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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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1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2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1권 - 20화
“저기 이것 좀…….”
절래절래.
커다란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위드는 도저히 냉정하게 뿌리칠 수 없었다.
“휴우…….”
작게 한숨을 내쉬는 위드의 모습에 라샤가 키득거리며 놀리듯 말했다.
“왜 좋잖아? 그렇게 귀여운 여자가 잠시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다른 남자들이었다면 아마 좋아서 입이 벌써 수십 번도 더 찢어졌을 거다. 푸히힛!!”
라샤의 말에 위드는 이제 더 이상은 대꾸할 힘도 없다는 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오른팔을 매달리듯 꼭 끌어안고 있는 타이먼 족 여성을 바라봤다.
위드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둥그렇게 뜨고 바라보던 타이먼 족 여성이 ‘헤에’ 하는 소리와 함께 너무나도 귀엽게 웃었다.
아무리 귀엽다, 귀엽다 하더라도 위드는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타이먼 족 여성보다 귀여운 여자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단언 할 수 있었다.
그건 이미 며칠 동안 함께 한 라샤와 엘리아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저기 그런데 이쪽 방향으로 가는 게 맞긴 맞는 거야? 이거 어떻게 된 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 같아! 위드, 아무래도 길이…… 히익!”
라샤가 말을 하며 위드의 곁으로 다가오자 언제 귀엽게 웃었냐는 듯 타이먼 족 여성이 매섭게 눈을 치켜뜨며 라샤를 노려봤다.
위드에게는 고분고분하고 한없이 귀여운 모습만을 보여주지만 라샤와 엘리아는 아직까지도 바짝 경계하고 있었다.
“칫!”
한 번은 위드의 팔을 억지로 잡으려고 했다가 손톱과 어금니를 길게 빼며 전투태세를 갖추는 타이먼 족 여성의 모습에 크게 겁먹을 적이 있는 라샤였기에 더 이상 위드의 곁으로 잘 다가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엘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안돼요.”
위드가 말하자 타이먼 족 여성이 귀를 쫑긋거리며 웃으며 그의 팔에 얼굴을 비볐다. 그 모습을 보고 라샤가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흥! 웃기지도 않아! 엘리아, 저것 봐! 꼬리까지 살살 흔들면서 위드 앞에서는 아주 순하게 구는 것 좀 봐! 우리가 다가가면 손톱에 이빨까지 드러내면서 쳇쳇!”
“그, 그러게요…….”
라샤와 엘리아의 말을 듣고 타이먼 족 여성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잠시 노려봤지만 위드가 그러지 말라는 말을 하자 여전히 순한 양이 되어 얼굴을 비볐다.
‘도대체 내게만 이러는 이유가 뭐지?’
위드는 물론이고, 라샤와 엘리아까지도 어째서 타이먼 족 여성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히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적의를 갖고 위드 일행을 대했었다.
하지만, 오우거에게 당한 상처를 치료해주고 나자 득달스럽게 위드에게 달려들어 그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상처를 치료하고 옷까지 건네 준 엘리아에게 그러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타이먼 족 여성은 자신을 치료한 엘리아까지도 경계하고 있었으니 일행들로써는 그저 난감할 뿐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타이먼 족 여성의 치유력과 회복력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다는 사실이다. 오우거에게 당했을 적만 하더라도 팔이 부러지고, 등과 허벅지는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했다.
하지만, 그런 상처들을 불과 2, 3일 만에 멀쩡하다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움직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까지 회복했다. 그렇게 되자 상처를 치료한 엘리아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그런데 왜 말을 안 하는 거야?”
분명히 처음 자신들을 만났을 적만 하더라도 말을 했었다. 하지만, 타이먼 족 여성은 정신을 차리고 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위드에게는 작고 귀여운 웃음소리만 들려주었고, 라샤와 엘리아에게는 경계의 낮은 으르렁거림만 들려줄 뿐이었다.
“글쎄.”
몇 번이나 위드가 말을 걸어봤지만 좀처럼 타이먼 족 여성은 말을 하지 않았다. 워낙에 타이먼 족에 대해서 잘 모르다보니 위드 일행은 어서 빨리 프레타 영지로 돌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쫑긋쫑긋.
질리지도 않는지 위드의 팔에 매달려 얼굴을 비비던 타이먼 족 여성의 귀가 앙증맞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없이 행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가 돌연 두 눈을 번뜩이며 어느 한 방향을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반응에 걸음을 걷던 일행이 멈춰 섰다. 그리고 라샤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혹시, 몬스터라도 다가오는 거야?”
기이할 정도로 몬스터의 습격이 없었다. 그렇기에 위드로서는 도대체 어떤 몬스터이기에 이토록 넓은 지역을 영역으로 삼고 있는지 그저 긴장될 뿐이었는데 타이먼 족 여성이 갑작스럽게 반응하자 드디어 불안했던 그 순간이 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우리를 편하게 해주었던 놈이 나타난 것 같아. 모두 조심들 해.”
위드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단검을 굳게 쥐었다. 어느새 라샤와 엘리아까지도 위드의 등 뒤로 다가와 장검을 빼어 들었다.
“별일이네? 다른 때라면 벌써부터 사납게 노려봤을 텐데.”
라샤가 타이먼 족 여성을 바라보며 투덜거리자 엘리아가 급히 말렸다.
“라, 라샤 언니.”
“흥!”
자신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오직 한 방향만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는 타이먼 족 여성의 모습에 라샤도 더 이상은 아무런 말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코를 부여잡게 만드는 악취와 함께 수풀 속에서 녹색의 몬스터, 오크가 나타났다.
“뭐야? 오크잖아!”
라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실망스럽다는 듯 외쳤다. 오크 정도는 자신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크는 위드 일행을 보고 우뚝! 멈춰섰다. 아니, 정확하게는 위드의 곁에 사납게 눈을 빛내고 있는 타이먼 족 여성을 보고는 공포심에 잔뜩 얼어붙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들려왔다. 거대한 괴성이.
므우우우우우우-!!
“이, 이건!!”
괴성에 위드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긴장감을 풀었던 라샤와 엘리아는 오크와 다를 바 없이 바짝 얼어붙었다.
쿵. 쿵. 쿵.
거대한 땅의 울림과 함께 수풀 속에서 한 손에 뿌리 채 뽑힌 나무를 든 소머리의 몬스터 미노타우로스가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미노타우로스는 얼어붙어 있는 오크를 바라보며 끈적끈적한 침을 줄줄 흘리다가 이내 위드 일행과 타이먼 족 여성을 바라보고는 잠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키야아앗-!”
이를 드러내며 타이먼 족 여성의 손톱과 어금니가 순식간에 솟아났다. 그리고는 위드가 어떠한 말을 하기도 전에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땅을 박차고 뛰어 올라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위까지 도달했다.
얼핏 봐도 그 크기가 5미르(m)이상은 되어 보이는 미노타우로스였다. 그런데 타이먼 족 여성은 그 높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 오른 것이다.
므우우우우우!!
괴성을 내지르며 미노타우로스가 급히 손에 들고 있던 나무를 휘둘렀다.
후우우웅!
커다란 나무가 뿌리 채 뽑혀서 휘둘러지니 그 위력이 대단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타이먼 족 여성은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휘둘러지는 나무 위에 사뿐히 올라가는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여주었다.
“캬오오옷!”
타악!
미노타우로스를 사납게 노려본 타이먼 족 여성은 그대로 나무를 박차고 거대하고도 끔찍스런 얼굴로 바짝 다가가더니 단숨에 양손을 휘둘렀다.
츄아아아아- 악!!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에서 피가 사방으로 뿜어지는 광경은 위드 일행이 아니라 그 누구라 하더라도 넋을 잃고 바라봤을 것이다.
“……!”
“……!”
므우우우우우!!
미노타우로스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미친 듯이 손에 들고 있는 나무를 휘둘러댔다.
퍼억! 퍼억! 쾅! 쾅!
나무는 사정없이 주변 환경을 파괴시켰고, 그 위력적이고 어지러운 공격 속에서도 타이먼 족 여성은 여유롭게 이리저리 공격을 피해 다녔다.
퍼억!
꾸이이익!
타이먼 족 여성과 미노타우로스의 싸움에 애꿎은 오크만이 나무에 얻어맞아 긴 비명과 함께 멀리 날아가 버렸다.
쾅. 쾅. 쾅. 쾅!!
미노타우로스가 핏물로 번들거리는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나무를 휘두를 적마다 땅이 움푹! 움푹! 파였고, 나무들이 사정없이 부러져 나갔다.
탁! 탁! 탁!
타이먼 족 여성은 광폭하게 휘둘러지는 나무 사이를 피해 주변 지형을 이리저리 튕기듯 뛰어 다니다 이내 나무의 옆면을 박차고 다시 한 번 미노타우로스의 가슴으로 날았다.
츄아악! 츄아아악-!
므우우우우- 우우!!
가슴이 쩍! 갈라지며 엄청난 양의 핏물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왔고, 미노타우로스의 거대한 몸이 휘청, 휘청 거렸다.
재차 이어진 타이먼 족 여성의 공격에 미노타우로스는 팔, 다리가 찢어지며 결국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쿠우웅!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쓰러진 미노타우로스의 모습에 위드 일행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타이먼 족 여성은 미노타우로스의 피를 뒤집어쓰고 위드의 곁으로 다가와 ‘나 잘했죠?’란 표정으로 방실방실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라샤가 중얼거렸다.
“위드…… 너…… 좋겠다. 엄청난 가디언(Guardian)이 생겼으니…….”
“가, 가디언?”
위드는 라샤의 말을 더듬거리고는 타이먼 족 여성을 바라봤다. 그녀는 위드와 눈이 마주치자 사랑스럽게 웃으며 팔에 매달려 얼굴을 비볐다.
부비적, 부비적.
Chapter 9 위드 카일러! 다녀왔습니다!
보통 인간 성인 남성은 하루에 30키르(km)는 걸어갈 수 있다. 물론, 무리하면 훨씬 많이 걸을 수도 있지만 대략, 아침 일찍 출발한다는 가정 하에 저녁까지 걸으면 30키르(km)는 그렇게 무리한 이동량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드 일행은 아무리 빨라도 그 절반인 15키르(km)밖에 이동하지 못했다. 쉬지 않고 나타나는 몬스터들의 방해와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걸음을 걸어야 하니 지속적으로 오래 걷지를 못하는 것이다.
“……꿀꺽…….”
불 위에 올려져 익어가는 사슴 고기를 보며 쉬지 않고 군침을 삼키는 타이먼 족 여성의 모습에 위드는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짧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헤에…….”
위드의 손길에 기분이 좋은지 방실방실 웃으며 작게 고개와 꼬리를 흔드는 타이먼 족 여성. 그 모습을 보고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라샤가 투덜거렸다.
“쳇! 엘리아, 저거 위드가 꼭 저 여자 키우는 것 같지?”
“에? 그, 그건…….”
“봐봐, 저게 무슨 꼴이야! 내가 볼 때, 타이먼 족은 엘프나, 드워프, 웨어 울프 족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 아마, 지능이 좀 떨어질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모습을 보일 수……!”
말을 하던 라샤는 마치, 자신의 말을 모두 알아듣는 다는 듯 시선을 돌려 싸늘하게 바라보는 타이먼 족 여성의 눈초리에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저거 뭐야? 설마 다 알아듣는 거야?’
라샤가 입을 다물자 타이먼 족 여성은 다시 위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으음…….”
차마 뭐라고 더 이상 말은 하지 못하고 라샤는 혼자 끙끙거렸고, 그 모습을 보며 엘리아는 빙긋 웃었다. 어찌 되었던 현재 몬스터 땅에서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는 타이먼 족 여성이 아니던가? 물론,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대상은 오로지 위드였지만.
“거의 다 익어가는 것 같은데.”
위드는 몸을 일으켜 사슴 고기를 살폈다.
타이먼 족 여성은 때가 되면 꼬박꼬박 사냥을 해왔다. 몬스터 땅엔 몬스터도 많았지만 그 만큼 몬스터들의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동물들도 많았기에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사슴 고기가 다 익혀졌다 판단한 위드는 라샤와 엘리아를 불렀고, 그녀들은 타이먼 족 여성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가와 위드가 건네는 고기를 받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여기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먹어.”
위드가 사슴 고기를 적당하게 잘라 타이먼 족 여성에게 건네자 그녀는 고맙다는 듯 한 얼굴 표정으로 고기를 받아 들어 조금씩 떼어 오물오물 거리며 먹었다.
몬스터와 싸움이 벌어지면 굉장히 사나운 타이먼 족 여성이었지만 그 외엔 아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행동만을 했다. 또, 잘 때마다 품을 파고들어 안기는 그녀로 인해서 처음에는 굉장히 불편하고, 민망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름을 모르니…….”
위드가 고기를 먹으며 중얼거리자 그녀가 귀를 깜찍하게 움직이며 돌아봤다.
“이름. 이름이 없으니까 부르기가 불편하잖아.”
위드의 말에 그녀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피…… 에…… 나…….”
“……!”
“……!”
약간 거북한 발음이었지만 분명히 인간의 언어였다. 그 모습에 위드는 물론이고, 사슴 고기를 먹던 라샤와 엘리아까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피에나?”
위드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위드는 빙긋 웃으며 머리를 매만져주며 말했다.
“이름이 있었구나, 피에나.”
“헤에…….”
웃으며 행복감에 젖어드는 피에나의 모습에 위드보다도 라샤가 석상처럼 굳어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못했다.
“라샤 언니?”
엘리아의 부름에도 라샤는 꿈쩍하지 않았다.
‘이, 이름까지 있을 정도면 지금까지 내가 한 말들을 다 알아듣고 있었다는 소리잖아!’
순간 라샤는 혹시라도 피에나가 보복을 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에 벌떡! 일어나 위드의 곁으로 바짝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보고 피에나가 눈을 빛내며 당장 떨어지라는 듯 경고를 보냈지만 라샤 역시도 필사적이었다.
“라샤?”
“위드! 나를 꼭! 도와줄 거지? 아니! 반드시 도와줘야 해!”
“응? 무슨 말이야?”
라샤는 점점 사납게 변하는 피에나의 눈을 바라보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여자…… 아니, 피에나가 분명히 나중에 내게 복수를 할 거야! 내가 지금까지 자신을 무시하고 모욕했다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이야! 위드!”
그제야 위드는 어째서 라샤가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매달리는지 알 수 있었다.
‘하긴, 피에나가 전혀 말을 하지 않아서 라샤가 그간 꽤나 막말을 하기는 했었지.’
그것이 결코 악의적인 목적이 있어서 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었다. 위드는 라샤를 나무라듯 바라보고는 피에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사나운 그녀의 눈빛에 위드는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말했다.
“피에나, 라샤와 엘리아는 내 친구야. 내 친구는 피에나의 친구이기도 하고. 그동안 라샤가 피에나에게 좋지 못한 행동을 했지만 그건 그녀가 결코, 나쁜 마음을 먹고 한 행동이 아니니까 피에나가 용서를 해줬으면 좋겠어.”
피에나는 잠시 위드의 말을 생각하는 듯 하다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지는 손길에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라샤, 됐지?”
라샤는 좀 못미더웠지만 우선 피에나가 그러겠다고 했으며, 자신을 더 이상 노려보지 않자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러고는 슬쩍슬쩍 피에나를 바라보던 라샤가 용기를 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물론, 도중에 피에나가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라샤는 결코 물러나지 않고 그녀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갔다.
“피, 피에나. 미안해! 그러니까 용서해줘. 미안! 정말로 미안!”
피에나는 경계의 눈빛으로 라샤를 바라보다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것이 전해졌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라샤를 바라보는 눈빛엔 경계의 빛이 사라져 있었다.
“휴! 다행이다! 고마워 피에나! 히힛!”
라샤가 밝게 웃으며 피에나를 만지려고 했지만 그녀는 빠른 몸놀림으로 위드의 곁으로 물러나 버렸다.
“히잉! 위드! 피에나가 나 아직 싫어하나봐?”
라샤의 투덜거림에 위드는 더 이상 자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듯 아무런 대꾸도 없이 묵묵히 사슴 고기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