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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70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3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70화

#70화 급할수록 돌아가라.

 

 

 

 

 

부르릉.

 

선우영을 태운 차량은 평안북도 위주군으로 곧장 가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잡는 데 신경 썼다.

 

지금도 선우영이 평안북도 위주 쪽에 있는 몬스터들을 해치우느라 잠깐 정차했다.

 

군인들이 총으로 몬스터한테 상처를 입히면 헌터들이 마무리 짓는 방식으로 전투가 연이어졌다.

 

“크르륵!!”

 

쓰러진 몬스터한테서 마석을 채취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렇게 마석을 채취하고 끝인 줄 알았는데.

 

화르륵.

 

선우영은 시체를 불로 태우고 뼈를 분질러 완전히 박살을 내놓았다.

 

군인들은 선우영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려면 한시가 급한데, 도대체 왜 저런단 말인가!!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한 군인이 동료들한테 핀잔을 줬다.

 

“야, 선우영 헌터님이 얼마나 고생해서 평양 점령까지 하셨는데!! 쓸데없이 뒷담화나 하고 있어!! 조용히 하고 선우영 헌터님 지시나 따라!”

 

“알겠습니다, 안뱀.”

 

선임이 꾸짖자 후임들은 입을 다물었다.

 

선우영이 괜히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잡는 게 아니다.

 

‘길을 닦아놓는 거지.’

 

몬스터를 없애서 다른 지역을 점령한 팀이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말이다.

 

게다가 리치는 시체를 조종한다.

 

주변에 몬스터 시체가 있으면 맘껏 조종할 수 있으니, 놈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몬스터 시체를 훼손시켜야 했다.

 

‘이거 말고도 할 게 많지.’

 

염탐도 필요하다.

 

아무 정보도 없이 리치를 잡는 건 위험하다.

 

어떤 시체를 이용해서 싸울지 모르니까. 만약 강력한 시체를 손에 넣었다면 리치와 싸우는 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할 거다.

 

그러니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했다.

 

다행히 선우영에게는 투명화 스킬이 있었다. 이걸 이용하면 은밀하게 리치를 염탐할 수 있다.

 

선우영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나 혼자서 리치를 쓰러뜨릴 수 있다면 이런 고생도 필요 없겠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A급 보스 몬스터를 혼자 쓰러뜨리려면 S급 헌터는 되어야 했으니까.

 

아니면 다른 A급 헌터들을 모으던가.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수를 정해 움직였다.

 

“점심때도 됐으니 밥이나 먹읍시다.”

 

선우영이 소리쳤다.

 

슬슬 12시, 밥때가 다 되어갔다.

 

얼추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전부 해치웠으니, 이제 밥 든든히 먹고 염탐만 하러 가면 된다.

 

군인들은 식사를 준비했다.

 

비닐을 꺼냈다.

 

거기에 사제 참치와 밥 그리고 고추장을 넣은 뒤, 맛다시를 샥샥 뿌리고 조물조물 주물렀다.

 

비닐 안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반찬과 밥들.

 

그렇게 고추장 떡밥이 탄생했다.

 

주변에 또 다른 몬스터가 있을지 모르니, 야외에서는 급하게 식사해야 했다.

 

선우영은 고추장 떡밥을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정운은 입가에 고추장을 묻히며 찰진 떡밥을 삼각김밥처럼 먹었다.

 

먹성 좋은 김철수는 한입에 1인분을 해치웠다.

 

백영희는 녹차와 함께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었고, 조용석은 묵묵히 고추장 떡밥을 한입 크게 베어먹었다.

 

그렇게 5분 만에 식사가 끝났다.

 

선우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동료들에게 통보했다.

 

“그럼 혼자서 정찰하고 오겠습니다.”

 

“네? 또 혼자서요?”

 

백영희가 내키지 않다는 듯 입술을 오므렸다.

 

선우영은 얼른 설득에 들어갔다.

 

“투명화 스킬이 있으니까 안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는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어쩌면 이번 구조신호…… 리치가 함정을 파놨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요.”

 

“어째서입니까?”

 

백영희는 멍한 시선으로 선우영을 바라봤다.

 

너무 뜬금없었으니까!

 

선우영은 무전병을 불렀다.

 

“저기요, 무전병!!”

 

“일병 김준표.”

 

“구조요청을 보낸 팀의 각성자 등급이 어떻게 됩니까?”

 

“A급 1명, B급 1명, C급 3명입니다.”

 

선우영은 다시 백영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습니까?”

 

“무슨 말씀이세요?”

 

“A급 헌터가 있으니, 웬만한 몬스터는 접근도 못 합니다. 그리고 총 쏘는 군인과 A급 헌터 중에 누가 생존확률이 높겠습니까?”

 

“그거야, A급 헌터죠.”

 

“뭔가 문제가 터졌다면 군인들이 먼저 죽었겠죠. 근데 군인들이 무전을 보낸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듣고 보니….”

 

백영희는 입을 오므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뭔가 이상했다.

 

선우영은 허리춤에 칼을 채우고 목적지를 쳐다봤다.

 

“그러니까, 정찰 좀 하고 오겠습니다. 제 말이 틀리면 다행이지만, 만약 맞는다면 정말 큰 일이니깐요.”

 

그는 평안북도 위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영희는 떠나는 그를 쳐다보며 한마디 휙 던졌다.

 

“꼭 몸조심하세요!!”

 

선우영은 걱정하지 말라며 그녀에게 엄지를 보여줬다.

 

 

 

 

 

* * *

 

 

 

 

 

평안북도 위주에 들어간 선우영.

 

대도시는 아니었다.

 

농사를 짓는 평범한 시골 풍경이 펼쳐졌다.

 

다 말라비틀어진 작물이 밭에서 보이고, 사람들이 사는 집들은 전부 부서져 있었다.

 

나무로 만든 농기구들도 고물이 된 지 오래였다.

 

선우영은 돌담을 엄폐물 삼아 조심조심 움직였다.

 

‘아직 점심 좀 넘긴 시간인데.’

 

짙은 안개가 마을 전체를 덮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피부를 스쳤다.

 

터벅, 터벅.

 

앞쪽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선우영은 자세를 바짝 엎드리고 돌담에 숨어 기척을 죽였다.

 

터벅! 터벅!

 

점점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선우영은 숨소리까지 죽이며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돌담에서 슬쩍 고개를 빼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두 눈에 보인 것은…….

 

하반신이 없어 두 팔로 움직이는 군인 시체였다.

 

‘역시나!!’

 

선우영은 그 끔찍한 모습에 속이 역해졌다.

 

내장을 끌고 다니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소름이 끼치던지, 찬 바람이 부는 가을 날씨에도 식은땀이 절로 나왔다.

 

군인의 시체를 뒤로 다른 녀석들이 걸어왔다.

 

그것들마저 시체. 심지어 헌터들도 섞여 있었다. 놈들은 순찰을 도는 듯했다.

 

시체들의 행진.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신경을 자극했다.

 

딱딱딱.

 

윗니와 아랫니를 부딪치는 소리.

 

동시에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선우영을 짓눌렀다.

 

속이 뒤집힐 것 같은 감각.

 

형용할 수 없는 역겨움이 뱃속에서부터 끓어 올라왔다.

 

무언가가 자신의 인기척을 포착했단 불안한 감각이 확 느껴졌다.

 

선우영은 얼른 투명화를 썼다.

 

딱딱딱.

 

안개를 가르며 리치가 날아왔다.

 

돌담을 구석구석 살펴보더니, 이상하단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여나 들킬까 봐, 선우영은 숨까지 참았다.

 

리치는 분명 여기서 인기척을 느낀 것 같단 듯이 몇 분을 더 서성이더니, 시체들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숨을 참고 있던 선우영은 그제야 호흡을 조심스레 내뱉었다.

 

‘역시 리치구나.’

 

A급 몬스터 중에서 가장 민감한 감각을 가졌다고 하더니, 진짜로 자신의 위치로 다가왔다.

 

물론, 투명화를 쓴 자길 발견 못 하고 떠났지만!

 

‘이 정도면 정찰은 끝이다.’

 

선우영은 투명화를 유지하며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움직였다.

 

발소리도 죽이고.

 

수상쩍단 느낌이 들면 투명화를 유지한 채로 꼼짝도 안 했다.

 

그렇게 간신히 평안북도 위주군을 탈출하였다.

 

“후우.”

 

선우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곧장 동료들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무전병!!”

 

“일병 김준표, 귀환하셨습니까?”

 

“지금 당장 모든 팀에 연락하세요. 평안북도 위주군에 리치가 있다고요. 무전으로 구조 요청한 것도 리치가 시체를 이용한 거라고요.”

 

“무, 무슨 말씀…….”

 

“이번 구조요청 자체가 리치의 함정이란 말입니다!”

 

그 말에 무전병은 입을 파르르 떨었다.

 

무턱대고 평안북도 위주군에 들어갔으면 다 죽었을 거란 얘기가 아닌가.

 

선우영이 정찰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대량 인명피해가 날 뻔했다.

 

무전병은 서둘러 모든 팀에게 무전을 때렸다.

 

이럴 경우, 리치가 함정을 들켰단 걸 알아버리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함정에 빠지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여기는 독수리 둘!! 현재 평안북도 위주군에서 리치 발견. 늑대 하나는 전멸했다. 선우영 헌터의 조사 결과, 구조요청은 리치의 함정이다.”

 

무전병은 똑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늑대 하나는 전멸했다. 구조요청은 리치의 함정이다. 절대로 평안북도 위주군으로 향하지 마라.”

 

곧이어 알았다는 다른 팀의 대답이 들려왔다.

 

“여긴 돌고래 셋. 알겠다.”

 

“여긴 전어 둘. 우리도 알았다.”

 

“여긴 두더지 둘. 알겠다.”

 

그렇게 속속들이 알았단 답변이 오던 그때.

 

치지직.

 

무전기에 노이즈가 들렸다.

 

“끄에에에엑!!”

 

알 수 없는 비명이 무전으로 들려왔다.

 

귀를 찢어버릴 것 같은 비명.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벌렁거려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무전기로 소리가 들린다.

 

“미천한 인간들이여….”

 

무전을 때리던 무전병은 몸이 얼어버린 듯 꼼짝도 못 했다.

 

공포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는 리치, 너희들의 공포가 될 존재다.”

 

목소리가 끔찍하게 울렸다.

 

군인들이 공포심에 젖어있을 때였다.

 

치지직.

 

누군가가 무전을 때렸다.

 

“크하하하, 리치라고?! 상대해볼 만한 몬스터가 나타났군, 그래!!”

 

호탕한 웃음소리.

 

투지가 넘지는 목소리의 주인공.

 

“리치 나부랭이!! 거기 딱 기다리고 있어라. S급 헌터 신용한이 코앞까지 왔으니까!!”

 

크루그먼 길드의 회장 신용한.

 

그가 평안북도 위주군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신용한의 옆에서 한 사내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회장님, 사람들이 다 듣습니다. 좀 진정하시죠.”

 

크루그먼 길드의 A급 헌터 김용대.

 

그도 신용한과 함께 있었다.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S급 헌터가 리치라는 말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오고 있다.

 

싸우고 싶어 안달이 난 채로.

 

선우영은 무전기에 대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리치-! 지금 상태 파악 제대로 못 하나 본데, X된 건 사람들이 아니라 너야, 이 뼈다귀 새꺄!!”

 

치지지직.

 

리치는 아무 말 없이 무전을 끊었다.

 

 

 

 

 

* * *

 

 

 

 

 

반나절이 지나자 크루그먼 길드의 신용한 회장이 도착했다.

 

“이봐, 선우영이!!”

 

신용한이 선우영을 향해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크윽, 회장님 아픕니다!!”

 

선우영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꼼지락거렸다.

 

S급이 전력을 다해 끌어안자 갈비뼈가 우그러져 박살이 나는 줄 알았다.

 

“하하하, 미안하네.”

 

신용한은 선우영을 자신의 품에서 풀어주고 등짝을 세차게 때렸다.

 

“커헉!!”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선우영이 비틀거릴 정도였다.

 

신용한은 껄껄 웃었다.

 

“선우영이!! 이번에 자네 공로가 굉장히 크다지!!”

 

“예?”

 

“평양에서는 A급 몬스터끼리 싸움을 붙여 공멸시키고, 리치의 함정까지 전부 파헤치지 않았나!!”

 

선우영은 피식 웃으며 농담을 날렸다.

 

“뭐, 다 제가 잘난 덕분입니다.”

 

“그래. 그렇지!! 다 자네 덕이지! 이번 인사고과 때 기대하게. 내가 아주 그냥…….”

 

잔뜩 흥분한 신용한의 곁으로 김용대가 다가왔다.

 

“크흠, 회장님.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그리고 인사고과 반영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지요. 지금은 리치를 쓰러뜨릴 생각만 해야 합니다.”

 

“아-. 알았네.”

 

신용한은 그리 말했지만, 흥이 가시지 않아 콧노래를 불렀다.

 

김용대는 선우영의 어깨를 두들겼다.

 

“잘했네. 이번 북한 수복이 끝나면, 자네 활약상 덕분에 길드 평가가 올라갈 걸세.”

 

길드에서 선우영의 입지는 점점 커져만 갔다.

 

“자, 그러면 가보자고-!!”

 

신용한이 무기를 들고 안개가 가득한 평안북도 위주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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