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55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55화
#56화 이건 시련이다.
선우영은 조용석의 능력에 관해 설명해줬다.
정확히는 증상이라 표현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오러의 역류.”
“네?”
“오러가 어떠한 이유로 역류하면 피부가 붉게 변하죠.”
“오러의 역류요?”
조용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 이 세상에 오러가 역류하는 병증이 있단 말인가.
선우영은 자신을 가리켰다.
“제가 스킬을 융합하는 능력이 있는 거, 알고 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그 능력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궁금합니다.”
조용석은 목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선우영은 고유능력에 대해 상세히 알려줬다.
“각성자들 중에는 드물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각성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의 스킬융합이랑 운이의 그림자 능력이 그러한 케이스죠.”
선우영은 이어 조용석을 가리켰다.
“그리고 조용석 씨도 마찬가집니다.”
“저, 저도요?!”
조용석은 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 그러면 저도 스킬 융합 능력을 지닌 겁니까?”
“아뇨, 고유능력은 각성자마다 달라요.”
“그렇군요.”
조용석은 눈매가 아래로 쳐지며 실망한 티를 냈다.
선우영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니, 제가 능력을 찾을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말씀입니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오러도 그러한 법칙에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입니다.”
“네, 저도 익히 아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고유능력 때문에 오러가 반대로 움직이려 한다면요?”
“예?!”
“오러가 반대로 돌아가야 능력이 발동될 수 있단 소리죠.”
“그게 무슨…….”
조용석은 알쏭달쏭했다.
그러니까, 오러가 역으로 움직이는 걸 받아들이란 소리인가? 그래야 본래 능력이 나온다고?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잘 생각해보세요. 오러는 육체를 강화해줍니다. 당신의 능력은 그 반대입니다.”
“예?”
“오러 컨트롤을 제대로 해야, 고유능력과 헌터 등급이 올라갈 겁니다.”
조용석은 눈을 껌뻑였다.
오러 컨트롤을 잘해야 한단 소리는 잘 알아듣겠는데.
‘내 고유능력이…….’
오러와 정반대의 능력을 가졌다니?
육체를 강화하는 건 오러가 가진 가장 기본적 특징이다.
그 반대는 뭘까?
‘혹시 약화시키는 건가?’
아니면
‘오러로 타인을 강화시키는 건가?’
여전히 아리송하다.
좀 더 자세히 물어보려던 그때!
달그락, 달그락.
치아가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싶어서 쳐다보니, 저 멀리서 스켈레톤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턱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빨을 캐스터네츠처럼 계속 부딪혔다.
“금방 2차전인가.”
선우영은 중얼거리며 검으로 정면을 겨눴다.
그런데.
쿵. 쿵. 쿠우웅!!
땅바닥에서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어둑어둑한 하늘.
저 멀리에서 무언가 실루엣이 보인다.
언뜻 사람이 걸어오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주변에 있는 나무들보다 키가 커다랬다.
거기다 걸음걸이도 이상하다.
뭔가 흐느적거리며 걸어오는 게…… 마치 시체가 부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느낌이 강했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그 순간.
안개를 헤치며 ‘그것’이 정체를 드러냈다.
김철수의 입이 턱 벌어졌다.
그것의 정체는 거대한 스켈레톤이었다.
크기로 따지자면 얼마나 될까.
5m쯤 되어 보인다.
크기가 작은 건물 정도 수준.
저게 바로 이 게이트의 주인, 보스 몬스터였다.
“백골거인.”
선우영은 보스 몬스터의 명칭을 중얼거렸다.
꽤나 강력한 녀석이다.
일반적인 스켈레톤보다 덩치가 커다랗고 무진장 단단하다.
뛰어난 방어력을 앞세워 싸우는데, 덩치에 걸맞은 괴력을 지니고 있어 공격력도 상당했다.
특히나 놈이 쓰는 거대한 도끼가 골치 아프다.
백골거인은 도끼날에 파괴력을 집중시켜 휘두른다. 그 탓에 공격이 굉장히 묵직했다.
백골거인의 눈동자를 대신하는 시퍼런 불꽃.
그게 화력을 매섭게 뿜어냈다.
“쿠아아아악!!”
백골거인의 굉음이 바람을 만들어내어 주변을 휩쓸었다.
선우영 일행의 머리카락이 돌풍에 흩날리듯 뒤로 젖혀졌다.
백영희가 선우영에게 말을 걸었다.
“백골거인이 모든 몬스터를 이끌고 나타났네요. 한꺼번에 붙어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글쎄요. 스켈레톤과 백골거인은 지능이 떨어지는 몬스터이니…….”
“그냥 재수 없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겠죠?”
선우영이 그리 말하는 사이.
정운이 고유능력을 발동시켜 사용했다.
정운의 그림자가 입체적으로 일어나 사람처럼 걸어 다녔다.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싶더니, 스켈레톤들에게 달려들어 싸우기 시작했다.
정운의 [그림자] 능력!
형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서 굉장히 유연한 전투를 보여줬다.
어쩔 땐 검으로 변했다가, 또 어떨 때는 방패가 되어 공격을 막았다.
스켈레톤들이 픽픽 쓰러져갔다.
“잘한다, 우리 정운이!!”
선우영이 푸하하 웃으며 칭찬하자 정운은 기가 살았다.
“아저씨, 맡겨만 주시라고요!!”
스걱-!
더욱 스켈레톤을 쓰러뜨리면 실력을 뽐내는 정운.
“잡것들은 제가 맡을게요!”
정운이 소리쳤다.
선우영은 조용석을 바라보며 한마디 툭 던졌다.
“어떠세요? 능력 개화시켜서 같이 싸우고 싶지 않으세요?”
“예?”
“오러의 역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 육체를 강화시키려는 오러와 능력을 개화하기 위해 역류하려는 오러.”
“…….”
“두 가지가 계속 충돌하는 바람에 오러를 사용 못 하시는 겁니다. 만약 그걸 조절하실 수 있게 된다면 지금까지 축적된 오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걸 극복하는 법은 간단하다.
선우영은 해답을 알려줬다.
“고유능력이 개화하기만 하면, 오러를 역방향으로 흐르게 만드는 일도, 정방향으로 흐르게 만드는 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조용석은 그 말에 침을 삼켰다.
자신의 능력이 정말 개화될 수 있을까? 그게 정말이면 짐꾼 생활도 끝낼 수 있을까?
선우영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물었다.
“같이 싸우시겠습니까?”
“네.”
조용석은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정신을 집중했다.
심장에서 오러를 뿜어냈다.
온몸을 타고 돌아다녀야 할 오러가 앞으로 흐르지 못했다.
자꾸만 뒤로 나아가려 하였다.
“후우!”
조용석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뒤로 나가려는 오러를 더 이상 막아 세우지 않았다.
그 흐름을 인정하였다.
“큭!”
격통이 느껴진다.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오러가 흘러가고 있다.
탁기로 막혀있던 부분을 뚫으며 오러가 흐르고 있다!
곧이어 격통이 사그라졌다.
느껴지는 건 맑고 시원한 청량감.
거꾸로 흐르던 오러는 이윽고 심장을 통과해 손바닥에 모여들었다.
그리고
조용석의 능력이 발동되었다!
놀랍게도 오러가 손끝에서 물질로 구현화 됐다.
“이……이건……”
경악한 조용석은 오러가 만들어낸 물건을 손으로 잡았다.
“노란 깃발?!”
자신의 고유능력이 고작 이딴 걸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어처구니가 없다.
“하하하…….”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까지 나왔다.
자신이 성장하지 못했던 게, 고작 이 깃발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니.
허탈감에 사무쳐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때였다.
선우영이 깃발을 보고 소리쳤다.
“그걸 땅에 꽂으세요!”
“예?”
“기껏 깃발을 만들었는데, 능력을 확인해봐야죠.”
선우영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다.
파악!
조용석은 깃발을 있는 힘껏 땅바닥에 꽂았다.
‘에라이, 모르겠다. 선우영이 시키는 대로 해보자!!’
그러자 변화가 일어났다.
깃발에서 노란빛이 흘러나오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영역’을 선포하듯이!
“이, 이건 도대체?!”
조용석은 말을 더듬을 정도로 당황했다.
노란빛의 영역에 있던 선우영 일행은 순간적인 변화를 확 체감했다.
“뭐, 뭐야?!”
“이건 설마…….”
김철수와 백영희는 화들짝 놀랐다.
정운의 눈도 큼지막해졌다.
그들의 능력치가 한순간에 확 올라갔다.
그게 끝이 아니다.
전투를 벌이던 스켈레톤들은 힘이 쫙 빠지는 걸 느꼈다.
조용석의 깃발.
그 능력은 바로 버프와 디버프였다.
“오오! 힘이 솟아난다!”
김철수가 소리치며 스켈레톤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백영희도 힘차게 검을 휘둘렀다.
나약해진 스켈레톤들은 그들의 상대도 되지 못했다.
조용석은 자신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자 손이 떨릴 정도로 감격했다.
“이게 나의 능력?!”
완전 사기가 아닌가!!
선우영은 그에게 마지막 충고를 해줬다.
“깃발을 소환한 상태에선 조용석 씨도 오러를 정방향으로 돌려 싸울 수 있습니다.”
“뭐라고요?!”
“한번 시원하게 싸워보세요.”
선우영이 그리 말하며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스켈레톤의 무기를 주워줬다.
기다란 창.
조용석을 그걸 받아들었다.
그리고 오러를 정방향으로 한번 돌려봤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정방향으로 돌지 않았던 오러가 시원하게 움직였다.
그의 육체가 강화되어갔다.
“정말로 됐어?!”
조용석은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이제 지긋지긋한 짐꾼 생활도 안녕이다. 오늘부턴 헌터로서 다시 태어났다.
조용석은 오러를 발산하지 못해서 그렇지, 오러의 총량은 이미 D급이었다.
F급에서 하루아침에 D급 헌터가 된 거다.
“쿠오오!!”
조용석은 그간의 울분을 터뜨리듯 스켈레톤과 싸워나갔다.
선우영은 그걸 보고 씨익 웃었다.
‘버프 마스터, 조용석. 이 세상에 한 명밖에 없는 서포터. 미래에선 꽤 비싼 몸값을 자랑하던 헌터였지.’
그게 조용석의 미래였다.
선우영은 백골거인을 향해 뛰어갔다.
남은 스켈레톤들이 그에게 덤벼들었지만, 하등 소용없었다.
버프를 받고 강해진 동료들 덕분에 금방 쓰러졌으니까.
타닷.
선우영은 대퇴부 근육을 부풀리고 뛰어올라 백골거인에게 덤벼들었다.
그의 칼날에 또다시 영롱히 빛났다.
화염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선우영의 모습은 유성우를 떠올리게 했다.
화르륵!!
불꽃과 함께 검을 휘두르는 선우영.
백골거인의 도끼가 이걸 막았다.
근데 막았다고 끝이 아니다.
선우영의 공격력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도끼날이 녹아내리듯 갈라지기 시작했다.
끼기긱.
선우영의 칼날이 지나간 도끼날에서 쇳물이 흘러내렸다.
파죽지세.
칼날은 이윽고 도끼날을 두 동강 내었다.
‘조용석의 버프 덕분에 공격력이 확 상승했네.’
쿠웅.
거대한 도끼날이 땅바닥에 떨어지며 진흙탕물이 사방에 튀었다.
선우영의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백골거인은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공중에 떠 있는 상태라면 피하지 못 하리라 판단했던 모양이다.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그는 검을 곧게 뻗어 백골거인의 주먹에 칼날이 박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장대높이뛰기를 하듯 백골 거인의 손등에 올라탔다.
빠악!
선우영은 백골거인의 주먹에 박힌 검을 뽑았다.
타다닷.
그는 놈의 팔뚝을 질주하며 얼굴 쪽으로 달려갔다.
거대한 백골거인.
괴력은 대단하지만, 민첩성이 그만큼 떨어졌다.
한발 느린 대처는 치명타로 이어졌다.
선우영은 빠르게 가속도를 붙이며 그대로 백골거인의 어깨를 밟아 뛰었다.
허공을 쏘다니는 모습은 화살 그 자체!
칼날을 곧게 세우고.
화염검기의 출력은 높이며.
퍼억!
백골거인의 두개골을 뚫고 통과해 나왔다.
정말 한순간이었다.
여기까지 상황이 전개되는데 고작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백골거인이 뒤로 쓰러졌다.
“괴, 굉장하다!”
그걸 지켜보고 있던 조용석이 중얼거렸다.
곧이어
다른 일행들도 스켈레톤 정리를 끝냈다.
스걱-!
백영희가 마지막 스켈레톤의 머리를 갈랐다.
이로써 전투가 끝났다.
더 이상 몬스터는 없었다.
선우영은 검을 갈무리를 하고 조용석에게 다가갔다.
“능력 각성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부 선우영 씨 덕분입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조용석은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절망으로 일그러졌던 자신의 인생에 선우영이란 구원의 동아줄이 던져졌다.
어떻게 이 은혜를 갚을 수 있겠는가.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선우영 씨의 편이 되어드리겠어!’
조용석을 그리 다짐했다.
때마침 선우영이 한 가지 제안을 던졌다.
“같이 다닐 멤버가 한자리 부족한데…… 어떻게? 저희 길드에 들어와서 같이 게이트 클리어해보실래요?”
스카웃 제안이었다.
조용석은 고개를 들며 소리쳤다.
“네! 선우영 씨의 말이라면 뭐든 따르겠습니다.”
신봉자처럼 굴어대는 조용석.
선우영은 살짝 부담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반짝거리는 눈빛이 적응 안 된다.
‘아니, 무기 사업을 같이하게 된 박인혁도 그렇고…… 어째 꿈이 있는 녀석들을 도와주면 다 반응이 이러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아무렴 어떤가.
5번째 멤버를 구했는데.
이제 동료 영입은 끝났다.
그러다 문득 박인혁이 떠올라서 생각났는데, 동료 영입하느라 무기 사업 쪽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업의 진척이 어디까지 갔을까?
‘이참에 아버지한테 가서 사업 보고 좀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