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이계사냥기 96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5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96화
오딘이 계속 말했다.
-누군가가 박진성 회장을 치료했다는 건 이미 알려졌소. 하지만 그게 당신이라는 사실은 아직 아는 사람이 몇 없지.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딘뿐이다.
하지만 한국아레나연구소도 대충 짐작은 했겠지.
박진성 회장이 나를 연구소에서 빼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완쾌되었으니까.
-늦든 빠르든 김현호 씨의 정체는 노출될 거요. 그때를 대비해서 하루빨리 당신이 자기 한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 하오.
“그래서 카르마 거래에 대해 말씀하셨군요?”
-그렇소. 그렇게 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강해져야 하오.
오딘의 말이 이어졌다.
-카르마의 시세는 대체로 100카르마당 100만 달러요. 100만 달러를 지불하면 100카르마어치의 아이템을 주지. 원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좋지만, 필요한 게 카르마면 그 아이템을 카르마로 환불받아야 하지.
“실질적으로는 100만 달러당 50카르마네요.”
“맞소.”
무진장 비싸다.
그럼 1,000카르마를 사려면 무려 1,000만 달러, 한화로 대충 100억 원 아닌가.
-돈을 주면 내가 그들과 거래해서 카르마를 사다주겠소.
“그래도 될까요?”
-당신에게는 신세 진 게 많소. 내 딸 아이도 건강하고, 갈색산맥의 엘프들과 우호관계를 맺은 덕에 지난 시험에서 예상보다 큰 성적을 거두었지.
“그래요? 잘됐네요.”
엘프들과 동맹을 맺은 게 오딘에게도 이득이 됐다니 잘된 일이었다.
-내 계좌를 불러줄 테니, 생각이 있으면 사고 싶은 양만큼 돈을 입금하고 연락 주시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딘이 대신 거래해 준다면 나도 안심이었다.
통화를 마치고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현재 스위스 계좌에 대충 280억 원 가량이 있었다.
그럼 대충 2,000만 달러로 2,000카르마어치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카르마로 환불받으면 1,000카르마.
‘너무 적어.’
아무래도 돈이 더 필요하다.
박진성 회장에게 받은 돈이 많아서 더 이상 욕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되면 나도 돈 벌이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생각난 김에 나는 곧장 박진성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설마 이 영감님, 이제 볼 장 다 봤다고 내 연락 안 받는 건 아니겠지?
-무슨 일이야?
다행히 곧장 받는 박진성 회장이었다.
“의외네요. 제 전화 안 씹으시고.”
-인마, 나 그렇게 의리 없지 않아. 무슨 일로 전화했어?
“돈 벌이를 좀 해야겠어요.”
박진성 회장이 잠시 침묵했다.
이윽고 그가 말했다.
-카르마 살 거야?
헐, 역시 눈치 백단이구나.
“네.”
-쯧, 중국 놈들하고 엮이면 안 좋은데. 내가 왜 널 산속의 산장에 출근시키면서 숨겨놨던 거라고 생각해?
“제 신분을 숨겨주시려고 그랬겠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면 됐어. 그래, 돈이 얼마나 필요한데?
“다다익선이죠.”
-100억이면 돼? 그 정돈 내가 그냥 줄 수 있어. 어차피 추가로 자네에게 사례하려고 했으니까.
“주신다니 감사히 받을게요. 근데 더 많이 필요해요. 회장님처럼 오늘내일하며 골골대는 영감님 없어요?”
-아, 괘씸한 놈 말버릇 봐라. 왜 없겠어?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내가 골치가 아픈데.
“골치가 왜 아파요?”
-그 에어백 안 터지는 차 만드는 노인네 있잖아.
“……미래자동차?”
-그래, 한만영 회장. 그 늙은이가 요즘 날 귀찮게 한단 말이야. 어떻게 치료한 거냐고 계속 날 귀찮게 굴어.
“그래서 말하셨어요?”
-미쳤어? 나 원래 불치병 아니었다고, 다 쇼였다고 거짓말했지. 근데 그 노인네가 믿는 눈치가 아니야. 그 영감도 아레나에 대해서 대충은 알거든.
“완쾌시켜 준다고 한다면 일시불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그건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에 달렸겠지. 병이 낫는데도 자기한테 남겨진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되면 큰돈은 안 쓰지 않을까? 그 양반 좀 구두쇠야.
“회장님은 치료받으시고 쌩쌩하시잖아요.”
-그렇지. 그 영감도 나 다시 일선에 복귀해서 일하는 걸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어. 내가 잘 얘기하면 일시불로 800억까지는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구두쇠라면서요?”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거지. 미래그룹 창업자였던 분도 그랬거든. 근데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 정도는 쾌히 지불할 거야.
800억이라니!
그럼 대충 8천만 달러라도 대충 환산해도 4,000카르마였다.
“800억이라니 굉장하네요.”
-그렇지. 아무리 진성전사가 국내 최고라고 하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현금은 미래 일가를 아직 못 따라가. 아무튼 소개시켜 줘?
“네, 근데 직접 만나는 건 싫어요. 회장님 비서들 통해서 불꽃을 전달하는 식으로 할게요.”
-알았어. 그럼 100억이랑 이 거래 주선으로 빚은 다 갚은 거다?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런 식으로 떼돈을 벌어서 족족이 카르마를 구매하면 단숨에 확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
이틀 후에 박진성 회장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박진성 회장: 700]
700억이라…….
어제 박진성 회장이 입금한 100억과 내 잔고를 합하면 대략 1,080억 가량인가.
‘대단하다.’
그럼 1억 달러로 1만 카르마어치의 아이템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 아이템들을 카르마로 환불받아도 무려 5,000카르마!
이번 6회차 시험에서 받은 보상만큼의 카르마가 생긴다!
‘돈이야 얼마든지 벌 수 있으니까.’
현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박진성 회장과 미래자동차의 한만영 회장 같은 재벌들 중에 내 치료를 원하는 이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나는 박진성 회장에게 답장을 보냈다.
[나: 할게요. 제 스위스 계좌로 입금되는 대로 차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잠시 후, 또다시 내게 연락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진성 회장이 아니라, 진성그룹 제 3 비서실의 이정식 실장이었다.
-안녕하셨습니까.
“예, 오랜만이네요.”
-내일부터 저희 측에서 매일 아침에 사람이 갈 겁니다. 시간은 어느 때가 좋겠습니까?
“오전 10시가 좋겠네요. 저 이사 갔는데 바뀐 주소 불러드릴게요.”
나는 현재 살고 있는 오피스텔 펜트하우스의 주소를 가르쳐 줬다.
-돈도 오늘 오후나 내일 중으로 입금되니 확인해 보십시오.
“예.”
700억 가량을 곧바로 입금할 수 있다니, 미래그룹도 대단하긴 하구나.
나는 오딘에게 연락했다.
-결정하셨소?
“예, 내일 중으로 1억 달러를 입금하겠습니다.”
-허어, 상당히 큰 거래가 되겠군. 전부 카르마요?
“예.”
-알겠소. 내 계좌를 불러드리지.
나는 오딘의 계좌를 받아 적었다. 역시나 스위스의 아레나 전문 은행이었다.
그날 오후 스위스 은행과 연동된 모바일 뱅킹으로 입금 알림이 떴다. 박진성 회장의 돈과 한만영 회장의 돈이 모두 입금되었다.
[91,664,056.48(CHF)]
스위스 프랑으로 환산된 내 계좌 잔고였다.
미국 달러와 스위스 프랑의 환율을 계산해 보니, 1억 달러는 93,560,320프랑이었다.
‘어라? 잔고가 부족하네.’
나는 오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말 죄송한데 200만 프랑은 나중에 드려도 될까요?”
-하핫, 9천만 프랑만 보내시오.
“이거 죄송하네요.”
-별말씀을 다 하시오.
그렇게 9천만 프랑을 오딘의 계좌로 이채하고 나니 남은 돈은 160만 프랑뿐이었다.
한화로 대충 19억 정도.
워낙 큰돈이 들어갔다 나간 후라서 그런지 19억이 푼돈처럼 보인다.
‘돈은 정말 순간이구나.’
어디 돈벌이가 또 없을까?
사우디 왕가나 록펠러 가문처럼 돈이 썩어나는 작자들이 걸리면 몇 조씩 버는 것도 꿈은 아닐 터였다.
‘그 정도 돈을 전부 카르마로 환산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카르마가 고갈되어서 시세가 폭등할지도 모른다.
***
진성그룹 제3비서실의 직원이 아침 10시에 나를 찾아왔다. 민정이 회사로 출근하고 없는 때라서 이 시간을 고른 것이다.
나는 직원이 건네는 검정색 병에 생명의 불꽃 2개를 넣었다.
“하루가 지나기 전에 복용해야 한다고 전하세요. 그리고 치료 기간은 20일입니다.”
“알겠습니다.”
직원은 검정색 병을 소중이 들고 떠났다.
나는 초조하게 오딘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바로 거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여유를 갖고 기다려 보자.’
나는 매일 아침마다 찾아오는 직원에게 불꽃을 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가끔 현지 쓰라고 준 체크카드의 계좌를 확인해 보니, 요것이 요즘 씀씀이가 헤퍼져서 매일 카페나 식당에서 몇 만 원씩 쓰고 있었다.
한마디 해줄까 하다가 그냥 참았다. 써봤자 얼마나 쓴다고.
일상생활은 스위스 계좌에 남은 잔고만으로도 충분히 풍족하게 보낼 수 있으니까.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그사이에 박진성 회장이 연락을 해왔는데, 미래자동차의 한만영 회장이 크게 만족해한다면서 날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거절했다.
내 신분이 노출되는 것은 원치 않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내가 기다렸던 연락이 왔다.
-거래는 성공적으로 마쳤소.
“정말요?”
-아무리 중국 놈들이라도 이런 큰 거래에서 나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는 않지. 아무튼 시간 내서 덴마크로 오시겠소?
“그러죠. 내일 비행기로 당장 갈게요.”
-티켓 끊고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시오.
“예.”
당장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일 출발하는 티켓을 끊었다.
내일 오후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남아 있어서 냉큼 예약했다.
회사에서 돌아온 민정에게 덴마크에 다녀온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또요?”
“응. 일이 있어서.”
“덴마크에 일이 많으신가 봐요?”
“그렇지.”
“오빠 멋지다. 일 때문에 유럽에 드나들고. 힝, 저도 여행 가고 싶어요.”
“휴가 받으면 말해. 좋은 데 데려갈게.”
“정말요?”
민정이 눈을 반짝거린다.
그게 귀여워서 민정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대신 현지한테 말하지 말고. 또 같이 가겠다고 뗑깡부릴 텐데.”
“히히, 알았어요.”
그날 기분이 잔뜩 들뜬 민정은 성대한 저녁 식사를 차려주었다.
다음 날, 오전 10시에 찾아온 직원에게 생명의 불꽃 2개를 주고, 며칠간은 외국 출장으로 치료를 쉰다고 통보했다.
겨우 며칠 갖고 한만영 회장이 노발대발하지는 않겠지.
‘불만이 있으면 뭐 어쩔 거야?’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인천공항에서 덴마크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택시를 잡아타기까지의 과정은 이제 익숙했다. 한두 번 와봤어야지.
언제나 만났던 호텔 지하의 레스토랑 룸에서 오딘과 재회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시오.”
“물건은요?”
“잘 받았소. 염려 놓으시오.”
그러면서 오딘은 아이템들을 잔뜩 소환했다.
“소환, 아이템 백팩 20개.”
그러자 20개나 되는 커다란 배낭이 한꺼번에 소환되어 룸에 가득 찼다.
“이, 이게 다 뭐예요?”
“아이템 백팩이오. 아이템백과 같은데 이건 용량이 큰 만큼 값도 비싸지. 개당 500카르마짜리 아이템이오.”
나는 아이템 백팩 20개를 전부 건네받았다.
소유권이 나에게 이전되자 소환해제 시켜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다.
그중 하나를 소환해서 석판을 통해 아이템 확인을 해보았다.
-아이템 백팩(대형): 아이템화하지 않은 물건을 수납하여 시험의 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마법처리된 가죽 재질로 찢어지지 않습니다.
*사이즈: 61×43×30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