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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110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8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10화

110화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1)

 

 

 

“윌슨 놈아… 날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트와토른이 지친 얼굴로 앓는 소리를 냈다.

 

“뭐라고 생각하다니? 넌 최고의 대장장이 아니었어?”

 

솔직하게 대답했다.

모든 종족을 초월하는 최고의 대장장이.

금속의 사랑을 받는 존재.

한국에서 살아갈 당시에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드워프는 그러했다.

그리고 이곳 세상에 와서도 드워프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기술자라고 들었다.

 

“흐흐흐! 그렇지! 내가 바로 최고의 대장장이다!”

 

“…….”

 

갑자기 기운이 솟구치는 듯한 얼굴로 가슴을 쭉 펴는 트와토른의 모습에 나는 눈을 껌뻑거렸다.

 

“최고 대장장이의 실력을 보여 주지! 다시 간다! 크하하하!”

 

쾅! 콰앙! 쾅!

 

트와토른이 광기(狂氣)마저 느껴지는 눈빛을 하고선 모루에 쇠뭉치를 올려놓고서 두들겼다.

 

“그, 그래, 넌 최고의 대장장이다!”

 

“크하하하하! 당연하지! 판 스프링? 이까짓 거! 오늘 안으로 원하는 성능이 나오게 해주지!”

 

트와토른이 크게 웃으면서 망치로 벌겋게 달궈진 쇠뭉치를 내려쳤다.

녀석이 만드는 것은 바로 판 스프링이라 부르는 물건이다.

여러 개의 넓적한 판을 겹쳐서 탄성을 발휘하도록 트와토른에게 부탁했다.

마차를 특산품으로 삼기 위해서 내가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승차감이다.

이곳 세상의 마차는 승차감이라는 게 존재치 않으니까.

조금 심하게 말하면 제대로 닦이지 않은 길에서 마차를 타고 갔다간 엉덩이가 박살 날 정도로 승차감이 엉망이다.

그게 싫어서 마차 대신에 말을 타는 걸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게 현실.

마차의 끔찍한 승차감… 아니 승차감이라고 얘기하는 게 실례다.

엉덩이를 통나무로 두들겨 맞는 기분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고급 마차는 내부에 의자를 독립해서 밧줄 혹은 쇠사슬로 좌석과 마차 바닥을 분리하는 구조다.

직접 타보진 않았지만, 그래 봐야 충격을 얼마 흡수해 주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된다.

그에 반해서,

우리 아이언 영지에서 생산하게 될 고급 마차는, 판 스프링을 네 개의 바퀴에 별도로 장착해서 승차감을 높여 줄 예정이다.

마치 한국의 자동차처럼 말이다.

물론 그만큼의 퀄리티는 나오지 않을 거라는 건 안다.

하지만 돌멩이 하나만 잘못 밟아도 엉덩이가 박살 날 정도의 끔찍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게 어딘가?

그렇게 보완해 두고서 가죽으로 만든 푹신한 소파를 마차 내부에 장착할 예정이다. 생각대로만 된다면 제법 그럴듯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트와토른, 부탁한다. 너는 판 스프링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야!”

 

“크하하하! 믿어라! 반드시 완성해 주마!”

 

쾅, 쾅! 콰광!

 

현란한 망치질 솜씨를 선보이면서 트와토른이 잇몸을 드러냈다.

저렇게 몰입할 줄은 솔직히 예상치 못했다.

드워프들은 어려운 작업일수록 곤란해 하면서도 즐긴다던가?

츤데레 같은 녀석!

이렇게 된 바에야,

마차의 하중과 마차에 탈 사람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판 스프링을 제작해 내리라 믿는 수밖에 없겠다.

판 스프링을 개발하는 와중에도 수류탄 세트는 꼬박꼬박 차질없이 생산하기까지 하니…

저 녀석도 참 괴물이다.

이런 식이라면 조만간 영지에 대한 편의 시설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고급 인력을 놀게 할 순 없잖아?

어째 나도 점점 사악해지는 기분이다.

 

***

 

엘튼 제국 황성에 부속된 ‘전쟁의 관’.

전시 상황에서는 전략과 전술 회의를 주로 취급하지만, 전시 상황이 해제되면서 귀족들의 회의실로 이용되는 곳이다.

딱히 업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시 상황이든 전시 상황이 아니든, 파벌을 형성한 귀족 간에 기 싸움이 벌어지는 건 똑같으니까.

 

“후우… 골치 아프군.”

 

모리스 공작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전쟁의 관’에서 나왔다.

전쟁이 끝나고서 강경파에 속하는 귀족들의 기세가 더욱 강해졌다. 그 때문에 회의가 열릴 때마다 준비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번 프레하 제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강경파의 귀족들이 상당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서 온건파의 귀족은 이번 전쟁에서 이렇다 할 전공을 세운 인물이 없었다. 모리스 공작이 매번 회의 때마다 주눅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공작 각하,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언제까지 저들이 득세할 순 없는 법 아닙니까.”

 

살짝 배가 나온 중년 귀족이 모리스 공작을 위로했다.

 

“허허허! 그렇지요. 저들이 비록 지금은 힘을 얻어 날뛰고 있으나, 오래가지는 못할 겁니다. 크라시온 백작.”

 

모리스 공작이 관자놀이를 누르던 손을 떼고서 희미하게 웃었다.

 

“물론입니다. 온건파가 다시 힘을 얻을 때까지 저와 라시온 상단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시온 백작이 은근한 어조로 모리스 공작에게 아부를 떨었다.

그는 오직 돈의 힘으로 백작의 지위에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강경파의 귀족들은 기사 출신의 무(武)를 숭상하는 집단이다.

그래서 크라시온 백작은 어쩔 수 없이 온건파에 줄을 대고 있었다.

 

‘모리스 공작이 힘을 쓸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더 해줘야겠어.’

 

크라시온 백작은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과 이번 전쟁을 통해 발생한 막대한 자금을 조금은 풀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모리스 공작과 깊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려면, 그에 걸맞은 무언가를 약속받아야 하니까 말이다.

 

“공작 각하, 그래서… 은밀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얘기기에 그리 분위기를 잡는 것입니까.”

 

모리스 공작이 고개를 돌려 크라시온 백작을 바라보았다.

 

“온건파의 주도로 파티를 여는 것입니다.”

 

“파티? 하지만 그리되면 또 이디오트 공작의 사람들만 어깨에 힘을 주게 되지 않겠소이까?”

 

눈살을 찌푸리는 모리스 공작.

전공을 세운 귀족의 대부분이 강경파에 속하니, 파티에서 오가는 대화의 대부분이 전쟁에 관련된 것일 게 뻔했다.

그래서 모리스 공작은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커다란 전공을 세운 반데라스 자작이 죽는 바람에, 온건파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이다.

 

‘살아 있었더라도 내 손으로 죽였을 터! 차라리 죽은 걸 다행으로 알아야 할 거다. 반데라스 자작!’

 

모리스 공작의 몸에서 순간적으로 살기가 일어났다가 가라앉았다.

감히 자신의 아들인 ‘코너 모리스’를 죽이려 했던 놈이다. 크게 공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가만두지 않았을 터다.

 

“공작 각하께서 아드님을 아이언 영지에 보냈다 들었습니다.”

 

“보낼 수밖에 없었소이다. 어찌나 졸라 대던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리스 공작.

그런 모습을 보면서 크라시온 백작이 눈을 빛냈다.

 

“아이언 남작이 이번 전투에서 두 번째로 전공 서열이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코너 공자와 함께 있다면, 반 이상은 우리 온건파에 발을 들인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흐음… 그럴 수도 있겠지요.”

 

“이번 기회에 우리 온건파로 엮어 두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 그리만 된다면, 오히려 온건파에서 더 큰 전공을 세운 셈이 아니겠습니까?”

 

“하긴 듀카스 대공 전하 외에는 아이언 남작이 가장 큰 전공을 세우긴 했지요. 으음… 이럴 게 아니라, 나와 우리 집으로 가서 진지하게 얘기 좀 해봅시다. 자! 마침 마차를 끌고 오는구려.”

 

모리스 공작이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모리스 공작가의 문양이 그려진 마차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다각, 다가닥, 다각…

 

“오! 이런 형태의 마차는 처음 보는 것이군요.”

 

크라시온 백작이 감탄한 얼굴로 말했다.

특이한 형태의 마차였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주는 외형이었으나, 유선형으로 생긴 마차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겨 나왔다.

디자인만으로 따지만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말이다.

 

“코너 녀석이 선물로 보내온 것입니다. 생각보다 좋아서 요즘은 이 마차만 애용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우리 라시온 상단에서도 마차를 취급하고 있으나, 이렇게 아름다운 마차는 처음 보았습니다.”

 

크라시온 백작이 감탄했다.

일반적인 마차는 차체 높이가 상당히 높은 데 반해, 모리스 공작의 마차는 차체가 무릎높이도 되지 않았다.

화려한 장식 따윈 없지만, 오히려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한 마차보다 더 고급진 느낌을 받았다.

그가 마차의 외형을 보면서 감탄하는데, 마부가 재빨리 내려와 마차의 문을 열어 주었다.

 

“공작 각하! 안으로 드십시오.”

 

마부가 마차의 문을 열고는 정중하게 말했다.

 

“자! 크라시온 백작, 타십시다.”

 

“네, 공작 각하.”

 

크라시온 백작은 모리스 공작의 뒤를 따라 마차에 올라타려고 마차에 발을 얹었다.

순간,

 

“아앗!”

 

“허허허! 최신 기술이라 하더이다. 안심하고 타셔도 됩니다.”

 

모리스 공작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도 역시 처음 마차에 올라타려 했을 때 크라시온 백작과 같은 반응을 보였었다.

마차가 푹 가라앉는 듯한 느낌에 얼마나 놀랐던지…

 

“신기한 느낌이군요.”

 

크라시온 백작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마차 안으로 들어와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마부가 문을 닫고서 마부석에 올랐다.

 

“이랴아!”

 

“히히히힝!”

 

다가닥, 다각, 다가닥…

 

천천히 출발하는 마차.

 

“이, 이럴 수가!”

 

“허허허! 놀랍지 않소이까?”

 

마치 크라시온 백작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넉넉한 웃음을 흘리는 모리스 공작.

 

“아무리 소파를 설치했다지만, 이렇게 흔들림이 없을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크라시온 백작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서 마차를 둘러보기 바빴다.

 

“아이언 남작이 개발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재주가 많은 친구 아닙니까?”

 

“오늘… 할 이야기가 많겠습니다. 모리스 공작 각하.”

 

***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시간은 더욱 빨리 사라진다고 하던가?

딱 나한테 해당하는 얘기인 듯하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벌써 영주가 된 지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날씨가 추워져서 얼마 안 있으면 겨울이 닥쳐올 것 같다.

뙤약볕을 맞아가면서 전투를 치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그간 상당한 일이 있었다.

드디어 한국에서 타보았던 자동차와 비스무레한 느낌의 마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시제품을 만들어 모리스 공작과 이디오트 공작에게 한 대씩 선물로 보냈다.

제국의 두 공작이 아이언 영지에서 생산된 마차를 타고 다니면 저절로 홍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제작 단가는 대략 50골드 정도가 들었지만, 1,000골드라고 얘기해두었다.

한 사람이 통짜로 마차를 제작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분업화시켰다. 제작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이유가 그거다.

젠장!

만들긴 했지만, 홍보 매체가 없어서 팔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런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줄이야!

그럼에도 마차의 주요 구성 요소인 판 스프링을 트와토른이 계속 생산하는 중이다.

비싸게 돈을 주고 데려온 드워프 장인을 놀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이번에 영지를 다스리면서 내가 참 계획성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준비했어야 할 것들이 많다.

가령 난로와 같은 것들을 만든다든지 하는 일들 말이다.

그런데 겨울이 코앞에 닥쳤을 때에서야 트와토른에게 난로를 만들라고 명령했을 정도다.

트와토른의 능력이 워낙 좋아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올겨울을 덜덜 떨면서 지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내공의 힘으로 추위를 덜 타게 된 몸이지만, 일부러 춥게 지낼 필요는 없잖아?

아무튼, 이래저래 풀리는 게 없으니 원…

아!

한 가지는 확실하게 해결된 게 있다.

바로 수류탄의 완성.

일일이 뇌관에 스크롤을 감아 두는 게 조금 지겹기는 했다.

무려 천 개가 넘는 걸 일일이 내가 감아야 했으니까.

 

“윌슨! 위스은!”

 

“응? 왜? 왜?”

 

혼자 너무 깊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옆에서 코너가 재잘대는 걸 듣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겨울을 나려면 식량이 충분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 그거?”

 

쓴웃음이 나온다.

이건 뭐 영주가 되면 근사하게 살 줄 알았는데, 부하들 먹일 걱정하다가 볼일 다 보겠다.

 

“혹시 돈이…….”

 

“웃기는 소리! 아직 돈 떨어지려면 멀었어.”

 

녀석이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말에 코웃음 쳤다.

아직 황제가 준 돈도 다 쓰지 않았다. 돈은 걱정되지 않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벌이가 없다는 게 기가 막힐 뿐이다.

쌓이는 건 스트레스요. 줄어드는 건 자금이다.

이렇게 된 바에야!

 

“어? 윌슨, 어디 가요?”

 

“그래, 잠깐 나갔다가 오마! 며칠 걸릴 거야.”

 

“어딜 가시는지 알려 주셔야죠.”

 

“스트레스 풀러!”

 

녀석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 주고서 집무실을 내려왔다.

굳이 말하자면…

일종의 수류탄 성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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