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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94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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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94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19화

 

 

세디에 자작은 동료의 위기를 보고 자신의 몸을 날려 막아내는 한 기사의 모습에 경악성을 뱉어냈다. 정말로 목숨조차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신뢰하는 동료라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세디에 자작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그 생각을 버려야만 했다.

“도대체 저들은…….”

한 기사단에 자신의 목숨을 걸 만큼 신뢰하는 동료들이 몇이나 될까? 세디에 자작의 생각대로라면 불사조 기사단엔 수십 명이나 존재했다. 아니, 기사단 전체가 어느 누구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듯 보였다.

“동료의 위기에 망설임 없이 몸을 날리다니.”

밀레르노 백작은 순간적으로나마 불사조 기사단이 두렵게 느껴졌다. 저러한 면이 있기에 불사조 기사단이 이토록 어려운 전투를 훌륭하게 치러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대형 몬스터를 처치한 위드와 몇 몇 기사들이 대열에 합류했다. 둥그런 방패 형태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던 불사조 기사단은 곧바로 다시 한 자루의 창이 되어 질주하기 시작했다.

불사조 기사단도 인간은 인간이었다.

방패 대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곳에 처음으로 희생자들이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 수는 고작 4명! 이 엄청난 광경에 코노 왕국군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처음과 다르게 불사조 기사단의 질주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단원들 개개인의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말들이 지쳐버렸다는 것이다.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 사이를 질주하는 것은 말들에게 커다란 압박감이었고, 그건 곧바로 체력적인 문제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불사조 기사단이 주춤거리던 때였다.

끼아아아아악-!!

꾸아아아아악-!!

대기를 찌르는 날카로운 울부짖음이었다. 그리고 불사조 기사단의 머리 위로 두 마리의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쿠아앙! 쿠아아앙!

검은 그림자들, 두 마리의 드래곤들은 불사조 기사단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몬스터들에게 강력한 브레스를 선사했다.

너무나 완벽한 조화였다.

그때부터 불사조 기사단과 두 마리 드래곤, 아르티엔과 실비나의 활약이 이어졌다. 실비나에 타서 아르티엔까지도 완벽하게 통제하는 샤프의 모습은 환상 그 자체였다.

불사조 기사단이 드래곤의 도움으로 몬스터들의 벽을 뚫고 나오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밀레르노 백작이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고 소리쳤다.

“코노 왕국군의 저력을 보여주자!!”

“우리는 코노 왕국군이다! 밀리지 마라!!”

“우와아아아-!!”

자신감 넘치는 밀레르노 백작과 지휘관들의 외침과는 다르게 이날의 전투에서 코노 왕국군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전투는 훌륭하게 승리를 일궈냈다.

3만에 달하는 몬스터를 죽인 반면, 코노 왕국군의 피해는 고작 6천에 불과했다. 놀라운 사실은 불사조 기사단의 희생자가 단 14명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야 말로 대단한 대승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대승 속에서도 밀레르노 백작과 코노 왕국의 지휘관들은 어느 누구도 기뻐할 수 없었다.

 

***

 

저벅, 저벅, 저벅…….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발자국 소리는 묘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더욱이 좌우 폭이 5미르(m)도 되지 않는 지하 통로라면 누구나 긴장하고 말 것이다.

발자국 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이윽고 그 주인공이 통로 한 쪽에 희미하게 밝혀진 불빛 아래 나타났다.

“제길! 왜 하필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건지.”

40대 후반으로 탄탄한 근육이 마치 수십 년을 전투와 함께 살아온 노련한 용병을 연상시켰다. 등 뒤로 불쑥! 튀어 나와 있는 커다란 투 핸드 소드가 유난히도 돋보였다.

“제길! 여기 뭐가 있다고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건지. 퉤!”

욕설과 함께 걸쭉하게 침을 뱉어낸 사내는 또 다시 어두운 지하 통로를 걸었다. 그러다 문득, 그의 발걸음이 딱! 멈추었다.

크그그그그그…….

“진짜 여러모로 짜증나게 하는군!”

사내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천천히 등 뒤에 매어 놓은 투 핸드 소드를 꺼내 들었다. 사내의 키와 맞먹는 투 핸드 소드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풍겼다.

사내가 투 핸드 소드를 꺼내 든 사이 반대편에서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크그그그그그…….

트롤이었다. 그런데 그 크기가 보통의 트롤보다 머리통 하나는 더 커 보였다.

“이 새끼 봐라? 너 뭔데 여기 이러고 웅크리고 있었던 거야?”

사내는 애초부터 트롤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어떠한 감흥도 보이지 않았다. 되려, 꾀부리는 종업원을 찾은 상점 주인처럼 행세하고 있었다.

투욱!

“나 참!”

트롤의 입에서 사내의 머리통만한 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말은 배가 고프다는 소리였다. 사내는 자신을 한 낱 먹잇감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트롤이 어처구니없을 지경이었다.

“오우거면 몰라도 고작 너 따위가 이 아큐바 님을 먹잇감으로 생각한다 이거냐? 10년만 일찍 오지 그랬냐? 그랬다면 내가 잔뜩 긴장이라도 해줬을 텐데.”

비웃듯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트롤을 향해서 한 발 내딛었다. 보통, 트롤의 공격을 기다려야 했지만 사내는 그럴 기분도, 더 이상 이 기분 나쁜 곳에 있고 싶지도 않았기에 먼저 움직인 것이다.

크그그그그그!

트롤이 움직였다. 괴성을 내지르며 흉측하게 짝이 없는 팔을 휘둘러왔다.

“차하- 앗!”

후우웅!

철퍼덕!

강력한 바람을 동반하며 좁은 통로를 날은 사내의 투 핸드 소드는 아주 깔끔하게 트롤의 팔을 잘라버렸다.

“웃차!”

기합과 함께 사내는 다시 투 핸드 소드를 휘둘렀고, 트롤의 남아 있던 다른 한쪽의 팔마저도 베어버렸다.

부글부글부글…….

“그만. 그만. 내가 힘들어지잖아. 큭큭!”

재생하려는 트롤의 모습에 사내는 가볍게 웃음을 날렸다. 그리고 커다란 몸집과는 전혀 다르게 투 핸드 소드를 날렵하게 휘둘렀다.

좁은 통로가 투 핸드 소드로 트롤의 몸을 조각 조각내는 기분 나쁜 소리로 뒤덮였다. 동시에 트롤의 역겨운 피 냄새가 진동했다.

“퉷! 트롤은 피 냄새가 역겨워서 영 싫단 말이야.”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 트롤의 시체를 지나쳐 계속해서 걸었다. 그러다 그는 리저드맨과 트롤들을 더 만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사내는 귀찮다는 듯 몬스터들을 빠르게 죽여 나갔다.

통로의 끝에는 작은 철문이 있었다.

“이제 여기만 뒤지면 끝난다 이 말이지?”

사내는 어서 빨리 일을 끝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제법 커다란 자물쇠가 문을 막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사내가 휘두른 투 핸드 소드에 두 동강 나고 말았다. 하지만, 문제는 자물쇠가 아니었다. 바로 철문이었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기에 철문은 사내가 꽤 힘을 써야 할 만큼 쉽게 열리지 않았다.

끼이이익!

“후우우…….”

사내는 자신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공간만을 확보하곤 숨을 몰아쉬었다. 문 안쪽을 힐끔 바라본 사내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씨팔!”

암흑! 너무나도 캄캄한 암흑에 사내는 신경질적으로 등을 돌리고 걸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손에 희미한 횃불을 들고 나타났다.

“빨리 끝내고 가자!”

그렇게 외친 사내는 문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약 20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자 사내가 문 밖으로 나왔다. 들어갈 때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사내가 실실 웃고 있었다.

손에 들려 있어야 할 횃불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사내의 손에는 제법 두툼한 책 한 권이 들려 있었다.

“이거 였어? 그런데 어쩌나 이미 늦었으니. 큭큭큭!”

즐겁게 웃으며 다시 지하 통로를 걸어가는 사내.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두툼한 책의 우측 하단에 쓰여 있는 글자만이 희미한 불빛 아래 드러났다.

 

찾아냈다.

바이텐 제국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위드 카일러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프레타 영지를 수복하려고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결론 난 것은 프레타 성에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물론, 이러한 추측에 이르기까지는 위드의 마법적 능력과 그가 오래전 마법사 길드와 제법 커다란 거래를 했다는 것을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카르타 제국의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말했다.

“그는 오래전 마도사의 던전을 발견했다고 했소.”

수 년 동안 프레타 성 지하 비밀 창고에 잠들어 있던 대마도사 칸의 유물. 그 유물이 프라디아 대륙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아무도 몰랐다.

 

 

Chapter 9  약속

 

카르타 제국과 키에브 제국의 전쟁은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두 제국에게 타협이란 없는 전쟁이었다. 어느 한 쪽이 멸망하거나, 항복을 해야만 끝나는 그런 전쟁이었기에 장기전으로의 발전은 당연한 결과였다.

열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두 제국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두 제국에서 발생한 희생자의 수만 무려 60만. 경제적인 피해금액도 천문학적이었다.

그러나 제국은 제국.

이 엄청난 피해 속에서도 두 제국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되려, 어느 누가 더 막강한 군사력, 탄탄한 경제력을 지니고 있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제국 전쟁으로 발생된 오란, 하라 왕국의 카르타 제국 침공. 바이텐 제국의 키에브 제국 침공도 제국 전쟁의 영향으로 인해서 서서히 장기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바이텐 제국이야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오란, 하라 왕국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카르타 제국이 비해 형편없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고 있는 두 왕국이었기에 그들의 전쟁은 길어야 1년 정도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두 왕국에서 전쟁을 장기전에 맞춰가고 있었다. 이는 두 왕국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키에브 제국의 사탕발림에 넘어갔다고 볼 수 있었기에 어떻게 되더라도 두 제국의 승자는 카르타 제국이 아닌 키에브 제국이 되어야만 했다.

지금까지 오란 왕국이 5개의 영지. 하라 왕국이 11개의 영지를 빼앗았기에 어떠한 이유를 들더라도 카르타 제국의 용서를 바랄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키에브 제국이 카르타 제국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그 이후의 일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되는 것이다.

또, 두 왕국의 입장에서는 한 번 빼앗은 영지를 다시 돌려주고 싶지 않기도 했다. 

특히, 오란 왕국과 같은 경우는 이 기회가 아니면 왕국이 더 크게 발전할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모든 것을 걸고 매달릴 수밖에 없기도 했다.

대륙의 중심에서 그 주인을 가리기 위한 전쟁인 제국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면 페르만 왕국의 두 영지, 브리자스와 프레타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알리하 니드먼 후작이 브리자스 지방에서 일전일퇴를 거듭하는 동안, 위드 카일러 공작은 말 그대로 폭풍처럼 프레타 영지를 휘젓고 다녔다.

두두두두-!!

“창 대형으로 쾌속 질주!!”

“창 대형으로 쾌속 질주!!”

퍽퍽퍽퍽!!

온갖 비명이 울리며 몬스터들이 불사조 기사단에 의해 사정없이 짓밟히거나, 튕겨져 나갔다. 그 모습에 몬스터들은 더욱더 광폭해져서 불사조 기사단만을 노리고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뿌우우우우우-!!

펄럭! 펄럭! 펄럭!

나팔 소리와 붉은 깃발이 힘차게 펄럭이기 시작했다.

“발사아아-!!”

퉁퉁! 투우웅! 투우웅-!!

수 백발의 화살이 하나의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몬스터들의 머리와 몸에 박혀 들어갔다. 

현재 연합군이 사용하는 것은 철제 화살이 아닌 일반 나무 화살이었지만 어차피 화살의 목적은 몬스터들의 주위를 끌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목적대로 많은 몬스터들이 불사조 기사단이 아닌 언덕 위에서 화살을 날리는 병사들을 향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몬스터들의 모습에 붉은 깃발을 흔들던 병사가 재빨리 푸른 깃발을 바꿔 흔들었다. 푸른 깃발은 활을 쏘던 병사들에게 쾌속 후퇴를 알리는 신호.

“모두 최대 속도로 500미르(m)밖까지 후퇴하라!”

“후퇴하라-!!”

일사분란하게 병사들이 후퇴하고 있음에도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달려왔다. 

언덕의 중간을 올랐을 무렵!

푸왁! 푸왁! 푸왁-!

케에엑! 꾸이이이-!!

언던 중간 부분이 움푹! 꺼졌다.

함정!

그 안에는 그럭저럭 뾰족한 모양새로 다듬어 놓은 나무 기둥이 엉성하게 심어져 있었다. 순식간에 몬스터들은 나무 기둥에 꼬치 꿰이듯 꽂혀 버렸다.

상당수의 몬스터들이 그렇게 함정에 걸려 빠져버리자 뒤를 쫓던 몬스터들이 주춤거렸다.

그 때였다.

엄청난 양의 마나가 들끓기 시작하더니 몬스터들 사이의 땅이 순식간에 뒤집히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위드가 어스 퀘이크를 펼친 것이다.

언제 보아도 그 순간만큼은 숨이 멎을 정도로 위력적인 어스 퀘이크. 한 순간에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땅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곧바로 불사조 기사단이 몬스터들의 뒤쪽을 공격했고, 언덕 좌우에서는 병사들이 각자 손에 익은 무기를 들고 쏟아져 나왔으며, 하늘에서는 두 마리의 드래곤이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이 날의 전투는 위드 카일러가 이끄는 병력이 프레타 영지에 들어서고 맞이하는 세 번째 대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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