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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이계사냥기 144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1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44화

 

차지혜는 오러 컨트롤을 중급 5레벨까지 익히고, 체력보정을 상급 1레벨까지 올렸다고 한다.
“인공근육슈트가 있는데 왜 체력보정을 올리셨어요?”
“순간적으로 발휘하는 순발력은 인공근육슈트로 보강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요? 아무튼 이제 오러 마스터까지 얼마 안 남으셨네요.”
“레벨 숫자로만 따지면 그렇지만 갈수록 많은 카르마가 필요해집니다.”
“그나저나 제가 문제네요. 남은 카르마로 뭘 할지 모르겠어요.”
“한번 스킬목록을 보여주십시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함께 내 스킬에 대해 연구했다.
내가 지금껏 익힌 스킬들은 다음과 같았다.

-메인스킬: 정령술(상급 1레벨).
-보조스킬: 체력보정(중급 5레벨), 길잡이(초급 1레벨), 순간이동(중급 1레벨), 시력보정(초급 1레벨).
-특수스킬: 스킬합성.
-합성스킬: 바람의 가호(마스터), 불꽃의 가호(마스터), 운동신경(마스터), 생명의 불꽃(중급 4레벨), 투과(초급 1레벨), 가공간(중급 1레벨), 사격(초급 1레벨), 탄약보정(마스터), 리로드, 동체시력(마스터), 투시(초급 1레벨), 궤도감지.

-잔여 카르마: +16,000

내 스킬 목록을 유심히 보던 차지혜가 문득 말했다.
“정령술을 올리는 것도 무난한 선택이긴 합니다만, 합성스킬 중에 투과라는 스킬은 마스터하실 생각이 없으신 겁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 스킬이 있었네요.”
투과.
예전에 체력보정과 순간이동을 합성해서 만든 스킬이었다.

-투과(합성스킬): 날아오는 작은 물체를 신체에 지장 없이 투과시킬 수 있습니다.
*초급 1레벨: 3초간 효과 지속, 쿨타임 1시간

“위험해서 잘 쓰지 않았던 스킬이에요.”
뭔가가 내 몸을 통과 중인데 3초가 끝났다고 생각해 보라.
그럼 그 뭔가가 내 몸속에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게 무서워서 전혀 안 쓰고 있었다.
“마스터까지 올리면 효과 지속 시간도 늘지 않겠습니까?”
“그러네요.”
나는 일단 석판을 소환해서 물어보았다.
“투과를 마스터까지 올리는 데 카르마가 얼마나 필요하지?”

-투과(합성스킬)를 마스터까지 올리는 데 필요한 카르마를 보여드립니다.
-투과(합성스킬): 날아오는 작은 물체를 신체에 지장 없이 투과시킬 수 있습니다.
*마스터: 하루 200초
-마스터까지 올리는 데 5,400카르마가 소모됩니다.

“쿨타임 제한 없이 하루에 200초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네요.”
“3분이 조금 넘는군요. 그만하면 충분히 위력적일 것 같습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200초 동안 상대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다.
즉, 일방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동체시력을 마스터한 효능까지 더해보자.
200초 동안 상대의 공격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격하면서도, 상대가 어떻게 피할지조차 내다볼 수 있다!
‘완전히 무적이겠는데?’
물론 제한도 있다.
투과 스킬의 적용 대상은 날아오는 ‘작은 물체’다.
검이나 주먹처럼 타격점이 작지 않다면 투과가 불가능한 것이다.
아무튼 5,400카르마밖에 안 든다면 마스터할 가치가 있어 보였다.
‘어차피 16,000카르마나 있으니까.’
아레나 인 인디아로부터 5천 카르마를 더 받게 될지도 모르고 말이다.
결국 나는 5,400카르마를 투자해서 투과를 마스터했다.
습득해 두었던 갖가지 스킬들을 하나씩 마스터하니까 이것도 보람이 있다.
이제 남은 카르마는 10,600.
정령술에 투자한다면 상급 3레벨로 만들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는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가공간도 마스터해 볼까요?”
“나쁜 생각 같지 않습니다. 마스터했을 때 또 다른 부가옵션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걸 기대했어요.”
가공간이 중급 1레벨로 올랐을 때, 전자기기의 수납이 가능해졌다.
그럼 그다음 등급에서는 또 어떤 옵션이 생길지도 모른다.
‘화약무기의 수납이 가능해진다고 하면 끝내주겠는데.’
나는 그런 상상을 하며, 석판에 대고 말했다.
“가공간 스킬에 카르마를 투자했을 때를 보여줘.”
그러자 석판에 가공간 스킬에 대한 설명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가공간(합성스킬):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물건을 수납합니다. ‘넣어’, ‘꺼내’ 명령어로 수납이 가능합니다.
*중급 1레벨: 200×200×200㎝, 전자기기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중급 2레벨: 300×300×300㎝, 전자기기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500)
*중급 3레벨: 400×400×400㎝, 전자기기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600)
*중급 4레벨: 500×500×500㎝, 전자기기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700)
*중급 5레벨: 600×600×600㎝, 전자기기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800)
*마스터: 1,000×1,000×1,000㎝, 전자기기와 생명체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1500)
-마스터까지 4,100카르마가 소모됩니다.

-잔여 카르마: +10,600

“뭐?!”
나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뭡니까?”
곁에 있던 차지혜가 궁금해 했다.
“중급 5레벨 다음에 바로 마스터인데요, 생명체도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네요.”
“살아 있는 생명체를 말입니까?”
“예.”
“살아 있는 그대로 반입할 수가 있다는 뜻이겠군요.”
“그렇겠죠.”
가공간 내에서는 시간이 정지되어 있다. 음식과 물을 가공간에 보관해 봤기에 알 수 있다.
막 구운 피자 몇 판을 가공간에 넣어놨더니, 언제든 아레나에서 따끈따끈한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
즉, 가공간에 생명체를 넣어놔도 그 안에서 굶어죽거나 질식사하진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
“근데 이게 시험에 도움이 될까요?”
“적어도 각국의 아레나 기관으로서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겁니다.”
그야 그렇겠지.
현실세계에서는 없는 아레나의 생명체를 가져온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치 있는 연구대상이겠는가.
‘살아 있는 괴물을 가져와서 사육시킬 생각도 하겠지.’
확실한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그게 꼭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식으로 마정을 안전하게 얻을 수 있으면 굳이 시험자를 이용할 필요도 없으니까.
흐음, 하지만 이게 시험 클리어에 도움이 될지가 문제인데.
‘어차피 카르마도 많은데 그냥 질러버릴까?’
어찌 되었건 가공간의 여유 공간이 넓어질수록 좋은 일이니 말이다.
나는 고민 끝에 가공간을 올렸다.

-4,100카르마로 가공간(합성스킬)를 마스터까지 올립니다.
-잔여 카르마: +6,500

“한번 실험을 해볼까요?”
“그럼 절 수납해 보십시오.”
차지혜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아, 안 돼요!”
“왜 안 됩니까?”
“일단 동물로 실험을 해봐야죠!”
“안전성에 딱히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만.”
“뭔 여자가 이렇게 대범해!”
결국 비둘기 한 마리를 잡아다가 실험해 보기로 했다.
실프를 시켜서 잡아온 비둘기 한 마리를 가공간에 집어넣었다.
파앗!
가공간으로 사라져 버린 비둘기.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다시 비둘기를 꺼내보았다.
푸드덕!
비둘기는 꺼내지자마자 펄쩍 날갯짓해 떠났다.
“아무 문제없어 보입니다.”
“그렇긴 한데…….”
“해보십시오.”
“끄응.”
나는 갈등했다.
“일단 해봐야 하는 실험이 하나 있습니다.”
“뭔데요?”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납이 가능한가.”
“아!”
차지혜의 지적대로였다.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내 손에 닿기만 하면 수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가공간에 멋대로 넣어놨다가 절벽 아래에서 꺼내 버릴 수도 있다.
“한번 해보십시오.”
“아, 알겠어요.”
나는 차지혜의 손목을 잡고 ‘넣어’라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차지혜는 변함없이 내 옆에 있었다.
“역시 안 되네요.”
“그럼 이번에는 제가 가공간에 수납되는 데 동의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가공간에 그녀를 넣어보았다. 그러자…….
파앗!
하고 그녀가 사라져 버렸다.
놀란 나는 다시 소리쳤다.
“차지혜를 꺼내!”
파아앗!
차지혜가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역시 안 됩니까?”
“예?”
“분명 전 가공간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모르시겠어요? 차지혜 씨 방금 가공간에 들어갔다 나왔어요.”
“정말입니까?”
차지혜의 눈에 놀라움이 어렸다.
아무래도 가공간 내부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기 때문에 그녀는 인지를 못한 듯했다.
아무튼 가공간에 들어갔다 나온 차지혜에게는 어떤 안 좋은 증상도 없었다.
“나중에 실험을 하나 더 해보죠. 제가 자고 있을 때 저를 가공간에 수납해 보십시오.”
“무방비 상태일 때 수납이 가능한지를 말이죠?”
“그렇습니다.”
“나중에 한번 해볼게요.”
그나저나 생명체를 수납할 수 있다는 이 기능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차지혜가 제안을 했다.
“보조스킬 중에 동물을 조련할 수 있는 스킬이 있습니다.”
“동물을 조련해요?”
“예, 괴물은 조련이 불가능하지만, 맹수를 조련해서 전투에 이용하는 시험자도 있긴 했습니다.”
“그래요?”
“예, 레벨을 올릴수록 맹수도 강해진다고 합니다. 물론 시험 회차가 늘어날수록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져서 요즘은 거의 안 쓴다고 합니다만.”
“어떤 단점이요?”
“일단 큰 동물은 사람 많은 곳에서 데리고 다니기가 번거롭고, 먹이도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동물을 강하게 만드는데 카르마를 투자할수록 본인이 강해질 기회가 줄어듭니다.”
“아…….”
“하지만 그 단점들 상당수가 김현호 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공간!
동물을 마음대로 수납할 수 있으니 데리고 다니기 번거롭지 않다.
마스터한 가공간은 가로세로높이가 무려 10미터씩!
엄청난 공간이다!
그깟 동물 먹이 따윈 얼마든지 수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상당한 강자가 된 나에게는 카르마를 다른 곳에 쓸 여유도 충분했다.
‘호랑이 같은 맹수 하나를 길들여서 비장의 카드로 쓰면 좋을 것 같은데.’
갑자기 맹수가 튀어나와 공격하면 상대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위험한 순간에 방패막이로 쓸 수도 있고 말이다.
그날 밤, 함께 잠자리에 들던 차지혜가 문득 뭔가가 생각났는지 내 쪽을 바라보았다.
“가로세로높이가 10미터라고 하셨습니까?”
“예.”
“그럼 자동차는 넣을 수 없습니까?”
“헉!”
나는 비명 같은 탄성을 터뜨렸다.
그렇다!
자동차가 있었다.
자동차랑 휘발유를 수납해서 아레나에서 사용한다면……!
“아, 그런데 될지 모르겠네요. 단순 전자기기라면 모를까, 화석연료로 가는 자동차는 안 될지도 몰라요.”
“그건 문제없습니다.”
“……?”
“수많은 아레나 관련 기관에서 마정으로 가는 자동차를 개발했을 겁니다.”
“아…….”
그렇구나.
마정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라면 허용될지도 모른다.
그런 마정 자동차는 메커니즘 상 ‘마정을 쓰는 전자기기’일 테니, 내 가공간으로 수납이 가능할 터였다.
“오딘이나 박진성 회장에게 한 대 구할 수 없나 물어봐야겠네요.”
“진성그룹은 IT기기 쪽으로 특화되어 있어서 마정 자동차 쪽은 개발을 못했을 겁니다.”
“그럼 오딘에게 물어봐야겠네요.”
아레나에서 자동차를 타고 씽씽 달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시험이 기다려지는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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