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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234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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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234화

제5장 각자의 준비 (1)

 

 

처음에는 유실리안 제국의 피해를 확인하기 위하여 정보부에 머무르고 있던 레이온 왕자였지만 그는 한 달 전에 이루어졌던 회담으로 인해 똑같이 정보부에서 머무르기는 하되 다른 목적을 두고 머무르고 있었다.

 

“보고!”

 

작은 책상 앞에 자리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밀려 들어오는 수십, 수백 장의 보고서를 확인하던 레이온 왕자는 자신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치는 통신 마법사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통신 마법사는 레이온 왕자의 시선이 보고서에서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순간 바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아이언 나이트 부대, 즉 별동대로 움직이던 페이른 부대가 플레티안 제국의 후방 지원대를 공격했다는 보고입니다.”

 

“……계속.”

 

아이언 나이트 부대, 즉 통신 마법사가 말한 일명 페이른 부대는 현재 유실리안 제국 내 최강의 무력 부대인 정령검과 미스릴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단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다른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보고서를 받으며 자리로 돌려보내기에는 너무 중요한 이야기라고 판단한 레이온 왕자는 짧게 명령을 내린 뒤에 오른손에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았고 그의 움직임에 맞추어 통신 마법사가 한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를 건네주었다.

 

“페이른 부대는 작은 피해를 입은 채 플레티안 제국의 후방 지원대를 말살시켰습니다.”

 

“지원 병력 부대인가, 병량 부대인가, 공성 부대인가?”

 

후방 지원대란 하나의 거대한 집단을 묶어서 칭하는 군사 용어로서 실제 후방 지원대는 레이온 왕자가 말한 것처럼 부족한 인원을 채워주는 지원 병력 부대와 병사들의 식량을 담당하는 병량 부대, 마지막으로 공성전이 발발할 시 필요한 공성 무기를 출진시키는 공성 부대로 나뉘어 있었다.

 

통신 마법사가 방금 확인한 보고를 떠올리는 듯이 인상을 살짝 찌푸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것까지는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허나 페이른 부대가 떠난 뒤, 전장을 확인한 결과 거대한 금속 물체와 나무 재가 있었다고 합니다.”

 

“공성 부대일 확률이 높겠군.”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통신 마법사가 건넨 보고서를 읽던 레이온 왕자가 눈을 가늘게 뜨며 다시 입을 열었다.

 

“페이른 부대의 피해 상황은?”

 

“확실하게 알아낸 것이 없다는 보고입니다.”

 

“여전하군.”

 

레이온 왕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책상 위에 올리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통신 마법사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순간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양손으로 콧등을 매만졌다.

 

“후우.”

 

지금까지 모든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전투로 인해 페이른 부대가 입은 피해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병력의 피해를 확인해 보고 싶어도 페이른 부대는 동료가 죽는 순간 미스릴 갑옷과 정령검을 회수하고 시체는 적군의 시체와 함께 모은 뒤에 화장을 하여 흔적을 지워버렸기 때문이었다.

 

“허나 대략 일주일간 총 다섯 번.”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첩보를 통해 알게 된 페이른 부대의 숫자는 대략 사백으로 추정되어 있었으며 실제로 거대한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일백이 채 되지 않으며 남은 삼백은 따로 움직이며 적들을 습격하고 있었다.

 

일주일간 다섯 번의 전투를 벌였다. 그것이 한 달간 반복되었으니 총 스무 번의 전투를 벌인 페이른 부대였다.

 

아무리 강력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페이른 부대라고 할지라도 연속되는 전쟁과 병력의 수가 많은 적들을 계속해서 공격을 하면 피해는 존재할 것이 분명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러나이트에 필적한 힘을 가지고 있는 페이른 부대가 연속된 전쟁으로 인해 처음에는 피해가 전무하다 해도 피로가 쌓이면 정신력이 흐트러지고 그 결과는 부상, 또는 사망으로 이어진다.

 

“……큭.”

 

가만히 페이른 부대의 피해를 추측하던 레이온 왕자가 피식 실소를 흘리더니 다시 펜을 잡고 보고서를 훑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오십이 죽었다고 해도 아직 삼백오십이 남아 있군.”

 

너무 집중하여 머리가 아프다고 해도 쉴 틈이 없었다.

 

일대일 상황에서는 익스퍼드 중급이어도 오러나이트와 비슷한 힘을 보이며 전장에서는 마스터를 능가하는 정령검사의 숫자는 아직 삼백오십을 넘긴다고 추정하고 있었으니 플레티안 제국과의 전쟁이 종결되기 전까지 많은 정보를 모으고 파악해야 했다.

 

10년 후의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들의 피해, 그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했으며 전쟁을 준비하는 그레이즈 가문이나 외교 협상을 하고 있는 멕케인 가문과는 다르게 자신이 전쟁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 * *

 

쉬이익!

 

강하게 내려찍는 검을 피한 벅튼의 검이 자신의 가슴을 노리고 찔러 들어왔다.

 

너무 가까이 붙어 있기에 피할 수 없는 공격이나 다름없었지만 이레스는 그런 벅튼의 공격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공격을 막아내는 대신 당당하게 가슴을 내밀어 먼저 그의 공격에 자신의 가슴을 가져다 대었다.

 

카아앙!

 

신경을 긁는 쇳소리와 함께 가슴을 찌르던 벅튼의 검이 뒤로 튕겨나갔고 그 순간 이레스가 양손으로 중검을 쥐고 다시 한 번 강하게 내리찍었다.

 

부우웅!

 

“흡!”

 

검이 튕겨나가면서 일어난 반탄력을 견뎌내지 못해 휘청거리던 벅튼이 황급히 땅을 박차며 튕기듯이 뒤로 날아갔고 그와 동시에 그의 머리가 위치하던 자리로 이레스의 중검이 도착했다.

 

콰아앙!

 

허공을 베고 바닥에 부딪친 검붉은색 중검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땅에 박혀버렸지만 이레스는 검을 회수하는 대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세를 잡고 있는 벅튼을 향해 소리쳤다.

 

“장난하냐! 지금까지 뭘 들은 거야!”

 

“죄, 죄송합니다!”

 

벅튼이 자세를 가다듬으며 대답했고 이레스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무거운 중갑을 두들기며 대련을 지켜보고 있는 구름 기사단의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이미 대련이라는 이름의 훈련을 끝마친 것인지 기사들의 행색은 전장을 구른 기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캉! 캉!

 

“일반적인 갑옷이다. 마나를 사용하면 뚫을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분명 마나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이유는?”

 

“미스릴 갑옷은 오러나이트 이상의 기사들에게만 충격을 줄 수 있는 단단한 갑옷이기 때문에 평범한 갑옷을 미스릴 갑옷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을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련으로 인해 힘이 빠져 아무런 말도 못하는 부하들을 대신해 벅튼이 소리치며 대답하자 이레스는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치는 대신 잘 걸렸다는 듯이 눈을 부릅뜬 채 벅튼을 노려보았다.

 

“그걸 잘 아는 새끼가 왜 갑옷을 공격했냐?”

 

“…….”

 

무의식이나 다름없었다.

 

상대방의 공격을 피해내는 순간 적의 빈틈을 발견했고 그 결과 갑옷을 착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공격을 하고 말았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무의식적으로 오러를 두르면 갑옷을 뚫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

 

당연히 마나를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의 의미를 알고 있음에도 갑옷을 공격한 벅튼이었기에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벅튼의 모습에 이레스가 작은 한숨을 내쉬며 땅에 박혀 있는 중검을 회수했다.

 

“세 시간 뒤, 다시 시작한다.”

 

“예!”

 

대답과 동시에 검을 회수한 벅튼이 구름 기사단의 기사들과 함께 대련장, 숲 속 중앙에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공터에서 사라졌고 이레스는 구름 기사단이 자리하고 있던 장소를 빤히 바라보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노엔.”

 

쿠구궁!

 

중얼거림이 끝나기가 무섭게 작은 지진과 함께 거대한 흙벽이 솟아나 이레스의 사방을 점거했고 그 순간 아무도 자리하지 않던 공터에서 수십 명의 사내들이 나타나 검을 휘둘렀다.

 

쉬이익!

 

카아앙!

 

“칫.”

 

은밀하게 움직이고 살기를 감췄건만 어느새 자신들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방어를 하는 이레스의 모습에 레어 울프 기사단의 단장 라크가 작게 혀를 차더니 부하들에게 손짓하며 다시 숲 속으로 사라졌다.

 

쿠구궁.

 

레어 울프 기사단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사방을 점거하고 있는 거대한 흙벽이 땅으로 스며들듯 사라졌고 이레스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거대한 나무를 올려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정령검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최소 익스퍼드 중급인데 거기에 미스릴 갑옷을 입어 마나에 대한 감각이 더 뛰어나졌다. 조금 더 은밀하게 움직여.”

 

“예.”

 

메아리가 치듯 숲 속에서 라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레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닥에 주저앉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데인과 바닥에 대자로 뻗어 있는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이제 쉴 만큼 쉬었지?”

 

“……이제 한 시간 쉬었습니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던 데인이 어이없다는 표정과 함께 반박했지만 이레스는 오히려 그의 표정을 따라 하며 그의 대답에 핀잔을 줬다.

 

“난 세 시간째 이 짓을 하고 있는데?”

 

“……에휴.”

 

물끄러미 이레스를 바라보던 데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몸을 풀듯 팔과 다리를 살짝살짝 비틀며 바닥에 누워 있는 반데크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반데크 님.”

 

“조, 조금만.”

 

“…….”

 

어색한 미소를 그리며 부탁하는 반데크의 모습에 진짜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바라보던 데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이레스에게 물었다.

 

“정말요?”

 

“응.”

 

이레스는 동쪽 경계선에 배치를 받고 생활하던 데인이 그레이즈 가문으로 돌아오자마자 몬스터의 숲으로 끌고 와 반데크와 짝을 이루게 해주었다.

 

익스퍼드 중급에서 상급의 경지에 오르고 물의 정령인 라크를 중급 정령으로 진화시킨 그였지만 아이언 나이트와 싸우게 된다면 위험할 가능성이 많았기에 오러나이트 경지에 오른 데인과 함께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레스가 다시 한 번 데인과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매일 수련하는 너와는 다르게 저놈은 두 여자와 매일 놀거든.”

 

“……에이씨!”

 

무시하고 휴식을 취하려고 해도 자신을 아주 내리 깔보는 발언에 반데크가 작게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레스는 천천히 자세를 잡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중검을 땅에 박고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롱소드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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