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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2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2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2화

2화 인생 뭐 있냐?(2)

 

 

 

 

 

빈센트가 세 놈을 상대로 힘겹게 싸우면서 내 이름……

내 이름이 맞는 거겠지?

아무튼, 금방에라도 칼에 맞을 듯 위태롭게 싸우는 중이다.

다른 곳에서도 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내 눈에는 빈센트의 모습만 보인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선이 고정되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원래 몸의 주인이었던 윌슨의 기억이 내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아군이 하나라도 더 살아 있어야 그만큼 안전해진다는 거다.

 

“이야아아아!”

 

목구멍이 찢어지라 기합성을 내질렀다.

빈센트를 공격하는 놈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해서다. 다행히 의도가 통했는지 공격하던 두 놈이 흠칫 놀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제, 젠장!”

 

그렇다고 두 놈이나 나한테 덤벼들 필요는 없잖아!

이건 예측 범위에 없던 상황이다.

내공이 있었다면 단번에 두 쪽으로 갈라 버릴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아쉽다.

오늘 살아남는다면 무공부터 되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검의 손잡이를 있는 힘껏 꽉 쥐었다. 그리고서 달려가는 방향을 급격하게 틀었다.

이렇게 약해빠진 몸으로 두 놈을 내가 어떻게 상대해?

 

“어? 잡아!”

 

“이런 개…….”

 

마주 달려오던 흉악한 인상의 두 사내놈이 콧김을 뿜으며 소리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놈들과 거리를 벌렸다.

쪽 팔림 따윈 없다.

용감하게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것보다 조금 비겁해도 살아남는 게 좋다.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얼마나 많은데!

 

“멈춰!”

 

“남자답게 싸워 이 새끼야!”

 

뒤에서 욕을 하면서 쫓아오는 인간들.

저거 진짜 나쁜 새끼들이다.

내가 머리에 총 맞았는 줄 아나… 이 약해빠진 몸으로 두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라고?

 

“거기 서! 서란 말이다!”

 

“겁쟁이 자식! 잡히면 죽여 버리겠…… 마커스! 조심해!”

 

뒤를 쫓던 녀석 중의 하나가 다급하게 소리치는 게 들린다.

이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지만, 이미 한참이나 늦어 버렸다.

빈센트를 맹렬하게 공격하는 놈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놈들을 유인하고서 2:1 상황을 만든 거다!

미친 듯이 롱소드를 휘두르며 빈센트를 공격하던 놈이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뭐, 뭐야!”

 

“인마, 늦었어!”

 

놀라서 몸을 빼내려는 놈의 면상에 검을 휘둘렀다.

 

쩌걱!

 

으으으……

놈의 얼굴이 박살 나면서 피가 나한테 튀었다.

손아귀에 전해지는 끔찍한 감촉.

뼈가 부서지고 갈리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진저리가 난다.

동시에 이제 제대로 싸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1은 좀 짜증나는 상황이었으니까.

 

“헉, 헉!”

 

호흡이 가빠지고 말았다.

겨우 고거 뛰었다고 숨이 가빠지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위, 윌슨! 후우, 흡, 후우…… 자, 잘했다!”

 

빈센트가 숨을 헐떡이면서 말했다.

왠지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씨익 웃어 주었다.

 

“이, 이런! 마커스! 개자식이… 마커스를…….”

 

이제야 도착한 두 명의 사내 중 하나가 볼 살을 부들거리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준비됐나?”

 

거친 숨을 가라앉힌 빈센트가 이를 드러내며 묻는다.

곳곳에 새겨진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는 있으나 든든한 생각이 든다.

홀로 세 명을 상대로 싸운 사람이 곁에 있으니 두려워 할 이유가 없으니까.

어쩌면 방금 죽은 놈이 가장 실력자였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네놈들, 곱게 죽이진 않겠다!”

 

나를 쫓아오던 덩치 큰 사내가 눈이 벌게진 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무지하게 열 받은 얼굴이다.

내가 죽인 인간과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럼 넋 놓고 마커스라는 놈한테 죽어 줬어야 한다는 건가?

이 자식들… 기가 막히게 이기적이다.

 

“쳐!”

 

짜증이 확 치미는 순간에 들려온 빈센트의 명령.

 

“이야아압!”

 

생각이라는 걸 할 틈도 없이 나의 몸은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 빌어먹을 놈의 투철한 군인 정신!

제대한 지가 벌써 65년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군기가 남아 있었다는 게 놀랍다.

아니, 원래의 몸 주인에게 남은 무의식적인 반응일 수도 있겠다.

 

“와라!”

 

“죽여 버리겠다!”

 

빈센트와 돌진하자 두 사내놈이 무기를 고쳐 쥐고서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

상대가 위협적으로 소리쳤지만, 돌진하는 중이라 위협을 느낄 새도 없다.

 

타다닷!

 

달려가면서 상체를 틀어서 오른팔을 한껏 뒤로 젖혔다.

잔뜩 충혈 된 눈으로 노려보는 사내가 손에 쥔 무기가 흉악하다. 쇠공에 송곳이 툭툭 튀어나온 형태의 흉측한 무기다.

저런 무기를 모닝스타(Morning star)라고 하던가?

아무튼, 저렇게 무식하게 생긴 병기를 상대하기엔 내 손에 쥔 검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진다.

알 게 뭐야?

맞기 전에 먼저 치면 되잖아?.

공격할 수 있는 최단거리는 놈의 가슴.

한껏 뒤틀었던 상체를 풀어내면서 오른손에 쥔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때를 같이해 상대 또한 치켜든 모닝스타를 사선으로 내리긋는다.

 

투캉!

 

“크흡!”

 

앓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놈의 무기와 부닥치는 반발력을 이용해 연속 공격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늦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근력이 형편없이 약한 탓이다.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충격이 상상 이상이다. 놈은 전혀 충격을 받지 않은 듯한 얼굴이었다. 여력이 남았던지 곧장 모닝스타를 휘둘러 나의 머리를 노린다.

공격을 피하려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났다.

검을 휘두르기 어렵지만 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심상수련(心想修練), 그러니까 이미지 트레이닝만 수십 년을 해 온 몸이다.

 

부웅!

 

스치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닝스타.

육체의 반응이 조금 느리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면 그뿐이다.

 

부웅! 붕! 부웅!

 

스쳐도 최하 중상을 약속하는 날카로운 송곳이 눈앞을 어지럽힌다.

눈알이 빙빙 돌아갈 지경이다.

제기랄!

손이 근질거린다.

상대의 빈틈이 뻔히 보이는 데도 공격할 수가 없다는 건 화가 나는 일이다.

근력이 조금만 좋았어도 충분히 상대할 만한 놈인데 말이다.

 

“도망치지 말란 말이다. 쥐새끼 같은 자식아!”

 

사내가 모닝스타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망할!

그런 부탁은 들어줄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

점점 더 사내의 공격이 거칠고 위협적으로 변해 갔다.

 

바웅! 부웅!

 

“으윽!”

 

절로 앓는 소리가 났다.

사방이 뻥 뚫린 곳인데 피할 공간이 없어지는 듯한 착각이 생겨 버린다.

체력이 저하되어 피하는 것도 허덕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내의 공격은 난폭하고 위력적이다. 둔기의 일종인 모닝스타는 휘두르는 동작이 많을 수밖에 없어서 피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상대가 전혀 지쳐 보이지 않는다는 게 조금 곤란할 뿐이다. 저토록 무거운 모닝스타를 십여 차례나 전력을 다해 휘두르는데도 말이다.

대체 이곳의 인간들은 몸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거란 말인가!

저렇게 무지막지한 놈들이 설쳐 대는 세상에서 생존하려면 나 역시 강해지는 수밖에 없겠다.

으윽!

이렇게 밀리기만 하다가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을 쥐지 않은 왼손을 뻗어 손사래를 쳤다.

 

“멈춰!”

 

“닥쳐라!”

 

나의 명령(?)은 당연하게도 무시되었다.

 

“제대로 싸우겠다!”

 

뒤이어서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계속 피하기만 해서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훗! 그래?”

 

사내가 그제야 모닝스타를 휘두르던 손을 멈췄다.

 

“허억, 헉…….”

 

피하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숨이 차오르는 몹쓸 몸뚱이라는 게 황당하다.

백 년 내공을 쌓았던 내가 이 정도에 지칠 줄이야!

동굴만 벗어나면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믿었는데 완전히 똥 밟은 셈이다.

 

“이봐, 쥐새끼! 더 기다려줄까?”

 

사내가 모닝스타를 어깨에 걸친 채로 승리를 장담하는 미소를 짓는다.

 

“응? 아직 안 죽었어?”

 

눈살을 찌푸린 채 사내에게 말했다.

그러자 사내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개소…….”

 

츠걱!

 

“…이, 이게?”

 

사내는 놀란 얼굴로 자신의 가슴을 뚫고 튀어나온 검날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급속도로 생기가 빠져나가면서 사내가 모닝스타를 놓쳤다.

 

텅!

 

무너지는 사내의 등 뒤에 피 칠갑을 한 빈센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식, 그러게 뒤통수를 조심했어야지.

내가 이 상황을 만들려고 시간을 끌면서 얼마나 피해 다녔는데?

 

“늦었잖습니까.”

 

빈센트에게 칭얼거리듯 말했다.

역시나 군대에서는 ‘위장 군기’로 말을 끝맺어야 자연스럽겠지?

 

“인마! 나도 힘들었다. 이런 놈쯤은 혼자서 해치워야 하는 거다. 약해빠진 자식.”

 

힘겨운 얼굴로 말하는 빈센트.

피가 흥건하게 묻은 방금 쓰러진 사내의 몸에 쓱쓱 닦고는 검대의 고리에 검을 걸었다.

강호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이다.

저런 식으로 검을 관리한다면 금세 검날이 상할 테니까 말이다.

하긴 검날이 날카롭지 않으니 상관없기는 하겠다.

이곳이나 한국이나 군용으로 제작된 물건의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똑같은 것 같다.

하긴, 때려죽이나 베어 죽이나 결과만 같다면 상관없긴 한 건가?

 

“헉, 헉…… 도와주러 오시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끝내려고 했습니다.”

 

핀잔을 듣긴 했지만, 살아남았다는 것에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사실이기도 하다. 일부러 충격을 받은 오른손을 충분히 쉬게 해 준 거였을 뿐이다.

만약 빈센트가 도와주러 오는 걸 발견하지 않았다면 내가 끝내버렸을 것이다.

빈센트가 믿거나 말거나……

 

“말은 잘한다. 휘유! 어쨌거나 끝난 모양이군.”

 

빈센트가 뒤를 돌아보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사들이 말 머리를 돌려 도주하는 적병의 뒤를 쫓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만약 철판을 뒤집어 쓴 기사들까지 적이었더라면 앞이 캄캄했을 거다.

됐다!

닥치지 않을 걸 굳이 상상하는 건 정신 건강에 해롭다.

어쨌거나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성공이다.

 

“꼬맹이! 잘했다.”

 

빈센트가 안도하는 나의 곁에 다가와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이거 완전히 어린애 취급이네……

그러나 따지는 것도 귀찮을 만큼 몸이 묵직하다.

 

꼬르륵!

 

“자식!”

 

나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던 빈센트가 대충 손을 닦고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내밀었다.

원래 몸 주인의 기억에 의하면……

먹을 거다!

낚아채듯 받아서 일단 입에 쑤셔 넣었다.

이게 얼마 만에 먹어 보는 음식이란 말인가!

지긋지긋한 벽곡단을 무려 60년이나 먹으며 버텨온 나다. 제대로 된 음식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와작!

 

“…….”

 

염병!

더럽게 맛없다.

군대 음식이 그럼 그렇지.

 

***

 

뿌우우우! 뿌우!

 

낯설지만 익숙한 나팔 소리에 의식이 깨어난다.

몸의 원래 주인에게 남은 기억이 나의 의식을 강제로 일깨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상나팔.

빌어먹을…….

재입대하게 되었다는 게 실감 나는 나팔 소리다.

교통사고로 죽기 전, 군대에 들어간 꿈을 꾸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재수가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단순히 꿈이었을 때도 기분이 나빴는데, 이제는 진짜 군바리가 되어 버렸다.

그것도 전혀 엉뚱한 세상에서 말이다.

강호라는 곳에서 정신을 차렸던 것처럼 나는 여기가 과거의 중세 유럽인 줄 알았다.

하지만 원래 몸 주인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건 또 아니었다. 나라의 이름 자체가 생소한 것을 보면, 지구의 중세 유럽과는 아무 상관없는 세상이다.

놀라운 건 몸의 주인인 윌슨의 기억 속에서 이곳 세상엔 마법사와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거다.

무려 드래곤이 존재한다는 얘기도 있으니 놀라운 세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 세상에서 나의 소속은, 엘튼 제국에 속한 레이놀드 영지의 일개 병사.

아깝다.

과거에서 태어난 거라면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으음?

어차피 역사 따윈 모르니 바꿀 수 없었을 지도……

아무튼!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모르겠지만, 궁금하다고 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60년을 수련해서 쌓아 올린 내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건 정말 씁쓸하다. 몸속에 용솟음치던 내공의 힘을 잃은 상실감이란 건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다.

 

“일어나! 다들 일어나라!”

 

눈만 껌뻑거리는데 누군가 막사 안으로 들어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진짜 군대에 다시 들어온 기분을 확실하게 느낀다.

더 개기다간 때려서 깨우는 만행을 저지를 확률이 100%다.

가뜩이나 억울한 군 생활을 하는 판에 얻어맞기까지 하는 건 짜증나고 억울해서라도 사양하고 싶다.

 

“……!”

 

몸을 일으키려던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서, 섰어?

10년 전쯤부터 반응이 없었던 녀석이……

그래!

몸이 바뀌면서 좋은 점이 있었어.

백 년 내공 따위?

다시 쌓으면 되지!

 

“으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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