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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74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8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74화

74화 끝나지 않는 전쟁(4)

 

 

 

 

 

“…죽여 버리겠다.”

 

전신을 부르르 떠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

제대로 화가 난 듯 보인다.

놈이 빠져나온 탓에 반데라스 자작이 조금 여유를 찾은 것 같아 다행이다.

물론, 그 사이 다른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덤벼드는 바람에 쉬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이 정도면 위기에서 구해준 거 맞겠지?

 

“주댕이 그만 나불대고 덤벼.”

 

간단한 도발에 반쯤 눈깔이 돌아 버린 상대를 폭발시키는 건 너무 쉽다.

왼손으로 강아지 부르듯 검지를 까딱거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빌어먹을 자식!”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이 욕설과 함께 달려든다.

방패를 앞세우고서 오른손에 쥔 롱소드를 머리 위에서 크게 회전시킨다.

원심력을 더해서 강력한 일격을 날리겠다는 생각일 거다.

 

“우워어어어!”

 

놈이 미친놈처럼 괴성을 지르면서 롱소드를 내리쳐 온다.

잔뜩 흥분한 상태.

오른발에 비룡보법 토룡출세(土龍出世)의 수법으로 내공을 폭발시켰다.

 

파앙!

 

“허엇!”

 

내가 순간적으로 몸을 피하자, 적 기사단장이 헛바람을 집어삼킨다.

쳇!

확실히 단장급 정도 되면 다르다는 건가?

헛손질로 균형을 잃을 줄 알았는데, 금세 자세를 회복하고 다시금 공격을 이어 온다.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이거지?

혼자서 반데라스 자작과 두 명의 호위기사를 상대하던 인간이다.

애초부터 쉬운 상대일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제대로 상대해야 할 정도의 강자(强者).

현재의 내 수준에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하앗!”

 

적 기사단장이 살기(殺氣)를 담아 기합성을 발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강렬한 기합성.

헤로드 소드로 가슴을 보호하다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아래쪽으로 후려쳤다.

 

투캉!

 

“얍삽한 자식…….”

 

기가 막혀서 허탈한 음성으로 말했다.

놈은 공격할 것처럼 기합을 내지르고는 한 박자 늦게 치고 들어왔다.

그마저도 가슴을 노리는 척하더니 허벅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이 자식!

나만큼이나 얍삽하다.

기사라는 족속들은 원래 고리타분한 놈들 아니었어?

 

“흥!”

 

적 기사단장이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 롱소드를 휘둘러 온다.

헤로드 소드를 머리 위로 들어서 놈의 롱소드를 받아 내는 수밖에 없었다.

 

카앙!

 

충돌의 순간에 무릎을 굽히면서 충격을 분산했다.

그러고는 헤로드 소드의 손잡이를 비틀어 잡았다. 진룡검법 제 팔 초식 신룡신요(神龍伸腰).

내공을 순간적으로 폭발시켜 충격을 가하는 수법이다.

 

투캉!

 

“으응?”

 

롱소드가 퉁겨나자 적 기사단장은 놀란 기색이 가득한 탄성을 발했다.

충격을 받아 놀라워하는 와중에도 방패로 가슴을 가리면서 차징(Charging) 공격을 감행하는 적 기사단장이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아닐 수 없었다. 당황한 와중에도 이런 식의 임기응변을 발휘할 수 있다니!

헤로드 소드를 휘둘러 방패를 밀어내기에는 공간이 부족하다.

오른손을 검 자루에서 떼어 방패를 가로막았다. 그러고는 상체를 비틀었다가 오른발을 반 보 내딛으면서 진각을 밟았다.

 

꾸웅!

 

진각을 밟으면서 발생한 힘이 허리를 지나면서 급격히 힘이 증가한다.

상체를 틀면서 진각으로 발생한 힘에 육체의 힘까지 더해서 손바닥으로 방패를 밀었다.

발경(發勁)의 수법.

 

투확!

우드득!

 

손바닥을 통해 상대의 뼈가 으스러지는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끄읍! 어, 어떻게?”

 

방패를 쥐었던 왼팔을 덜렁거리면서 물러나는 적 기사단장.

아마도 처음 당하는 종류의 공격이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듯싶다.

물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 따윈 당연히 없다.

발경의 수법으로 공격이 성공하기 무섭게 두 손으로 헤로드 소드의 검자루를 움켜쥐었다.

상대의 머리를 노리고 그대로 내려쳤다.

 

카앙!

 

“컥!”

 

적 기사단장이 나의 공격을 받아 내면서 신음을 터트렸다.

두 손으로 내리치는 검을 한 손으로 버티려면 죽을 맛일 거다.

멈추지 않는다.

상대가 물러나는 만큼 뒤쫓아 가면서 연달아 내려치기를 반복했다.

 

카앙! 캉! 카강! 캉!

 

“으으윽! 빌어먹으을!”

 

절망스러운 음성으로 소리 지르는 적 기사단장.

상대가 절망하거나 말거나 나는 다시 한 번 헤로드 소드를 내려쳤다.

 

카앙!

 

충격 때문에 놈의 상체가 뒤로 젖혀지는 순간, 발차기를 복부에 쑤셔 박았다.

 

터엉!

 

“커흑!”

 

답답한 신음을 흘리면서도 롱소드를 휘둘러 오는 적 기사단장.

헤로드 소드로 손쉽게 공격을 걷어 내는 동시에 그대로 곧장 내질렀다.

 

츠걱!

 

갑옷을 뚫고 들어가는 헤로드 소드의 검 끝.

가슴뼈를 가르는 감촉이 생생하다.

 

“끄으으으…….”

 

자신의 가슴에 박힌 헤로드 소드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는 적 기사단장.

 

“좋은 승부였…….”

 

가가각!

 

“컥!”

 

뭔가 말하려는 상대의 가슴에서 헤로드 소드를 뽑았다.

멋을 부려 보고 싶은 모양이지만, 시체로 변할 인간의 얘기 따위에 관심 없다.

놈을 해치우고 몸을 돌렸을 때,

 

“쯧…….”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아군 기사들을 보면서 한심함을 느끼고 말았다.

이해는 된다.

시즈 타워에서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빈자리를 메우면서 계속 튀어나오고 있으니까.

 

“썩을!”

 

쓰게 한마디 내뱉고서 다시 반데라스 자작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에 걸리적거리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를 무차별 공격하면서 말이다.

 

“죽어라! 죽어! 죽어 버려!”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반데라스 자작을 공격하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나는 녀석의 뒤로 다가가 헤로드 소드로 머리통을 쪼개버렸다.

 

빠캉!

 

뜨거운 김을 피워 올리면서 피와 뇌수를 쏟아 내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윌슨 단장, 고맙……!”

 

지친 음성으로 말하던 반데라스 자작이 눈을 크게 뜨고는 나에게 검을 휘두른다.

그럼에도 난 멈추지 않고 반데라스 자작을 향해 헤로드 소드를 찔러 갔다.

한 손 찌르기였다.

나머지 손으로는,

 

투웅!

 

반데라스 자작의 롱소드를 손바닥으로 쳐내야 했으니까.

 

“더헙!”

 

억눌린 신음이 튀어나왔다.

반데라스 자작이 아니라, 그의 뒤에서 암습을 가하려던 프레하 제국 기사의 입에서 말이다.

그제야 뒤를 돌아보는 반데라스 자작.

암습하려던 적 기사의 목에 헤로드 소드가 박혀 ‘꺽꺽’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는 얼굴에 핏기가 빠진다.

 

“아! 미안하네, 윌슨 단장! 난 또…….”

 

“괜찮습니다.”

 

겸연쩍은 얼굴로 사과하는 반데라스 자작에게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말로써 암습을 경고했어도 되었지만, 일부러 직접 손을 쓴 거다. 그래야 목숨을 구해 주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부턴 제가 사령관님을 호위하도록 하겠습니다.”

 

헤로드 소드를 회수하고 반데라스 자작의 곁에 자리를 잡고서 말했다.

 

“고맙네! 든든하군. 윌슨 단장!”

 

“별말씀을.”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로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다.

 

‘나는 당신의 아군이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 주기 위해서다.

지친 듯 보였던 반데라스 자작이 어깨를 펴고 검과 방패를 들었다.

그러고는 숨을 크게 빨아들였다.

그의 몸에서 기운이 이동하는 게 느껴진다.

아마도 아군 기사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려는 모양이다.

 

“뱅크스 요새의 기사와 병사들이여! 더러운 프레하 제국의…”

 

뿌우우우! 뿌우우우!

 

하지만 반데라스 자작의 호기로운 외침은 이어질 수 없었다.

적이 퇴각 나팔을 불어대는 바람에 분위기를 망친 탓이다.

 

“…죽여라! 프레하 제국 놈들을 죽여!”

 

분위기를 망친 그는 잔뜩 성난 음성으로 크게 소리쳤다.

 

***

 

“진정… 진정 죽었단 말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아아…….”

 

잉젤거 백작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장벽 위에서 쏟아지는 투석기 탄환에 앙부아즈 백작이 깔려 죽는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두 눈으로 보았음에도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껏 수많은 전장을 같이 해오면서 친구인 앙부아즈 백작의 용맹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그였다.

이제는 가망 없다고 생각했던 전투에서도 앙부아즈 백작은 기적처럼 승리를 일궈왔다.

야만인들이 겹겹이 포위한 상황에서도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활로를 뚫었으며, 이종족과의 전투에서도 광기와 같은 용맹을 발휘해 승리를 만들어 냈던 인물이다.

그런 앙부아즈 백작이 고작, 장벽 위에서 쏟아지는 돌덩이에 깔려 죽임을 당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프레하 제국의 사령관이 죽었다! 나 윌슨의 손에 죽었다!>

 

애써 현실을 부정해 보지만, 장벽 위에서 아련하게 들려오는 적의 외침.

 

“아… 아, 아! 알랭! 알래엥!”

 

앙부아즈 백작의 죽음을 확인시키는 외침에 잉젤거 백작은 친구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막았어야 했는데… 이번만큼은 말렸어야 했는데!’

 

잉젤거 백작은 이미 늦어 버린 후회가 물밀 듯이 몰려들었다.

아니,

그만큼 앙부아즈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기적처럼 살아서 되돌아왔던 친구였기에 믿었다.

장벽의 문을 직접 파괴하겠다는 걸 한 차례 말렸기에 두 번은 말릴 수 없었던 것도 이유다.

앙부아즈 백작이 정예 기사들과 함께 배터링 램(Battering ram)을 전투마에 연결해 성문을 공략한 게 한두 번도 아니었고 말이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윌슨!’

 

잉젤거 백작은 자신의 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내버린 존재의 이름을 머리에 새겼다.

 

빠드득!

 

증오를 담은 눈으로 뱅크스 요새의 장벽을 노려보았다.

또다시 투석기 탄환을 밑으로 쏟아 내면서 아군 병사를 짓이겨 대는 혐오스러운 광경이 연출되었다.

 

‘놈들에게 뛰어난 책략가가 있어! 지략에서부터 우리의 패배다!’

 

주먹을 꽉 움켜쥔 채로 잉젤거 백작이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짓씹었다.

마치 자신들이 공격할 것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장벽의 문을 철통처럼 방어할 줄이야!

손바닥 위에서 꿈틀거리는 벌레 신세와 다를 바 없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놈들의 손아귀에 놀아난 셈.

 

“퇴각 명령을 내려라! 퇴각 나팔을 불어라!”

 

잉젤거 백작은 눈을 치켜뜨고서 씹어뱉듯이 명령을 내렸다.

 

뿌우우우! 뿌우우우!

 

***

 

“놈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마라! 경계를 철저히 하고 경계병 이외의 병력은 휴식을 취하라!”

 

반데라스 자작이 멀찌감치 물러나는 프레하 제국의 병력을 노려보면서 명령을 내렸다.

놈이 물러가는 동안에도 뱅크스 요새의 병력은 쉬지 않고 화살을 날려 피해를 강요했다.

가장 큰 활약을 펼친 것은 캐터펄트였다.

시즈 타워에 대한 공격에선 무력한 모습을 보였으나,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보여 주었다.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에는 원래부터 뱅크스 요새를 방어하던 병력의 힘이 컸다.

트레뷔셰에 사용하는 돌과 달리, 그들은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돌을 구분해서 사용했다.

적과 떨어진 거리에 맞춰 돌의 숫자를 달리해 거리를 조절해 가면서 공격을 퍼부었다.

덕분에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되었지만, 그에 따른 희생도 컸다.

프레하 제국 진영에서 캐터펄트를 운용하는 병사들에게 집중적으로 화살을 날려 댔기 때문이었다.

필연적으로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뱅크스 요새가 적의 대형 투석기 공격을 대비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가 적은 지형이라 트레뷔셰에 사용할 탄환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군이 쏘아 보낸 돌들을 모아서 그물에 담아서 쏘아 보낼 수도 있는 일이다.

비인간적인 얘기지만, 죽은 말이나 인간의 시체를 탄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내가 고민할 게 아니라, 내 옆에서 쉼 없이 떠들어 대는 반데라스 자작의 몫.

 

“사령관 각하!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그에게서 한걸음 물러나 군례를 올렸다.

 

“오! 윌슨 단장! 고맙네. 수고가 많았어.”

 

진심이 묻어나는 얼굴로 나의 어깨를 두드리는 반데라스 자작이었다.

이것으로 조금은 그에게 신뢰를 얻은 것 같기는 하다.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이것으로 조금쯤 나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누그러졌기를 바란다.

부하들이 지키는 위치로 걸음을 옮겼다.

거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부하들의 상태가 한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지쳐 보이긴 해도 죽은 놈들은 없는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부하들을 관찰하던 나는 급하게 뛰어 오는 코너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를 똑바로 바라다보면서 뛰어 오는 중이다. 반데라스 자작이 아닌, 나에게 할 말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헉, 헉! 윌슨! 통신, 본진에 통신… 헉, 허억, 헉! 크, 큰일…….”

 

“숨부터 골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놈에게 숨을 고르라고 말을 하면서도 대답을 재촉하고 말았다.

제국에서 통신이 들어왔다는 얘기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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