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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150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4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50화

#150화 연설

 

 

 

 

 

“안녕하십니까, 전 세계의 헌터 여러분들. 저는 선우영입니다. 부디 채널을 돌리지 말고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선우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최초로 나타난 S급 게이트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큰 위기가 우리에게 왔습니다.”

 

선우영은 침을 삼켰다.

 

“S급 게이트 몬스터는 강력하며, 국제 길드의 힘만으로 닫는 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전 세계에 있는 S급 헌터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선우영은 간절히 호소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사람들.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사람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는 사람들.

 

모두가 영상 속 선우영의 말에 집중했다.

 

“S급 몬스터와 싸우는 건 두려운 일입니다. 전대미문의 사태에 모두가 두려워하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공포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선우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인류는 수많은 공포와 싸워 이겨왔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공포와 싸워 이겨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싸우길 포기하고 뭉치지 않는다면, 내일의 번영은 없습니다.”

 

그는 점점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오늘 우리가 뭉치지 않는다면, 그동안 인류가 이룩해왔던 모든 것들…… 자유, 사랑, 후손들의 미래.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소중한 것들을 위해 싸웁시다. 소중한 것들을 지킵시다.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선우영은 고개를 숙였다.

 

“부디 우리와 함께 S급 게이트를 무찔러 주십시오. 소중한 것들을 위해 싸워주십시오.”

 

그의 연설은 끝났다.

 

방송이 종료되고.

 

한동안 정적이 주변을 맴돌았다.

 

선우영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뚝뚝뚝.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공기가 피를 차갑게 식히는 기분이 들었다.

 

선우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였다.

 

치지직.

 

군인들의 무전으로 소식을 전해왔다.

 

 

 

 

 

- 일본의 S급 헌터들이 돕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 이탈리아의 헌터들이 합류 의사를 밝혔습니다.

 

- 콩고의 헌터들이 돕겠답니다.

 

- 남미 국가 헌터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답니다.

 

 

 

 

 

선우영을 돕겠단 사람들이, 소중한 걸 지키겠단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함께하겠단 소식을 보내왔다.

 

 

 

 

 

* * *

 

 

 

 

 

S급 게이트.

 

그 앞에 500명 이상의 헌터들이 모였다.

 

군대도 집결했다.

 

선우영이 모두에게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1위가 자신들에게 부탁한다는 의미가 뭔지 알고 있었다.

 

S급 게이트 브레이크가 터지면 세계가 전대미문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단 의미겠지,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막아야 한다.

 

그러기에 뭉쳤다.

 

선우영의 연설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헌터들은 S급 게이트를 바라봤다.

 

게이트에 들어가면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진다. 금방 익숙해지니 별문제가 안 됐다.

 

하지만.

 

S급 게이트는 들어가기도 전부터 그 흉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저런 게이트는 여태껏 없었다.

 

도대체 어떤 몬스터가 있길래, 들어가기도 전부터 이런 흉흉한 기운을 풍긴단 말인가.

 

헌터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모두가 살아남는단 보장은 없다.

 

죽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머릿속에서 가족들이 아른거렸다. 저런 흉흉한 게이트에 들어가긴 싫지만, 동시에 S급 게이트를 닫지 못하면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단 생각에 도망치지 않았다.

 

헌터들은 무선 이어폰을 받았다. 각자 다른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기 위해서였다.

 

곧이어 헌터들이 S급 게이트로 들어갔다.

 

군인들은 그들에게 경례했다.

 

마음 같아선 돕고 싶지만, 평범한 사람은 S급 게이트에 들어가자마자 즉사할 수 있는 환경이라 그저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꼭 무사히 돌아오십시오.’

 

군인들은 속으로 헌터들을 응원했다.

 

스르륵.

 

S급 게이트 내부로 들어온 선우영.

 

공기에서 역한 기운이 짙게 풍겨 속이 울렁거렸다.

 

그건 다른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제길, 무슨 기운이….”

 

“이런 환경 속에서 몬스터들과 싸워야 한단 건가?!”

 

콰아왕.

 

근처에 있던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다 못해 불꽃을 두른 암석을 토해냈다.

 

그게 헌터들을 향해 날아왔다.

 

정운이 나섰다.

 

휘익.

 

그림자를 하늘로 높이 날려 넓게 펼쳤다.

 

거대한 방패처럼!

 

암석은 그림자에 부딪히고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덕분에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콰르릉.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

 

그림자는 그것들까지 모두 막아냈다.

 

헌터들은 감탄했다.

 

“오호, 소문은 들었지만 역시나 대단하군요.”

 

“최연소 S급 헌터, 정운!”

 

정운은 어깨를 으쓱이며 선우영을 바라봤다.

 

자기 어떠냐는 모습.

 

기죽은 모습이 하나 없는 표정.

 

선우영은 피식 웃으며 정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잘했다. 이 녀석아!”

 

그들은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갔다.

 

흘러내리는 용암을 조심하며, 벼락과 암석을 피했다.

 

그리고 얼마를 걸었을까.

 

쿵쿵쿵.

 

지축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마어마한 진동.

 

땅바닥을 굴러다니는 돌이 진동 때문에 위로 떠 올랐다가 떨어지길 반복했다.

 

“크르르.”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헌터들은 움찔했다.

 

지금까지 봤던 어떤 녀석들보다 덩치가 커다랗다. 고개를 이렇게까지 위로 젖혀야 했던 적은 처음이었다.

 

“아바돈!”

 

선우영은 몬스터의 이름을 불렀다.

 

전신이 비늘로 덮여 있는 거인.

 

낫처럼 생긴 날개와 날카로운 눈동자가 특징이었다.

 

“크아아악!!”

 

아바돈은 비명인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를 내질렀다.

 

얼마나 날카로운 음성이던지, 헌터들은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끔찍하다.

 

어떻게 저런 소리는 내는 생명체가 존재한단 말인가.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 같다.

 

쿵쿵쿵.

 

아바돈이 헌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떤 녀석은 지상을 날아서 헌터들을 향해 돌격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S급과 필적하는 몬스터.

 

그 숫자가 1,000마리나 됐다.

 

머릿수는 헌터들이 밀렸으나, 선우영은 모두에게 지시를 내렸다.

 

저 무시무시한 녀석들한테도 약점은 있었다.

 

날개가 돋아난 부분.

 

발목과 겨드랑이

 

목과 얼굴.

 

이 부분은 비늘로 덮여 있지 않아 공격이 잘 통했다.

 

선우영은 이 부분을 헌터들에게 무선 이어폰으로 설명해줬다.

 

“쿠아아악!!”

 

선두를 달리던 아바돈이 헌터들을 덮치려는 순간, 어떤 헌터가 앞장서서 놈에게 달려들었다.

 

방패도 무기도 없는 맨몸.

 

그러나 그의 육체는 강철로 되어있었다.

 

퍼어엉!!

 

사내의 주먹이 아바돈들의 안면을 가격했다.

 

쿠우웅.

 

얼마나 강력한 일격이던지.

 

덩치가 산만 했던 아바돈 한 마리가 뒤로 자빠졌다.

 

사내는 강철 주먹을 깡깡 두들겼다.

 

“하! 이깟 놈들 무서울 게 뭐야? 다 덤벼라, 이 김철수 님께서 전부 상대해주마.”

 

김철수.

 

그가 선두로 나섰다.

 

“탱커가 가장 앞장서서 싸울 테니, 딜러들은 맘 편히 싸우셔들!!”

 

김철수는 그리 외치며.

 

[도발] 스킬을 사용해 아바돈들의 어그로를 끌었다.

 

헌터들에게 달려들던 녀석들이 김철수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김철수는 대범하게 굴었다.

 

탱커는 배짱이다.

 

위험한 순간이야말로 탱커가 가장 앞장서서 나서야 할 때!

 

김철수를 향해 공격이 날아왔다.

 

거대한 주먹이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마치 세상의 종말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중압감이 온몸을 짓눌렀다.

 

하지만 김철수는 공세를 이리저리 피해냈다.

 

거의 본능의 영역이었다.

 

막지 못하겠다 싶은 건 몸을 웅크려 방어했다.

 

퍼억!

 

“이런, 씨….”

 

김철수의 입에서 거친 음성이 튀어나왔다.

 

‘더럽게 아프네.’

 

하지만 버틸만했다.

 

“덤벼라, 이 자식들아!!”

 

더욱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김철수. 그에게 어그로가 끌린 아바돈들의 돌격이 주춤해졌다.

 

기회였다.

 

선우영은 화염을 뿜어냈다.

 

검강과 호신강기.

 

그리고 황금빛의 갑옷.

 

맹화와 하나가 된 검강은 태양처럼 빛났다.

 

페일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나랑 싸울 때보다 더 강해졌어?! 고작 6개월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타닷.

 

선우영은 허공을 뛰었다.

 

그의 칼날이 아바돈들의 목을 베어냈다.

 

어마어마한 열기.

 

그 열기가 선사하는 저주 효과.

 

아바돈들은 그 고통에 허우적거렸다.

 

선우영은 김철수를 감쌌던 녀석들을 차례차례 베어내며, 뛰어난 위용을 자랑했다.

 

덕분에 정면으로 달려오던 아바돈들은 주춤했다.

 

조용석은 깃발을 만들었다.

 

S급이 된 그의 버프는 사람들의 실력을 확 상승시켰다.

 

헌터들은 버프 효과를 느꼈다.

 

방어력과 공격력.

 

모든 게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힘이 넘쳤다.

 

반면, 아바돈들은 디버프를 받아 전투력이 쇠약해졌다.

 

조용석이 강해진 만큼 디버프 효과도 높아졌다.

 

그는 하늘을 활공하는 아바돈들을 향해 오러로 만든 투창을 날렸다.

 

여러 개로 분열하는 투창.

 

그게 아바돈들의 목에 꽂혔다.

 

“컥!!”

 

아바돈들은 목구멍에 난 상처에서 피를 쏟아냈다.

 

그 양이 얼마나 많던지.

 

붉은 비가 내리는 듯하였다.

 

정운은 그림자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바돈들의 모가지를 잡아끌었다.

 

S급이 된 덕분에 더욱 크게 그림자를 늘릴 수 있었다.

 

지상으로 떨어진 아바돈들.

 

녀석들은 몸을 감쌌던 그림자를 뜯어냈다.

 

그 순간.

 

파지지직.

 

푸르른 섬광과 함께 백영희가 아바돈들을 향해 뛰었다.

 

그 모습은 한 줄기 벼락.

 

백영희는 스파크를 튀기며 아바돈들의 모가지를 검으로 베었다.

 

파지지직.

 

그때마다 아바돈들은 전기에 감점됐다.

 

온몸에 스파크를 튕기며 전신을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공격, 공격!!”

 

페일이 소리치며 달려들고.

 

헌터들이 아바돈을 향해 쇄도했다.

 

처음 합을 맞춰봤지만, 다들 어떤 식으로 싸울지 의논하지 않아도 척척 움직였다.

 

탱커는 몬스터들의 시선을 끌며 뭉쳐다 흩어지길 반복했다.

 

아바돈들이 누굴 노릴지 헷갈리도록 말이다.

 

그 틈을 이용해 원거리 공격으로 발목을 공격해 쓰러뜨렸다. 그러면 근거리 딜러들이 삽시간에 달라붙어 약점에 공격을 퍼부었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공격이었다.

 

그렇게 한 마리씩 간신히 처리해 나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피해가 없었던 건 아니다. 머릿수는 아바돈이 더 많았으니까.

 

“크아아악!!”

 

특히나 탱커들의 부상이 심했다.

 

아바돈들의 공세를 막아내고 회피하며 교란하는 일을 맡으니, 더욱더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선우영과 페일이 나섰다.

 

그 둘은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 자신들의 실력을 뽐냈다.

 

특히나 선우영의 공이 컸다.

 

열기만으로 몬스터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서, 존재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혹여나 다른 방향에서 아바돈들이 몰려온다 싶으면 운석으로 공격했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공격에 아바돈들은 수십 마리가 정리됐다.

 

시체가 되어 쓰러지는 아바돈들.

 

그 크기가 얼마나 커다란지 무너진 건물들을 보는 듯했다.

 

정운은 가지고 있는 포션으로 부상자들을 치료하였다. 그림자로 그들을 보호하고 적절히 대처하면서.

 

임기응변을 적절하게 잘 보여줬다.

 

“하아, 하아”

 

헌터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얼추 수백 마리는 죽인 듯싶은데, 아직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아바돈들이 남아있다.

 

그러함에도 승기는 헌터들에게 있었다.

 

쌓여가는 아바돈들의 시체.

 

“조금만 더 힘냅시다. 승리가 곧 눈앞에 있습니다.”

 

조용석이 그리 말하며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털어냈다.

 

그때였다.

 

쿵쿵쿵.

 

저 멀리서 어마어마한 덩치의 무언가가 움직였다.

 

산맥처럼 보였던 생명체.

 

그것이 누웠던 몸을 일으키며 날카롭게 좁혀진 동공을 보였다.

 

아바돈들보다 몇 배는 커다랬다.

 

녀석이 뿜어내는 위압감이 헌터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제기랄.”

 

방금까지 힘내자고 외쳤던 조용석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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