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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이계사냥기 136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3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36화

 

내가 있는 언덕을 향해 달려오는 헤이싱.
아마도 해적단은 나를 가장 큰 적으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내가 어디에서 저격을 하는지 파악되자, 즉시 헤이싱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래,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그 전에 몇 명이라도 타락한 시험자를 더 죽이고 싶었는데, 일단은 헤이싱과 먼저 결판을 내야 할 듯했다.
“실프, 융합!”
-냐앙!
실프가 소환되어 나와 융합되었다.
파아아앗!
바람이 휘몰아쳐 내 몸을 둘러쌌다.
“바람의 가호!”
AW50F를 무장해제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았다.
리창위와의 근접전에 대비해서 합성스킬 동체시력을 중급 1레벨까지 올려놓은 나였다.
정령술 상급 1레벨과 바람의 가호 마스터까지 합하면 파워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운동신경도 상급 1레벨이니 상대가 무술의 고수라 해도 내가 기술적으로 크게 밀릴 것 같지 않다.
이는 아까의 바다에서의 싸움에서도 확인한 바였다.
“죽어라―!”
헤이싱의 쩌렁쩌렁한 포효가 여기까지 들렸다.
이쪽으로 똑바로 날아오면서 헤이싱은 오른쪽 주먹에 오러를 잔뜩 모았다.
언덕에 도달함과 동시에 주먹을 내질렀다.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오러 피스트. 위기를 느낀 나는 즉시 위로 점프했다.
콰르르르릉!!
언덕이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그 기세에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나는 즉시 반격에 나섰다.
칼날 회오리로 온몸을 두르고 헤이싱에게 날아간 것이다.
헤이싱 또한 두 주먹에 오러 피스트를 두르고 맞섰다.
콰콰콰쾅!
칼날 회오리가 오러 피스트에 의해 찢겨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찢겨진 회오리를 교묘히 조작해 헤이싱에게 향하게 했다.
파파파파팟!
헤이싱은 한 발로 선 채 온몸을 빙글 회전시키며 칼날 회오리의 파편을 모조리 피해냈다.
그런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계속 주먹을 뻗는 것이 대단했다.
나는 온몸에 두르고 있던 칼날 회오리를 헤이싱에게 날려 보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무장, 닐슨 H2 2정!”
순식간에 양손에 쌍권총이 나타났다. 나는 회오리와 맞서고 있는 헤이싱을 겨누고 난사했다.
타타타타타탕―
헤이싱은 오러 보호막을 온몸에 둘러서 방어했다. 쌍권총이 퍼붓는 총알을 일일이 피할 재주는 오러 마스터라도 없었던 것이다.
콰아아아앙!
회오리가 오러 보호막과 충돌하여 굉음을 일으켰다.
주변에 있던 돌과 나무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저 보호막을 뚫어버릴 수 없을까?’
문득 생각이 든 나는 실프의 힘을 권총에 집중했다.
헤이싱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쏘아지는 총알에 집중했다.
나선 홈을 따라 회전하는 총알의 회전력을 실프의 힘으로 극대화시켰다.
보다 더! 보다 더!
이윽고 엄청난 회전력을 가진 총알이 헤이싱에게 쏘아졌다.
파지지직!
“큭!”
오러 보호막의 일부가 찢겨져 나가자 헤이싱의 안색이 변했다.
‘성공이다!’
새로운 공격 방법을 터득했다.
포인트는 총알이 타깃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실프의 힘이 작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타깃과의 거리가 멀면 힘의 소모가 너무 커져서 비효율적이지만 지금처럼 가까운 거리에서는 충분히 유효한 기술이었다.
자연의 기운을 꽤 소모하긴 했지만 역시나 오러 보호막을 뜯어낼 정도의 위력을 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좋아!’
나는 이 같은 방식으로 쌍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타앙! 탕! 탕!
닐슨 H2가 불을 뿜을 때마다 헤이싱의 오러 보호막이 뜯겨져 나갔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나는 정밀한 조준으로 한 지점을 노리고 연사했다.
타타탕―
“큭!”
헤이싱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총알을 피했다.
총알이 오러 보호막을 관통하고 지나가 헤이싱의 뒤에 있던 나무를 파괴시켰다.
커다란 아름드리나무가 권총 한 방에 뜯겨져 나가 쓰러졌다. 피하지 않았으면 헤이싱이 저 꼴이 됐을 터였다.
“놈, 실력을 숨기고 있었나?”
“아니, 방금 생각해 낸 방식인데 잘되네?”
이를 악문 헤이싱은 재빨리 땅을 박차고 움직여 나에게 다가왔다. 권총을 쏠 거리를 아예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쌍권총을 쓰는 근거리 접전이 나에게는 그리 생소한 일이 아니었다.
파아앗!
헤이싱의 주먹을 피하면서 오른손에 든 권총으로 다리를 노리고 쐈다.
타앙!
다리를 뒤로 빼며 한 발로 선 헤이싱.
권총의 총구가 다리를 향하는 걸 보자마자 민첩하게 반응한 것이다.
헤이싱의 두 주먹에서 번자권의 폭풍 펀치가 쏟아졌지만, 나 또한 양팔에 강력한 회오리를 두르고서 맞섰다.
주먹폭풍을 피하거나 걷어내면서 틈바구니에 권총을 찔러 넣어 방아쇠를 당겼다.
헤이싱도 권총이 발사되는 순간에 내 팔을 쳐서 총구 방향을 돌렸다.
두 사람의 두 팔이 어지럽게 얽히는 격전이었다.
타앙―
허리를 뒤로 젖혀 피한 헤이싱.
탕―
또 한 발이 다리를 노렸지만 이번에는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뒤로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며 사뿐히 피해냈다.
타앙!
또 한 발은 오러 피스트를 뻗어서 쳐내는 헤이싱이었다.
오러 보호막보다 훨씬 단단한 오러 피스트만큼은 내 정령술이 집약된 사격으로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무술을 익혔나?”
뜬금없이 헤이싱이 물었다.
“아니. 난 그냥 잉여 고시생이었다고.”
“움직임에 중국 무술 계통의 느낌이 풍기는데.”
그 말에 나는 떠오르는 게 있었다.
“목인장으로 수련했는데 그것 때문인가 보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목인장 수련을 했던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그 수련법에 쌍권총을 적용시켜서 나름대로 연습해 보았던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 것이다.
거기에 3년 동안 갈색산맥에서 엘프들과 즐겼던 술래잡기가 창의성과 유연성 있는 움직임을 주었고, 상급 1레벨의 운동신경까지 더해졌다.
기간만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지금의 나는 헤이싱과 마찬가지로 무술가라 할 만한 것이었다.
“자기만의 무술을 창안한 건가. 재미있군!”
헤이싱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뭐냐, 저 웃음은. 이제 와서 내가 마음에 들었다 이거냐?
나는 피 터지게 싸우다가 우정을 느끼는 취미는 없거든?
미소 짓는 녀석의 얼굴을 향해 나는 한 방 갈겨주었다.
타앙!
즉각 상체를 낮춰 피한 헤이싱은 낮은 자세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마치 레슬링의 태클처럼 낮은 자세였다.
팟!
난 사뿐히 점프하며 공중에서 쌍권총을 쏘았다.
타탕―
왼쪽으로 몸을 빙글 회전시키며 피한 헤이싱은 그대로 회전력이 실린 발차기를 날려 왔다.
놀랍게도 그 발차기에 형태화된 오러가 실려 있었다.
녀석은 주먹뿐만이 아니라 두 발로도 형태를 이룬 오러를 만들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이를테면 오러 소드를 팔다리로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콰아아아앙!
회오리를 둘러서 보호했지만 킥에 얻어맞자 내 몸이 하늘로 부웅 솟구쳤다. 마치 내가 축구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하늘을 날면서 나는 잠시 실프와의 융합을 해제했다.
그리고 AW50F를 소환해 쥐고서 헤이싱을 향해 겨누었다.
“실프! 아까 그 방식처럼! 알지?”
-냐앙!
거리는 약 100미터쯤.
구경 12.7㎜짜리 총알에 실프의 힘을 실어 발사할 생각이었다.
총알이 타깃이 도달할 때까지 계속 실프의 힘이 적용되는 기술.
거리가 좀 멀어서 힘의 소모도 크지만 대신 대물 저격소총이니 권총보다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을 터였다.
‘간다!’
타아아앙―!!
우렁찬 총성과 함께 총알이 발사되었다.
“크윽!”
12.7㎜ 탄환은 오러 보호막을 종잇장처럼 찢어발기고 헤이싱의 왼쪽 어깨를 할퀴었다.
“실프, 지금처럼 계속 저격해!”
-냐앙!
“카사!”
-왈!
카사가 허공에 나타났다.
“융합하자!”
카사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내 품에 뛰어들었다.
화르르르륵!
예전에 엘프 최고의 전사 데릭이 보여줬던 것처럼 내 몸에 이글거리는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불꽃의 가호!”
불꽃의 가호까지 펼쳐놓고서 나는 헤이싱에게 달려들었다.
내가 카사와 융합하여 헤이싱과 싸우고, 실프는 원거리 저격으로 지원!
아쉬운 점은 불꽃의 가호가 초급 1레벨밖에 안 돼서 정령술의 힘을 증폭시켜 주는 효과가 얼마 안 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효과를 발견했다.
지속시간이 3시간이나 되는 바람의 가호는 여전히 내 몸에 적용되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실프와 융합한 것처럼 자유자재로 바람의 힘을 쓸 수 있는 것이었다.
‘전에는 주먹을 뻗으면 권풍이 뻗어 나가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아마 스킬을 마스터하면서 보다 더 자유롭게 힘을 다룰 수 있게 된 모양이었다.
정령술의 영향을 받는 스킬이니, 정령술이 상급이 된 영향으로 생긴 효과인지도 몰랐다.
신세계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나는 쌍권총을 두 손에 쥐고 힘을 집중했다.
카사의 힘으로 작약의 폭발을 극대화한다. 또한 그 폭발력은 오로지 탄환을 밀어내는 방향으로 집중시킨다.
그리고 바람의 힘으로 탄환을 끝없이 회전시킨다!
타아앙!
“크윽!”
또다시 오러를 종잇장처럼 찢어버리는 탄환!
가까스로 뒤로 물러나 피한 헤이싱은 크게 당황한 표정이었다.
나는 계속 쌍권총을 난사하며 헤이싱을 몰아세웠다.
정신없이 피하기에 바쁜 헤이싱.
그 순간,
타아앙―
하늘에서 들리는 총성.
동시에 총알이 공기를 찢으며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콰지직!
오러 보호막을 뚫고서,
퍽!
“크헉!”
오른쪽 어깨에 명중!
헤이싱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터뜨렸다.
‘지금이다!’
승기를 잡은 나는 계속 쌍권총을 난사했다.
내 자연의 기운도 슬슬 바닥을 보이고 있었던 까닭에 나는 총력전을 펼쳤다.
헤이싱은 오른쪽으로 슬라이딩을 해 피해내면서 뭐라고 소리쳤다.
힐링포션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
놈은 몸을 일으키며 힐링포션을 오른쪽 어깨에 콸콸 부었다.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네.’
그 짧은 순간에 격렬한 회피 동작을 펼치면서 힐링포션을 꺼낸 센스라니.
아마도 이런 위기 순간을 대비해서 힐링포션 한 병을 아이템화해 둔 모양이었다.
하지만 방금 공격에 성공하면서 나는 헤이싱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생각보다 간단해.’
나는 그 개념을 하늘 위에서 AW50F를 조준하고 있는 실프에게 전달했다.
실프에게서 알았다는 뜻의 긍정이 내 머릿속에 전달되었다.
나는 쌍권총을 헤이싱에게 겨누었다.
헤이싱은 이를 악물며 두 주먹에 오러 피스트를 일으켰다.
“이제 끝이다.”
내가 말했다.
“건방진 놈.”
“진심이야. 미리 말해두지만 네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 오히려 리창위가 네게 유감이 많던데?”
헤이싱의 한쪽 눈썹이 꿈틀했다.
“리창위에게 무슨 말을 들은 거냐?”
“뻔한 일이잖아. 리창위가 지금 왜 해적군도에 와 있는 것 같아?”
나는 리창위와 손을 잡은 것처럼 거짓말했다.
헤이싱의 심사를 복잡하게 만들 의도였다.
“리창위 이놈이!”
내 의도대로 헤이싱은 격분했다.
마음이 흔들리면 없던 빈틈도 생긴다.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면서 내가 계속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희가 공격해 올 타이밍을 예측했다고 생각해? 너희 내부에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의심이 들지 않아?”
“……!”
헤이싱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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