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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85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5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85화

85화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4)

 

 

 

 

이럴 줄 알았으면 투석기 탄환을 전부 놔두고 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투석기 탄환을 쏟아 냈더라면 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줬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아공간에는 군량이 그득하다.

불태우려는 군량을 모조리 챙긴 탓이다.

4천 명의 병사가 먹을 군량이었기에, 넉넉하게 개인 지급 했음에도 아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보급창고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됐다! 후회하지 말자!

굶으면서 싸우는 것보다야 낫지.

헤로드 소드를 왼손으로 바꿔 쥐고서 바닥에 놓인 단창을 집어 들었다.

기사들이 올라오기 전까지 숫자를 줄여 두는 게 유리하니까.

말을 타고 올라오는 기사들에게 화살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투두둥! 투둥!

 

“진격! 진격하라!”

 

그럼에도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은 화살 세례에 굴하지 않고 꾸역꾸역 올라온다.

화살이 갑옷에 맞아 사방으로 튕겨난다.

몇 마리의 말이 마갑으로 보호되지 않는 다리에 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차아!”

 

내공을 담아 단창을 힘껏 뿌렸다.

푸르게 빛나는 창날을 발견한 기사가 롱소드로 쳐냈다. 그러나 방향만 바꾸었을 뿐 다른 기사의 가슴에 깊숙이 틀어박혔다.

어쨌거나 한 놈 해치웠으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엘튼의 기사들이여! 프레하 제국의 기사를 공격하라!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존슨 자작이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쇠공이 달린 모닝스타를 쳐들고 소리쳤다.

 

<엘튼 제국의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프레하 제국군을 죽여라!>

 

타이밍 좋게 반데라스 자작의 음성이 튀어나왔다.

화살을 날리던 아군 병사들이 일제히 검과 창을 움켜쥐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굳이 화살을 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와아아아! 진격하라! 진격하라!]

 

산 위에 배치되었던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뛰어 내려온다.

 

“준비하라!”

 

존슨 자작이 모닝스타를 움켜쥐고 크게 소리쳤다.

뒤에서 날아오던 아군의 화살이 그친 것을 확인하고서, 존슨 기사단을 비롯한 나머지 기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은 거의 코앞에까지 접근한 상태.

그러나 아군 기사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있다고는 해도, 높이에 의한 약점은 극복한 상황이었다.

 

“죽어랏!”

 

잔뜩 충혈 된 눈으로 롱소드를 내리찍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아까 내가 던진 단창을 쳐냈던 인물이었다.

마나 블레이드를 품은 롱소드가 빠른 속도로 나를 노린다. 하지만 나는 놈의 공격에 맞서기보다 헤로드 소드를 두 손으로 쥐고서 발차기를 날렸다.

 

뻐억!

 

“히히히히힝!”

 

갑옷으로 보호되는 발에 턱을 걷어차인 전투마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앞다리를 버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이, 이런!”

 

말이 허우적거리는 바람에 허공에 칼질한 기사가 당혹성을 흘렸다.

빈틈투성이인 기사의 가슴을 노리고 헤로드 소드를 빠르게 찔렀다가 빼냈다.

 

츠걱!

 

“어억!”

 

금속음이 갈리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억눌린 신음을 흘리면서 힘없이 전투마에서 떨어지는 기사.

헤로드 소드를 회수하고서 주인을 잃은 전투마의 목에 상처를 내주고 살기를 증폭시켰다.

 

“히히히힝!”

 

겁에 질린 전투마가 펄쩍 뛰더니 몸을 돌려서 도망치려 했다.

 

“미친!”

 

뒤에 있던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당황한 얼굴로 롱소드를 휘둘러 전투마의 머리를 쪼개 놓았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그렇게 한 눈 파는 사이, 빠르게 접근해 팔을 절단해 버렸다.

 

스각!

 

“아악! 내 팔! 내 팔이!”

 

비명을 지르면서 허둥대는 기사의 옆구리에 헤로드 소드를 깊이 담갔다가 빼냈다.

그러고는 기사를 끌어내리고 전투마 위에 올라탔다.

 

“푸륵! 히히히힝! 푸르륵!”

 

잠시 반항하던 전투마는 두 다리로 압박을 가하자, 힘겨운 소리를 내다가 이내 온순해졌다.

그러는 동안에도 나에게 전투 도끼를 휘두르던 프레하 제국 기사의 팔목을 끊어 놓아야만 했다.

 

“옆으로!”

 

젠장!

습관처럼 말로 명령을 내리다가 왼손으로 고삐를 잡아당겼다.

칼립이라면 내 말을 듣고 곧바로 반응했을 건데, 이 녀석은 칼립이 아니다.

고삐를 당겨서 말머리를 돌려야 하는 불편함…

어쨌든,

적의 말을 빼앗아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에게 마구 헤로드 소드를 휘둘렀다.

전투마에 탄 기사들은 모조리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었으니까.

 

“우욱! 하, 함께 공격하라!”

 

무차별 공격에 나를 상대하던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소리를 질렀다.

노란색 깃털로 투구를 장식한 기사다.

그렇다는 것은 부단장의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

파상적인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더 강한 힘으로 상대하는 수밖에 없겠다.

 

“으아압!”

 

기합성과 함께 헤로드 소드를 머리 위에서 회전시켜 그대로 내리찍었다.

원심력의 도움까지 받은 헤로드 소드가 푸른 궤적을 그려내는 동안에 상대 역시 롱소드로 맞대응해 왔다.

 

바우웅!

카앙!

 

“으헙!”

 

예상보다 강한 파괴력에 놀랐는지 상대가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롱소드와 맞부닥 치면서 튕겨 나온 헤로드 소드의 손잡이를 다시금 꽉 움켜쥐고 그대로 내리쳤다.

전투마를 타고 벌이는 난전에서는 기교보다는 강력한 힘으로 승부 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상대해야 하는 건 눈앞의 기사뿐만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단전의 내공을 더욱 끌어올려 힘을 보탰다. 약간은 비효율적이더라도 빨리 끝내는 편이, 오히려 힘을 아끼는 방법이기도 하니까.

 

투캉!

 

“무식한…….”

 

헤로드 소드를 받아낸 상대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주절거린다.

놈의 칭찬(?)을 무시하고 롱소드를 쳐내는 것과 동시에 관자놀이 부근을 후려쳤다.

 

터엉!

 

투구가 구겨지면서 핏물과 함께 눈알이 툭 튀어나온다.

끔찍한 광경에 속이 느글거린다.

그러나 한가하게 헛구역질이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프레하 제국 기사의 수는 아직도 많다.

앞을 가로막는 프레하 제국 기사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등에 헤로드 소드를 쑤셔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우워어어어!”

 

카강! 캉!

 

괴성과 함께 모닝스타를 미친 듯이 휘두르는 존슨 자작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건 단순히 우연만은 아니다.

그가 상대하는 기사를 해치우기 위해서 다가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존슨 자작이 상대하는 기사는 붉은 깃털로 투구를 장식하고 있었다.

기사단장이라는 의미.

그러니 존슨 자작이 저렇게나 힘겹게 싸우는 것이다. 존슨 자작의 실력도 상당한 편이다. 중급 소드 익스퍼트의 수준을 개척한 인물이니까.

하지만 그가 상대하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은 적어도 존슨 자작보다 한 수 위의 실력으로 보인다. 롱소드에 맺힌 마나 블레이드의 수준으로 봤을 때 상급 소드 익스퍼트의 수준인 듯하다.

그럼에도 막상막하의 싸움을 벌일 수 있다는 건, 상대보다 강한 근력과 튼튼한 모닝스타 덕분이라고 봐야겠다.

하지만 존슨 자작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느껴진다. 상대의 롱소드를 쳐내는 것이 반 박자씩 늦어지고 있었으니까.

 

“하아!”

 

존슨 자작을 구원하기 위해서 전투마의 배를 걷어찼다.

그 순간,

 

“받아라!”

 

쉬익!

 

악에 받친 고함과 함께 날아드는 워해머.

한국의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망치에, 자루만 길게 만든 것 같은 무식한 흉기가 나의 머리를 노린다.

장병기에 실린 위력을 만만히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확률이 높다. 원심력을 최대로 이끌어 내서 휘둘러 오는 힘은 무시할 수 있을 만한 게 아니니까.

 

“차압!”

 

충돌의 순간에 헤로드 소드를 잡은 팔에 살짝 힘을 빼고 옆으로 밀어내면서 손목을 비틀었다.

 

터엉!

 

“이, 이런!”

 

워해머로 공격해 왔던 기사가 당혹성을 흘리면서 허우적거린다.

진룡검법의 일곱 번째 초식인 신룡청경(神龍聽經)의 일부를 끊어서 사용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화접목(移花接木)의 수법만 빌려서 내공을 사용해 힘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기사 녀석은 워해머를 휘두른 자신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세가 무너졌다.

훤하게 드러난 가슴에 헤로스 소드를 깊숙이 집어넣었다가 빼냈다.

 

츠걱!

 

“크어헉!”

 

괴상한 신음을 흘리며 전투마에서 떨어지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히히힝! 히히히힝!”

 

꽈득! 꽈드득!

 

“아악! 으아악!”

 

놀란 말이 짓밟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진 기사는 말발굽에 짓밟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고야 말았다.

놈이 피 떡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런!”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야 할 때다.

존슨 자작이 점점 더 밀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니 한 시가 급하다.

 

“끼랴아!”

 

왼손으로 고삐를 쥐고서 다시 전투마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자 전투마가 주변 상황을 무시하고 앞으로 달린다. 다행스럽게도 아군 기사가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을 붙들고 있어서 더 이상의 방해는 없었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이 이제는 아예 망치질하듯이 존슨 자작을 내리치는 중이다.

존슨 자작의 커다란 투구를 금방에라도 짓뭉개 버릴 듯한 위기의 순간.

기합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적 기사단장의 등을 노리고 헤로드 소드를 횡으로 베어 갔다.

 

스아아악!

 

“어딜!”

 

카앙!

 

“우웃!”

 

깜짝이야!

설마 암습을 눈치 채고 막아 내기까지 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분명 등에 접근할 때까지 눈치 채지 못한 것처럼 보였는데 말이다.

이거 만만하게 볼 인간이 아닌 듯싶다.

다시 말머리를 돌려 적 기사단장과 마주 섰다.

 

“푸륵! 푸르륵!”

 

내가 탄 전투마가 투레질을 하며 앞발로 땅바닥을 고른다.

본능적으로 적 기사단장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면 적 기사단장이 타고 있는 전투마와 알고 있기에 긴장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내가 탄 전투마가 도망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뒤를 공격하다니, 지저분한 자식! 곱게 죽이진 않으리라!”

 

투구 덮개를 올린 적 기사단장이 눈을 부릅떴다.

씹어 죽이겠다는 듯 이를 바득바득 갈아대는 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등신… 네 놈 말투가 더 지저분하거든?”

 

그러나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연극배우도 아니고 저런 식의 말투라니 황당한 놈이 아닐 수 없다.

 

“…혓바닥을 잘라 주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적 기사단장이 투구 덮개를 내린다.

얼굴 따위 궁금하지 않았는데, 굳이 투구 덮개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뭐하는 짓인지…

 

“끼랴아!”

 

곧바로 전투마의 배를 걷어찼다.

놈이 뭔가 폼을 잡으려는 것 같은데 눈꼴시어서 못 봐주겠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

 

느긋하게 투구덮개를 내리던 적 기사단장이 다급하게 자세를 잡으면서 소리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헤로드 소드는 벌써 허공을 가르고 나아가 놈의 머리통을 노렸다.

 

“이잇!”

 

인상을 쓰면서 방패를 들어 올리는 적 기사단장.

놈의 방패에 짙은 푸른빛에 물든다. 반드시 막아 내겠다는 집념이 느껴지는 마나 운용이다.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힘껏 방패를 쪼갤 듯이 내리쳤다.

 

콰앙!

 

방패를 내려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말안장에서 슬쩍 몸을 띄웠다.

적 기사단장이 방어에 성공하는 즉시 롱소드로 찌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반응을 뻔히 보면서도 당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패와 충돌한 탓에 나의 상체는 공격하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쉬익!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로 스치고 지나가는 적 기사단장의 롱소드.

그러는 동안에도 나의 몸은 앞으로 나가면서 회전을 이어갔다. 고개를 돌려 적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회전하는 상태에서도 상대를 정확하게 포착해 헤로드 소드를 수평으로 갈랐다.

 

스가가각!

 

말의 몸체와 적 기사단장의 오른쪽 정강이를 갑옷째 베었다.

 

촤악!

 

핏물이 왈칵 튀어나와 착지하는 나의 갑옷을 더럽혔다.

 

“히히히힝!”

 

마갑과 함께 몸통을 길게 베인 적 기사단장의 전투마가 울부짖으면서 앞발을 들어 올린다.

 

“우와악!”

 

당혹성을 흘리는 적 기사단장.

그런 와중에도 훌쩍 몸을 띄워 공중제비를 돌면서 허공을 날았다.

적 기사단장은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돌면서도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대단한 전투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슬쩍 뒤로 물러나자, 적 기사단장이 롱소드를 고쳐 쥐면서 바닥에 착지했다.

 

턱!

 

“어억!”

 

적 기사단장이 당혹성을 흘리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물러났던 나는 그대로 전진하면서 쓰러지는 적 기사단장의 목을 쳤다.

 

츠각!

 

오른쪽 다리가 정강이에서부터 뭉텅 잘려나간 것을 느끼지 못한, 적 기사단장의 결정적인 실수다.

뭐…

알았다고 해도 당했겠지만.

 

“프레하 제국 기사단장의 목을 베었다!”

 

둥실 떠오르는 투구의 붉은 깃털 장식을 손으로 움켜쥐고서 높이 들어 올렸다.

내공을 담아 소리친 까닭에 난전 중에서도 내 목소리가 똑똑히 전해졌을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러 뛰어들었던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순간적으로 주춤하는 게 느껴진다.

 

“나머지 놈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빠르게 해치우고 놈들의 본진을 공략한다!”

 

존슨 자작이 숨을 헐떡이는 걸 발견하고서 대신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적 기사단장의 머리통을 집어 던지고, 부하들과 싸우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에게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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