하는 수많은 오러 블레이드의 궤적.
순간적으로 휘몰아친 탓에 잔상이 선명하게 남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 자리를 빠져나온 까닭에 발루아 공작은 괜한 짓을 한 셈이다.
천근추의 수법을 사용해 급제동을 걸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디바인 소드의 검 끝을 지면에 대고서 상대의 측면에서 돌진해 들어갔다.
“이놈!”
발루아 공작이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롱소드를 수평으로 휘두른다.
드드드득!
바닥을 긁으면서 끌고 오던 디바인 소드에 발검술(拔劍術)의 이치를 담아 힘껏 쳐올렸다.
검집 대신에 바닥의 마찰력을 이용한 것이다. 하나의 손가락만으로 상대의 이마를 때리는 것보다, 엄지를 지지대 삼아 튕기는 게 더 큰 타격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투캉!
“어억! 이, 이놈이!”
예상치 못한 충격에 발루아 공작이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망설이지 않고 그의 뒤를 쫓아, 디바인 소드를 그대로 내리그었다.
“물러나라!”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하면서 롱소드로 반격을 가하는 발루아 공작.
콰앙!
롱소드와 디바인 소드가 맞부닥치면서 충돌음과 함께 빛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나간다.
반탄력을 무시하고 상대의 품에 더욱 파고들면서, 디바인 소드를 회수했다. 검을 휘두를 공간 따윈 나오지 않는다.
상관없다.
디바인 소드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아당기면서 오른 팔꿈치를 휘둘렀다.
투캉!
“커흑!”
턱을 얻어맞은 발루아 공작이 신음성을 흘리면서 비틀거린다.
절호의 기회!
“후읍!”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서 곧장 진룡검법 아홉 번째 초식인 신룡반선(神龍頒宣)을 펼쳤다.
팔꿈치를 접어 발루아 공작의 턱을 후려친 상태에서, 초식의 흐름을 따라 디바인 소드로 올려 베었다.
“어딜!”
그 짧은 사이에 충격을 해소한 발루아 공작이 몸을 틀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바웅!
무의미하게 공간을 가르는 디바인 소드.
그러나 잔걸음으로 놈의 뒤를 쫓으면서 상체를 틀었다. 한차례 휘두른 디바인 소드를 힘껏 잡아당겨, 다시금 반대쪽에서 사선으로 올려쳤다.
“우습게 보지 마라!”
잇소리를 내면서 분노를 터트리는 발루아 공작.
놈이 뒤로 물러나면서 상체를 기울여 두 번째 공격을 피한다. 그리고는 반격을 시도하려 롱소드를 쥔 손을 움직이려 한다.
하지만 신룡반선(神龍頒宣)의 초식은 철저하게 적(敵)의 상체를 노리는 수법.
상체와 하체의 균형이 무너진 상대라면 사정 볼 것 없이 몰아치는 초식이다.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고 마구 몰아붙였다.
쉬쉬쉭! 바웅!
물러나기에 급급할 뿐, 발루아 공작은 감히 반격할 엄두도 못 내고 인상을 구겼다.
이리저리 상체를 움직이면서 피하는 게 고작.
나름의 각오를 다졌겠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격은 반격의 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급기야 그레이트 홀의 벽까지 내몰린 발루아 공작.
“차앗!”
기합성을 지르면서 놈의 목을 노리고 디바인 소드를 수평으로 크게 휘둘렀다.
“어헛!”
경악성을 흘리면서 급하게 상체를 숙이는 발루아 공작.
스팟!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베는 것으로 공격이 불발되었지만, 아쉬워하지 않는다.
휘두른 힘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몸을 회전했다.
육체가 회전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먼저 움직여 목표를 확인했다. 디바인 소드의 공격을 피하느라, 아직도 상체를 숙여가는 발루아 공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껏 발루아 공작을 몰아붙였던 이유가 지금의 한 수를 위한 것.
주저앉듯이 자세를 낮추고서 디바인 소드를 휘둘렀다.
투각!
“…….”
디바인 소드가 복부를 훑고 지나가자, 이제 막 고개를 들던 발루아 공작의 눈이 커졌다.
황당함과 허무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는 그.
이렇다 할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당했으니 억울할 만도 하겠다.
일방적으로 보이겠으나, 나로서는 싸움을 빨리 끝내려고 무리하면서 공격한 거였다.
최대한 빠르게 발루아 공작을 해치우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말이다.
[와아아아! 발루아 공작이 쓰러졌다!]
삼황자의 편에 속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숨길 수 없는 기쁨의 감정이 가득하다.
프레하 제국의 소드 마스터로 알려진 인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줄 몰랐을 터.
의외의 승리였기에 더 기뻐하는 걸 터다.
“그륵… 이, 이렇게 어이없이 패할 줄은…….”
“패한 게 아니야, 죽는 거지.”
핏물을 게워 내며 더듬더듬 말하는 발루아 공작에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렇군.”
고개를 든 발루아 공작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대답한다.
나는 생사를 건 전투를 한 거고, 발루아 공작은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인 거다.
목숨을 거는 것 자체는 똑같지만, 치열함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결투에선 승자가 상대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하지만, 전투에선 오직 생존자만 남는 법이니까.
“시신은 프레하 제국에 보내 줄 테니 안심하고 가.”
“…허무하구나. 허무해.”
죽어 가는 눈으로 중얼거리는 발루아 공작.
푸른 검강에 휩싸인 디바인 소드를 그의 가슴 중앙에 그대로 박아넣었다.
츠걱!
뭔가 더 넋두리하려고 하는 것 같았으나, 들어 줄 이유 따위 없다.
카강캉!
듀카스 대공이 부단장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부단장을 압도하리라 믿었던 듀카스 대공이 오히려 밀린다?
분명 그의 몸에 침투한 ‘마나 억제제’의 독성을 몸 밖으로 배출해 주었다. 그런데 어째서 부단장 따위에게 밀리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금방에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리는 듀카스 대공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다.
도저히 두고 볼 수 없겠다.
삼황자의 편에 선 이들은 삼황자와 듀카스 대공을 구심점으로 뭉친 조직이다.
듀카스 대공이 쓰러진다면, 불안감이 싹틀 것이다.
절대로 당하게 놔두어 선 안 된다.
“끼어들지 마시게, 아이언 남작! 헉, 허억, 헉…….”
듀카스 대공이 내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크게 소리쳤다.
덕분에 다가가다가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크하하하! 자신감만으로는 안될 거다. 듀카스 대공!”
발루아 공작의 패배에 당황하는 듯하던 부단장이 크게 웃는다.
홀로 둘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듀카스 대공이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우우우우…….]
삼황자의 편에선 사람들이 안타까운 탄성을 흘린다.
부단장의 과격한 공격에 듀카스 대공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게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어째서…
무엇 때문에 저렇게 밀리는 것인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쇼(Show)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분명 위태롭게 흐느적거리고 있지만, 그의 하체는 견고하다.
무릎 위쪽으로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지만, 바닥을 지지하는 발과 발목엔 힘이 있다.
스스로가 일부러 몸을 휘청이지 않는 이상, 저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혹시 상대의 방심을 노리는 것인가?
‘마나 억제제’가 그 정도로 몸에 후유증이 남기는 독(毒)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부단장을 해치우는 편이 나을 텐데, 어째서 듀카스 대공은 나서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생각에 잠긴 사이에도 두 사람의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하게 이어졌다.
“죽어라! 듀카스 대공!”
부단장이 살기 짙은 고성을 지르면서 롱소드를 사선으로 베어 간다.
듀카스 대공이 비틀거리면서 힘겹게 손을 들어 검으로 막는다.
투캉!
“으윽!”
신음성을 흘리는 듀카스 대공.
상대의 공격을 막았던 그의 롱소드가 튕겨나…
스걱!
이황자의 목을 반이 넘게 베고서 파고들었다.
너무나도 공교롭고 어이없는 상황에 멍할 틈도 없었다.
“아이언 남작! 검을 다오!”
충격받아 밀려나는 듀카스 대공이 나의 이름을 불렀으니까.
반사적으로 손에 쥐었던 디바인 소드를 던졌다. 거리가 멀어지면서 손바닥이 간질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다시금 치열한 검격을 나누는 부단장과 듀카스 대공.
하지만 나의 눈은 두 사람에게 향해 있지 않았다. ‘꺽, 꺽’ 거리면서 무너지듯 쓰러지는 이황자를 쳐다봐야 했으니까.
칼날이 그의 목을 절반 이상 베고 들어갔으니, 저건 보나 마나 사망이다.
입에서 피 거품을 부글거리던 이황자의 고개가 툭 떨어지는 모습.
눈에서 급격히 생기가 빠져나가는 이황자.
어이없는 그의 죽음을 목격하고서 다시 듀카스 대공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위태롭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이황자의 목에 롱소드의 칼날이 틀어박힐 때…
부단장의 공격을 받아 낸 것보다 몇 배나 강한 힘으로 롱소드가 튕겨져 나갔다.
그렇다는 것은…
듀카스 대공의 힘이 더해져서 일부러 던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
부단장의 방심을 노리려고 비틀대는 게 아니라, 삼황자와 나머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 힘이 빠진 척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황자의 죽음을 가장하기 위해서 연기했다는 건데…
무섭다.
저게 진짜 연기한 거라면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엄청난 연기력이다.
멍한 눈으로 듀카스 대공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그의 몸은 여전히 위태롭게 흔들거린다.
“크아아아!”
비명과도 같은 기합을 내지르면서 찌르기를 시도하는 듀카스 대공.
파각!
그의 손에 쥐어진 디바인 소드가 부단장의 목 중앙을 관통해 있었다.
우연을 가장한 치명적인 공격.
기합을 지르기 전, 부단장의 롱소드를 순간적으로 쳐내고 목에 일차로 디바인 소드를 쑤셔 넣는 걸 똑똑히 보았다.
번개처럼 한차례 목을 찌르고는 다시 같은 자리에 정확히 디바인 소드를 박아넣고서 기합을 지른 것이다.
“…….”
멍해지고 말았다.
듀카스 대공의 행동은 모두 철저하게 계산된 연기였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다.
정치 바닥에서 굴러먹으려면 저런 정도의 연기력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인가?
나…
진짜로 소름 돋아 버렸다.
그동안의 나는 듀카스 대공에 비하면 발연기를 한 것에 불과했을 뿐이다.
듀카스 대공…
좋은 사람으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무서운 사람이었다.
“헉, 헉! 반역자 이황자를 따르는 반역도들의 목을 쳐라!”
부단장의 목에서 디바인 소드를 뽑은 듀카스 대공이 힘겨운 얼굴로 소리쳤다.
[와아아아! 죽여라! 반역도를 주살하라!]
삼황자의 편에 선 이들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면서 일제히 엄폐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기세등등하게 등장했던 이황자의 무리는 졸지에 믿었던 두 명의 소드 마스터와 이황자를 잃고 혼란에 빠졌다.
명령을 내릴 사람이 없어진 그들은 허둥대다가 이내 줄행랑을 쳤다.
승리에 도취한 삼황자의 병력은 살기등등한 얼굴로 그들의 뒤를 쫓아가 무차별 살육을 자행해 갔다.
그리고…
살육의 현장을 지켜보는 듀카스 대공의 냉막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 전까지 숨을 헐떡거리던 모습과 대비되는 침착하고도 살벌한 미소였다.
젠장!
이러면 진짜로 갑옷 돌려받긴 글렀다.
그의 얼굴에 깃든 미소가 너무나 살벌해서 돌려 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비싼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