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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29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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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29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2권 - 4화

 

 

크우우우우우-!!

3마리의 고르곤이 위드를 발견하고는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달려드는 기세가 험악했던지 위드는 마른침을 삼키며 급히 블링크를 사용해 고르곤들의 뒤쪽으로 이동했다.

달려들던 대상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자 고르곤들은 달려들던 몸을 급히 멈춰 세웠다. 그리고는 서둘러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앗-!”

기합과 함께 위드는 블링크를 사용해 가장 좌측에 있던 고르곤의 머리 위에 나타남과 동시에 쥐고 있던 검을 강하게 내리그었다.

서거어억-!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위드가 휘두른 검은 고르곤의 두터운 목 부위를 한 번에 잘라버렸다. 트랜트 아머를 착용해서 힘이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검이 예리하지 않았다면 결코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남은 2마리의 고르곤들의 놀람도 놀람이지만 위드와 비교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느 정도의 상처만을 목적으로 휘두른 검이 고르곤의 두터운 목을 단숨에 베어버린 것이다.

“……도대체 오늘 얼마나 더 놀라야 하는 건지.”

위드는 검붉은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는 고르곤의 시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크우우우우우-!!

남은 2마리의 고르곤들은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위드를 향해서 미친 듯이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블링…… 커헉!”

쾅.

워낙에 가까운 거리였고, 너무 놀라 있던 상태였기에 위드는 블링크를 쓰기 이전에 1마리의 고르곤에게 그대로 받히고 말았다.

땅에 깊은 자국을 남기며 뒤로 밀려난 위드.

허리 부근에서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충격이 밀려들었지만 몸은 정상이었다. 

어떤 인간이건 아니, 오우거라고 하더라도 고르곤의 몸통 박치기에는 뼈가 부서지기 마련이다.

고르곤을 통해서 트랜트 아머의 방어력을 확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하하하…….”

저가라 하더라도 최소 가격 5백 골드에 달하는 트랜트 아머. 위드는 어째서 사람들이 5백 골드가 아닌 그 이상을 주고서라도 트랜트 아머를 구입하려고 하는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트랜트 아머의 위력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일까?

헬름 안에 가려진 위드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어디 제대로 붙어 볼까?”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말을 마친 위드는 고르곤을 향해서 뛰었다.

자신의 몸통 박치기에도 전혀 끄떡하지 않은 위드의 모습에 고르곤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커다랗게 울부짖으며 다시 세차게 달렸다.

위드는 고르곤과의 거리를 약 5미르(m) 남겨두고 뛰던 그 추진력을 이용해 땅을 박찼다. 그러는 사이 고르곤은 위드의 바로 아래까지 달려와 있었다.

“차앗-!”

공중에 몸을 띄운 상태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위드는 그대로 오른발 뒤꿈치로 고르곤의 허리 부근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콰드드득!

소름끼칠 정도로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고르곤이 고통에 가득 찬 울부짖음을 내지르며 풀썩! 쓰러졌다. 뼈가 완전 박살났는지 고르곤은 간간이 꿈틀대기만 할 뿐이었다.

그 사이 마지막 남은 고르곤이 위드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두두두두두두-!

위드는 달려드는 고르곤을 바라보며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는 고르곤이 바로 코앞까지 왔을 때 우측으로 비켜서며 주먹을 내질렀다.

퍼어억-!

크우우우우!!

고르곤의 거대한 몸이 위드의 주먹에 맞아 옆으로 주르르륵! 밀려났다. 쓰러지지 않는 고르곤을 향해서 위드는 재차 땅을 박차며 뛰었다.

“하압!”

기합을 내지르며 위드는 검을 휘둘렀다.

서거어어억!

고르곤의 몸이 반으로 잘리며 엄청난 양의 피를 뿌렸다.

투두두둑.

트랜트 아머에 흩뿌려지는 고르곤의 검붉은 피. 그나마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녹색의 피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크와아아아악!!

므우우우우우우!!

“……!”

멀리서 들려오는 오우거와 미노타우로스의 괴성. 3마리의 고르곤을 상대로 승리의 기쁨을 느끼지도 못하고 위드는 서둘러 대마도사 칸의 책들을 챙겨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도대체 무슨 일이지……?”

희미하게 보이는 프레타 성.

다급하다는 듯 피어오르는 연기.

먼 거리임에도 들려오는 성벽탑에 설치되어 있는 소형 발리스타(Ballista)의 발사소리와 대형 몬스터들의 괴성만으로 위드는 프레타 성이 몬스터에게 대대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궁병들은 쉬지 말고 화살을 쏴라!!”

“크로스 보우를 지닌 궁병들은 대형 몬스터만 노려라!!”

투두두두둑!!

푸푸푸푸푹!!

쉴 새 없이 궁병들에게서 화살이 쏟아져 나갔다. 특히, 크로스 보우를 지닌 궁병들은 꽤나 정교한 정확도를 자랑하며 대형 몬스터, 트롤, 오우거, 미노타우로스의 몸에 사정없이 화살을 박아 넣었다.

“궁병들이 화살을 재장전 하는 동안 스태프 슬링을 지닌 기병과 보병들은 소형 몬스터들을 공격하라!!”

휙휙휙휙휙휙-!!

퍼퍼퍼퍼퍼퍽!!

독려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스태프 슬링(Staff sling : 긴 나무 봉 끝에 주머니 식으로 천을 묶어 놓은 투석기)에 돌을 집어넣은 기병과 보병들은 열심히 오크, 고블린, 리저드맨 등의 소형 몬스터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성벽에 빈 공간을 만들지 마라!! 소드 실드를 철저하게 세우고 창병들은 그 뒤에서 성벽으로 오르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라!!”

성벽을 타고 오르는 몬스터들은 성벽에 줄지어 세워진 소드 실드(Sword shield : 길쭉한 모양으로 끝에 칼날을 달아 놓은 방패)의 칼날에 피부가 찢겨졌지만 몬스터들은 여전히 괴성을 내지르며 꾸역꾸역 성벽을 올라왔다.

꾸이이이익!!

한 마리의 오크가 소드 실드의 칼날에 찔려 어깨 부근에서 피를 질질 흘려대면서도 소리를 내지르며 성벽으로 올라섰다.

“죽어어어!!”

병사는 자신의 앞으로 오크가 다가오자 몬스터의 괴성처럼 소리를 내지르며 스콜피언 테일(Scorpion tail : 세 갈래로 갈라진 쇠사슬에 각각 모닝스타가 달려 있는 타격 무기)을 휘둘렀다.

퍼퍼퍽!!

꾸이이익-!!

머리, 가슴, 어깨를 동시에 얻어맞은 오크는 길게 비명을 내지르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런 오크의 몸을 향해 병사는 또 다시 스콜피언 테일을 휘둘렀다.

“더러운 오크! 죽어! 죽어어어!!”

퍼퍼퍽! 퍼퍼퍽!

겁에 질린 모습은 없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의 두 눈에서는 악에 바친 독기만이 줄기줄기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었다.

크그그그그그…….

“……!”

이미 처참하게 죽은 오크의 몸에 쉬지 않고 스콜피언 테일을 휘두르던 병사는 바로 곁에서 들려오는 듯한 트롤의 괴성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병사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트롤의 손이 뻗어왔다.

턱!

“……으아아아아악!!”

트롤의 손에 머리를 붙잡힌 병사는 죽음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에 동료의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을 내질렀다.

“에두!!”

주변의 동료가 놀라 달려오기 이전에 트롤의 손톱이 에두의 머리를 꿰뚫었다.

꽈득!

트롤의 힘에 머리가 터져버린 에두.

“흐아아아아-!!”

“이 더러운 몬스터!!”

동료의 죽음에 2명의 병사가 각각 손에 든 메이스와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크그그그그그…….

트롤은 낮게 소리를 내곤 자신이 죽인 에두의 스콜피언 테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달려드는 2명의 병사들을 향해서 휘둘렀다.

“위, 위험…… 커헉!”

“크아악!”

퍼퍼퍽!

각각 어깨와 허리를 얻어맞은 병사는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즉사는 면했지만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트롤은 손에 들린 스콜피언 테일을 좌우로 휘두르며 기쁨의 괴성을 내질렀고, 쓰러진 병사들을 향해서 다가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부상자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겨!!”

고함을 내지르며 가스파가 투 핸드 소드를 들고 달려왔다. 이미 그의 몸엔 몬스터들의 피로 인해서 역겨울 정도의 악취가 풍기고 있었지만 그런 것에 눈살을 찌푸릴 사람은 적어도 프레타 성 내엔 없었다.

가스파가 트롤의 앞을 막아서는 사이 주변의 병사들이 쓰러져 있는 병사들을 부축하여 사라졌다.

트롤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가스파의 모습에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며 괴성을 내질렀다. 본능적으로 가스파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미친놈! 지랄하네!”

트롤의 행동이 상대로 하여금 위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임을 잘 알기에 가스파는 오히려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투 핸드 소드를 휘둘렀다.

부아아아앙!

바람을 동반하며 트롤의 허리를 향해 나아가는 투 핸드 소드의 기세는 한 눈에 보기에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까가강!

트롤은 투 핸드 소드를 향해서 스콜피언 테일을 휘둘렀다.

쇳소리와 함께 작은 불꽃이 튀었다.

“하아아압!!”

투 핸드 소드가 튕겨져 나오기가 무섭게 가스파는 몸을 빙글 돌리며 검을 사선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츄아악!

크그그극!!

질긴 가죽이 찢어지며 허연 뼈가 드러날 정도의 깊은 상처. 인간이라면 그대로 죽을 법한 상처였지만 트롤은 붉게 번뜩이는 눈동자로 가스파의 머리를 향해 스콜피언 테일을 휘둘렀다.

“빌어먹을!”

트롤의 힘에 의해 휘둘러지는 스콜피언 테일을 막기란 굉장히 힘든 일. 설마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또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괜한 부담을 억지로 떠안을 필요가 없었다.

퍼퍼퍽!!

가스파는 재빠르게 몸을 날려 바닥을 굴렀고, 그가 서 있던 자리에 스콜피언 테일이 틀여 박히면서 돌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몸을 굴려 자리를 피했던 가스파는 거구에 맞지 않게 날렵하게 튕기듯 일어나며 트롤을 향해서 다시 투 핸드 소드를 휘둘렀다.

“으아압!!”

콰드드드득!

트롤의 허리를 반이나 파고 들어간 투 핸드 소드.

크그그그그그!

고통에 울부짖으며 트롤은 손을 휘둘러왔다. 어느덧 앞서 입었던 상처도 놀랍도록 빠르게 회복을 하고 있었다.

“씨팔! 이래서 트롤은 짜증난다니까!”

신경질적으로 외치며 가스파는 또 다시 성벽 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기가 무섭게 어떤 병사가 죽으면서 떨군 워 해머를 집어 들고는 내달렸다.

“죽어라! 좀 죽어!!”

꽈작!

워 해머의 갈고리와 같은 날카로운 부분이 트롤의 머리에 그대로 파고들었다. 뇌가 그대로 꿰뚫린 트롤의 몸이 쿵 소리와 함께 앞으로 꼬꾸라졌다.

가스파는 트롤의 시체를 바라보며 깊게 숨을 뱉어냈다.

“후우…….”

아직 완벽하게 몸의 세포까지 죽지 않았기에 트롤의 상처는 여전히 재생되며 회복되고 있었다. 어차피 곧 멈춰지겠지만 죽은 시체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질렸다는 듯 고개를 내저은 가스파는 트롤의 허리에 깊이 박혀 있는 투 핸드 소드를 뽑아냈다.

츄아악!

트롤의 역겨운 피가 가스파의 얼굴에 잔뜩 튀었다.

가스파는 얼굴에 튄 트롤의 피를 한 손으로 스윽 닦아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빌어먹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

꾸역꾸역 프레타 성을 향해 몰려드는 몬스터들. 15년이나 프레타 성에서 살아왔지만 이번처럼 몬스터들의 공격이 악착같이 이어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크와아아아악!!

“으아아악!!”

“사, 살려줘!!”

“크악!”

숨을 고르며 성벽을 향해 밀려드는 몬스터들을 질렸다는 듯 바라보던 가스파는 가까이서 들려온 오우거의 괴성과 병사들의 비명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오우거 한 마리가 성벽을 기어 올라와 병사들을 무참하게 죽이고 있었다.

“비, 빌어먹을! 당장 모두 물러나!!”

가스파는 욕설을 뱉어내며 급히 그곳으로 달려갔다.

“비켜! 비켜!!”

“함부로 상대하지 말고 다른 곳으로 물러나!”

가스파의 눈에 오우거를 상대하기 위해 반대방향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변 병사들에게 소리치며 달려오고 있는 로돌프와 루카의 모습이 보였다.

“그 자식들 더럽게 시끄럽네.”

피식 웃은 가스파는 이어서 흉폭하게 괴성을 내지르는 오우거의 모습에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

“셋이서 되려나…….”

걱정스런 가스파의 음성이 허공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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