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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120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8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20화

120화 방문자들(2)

 

 

 

시안 녀석에게 그녀가 날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솔직히 믿기지는 않았다.

시에트의 본심(?)을 듣고 나니, 이제야 그녀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는 게 실감 난다.

인연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옛말이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건가?

현재만 놓고 보자면 나보다 그녀의 나이가 6살이나 많은 연상이다. 그러나 한국의 세상에서 교통사고로 죽을 당시의 내 나이가 서른.

거기에 무협 세계에서 벽만 보고 살아온 시간이 60년.

엄밀히 말하면 나보다 한참 어린 여자다.

결정적으로 시에트는 마나의 축복을 받았다. 이곳 세상의 다른 여자들이 그녀의 나이 정도가 되면, 슬슬 펑퍼짐한 아줌마로 진화(?)하는 게 정상.

하지만 검술로 단련된 탄탄한 육체와 마나의 힘으로 노화가 진행되는 걸 최소화하는 중이다.

단순히 나이만 어린 황녀보다야 수천만 배쯤 훌륭하다고 하겠다. 일단은 내가 좋아했던 여자인 것도 중요한 이유고.

 

“무를 생각 없습니다. 시에트 호위기사님.”

 

잠시 잡생각 때문에 멍해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리고…….”

 

시에트가 여전히 시선을 피한 채 엄지를 치켜세웠다.

 

“…….”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해진다.

아까 시안에게 대답하면서 시에트 정도의 여자면 최고라면서 엄지를 척 들었다.

아마도 그녀는 내가 했던 행동을 따라 하는 게 틀림없을 것이다. 얼굴이 더욱 빨개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시안 녀석과 내가 했던 얘기를 들었다는 의미다. 그녀 정도면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었으니까.

그런 것에 화답을 해주다니…

레이놀드 영지에서는 나한테만 냉랭하게 대했다는 시안 녀석의 얘기가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아이언 남작,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나와 시에트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레이놀드 남작이 은근슬쩍 끼어들었다.

기가 막히게 적절한 타이밍!

순간적으로 나도 시에트도 뻘쭘해진 상황이다. 그가 적절한 시기에 말을 걸어줘서 다행이다.

 

“얘! 레이놀드 남작님, 앉으시지요. 시에트님도 오늘만큼은 자리에 앉으십시오.”

 

서둘러 의자를 빼주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이언 남작.”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겸연쩍은 얼굴로 그의 말을 받았다.

한때는 그의 명령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살았던 몸이다. 동등한 위치에 올랐지만, 다른 남작들을 대하는 것처럼 하기가 찜찜하다.

그의 존대를 듣는 것도 어색하기 짝이 없었고 말이다.

 

“…시에트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아이언 남작님.”

 

시에트는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음성으로 말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여전히 나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항상 살벌한 얼굴을 하고서 얼음가루가 날리는 듯한 얼굴만 보다가 이런 모습을 보니 색다르다.

레이놀드 영지를 떠날 때, 그녀가 일부러 ‘시에트 기사단’이라고 지어준 이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그녀에게 시선을 던지는 사이,

 

“아이언 남작과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물론 시에트의 문제는 덤입니다.”

 

“…오라버니!”

 

자리에 앉은 시에트가 벌게진 얼굴로 레이놀드 남작을 흘겨 본다.

 

“흐흐흐… 시에트님, 어째 부끄러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좋으십니까?”

 

시안이 괴상한 웃음을 흘리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던 시에트의 눈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뭐? 노처녀? 파릇파릇한 여자가 좋아?”

 

“헛!”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는 시에트의 말에 실실 웃던 시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대가리 박아, 시안.”

 

“네! 넷!”

 

냉기가 묻어나는 그녀의 음성에 시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점의 바닥에 머리를 심는다.

티오 녀석은 시에트와 시안을 번갈아 보다가 슬그머니 시안의 옆에서 머리를 심는다.

쫄다구의 운명이 그렇지 뭐.

대기실에서도 저런 식으로 까불다가 엉뚱한 티오까지 머리 박은 모양이다.

저 자식, 언제고 방정맞은 입 때문에 쓴맛 한번 볼 줄 알았다.

 

“시에트.”

 

“네, 네! 아이언 남작님.”

 

나직하게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당황한 얼굴로 대답한다.

어우!

시에트의 저런 모습, 적응 안 된다 진짜…

 

“녀석들은 내보내고 차분하게 대화하는 편이 어떻겠습니까.”

 

“네, 그러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여자답지 않은 딱딱한 화법인 건 여전했지만, 어조만큼은 이전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시안, 티오, 기상!”

 

[기상!]

 

두 녀석이 나의 명령에 벌떡 일어났다.

그 사이 얼굴에 피가 몰려 벌겋게 상기되어 있다.

 

“밖에서 대기해.”

 

[충!]

 

대가리 한 번 박더니 군기 든 척하는 거 봐라.

 

“녀석들이 아직 병사 시절 버릇이 남아 있어서 어수선합니다. 이해 바랍니다. 긴히 하시겠다는 얘기가 무엇입니까. 레이놀드 남작님.”

 

“금광에 관련된 얘기입니다.”

 

“…….”

 

우이 씨!

금괴 꼬불친 게 들킨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

 

“신종 사업을 진행하신다 들었습니다.”

 

레이놀드 남작이 웃음기 쏙 뺀 얼굴로 말을 꺼냈다.

그러자 곁에서 얼굴을 붉히던 시에트 역시 몸가짐을 바로 했다.

 

“네, 신형 마차를 개발했습니다. 아직 완제품은 몇 대 없어서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으셨는지요.”

 

윌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이놀드 영지는 엘튼 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다.

신형 마차와 관련해서는, 어제 사교 파티에서 아르곤트 자작과 크라시온 백작을 상대로 얘기한 것 외에는 없다.

그런데 레이놀드 남작이 신형 마차를 언급하니 윌슨으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지방의 영주인 레이놀드가 고위 귀족과 인맥을 만들어 두었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인맥을 가졌다면, 제이든 남작과 영지전이 성립될 수 없었을 터니까.’

 

윌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레이놀드 남작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하하! 모르시고 계신가 보군요.”

 

“어떤…….”

 

“어제 모리스 공작 각하의 저택에 아이언 남작이 개발했다는 신형 마차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귀족들과 얘기하다 보니 아이언 남작의 이름이 나오더군요.”

 

“아! 그건 몰랐습니다.”

 

윌슨이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발했다.

그러면서도 입가에 웃음이 번져 있었다. 자신이 개발한 신형 마차에 귀족들이 관심을 보인다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안을 하나 드릴까 합니다.”

 

“말씀하십시오, 레이놀드 남작님.”

 

“아이언 남작께서 알려 주신 금광 덕분에 레이놀드 영지는 삶의 질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얘기로는 채광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아… 전 또…….”

 

윌슨이 긴장하는 듯하다가 안도하며 말끝을 흐렸다.

이상하게 느낄 만도 했으나, 레이놀드 남작은 그저 한차례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레이놀드 영지에서 지내보셨으니 아시겠지만, 변변한 특산물조차 없는 곳입니다. 물론, 제이든 영지의 상권으로 겨우 현상 유지 정도는 할 수 있겠지요.”

 

잠시 얘기를 멈춘 그는 윌슨의 얼굴을 살폈다.

 

‘다행히 관심을 보이는군. 그래도 우리와 인연이 있으니 단칼에 거절하진 않겠지. 더군다나 시에트와 약혼까지 한 사이니…….’

 

레이놀드 남작은 이어서 시에트에게로 시선을 던지면서 생각했다.

윌슨이 제국의 전쟁에 참전하느라 떠나던 날 이후로, 시에트가 한동안 우울해 했었던 게 떠오른다.

굳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은 건, 시에트가 평민 출신의 기사와 엮이길 바라지 않아서다.

절차상의 번거로움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영지민을 가족처럼 생각하겠노라 항상 다짐했으나, 친동생의 일이 되고 보니 평소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밀게 된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이어 줄 것을 그랬… 아니, 아니지. 그랬다면 제국 전쟁에서 공을 세우지도 못했을 터.’

 

“망설이지 말고 말씀하십시오.”

 

레이놀드 남작이 속으로 지난 일을 떠올리는 사이, 윌슨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속 시원히 말씀드리지요. 앞으로 채굴할 금을 전부 아이언 남작의 신형 마차 사업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조건은 신형 마차 사업의 20% 지분과 기술 이전입니다.”

 

“으음…….”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레이놀드 남작이 말하자, 윌슨이 침음성을 흘리면서 턱을 만지작거렸다.

 

“어렵겠습니까?”

 

레이놀드 남작이 초조한 음성으로 나직하게 물었다.

 

“채금량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량’이라고 말씀하시면 너무 두루뭉술합니다. 차라리 일정 액수를 정하여 상단을 통해 지급하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한 달에 채금하는 양이 대략 10,000에서 12,000골드 수준입니다. 이 중에서 50%의 금을 세금으로 황실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다시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총 50,000를 제게 지급하시면 30%의 지분을 드리겠습니다. 대신에 기술 이전은 없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독점 계약을 맺은 상태라 기술 이전을 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을 겁니다.”

 

“50,000골드라면 일시금으로도 지급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레이놀드 영지에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안을 드린 것인데…….”

 

레이놀드 남작이 곤란한 얼굴로 말끝을 흐렸다.

 

“그러시다면 저는 타이어(Tire) 관련 산업을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타이어(Tire)? 그게 무엇입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놀드.

처음 들어 보는 단어였기에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윌슨이 빙그레 웃으면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빙긋 웃었다.

 

텅, 터덩텅, 터덩…

 

허벅지 높이쯤 되는 시커먼 마차 바퀴(?) 같은 것이 윌슨의 손바닥에서 튀어나와 바닥에 통통 튀었다.

 

“…마법입니까?”

 

“아공간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보시다시피 이게 바로 타이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마차 바퀴를 대신하게 될 물건이지요.”

 

윌슨이 잇몸을 드러내며 손으로 지탱한 타이어를 토닥거렸다.

 

“그것은 고무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닙니까? 그런 것으로 무거운 마차를 견딜 수나 있을지…….”

 

레이놀드 남작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상식으로 마차와 같은 무거운 물체를 지탱하기엔 고무의 강도는 형편없었다.

 

“그래서 가공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타이어는 이중 구조입니다. 정확히는 삼중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무로 만든 바퀴 안에 팽창 마법이 새겨진 고무 튜브를 넣으면 질기면서도 튼튼한 놈이 됩니다.”

 

“마법을 새겼다는 건, 인챈트 마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습니다. 1서클의 하급 인챈트 마법입니다. 쓸모없는 마법사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게 되는 것입니다. 타이어를 생산하려면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으음… 흥미가 생기긴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런 것으로 마차의 무게를 견딜 수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시에트, 잠시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네, 아이언 남작님.”

 

무슨 부탁인지 묻지도 않고 시에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슬쩍 고개 숙여 인사한 윌슨이 갑옷을 입은 그녀를 가분하게 공주 안기로 들어 올렸다.

 

“…아?”

 

시에트는 자신의 몸이 번쩍 들리자, 황당하면서도 묘하게 포근한 느낌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윌슨이 그녀를 품에 안고서 타이어에 앉았다.

 

“대단한 물건이었군요!”

 

레이놀드 남작의 눈이 커졌다.

갑옷을 입은 자신의 동생과 건장한 체구의 윌슨이 타이어에 앉았음에도 타이어라는 물건에 심각한 변형이 없었다.

윌슨이 다리를 들고 일부러 힘을 주었음에도, 타이어는 살짝 변형이 생겼다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뿐이었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동그란 형태의 타이어에서 윌슨이 균형을 잡는 것도 신기하긴 했다.

가장 신기한 건 시에트가 윌슨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다는 거였지만.

 

“첨가물을 넣어 가공하면 이런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시에트 양, 감사했습니다.”

 

시범을 보여 준 윌슨이 안았던 시에트를 내려 주면서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네.”

 

시에트는 상기된 얼굴로 대답하고서 다시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이내 표정이 싸늘해졌다.

 

‘겨우 나를 그런 용도(?)로 안은 거야?’

 

순간적으로 설렜던 그녀는, 윌슨의 시선이 그녀의 오빠인 레이놀드 남작에게 향한 것에 기분이 상했다.

 

“마차 바퀴보다 더 비싸겠지만, 대신에 충격흡수 기능이 있으며 잔고장이 없습니다. 신형 마차를 타고 다니는 귀족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성능은 좋으나, 신형 마차의 가격이 높아 수요가 많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레이놀드 남작이 눈살을 찡그렸다.

 

“일반 마차에도 적용할 수 있으니 판로는 많습니다. 한 가지 덧붙여 말하자면 현재 신형 마차는 모든 부품이 규격화되어 있습니다.”

 

“규격화라면… 조립만으로 신형 마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인 겁니까?”

 

“맞습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떨어질 겁니다. 하급 귀족도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때가 되면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게 되지 않을까요?”

 

“…좋습니다! 계약조건은 어떻게 됩니까.”

 

고심하던 레이놀드 남작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가 생각했을 때, 타이어라는 물건은 걸작이었다. 고무는 사용처가 적어 값싼 재료다.

마법사가 필요하다는 건 위험요소가 되겠으나,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신형마차가 하급 귀족까지 구할 수 있는 물건이 된다면, 어지간한 상인 역시 신형 마차를 구입할 터.

그때가 되면 소모품에 불과한 타이어는 덩달아 수요가 많아질 것이 뻔하다.

거기에 신형 마차의 판매가가 떨어지고 타이어를 기본 장착 한다니, 판로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제가 기술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5:5지분입니다.”

 

“좋습니다!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놀드 남작이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악수를 청했다.

윌슨은 그의 손을 마주 잡고서 슬쩍 시에트에게 시선을 던졌다.

 

“저기 결혼식은 언제…….”

 

“약혼식을 무르지 않겠다고 했지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아이언 남작님, 그럼 저는 이만…….”

 

시에트가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점을 빠져나갔다. 자리에 남겨진 레이놀드 남작과 윌슨은,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저 녀석이… 화가 난 거 같습니다. 아이언 남작.”

 

“레이놀드 남작님, 혹시 그녀가 왜 화가 났는지 아십니까?”

 

“…모르겠습니다.”

 

레이놀드 남작이 어깨를 으쓱했다.

단지, 그녀가 밖으로 나간 뒤에 시안과 티오의 구슬픈 비명이 들려와 두 사람을 몸서리치게 해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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