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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335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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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5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5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6)

 

“수고했다.”

무혁은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필립의 따뜻한 손길에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삼백 명이 넘는 사람들을 헬-라시온으로 텔레포트 시킨다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무혁은 엄청난 힘을 쏟아 부어야만 했다. 물론, 리커버리라는 사기적인 권능이 있기에 피로를 회복할 시간 따윈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런데 아델리오에게는 뭐라고 했던 거야?”

필립은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 그거요?”

무혁은 그저 희미하게 웃었다.

 

‘그 말… 정말 믿어도 되는 건가요?’

‘내 말을 신뢰해달라고 강요하진 않아요. 하지만, 난 그쪽이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것 같아서 큰마음 먹고 알려줬을 뿐이에요. 이후의 결정은 내가 아닌 그쪽이 하는 거죠.’

‘그건 그렇지만…….’

‘정말로 간절하다면,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우선은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았을까요? 나라면 분명 그랬을 것 같은데.’

‘…알겠어요. 해볼게요.’

‘그리고 말했다시피 도움이 되는 놈들은 따로 있다는 것 명심해요. 없는 놈들 붙잡고 없다고 나 욕하지 말고.’

‘우선은 당신이 알려준 정보를 토대로 확인을 해볼게요.’

‘현명한 판단이라고 해두죠. 그럼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지내요.’

‘잠깐만요! 정말 나도 데려가면 안 되나요?’

‘이제는 너무 늦었어요. 우리는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때 날 데려갔었더라면…….’

‘덕분에 이번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잖아요.’

‘그거야 내가 아니었더라도 누구든 할 수 있었던 일이고요.’

‘과연 그랬을까요? 아니라는 거 그쪽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당신, 생각보다 얄미운 거 알아요? 됐어요! 어쨌든 다음에 다시 만날 때는 내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할 거에요.’

 

로페시 아델리오와의 대화를 떠올린 무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보나마나 고맙다는 말이 먼저 나올 것이다.

몬스터 핵의 존재는 단 1퍼센트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며, 그 어떤 보물보다도 값어치가 높은 것이니까.

“정말 말 안 해줄 거냐?”

필립이 서운하다는 듯 묻자, 무혁은 딱히 비밀이라 할 것도 없었기에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무혁이 너… 폭탄을 던져놨구나.”

로페시 아델리오라면 절대 혼자서만 몬스터 핵의 존재를 비밀로 간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다닐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의지와는 다르게 한 번 새어나간 비밀은 언제고 소문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몬스터 핵의 존재가 헬-라시온 전체에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아델리오가 몬스터 심장 수백 개를 갖다 놓고 핵을 찾을 모습을 생각하니… 괴기스럽긴 하다.”

몬스터 핵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몬스터의 심장을 손으로 주무르고 다닐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끔찍하다는 듯 필립이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고 보면 로드가 아니었다면 우리도 여전히 몬스터 심장이나 더듬거리고 있었겠지?”

“그렇겠죠. 마족을 잡겠다는 생각도 못했을 테고.”

무혁의 대꾸처럼 모든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아주 작은 우물이나 다름없는 헬-라시온에서나 힘을 뽐내면서 마족들의 눈치를 살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로드의 존재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게 만들었다.

“솔직히 난 괜찮을지 걱정이다.”

“뭐가요?”

“몬스터 핵의 존재를 알면 이제 너도 나도 몬스터를 잡아서 핵을 얻어 강해질 텐데 마족들이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으려고 할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 때문에 인간들에 대한 감정이 최악이잖아.”

마족들에게 피해 입을 희생자들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필립의 모습에 무혁은 역시 그답다라고 생각했다.

“마족들의 훼방과 견제가 있겠죠. 하지만, 죽을 때까지 마족들에게 억압을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내가 던진 작은 자립의 씨앗이 분명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나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거라고 난 믿어요. 인간들은 그런 존재잖아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종족.

마계에 와서 느낀 것이지만, 그들이 인간들보다 월등한 것은 사실이나 역사와 환경을 생각해보면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들보다 우월한 존재인지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인간들이 마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어떻게 성장했을까?

무혁은 분명 마족들보다도 더 강대한 종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해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헬-라시온의 인간들에게 몬스터 핵의 존재를 알려준 것은 새로운 변화, 혹은 진화의 씨앗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걸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 무혁이 네 말대로 희망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자신들처럼, 헬-라시온의 인간들 또한 마족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길 바라는 필립이었다.

 

#

 

“천사?”

“그래, 천사.”

“인간이 천사의 힘을 이어 받을 수가 있다고?”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에 비웃음으로 반박했다.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지?”

그가 지나온 길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소란일 것이라고 여겼으나, 이제는 커다란 재앙으로 변해 있었다.

“지금 증명을 바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만.”

원탁에 둘러 앉아 있던 네 명 중 한 명이 서로 간의 의견 충돌을 중지시켰다.

마신 라시온을 섬기는 마왕들 중 최고의 실력과 권위를 가진 서열 1위 케케마탄의 한 마디에 서열 2위 베나스텐과 서열 3위 벨라이온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입을 다물었다.

“이제 남은 것 우리 넷뿐이다.”

케케마탄의 말이 주는 무게감이 공간 전체를 무겁게 짓눌렀다.

“한낱 인간 따위에게… 우리는 마계 역사상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치욕을 당했다.”

그렇다. 팩트는 바로 이것이다.

상대가 천사의 힘을 계승했건 말건,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라는 최하위의 종족에게 자신들이 결코 지울 수 없는 치욕을 당했다는 점이다.

“내가 해결하지.”

서열 4위, 루카모프가 자신 있게 말을 꺼내놓았다.

“놈은 요하메스와 포카보, 레카딜라를 동시에 상대하고도 살아남았다.”

케케마탄의 말에 루카모프가 눈을 찌푸렸다.

“그래서 내가 인간에게 죽임이라도 당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상대가 아무리 케케마탄이라 하더라도 모욕을 참고 견딜 정도로 루카모프의 성격이 온순하지 않았다.

당연히 케케마탄 역시 루카모프에게 모욕을 주고자 한 말이 아니었기에 오해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다만… 더 이상은 어떠한 변수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놈의 존재를 지워버려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 싶은 거다.”

그렇게 말을 마친 케케마탄이 벨라이온과 베나스텐을 번갈아 바라봤다.

케케마탄의 시선을 받은 베나스텐이 보란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움직이는 건…….”

“다른 마왕들 또한 모두 그러한 생각 때문에 죽었다. 그리고 요하메스는 그걸 알고 레카딜라와 포카보까지 끌어들였지만 결국은 어떻게 됐지?”

“여기 있는 우리 넷을 다른 마왕들과 동급으로 여기고 있었던 건 아닐 텐데, 케케마탄?”

베나스텐의 도전적인 음성에 케케마탄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지만, 내부적으로 서로 다툴 때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감정을 조절하며 대꾸했다.

“당연히 그러한 생각 따윈 없으며, 어떠한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니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우리의 치욕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싶을 뿐이다.”

“루카모프와 함께 가지.”

벨라이온이었다.

케케마탄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베나스텐을 바라봤다.

“난 싫다. 그렇게까지 상황 정리를 하고 싶다면 케케마탄, 네가 직접 움직이면 될 것 아닌가?”

“나는 따로…….”

말을 하다 말고 케케마탄이 입을 다물었다.

자신에게는 따로 할 일이 있다는 걸 말해봐야 제 자존심만 세우려는 핑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는 하는 수 없이 벨라이온과 루카모프가 이 상황을 끝내줄 것이라고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저 둘이면 충분하겠지.’

이왕이면 더 이상 신경을 쓸 필요도 없이 베나스텐까지 함께였으면 좋았겠지만, 벨라이온과 루카모프 역시 놈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 믿었다.

 

#

 

[영혼의 크기가 성장했습니다.]

[불완전한 상태가 안정화됩니다.]

 

역시 급이 달랐다.

서열 7위였던 레카딜라, 그리고 6위의 포카보와 5위 요하메스까지.

그들 셋의 영혼을 흡수한 결과 무혁은 자신의 상태가 급속도로 좋아졌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또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온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느낌을 명확하게 알게 해주는 알림음이 들렸다.

 

[유일한 종, 가장 독립된 종으로의 진화가 가속 됩니다.]

[권능, 리커버리의 단계가 상승합니다.]

[새로운 권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상당 시간 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권능, 리커버리의 단계가 상승했다는 말에 무혁은 재빨리 그 정보를 확인했다.

 

|리커버리 – 권능 : 2단계|

·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회복한다.

· 열흘마다 권능 사용 횟수가 축적된다.

· 권역 범위 내의 생명들을 대상으로 권능을 발현할 수 있다.

· 권역 범위로 권능을 사용할 경우, 소진 횟수가 10배 증가한다.

· 권능의 단계가 상승할수록 최대 축적 횟수가 증가한다.

· 권능의 단계가 상승할수록 권역 범위가 확대된다.

· 현재 최대 축적 횟수 - [20/20]

 

1단계에서 2단계로 상승을 하면서 축적 횟수가 2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역 범위 내의 생명들을 대상으로 권능을 발현할 수 있어졌다.

그 말을 쉽게 풀이하면.

“단체 회복이라니…….”

일정 공간 내의 모든 존재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무혁은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다만, 소진 횟수가 10배로 증가한다고 했으니 사실상 무혁이 단체 회복을 할 수 있는 횟수는 고작 2번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혁은 엄청난 혜택이라고 여겼다.

물론, 권역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었지만.

“설마… 서너 사람 회복시킬 정도로 좁지는 않겠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여기며 무혁은 두 번째 권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리커버리 스킬을 권능으로 만들어 놓은 효과는 상당했다.

무엇보다도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욱더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무혁은 하찮은 스킬이라도 권능에 추가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여겼다.

“두 번째 권능이라…….”

무혁의 입매가 비틀려 올라간다.

이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리커버리를 권능에 추가하고 그 효과를 누리면서 무혁은 예전부터 또 다시 스킬을 권능에 추가할 수 있게 된다면 반드시 1순위로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스킬이 있었다.

그건 바로.

 

[스킬, 심판의 검을 권능에 추가합니다.]

[두 번째 권능, 심판의 검이 생성됩니다.]

 

심판의 검이다.

마신 라시온을 잡을 수 있을 유일한 스킬, 그것이 권능으로 진화했을 때의 효과는 무혁으로서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제 너는 진짜 X됐다. 목 깨끗하게 씻고 기다려라. 곧 자르러 갈 테니까.”

무혁은 자신의 머릿속에 상상으로 이미지화시켜 놓은 마신 라시온을 떠올리며 최대한 잔인하게 웃어보았다.

그렇게 무혁이 더욱더 강해지고 며칠 후.

멀리서 느껴지는 엄청나게 강력한 마기를 뿜어내는 두 명의 존재감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얼굴을 굳혔다.

“뭐… 뭐야? 설마 마신 라시온이라도 온 건가?”

“그렇게 말하기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잖아.”

실비아의 말처럼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강력한 마기의 주인은 놀랍게도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

무혁 역시도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두 존재의 등장에 저절로 긴장감이 들었다.

누구일지 궁금해 하는 사이, 멀리서 느껴지던 마기가 갑작스럽게 머리 위에서 폭포수마냥 내리 꽂히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 미동도 없이 떠 있는 두 명의 존재.

그 중 한 명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어디 몇 놈이나 살아남는지 볼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킬 라시온 멤버들의 머리 위로 새카만 돌덩어리, 마치 우주에서 떨어지는 유성과도 같은 것이 수백 개나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모두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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