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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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8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92화
#92화 요툰
김용대는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서리 거인이 함정?!’
맙소사.
서리 거인이라면 누구보다 정면 대결을 즐기는 놈들이 아니던가.
그런데 함정이라니?
‘큭?! 여태껏 서리 거인을 상대하며 이런 적은 없었는데.’
김용대는 요툰을 째려봤다.
아무래도 이번 녀석은 다른 녀석들과 조금 다른 모양새였다.
김용대는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봤다.
‘빌어먹을!!’
바닥에는 서리가 낀 칼날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대로 떨어지면 저 칼날에 찔려 심각하게 다칠 텐데…. 빨리 임기응변을 발휘하지 않으면 진짜 위험하다.
퍼엉.
공기압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세 번째 함정이 있는 건가 싶었던 순간.
눈앞에 보이는 건!!
허공을 뛰어다니는 선우영의 모습이었다.
“모두들 조금만 기다리세요.”
선우영은 허공을 뛰어다니며 동료들을 순식간에 구해냈다.
구덩이 아래로 빠지던 사람들을 그대로 구출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허허허, 덕분에 살았구만.”
김용대는 선우영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저 멀리 있는 요툰을 노려보았다.
마음 같아선 확 들이박고 싶지만.
‘또 어떤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지금은 후퇴할 때였다.
김용대가 그걸 지시하려는 찰나, 선우영은 듣기도 전에 먼저 움직였다.
“일단은 후퇴하겠습니다. 또 어떤 함정이 있을지 모릅니다.”
선우영은 도망쳤다.
작전상 후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그걸 본 김용대.
선우영의 판단 능력이 제법이라 생각했다.
“ФЭВжŦФĦÆ”
분노에 차서 무어라 소리치는 요툰.
녀석은 어깨춤에 매고 있던 기다란 투창을 꺼내 선우영을 겨냥했다.
우우웅.
투창에 오러가 실리고.
부우웅.
놈은 체중을 실어 그걸 힘껏 던졌다.
공기를 분쇄하듯 기묘한 파쇄음이 선우영의 귓가를 마구 찔러댔다.
선우영은 뒤를 돌아보았다.
투창이 어느새 등 뒤까지 따라와 있었다.
그 기세가 보통이 아니다.
먹잇감을 향해 발톱을 세우는 거대한 맹금류조차도 저것보단 흉흉하지 않겠다.
‘젠장!’
선우영은 다리에 힘을 꽉 줬다.
그의 양발에 화염이 맺히기 시작했다.
화염 검기는 검에만 쓰는 게 아닌, 육체에도 쓸 수 있었다.
선우영은 근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뻐엉!!
날아오는 투창을 걷어찼다.
투창은 빙글빙글 회전하며 날아왔던 거리를 되돌아가 요툰에게 향했다.
이대로면 놈의 머리가 투창에 베이게 생겼다.
스윽.
요툰은 고개만 까닥 움직여 매섭게 날아오는 투창을 피했다.
콰아앙.
투창은 요툰의 뒤에 있는 절벽을 부수고 나서야 멈췄다.
구덩이가 얼마나 깊게 파였는지, 서리 거인의 상체가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요툰은 눈 밑을 움찔거렸다.
따갑다.
뭔가 싶어서 더듬어보니, 핏물이 손가락에 묻어나왔다.
아까 피할 때 살짝 스쳤나 보다.
놈은 피 묻은 손으로 주먹을 움켜쥐며 목청껏 소리쳤다.
“БББ-!!”
선우영은 재빠르게 그 자리를 이탈했다.
* * *
선우영은 서리 거인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해서야 다리를 쉴 수 있었다.
“아따… 거, 힘들게 하네.”
선우영은 요툰이 던진 투창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그땐 발이 저리는 줄 알았다.
‘투명화랑 합친 텔레포트를 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혼자만 쓸 수 있단 단점이 있었다.
동료들의 모습까지 숨기거나 순간이동 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달렸다.
다행히 서리 거인들은 하늘을 뛰어다니는 자신을 쫓지 못했다.
“자, 이제 어쩔까요?”
선우영은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다.
김용대는 텐트를 쳐서 일단 휴식을 취하자고 권유했다.
체력을 회복시키면서 회의하자는 의견이었다. 이 추위에 덜덜 떨며 말하는 것보단 낫겠다 싶어서 모두 동의했다.
텐트를 치는 건 쉬우니까.
그렇게 텐트에 들어가 초콜릿과 따뜻한 물을 마시며 대화에 들어갔다.
선우영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일단 가지고 있는 물품부터 확인해보죠. 포션이나 무기를 잃어버렸다면 큰일이니까요.”
선우영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급박하게 후퇴했으니 현재 가진 물품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 했다.
“저는 하나도 잃어버린 게 없네요.”
“저도 그렇습니다.”
다행히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은 없었다.
선우영은 다음 질문을 던졌다.
“다친 사람은요?”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상자도 없으니, 계속해서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겠다.
다만, 문제는 이거였다.
“어떻게 서리 거인들을 쓰러뜨리지? 함정까지 파놓은 걸 보면 보통은 아니던데.”
진태호가 핵심을 찔렀다.
사실 그렇다.
어떤 함정이 더 있을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돌격할 순 없다.
황태석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다못해 함정이 없는 곳에서 싸운다면 좋을 텐데.”
그 말을 들은 선우영.
잠깐 머리를 굴리더니 제법 그럴싸한 작전이 떠올랐다.
“저기 이런 방식은 어떨까요?”
선우영이 모두에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찬찬히 듣고 있던 김용대.
그는 놀랐다는 듯이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황태석은 박수를 크게 한 번 쳤다.
“이야, 그거 묘수인데?”
진태호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감했다.
임주영은 너 제법 머리가 좋단 눈빛으로 선우영을 바라봤다.
“그러면 작전대로 움직이죠!!”
선우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옅은 미소를 지었다.
* * *
요툰은 부하들을 데리고 진영을 다듬었다.
새로운 함정을 팠다.
거대한 몸집으로 땅을 파고 나무를 엮었다.
또 몸을 숨길 구덩이를 만들었다.
준비는 완벽하다.
요툰은 손에 쥔 투창을 바라보며 방금 전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선우영이 맞받아친 공격.
투창 때문에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그게 못마땅했다.
“ÞĿЭ!!”
놈은 투창을 꽉 움켜쥐어 부러뜨렸다.
다음번에 다시 녀석들이 쳐들어온다면 함정과 백병전으로 모두 쓸어버리겠다.
그리 다짐했다.
휘이잉.
찬바람이 주변에 휘몰아쳤다.
눈살이 강한 날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그때였다.
하늘에서 붉은 섬광이 내리쬐었다.
요툰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하늘에서 거대한 불덩이들이 떨어졌다.
“?!”
화염의 크기가 엄청났다.
기름이라도 뿌린 것처럼 사방팔방으로 떨어졌다.
열기가 느껴지자….
“!!”
몸을 난도질당하는 고통이 느껴졌다.
요툰은 눈을 부릅떴다.
화염이 날아온 방향에는 선우영이 있었다.
그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연신 화염을 쏘았다.
이번에 새로 얻은 스킬 [유탄]
기름을 만드는 능력으로 화염의 온도와 범위를 극대화했다.
덕분에 광범위한 공격이 가능했다.
안 그래도 화염이 약점인 서리 거인들. 거기에 몸을 난도질당하는 고통까지 더해지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요툰은 서리 거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IJжВĿ”
활을 쏘라는 명령.
서리 거인들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간신히 감내하며 활을 들었다.
활대에 화살촉을 걸고.
시위를 바짝 당겨 선우영을 겨냥했다.
하지만.
고통에 몸부림치고 싶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겨냥이 되겠는가?
손이 바들바들 떨려 제대로 겨누지 못했다.
피이잉.
시위를 떠난 화살은 애꿎은 허공만 갈랐다.
선우영의 발꿈치에도 닿지 못했다.
“미련한 새끼.”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그의 작전은 너무나 단순했다.
서리 거인들이 있는 곳에 화염을 뿌려 고통을 준 뒤, 자신이 원하는 장소로 몰아가는 전략이다.
요툰을 잡기 힘든 이유는 하나다.
놈이 함정을 파놓고 거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아서다.
거긴 녀석들의 홈그라운드다.
미련하게 거기서 싸울 순 없다. 놈들은 다른 곳으로 몰아가야지.
‘우리가 싸우기 편한 장소로.’
선우영은 요툰을 내려다보며 연거푸 화염을 쏟아냈다.
주변이 눈밭이라 쉽게 옮겨붙지 않을 것 같았지만, 서리 거인들이 있는 장소는 나무가 가득했다.
이파리 하나 없는 나뭇가지.
그곳에 화염이 옮겨붙으며 서리 거인들에게 고통을 계속 선사했다.
“ÞТкй”
요툰은 이를 꽉 깨물더니, 결심한 듯 무어라 외쳤다.
놈들은 함정을 설치한 장소를 벗어났다.
자기들 유리한 장소를 버렸다.
선우영의 화염 때문에 계속 고통을 헤매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견딜 수 있겠나.
목적을 달성한 선우영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서리 거인들과 요툰은 시뻘건 화염을 피해 정신없이 도망쳤다.
그러다.
“커억!!”
푸르른 빛이 눈밭에서 솟구쳤다.
사선으로 날아가는 푸르른 빛은 이윽고 서리 거인의 머리를 꿰뚫었다.
임주영의 원거리 공격.
서리 거인들이 급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사이.
푸르른 빛이 3발은 더 쏘아졌다.
서리 거인 3마리가 더 죽자 요툰이 방어대형을 만들려 했다.
하지만
허겁지겁 도망치느라 방패며 무기며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원거리 공격을 막을 수단이 없었다.
“ÆĦĦĦ-!!”
결국 답은 무지성 돌격.
서리 거인들이 빛이 쏘아진 장소로 무작정 쇄도했다.
그 순간.
놈들의 뒤쪽으로 또 다른 한 명이 나타났다.
황태석이었다.
그는 도발 스킬을 사용했다.
빛이 쏘아진 장소로 달려가던 서리 거인 중 절반이 도발에 걸렸다.
놈들은 병력이 반으로 갈렸다.
요툰은 순간 아차 싶었다.
이렇게 되면 병력이 찢어지니 전투력이 급감해버린다.
숨어있던 김용대와 진태호가 나타나 도발에 걸린 서리 거인들을 베었다.
요툰은 서둘러 방책을 간구하려 했다.
그때였다.
또다시 하늘이 붉게 빛났다.
떨어지는 화염.
요툰은 서둘러 화염을 피했다.
고개를 들자 보였다.
자신을 향해 고속으로 떨어지는 선우영의 모습이!!
요툰은 이를 악물었다.
모두 다 저 녀석 때문이다.
저놈이 고통을 주는 기묘한 화염만 사용하지 않았어도, 함정을 파놓은 장소에서 떠날 리 없었다.
저 녀석 하나로 인해 모든 게 엉망이 됐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부우웅.
요툰은 허리춤에 찬 검을 빼 들어 선우영을 향해 휘둘렀다.
일도양단 내어버릴 작정이었다.
요툰이 칼날이 선우영의 목덜미 부근까지 도달한 순간, 선우영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세상에 녹아들 듯 없어졌다.
요툰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스걱!!
요툰은 느닷없이 시야가 어두워졌다.
눈에서 뜨거운 액체가 흐르는 촉감을 맛보았다.
“БББ!!”
놈은 비명을 질렀다.
투명화와 텔레포트로 요툰의 눈앞에 이동한 선우영은 검으로 동공을 찢어버렸다.
장님이 되어버린 요툰.
설상가상 치료조차 할 수 없는 상처를 입어버렸다.
투명화와 합쳐진 [출혈] 스킬.
덕분에 당분간은 어떤 수를 써도 치료될 수 없었다.
화르륵.
선우영은 화염을 쏘아 요툰의 고막까지 전부 불살라버렸다.
이젠 듣지도 못한다.
적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조차 못 하게 된 요툰. 선우영 일행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선우영은 팔뚝을 잔뜩 부풀렸다.
터질듯한 근육.
그 근력과 원심력을 이용해 가장 파괴적인 검술을 선보였다.
스걱.
요툰의 목이 절단됐다.
목에 비스듬하게 생긴 붉은 선이 생겨났다.
스르륵.
목이 그 사선을 따라 아래로 떨어졌다.
요툰의 목구멍에서 시뻘건 핏물이 치솟아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이걸로 일단 보스 몬스터는 퇴치.”
선우영은 그리 말하며 남은 서리 거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제 지시를 내릴 우두머리도 없고.
습격에 당해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잡는 건 아주 쉬웠다.
* * *
선우영 일행은 마석을 채취한 뒤, 게이트를 나왔다.
“후우, 무진장 힘들었네.”
선우영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중얼거렸다.
평범하지 않은 요툰을 만나 예정에도 없던 고생을 주야장천 겪었다.
황태석은 선우영의 등을 강하게 후려쳤다.
“큭?!”
“역시 대단해! 자네가 없었으면 우리는 이번 게이트 닫지 못했을 거야.”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선우영은 그리 말하며 얻어맞은 등짝을 손등으로 비볐다.
좀 아프다.
이 양반도 어째 칭찬하는 방식이 신용한 회장님과 비슷하다.
진태호는 황태석에게 한마디 했다.
“얌마, 선우영이 아파하잖아.”
“그런가?”
“섬세함이라곤 없는 녀석….”
진태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선우영에게 수고했단 말을 무심하게 툭 던졌다.
“너 제법 잘하더라. 앞으로 잘 부탁하지.”
임주영도 칭찬을 날렸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 막 A급이 된 헌터답지 않게 굉장히 훌륭하시더군요.”
“하하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좀 합니다.”
선우영은 농담으로 받아쳤다.
김용대는 맨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허허, 이 녀석….’
이번 A급 게이트는 후계자 경쟁이 시작되기 전에,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선우영은 이제 막 A급이 됐다.
아무리 스킬 융합이 있어도 경험이 부족하니, 어리바리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신의 예상을 확 뛰어넘었다.
이번 게이트 일등 공신은 선우영이었다.
선우영이 맡은 헌터 5팀은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 그가 불리했지만….
어째서일까.
‘어마어마한 다크호스가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