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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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3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08화
#108화 하드 캐리!!
정운의 그림자가 하늘로 치솟았다.
조용석의 버프 능력으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정운은 주먹을 꽉 쥐고 자신의 그림자에게 명령을 내렸다.
‘가서 띠를 가져와!!’
[알겠습니다.]
그림자가 독수리로 변신해 지상으로 하강했다.
속도가 재빨랐다.
“쳇!!”
헌터 2팀의 딜러들이 손바닥으로 그림자를 겨냥했다.
피휴웅.
오러를 쐈다.
헌터 2팀은 임주영의 부서답게 원거리 공격이 능숙했다.
휙휙휙.
그러나 그림자는 좌우로 빠르게 움직여 날아드는 오러를 전부 피해냈다.
“큭, 빠르다!”
2팀 헌터들이 신음성을 흘렸다.
디버프로 약해져 위력도 안 나오는데, 상대편은 버프로 강해졌다.
게다가 정운의 그림자 능력은 강력하다.
안 그래도 강한데 버프까지 받았으니, 아주 펄펄 날아다녔다.
쌔애앵.
그림자는 하강하여 2팀 헌터들의 정수리 부근에 도착했다.
그때였다.
그림자의 모습이 또 변했다.
무어라 설명하긴 힘든데, 무슨 문어발처럼 쫙 펼쳐지더니 헌터 2팀의 띠를 모조리 빼앗았다.
“엇, 내 띠가!!”
“이런 젠장.”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림자는 정운의 품으로 휘리릭 돌아갔다.
“좋았어. 월척이다!!”
정운은 그림자가 가져온 머리띠를 손에 쥐며 외쳤다.
순식간에 머리띠만 5개를 가져왔다.
신용한은 마이크를 쥐고 머리띠를 빼앗긴 직원들에게 소리쳤다.
“머리띠를 빼앗긴 사람은 대련장에서 내려오세요. 탈락입니다.”
기마와 기수 포함 20명이 대거 대련장에서 내려왔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탈락했다.
뼈아픈 손해였다.
황태석은 선우영을 바라봤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나오겠단 건가.’
제법 머리를 썼다.
조용석의 버프와 디버프 능력으로 무너지지 않는 벽을 만들고, 정운의 그림자 능력으로 공격한다.
안전한 곳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책략.
나쁘지 않다.
벽으로 세운 사람들이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 벽은 김철수와 백영희가 맡았군.’
둘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기수였던 백영희의 경우엔 다가오는 사람들의 띠를 빼앗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었다.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올렸다.
‘정운의 그림자 능력. 그 진가는 다양한 활용성에 있지.’
형태를 마음대로 바꾼다.
이건 큰 장점이다.
방패가 되어 정운을 지키고, 칼이 되어 적을 벤다.
그뿐만 아니라 원거리 공격도 된다.
전략적 유연성.
어떤 상황에서도 쓸모가 있다.
정운은 다시 그림자를 움직였다.
이번엔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그마한 쥐의 모양을 했다.
그림자는 요리조리 휙휙 움직여 사람들의 다리 사이를 지나다녔다. 워낙 작아서 아무도 그걸 알아채지 못했다.
5팀이 세운 벽을 무너뜨리려 안간힘을 쓰는 헌터들.
그들은 발밑으로 다가오는 그림자를 못 봤다.
스르륵.
쥐의 모양을 한 그림자가 또다시 모양을 바꿨다.
갑자기 거대화하더니 촉수가 되어 3팀 헌터들의 띠를 빼앗아 정운에게 날렸다.
“엇?!”
“내 띠가!!”
정운은 그걸 낚아챘다.
이번에 얻은 띠의 개수는 4개였다.
16명 탈락.
벌써 36명이나 대련장을 내려왔다.
정운의 그림자 하나 때문에!
황태석은 자기 직원들한테 지시를 내렸다.
“전원 뒤로 후퇴.”
임주영도 자기 헌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8명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아직 힘을 보탤 수 있었다.
“물러나서 원거리 공격에만 집중.”
진태호도 지시를 내렸다.
“기수는 머리띠를 사수하는 것에만 집중해라. 헌터 4팀의 뒤로 이동해라.”
지시는 유효했다.
그들은 근접 공격이 아닌 원거리 교전을 택했다.
헌터 4팀이 방어벽.
헌터 2팀은 원거리 공격 전담.
헌터 3팀은 2팀을 보호해주는 두 번째 방패 역할.
괜찮은 진세였다.
김철수는 신음을 흘렸다.
“큭!!”
상황이 반전됐다.
5팀에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사람은 정운뿐이다.
이렇게 원거리 교전에 돌입하면 아무래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피휴웅. 피휴웅.
날아드는 오러를 피하느라 벽을 섰던 5팀 헌터들이 조금씩 대열을 이탈했다.
몇몇 기마가 공격을 맞아 무릎을 꿇는 바람에 기마자세가 무너질뻔한 상황도 벌어졌다.
김철수는 선우영을 바라봤다.
눈빛을 교환한 그들.
선우영은 허락한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기마였던 김철수가 우렁차게 외치며 적군의 진세를 향해 달려갔다.
그의 기수 백영희는 자기 띠를 손으로 꽉 잡았다.
김철수는 몸을 강철로 바꾸었다.
몸통 박치기로 방어벽을 자처했던 4팀 헌터들의 넘어뜨렸다.
엄청난 돌진이었다.
성난 들소가 뿔로 적들을 들이박는 듯했다.
심지어 헌터 3팀도 무너뜨렸다.
놈들의 진세가 붕괴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철수는 스킬을 사용했다.
[도발]로 2팀과 3팀의 공격이 자신에게 쏟아지도록 유도했다.
도발에 걸린 헌터들은 김철수를 향해 스킬을 난사했다.
타다닷.
김철수는 공격을 피하며 대련장 끄트머리 쪽으로 달렸다.
도발에 걸린 헌터들이 그를 쫓아 달렸다.
놈들의 대형이 무너졌다.
도발에 걸린 녀석들은 김철수를 공격하는데 눈이 시뻘게졌다.
분노가 치솟아 냉정한 판단이 불가능했다.
“잠깐, 멈춰!!”
“정신 차려.”
임주영과 진태호가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닿는 일은 없었다.
놈들은 도발에 걸려 정신을 못 차렸다. 머리띠를 지켜야 한단 생각조차 못 하고, 그저 김철수를 공격하기에 바빴다.
정운은 그림자를 날려 도발에 걸린 헌터들을 노렸다.
스르륵.
그림자가 2팀과 3팀의 띠를 빼앗았다.
김철수는 도발을 풀었다.
도발에 걸린 사람들이 머리띠를 빼앗긴 상태에서도 계속 공격해 온다면 일이 귀찮아지니까.
“엇?!”
“아!!”
도발이 풀린 헌터들은 머리에 둘렀던 띠가 없어졌단 걸 알고 신음성을 흘렸다.
그들은 힘없이 대련장 아래로 내려왔다.
“큭!”
임주영은 미간을 살포시 찌푸렸다.
2팀이 전멸했다.
진태호도 표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였다.
조금 전, 상황으로 헌터 3팀은 절반 이상 탈락했다.
뼈 아픈 손실이었다.
황태석은 혀를 찼다.
원거리 공격 스킬은 매우 희귀하다.
그걸 중점적으로 기른 부서가 임주영의 2팀이었는데…….
‘흐음. 원거리 공격 수단이 사라졌군.’
황태석은 선우영을 쳐다봤다.
그는 씨익 웃었다.
선우영은 김철수의 도발 스킬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우리 쪽에도 도발 스킬 갖고 있단 걸 잊은 건 아니겠지? 선우영!!’
황태석은 곧바로 자신의 4팀에게 명령을 내렸다.
“돌격, 도발로 5팀의 대열을 무너뜨려!!”
그의 지시를 들은 4팀 헌터들.
그들은 [도발]을 걸기 위해 앞으로 돌격했다.
“정운!!”
선우영이 소리쳤다.
정운은 그림자를 날렸다.
돌격하는 4팀 헌터들의 띠를 빼앗았지만, 그 기세를 꺾지 못했다.
타닷.
이윽고 4팀 헌터들이 5팀의 진세에 도착했다.
놈들은 도발을 사용했다.
그 탓에 5팀의 진세가 붕괴하고 난전이 시작됐다.
이렇게 흘러가면 숫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 선우영도 불리하단 걸 알았다.
알았지만 동요하지 않았다.
애당초 진세만으로 승부를 낼 수 있다 생각지 않았다.
진세의 목적은 상대의 전력을 깎는 것!!
선우영은 입꼬리를 올렸다.
2, 3, 4팀의 연합 숫자는 5팀보다 3배나 많았다.
압도적인 차이.
그러나 지금은 끽해봐야 5팀보다 절반 정도 많다.
20명 vs 32명.
이 정도면 정면 대결도 할 만하다.
더군다나.
‘운이 좋아. 도발의 범위에 아슬아슬하게 정운과 조용석이 들어가지 않았어.’
이러면 해볼 만하다.
정운은 그림자를 거대한 문어 모양으로 바꿨다.
문어발이 아군의 띠를 지키고, 적군의 띠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4팀도 만만치 않았다.
우수한 탱커들이 많은 4팀답게 쉽사리 빼앗기지 않았다.
그림자의 문어발을 피하고.
도발에 걸려 달려드는 5팀 헌터들의 공세를 피했다.
디버프가 걸려 속도가 느려졌지만, 다분한 전투 경험을 살려 적절히 대처하는 중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쿵쿵쿵.
지축을 뒤흔들 것 같은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니.
“?!”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 김철수와 눈매가 날카로워진 백영희가 보였다.
4팀 헌터들은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언제 등 뒤에 있었던 걸까?
백영희는 휘리릭 손을 휘둘러 상대편 띠를 빼앗았다.
순식간에 3개나 획득했다.
헌터 4팀은 12명이 탈락했다.
이제 머릿수는 같아졌다.
적절한 기습이 이뤄낸 쾌거였다.
숫자도 같아졌고 난전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러면 뛰어난 재능을 가진 5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진태호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거기서 기습이라니.’
정운과 조용석이 핵심이라 생각해 먼저 치려고 했는데…. 김철수와 백영희는 상대편의 대형을 무너뜨리기 위한 미끼라 판단했는데!
‘외통수 당했군.’
난전 속에서 다시 진세를 이루는 건 불가능하다.
휙, 휘릭.
헌터 4팀과 3팀은 순식간에 모든 띠를 빼앗겼다.
“아휴, 내가 못 살지. 못 살아.”
진태호는 이마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숙였다.
2팀, 3팀, 4팀은 전원 탈락.
이제 1팀과 5팀의 대결만이 남았다.
김용대는 적극적으로 지휘하지 않았다. 그가 자기 직원들한테 내린 명령은 다른 부서들이 서로 싸우느라 지쳤을 때를 노리라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1팀과 5팀의 대결이 시작됐다.
결과는 5팀의 승리였다.
아무리 지쳐있었다 해도 5팀은 버프를 받은 상태였고, 1팀은 디버프에 걸렸으니까.
신용한은 마이크로 승리 부서를 외쳤다.
“어마어마한 활약!! 헌터 5팀이 승리를 가져갔군요. 벌써 3승째! 어디까지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하하하.”
그리고 체육대회는 계속 이어졌다.
달리기.
팔씨름.
거기서도 헌터 5팀은 승리했다.
해서 최종 우승팀은 헌터 5팀으로 결정 났다.
“우와아아!!”
“30억이 우리 꺼다.”
“이거 인사고과에 반영되니까 승진도 할 수 있겠지?”
5팀은 축제 분위기였다.
선우영은 단상으로 올라가 체육대회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30억과 함께 말이다.
신용한은 그에게 트로피를 주며 귓속말했다.
“자네, 부서를 제법 잘 키웠더군. 이렇게 압도적으로 이길 줄은 몰랐어.”
“원래 인재 곁에는 인재가 모이는 법 아닙니까.”
선우영은 농담으로 받아쳤다.
신용한은 껄껄 웃었다.
선우영은 30억을 모두와 공평하게 나눴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회식이다-!! 내가 쏜다.”
선우영은 수고한 팀원들을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진태호와 임주영, 그리고 황태석은 패배를 인정한다는 듯 무덤덤하게 선우영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정말 대단하네.”
“이러다 후배로 들어온 녀석이 회장님 되는 거 아니야?”
“하하하, 반론의 여지도 없는 패배였어.”
황태석은 시원하게 웃었다.
이쯤 되니, 선우영이 이끄는 5팀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착각하고 있었다.
선우영의 무력만으로 헌터 5팀이 승승장구한다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다.
헌터 5팀은 굉장히 강했다.
특히나 선우영이 동료로 포섭했던 인물들이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선우영이 자신들을 앞서간다.
그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뭐, 그래도 이렇게 쉽게 포기할 건 아니지, 다들?”
“당연한 소리를!”
그들은 피식 웃었다.
* * *
다음날.
햇볕이 쨍쨍한 일요일 아침이다.
선우영은 훈련에 들어갔다.
아버지에게 부탁해 오러의 총량을 높여주는 스킬석들을 구매했다.
그걸 전부 흡수해 사자심왕과 합쳤다.
‘흐음. 오러는 점점 늘어나는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맘에 걸리는 게 있었다.
S급 수준의 검술.
그걸 익히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완벽한 S급 헌터가 될 수 있으니까.
“역시 이럴 땐…….”
선우영은 스마트폰을 들고 백영희의 번호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