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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92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8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9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92화

마르케디악 (10)

 

[마족, 라세크의 영혼을 흡수했습니다.]

[초월적 존재의 영혼이 가진 힘을 받아들입니다.]

[모든 고유 능력이 상승합니다.]

[라세크의 영혼이 소멸되며 이전의 능력 중 하나가 전이되었습니다.]

[‘라세크의 균형’을 새로운 스킬로 변환합니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알람에 무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내심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라세크의 균형’이라는 스킬을 얻은 것이다.

 

|라세크의 균형 – 고유(마족) : 無등급|

· 마족 라세크의 균형 잡힌 힘, 속도, 민첩성, 체력, 지구력은 그의 자랑이다.

· 모든 능력이 균등하게 추가적 효과를 얻는다.

·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만 조합이 가능하다.

 

생각했던 것처럼 스킬 자체적인 능력은 그리 대단할 것 없었다.

물론, 이것조차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신세계를 맛볼 수 있겠지만, 이미 많은 수의 마족 스킬을 얻은 무혁에게는 그저 흔한 스킬 중 하나였다.

새롭게 얻은 라세크의 균형 스킬을 재빨리 ‘마족 패시브’ 스킬과 조합을 했다.

 

|마족 패시브 – 고유(마족) : 無등급|

· 여러 마족의 특성이 하나로 더해졌다.

· 모든 고유 능력이 대폭 상승한다.

·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만 조합이 가능하다.

 

라세크의 균형 스킬이 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킬 설명은 변함이 없었다.

그저 고유 능력이 대폭 상승할 뿐.

하지만, 자신의 정보를 확인한 무혁의 입가는 연신 씰룩- 거렸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3년차

· 신분 - 라시온 식민(중소도시 식민)

· 체력 - 초월적 등급(23단계)

· 근력 - 초월적 등급(23단계)

· 순발력 - 초월적 등급(23단계)

· 지구력 - 초월적 등급(23단계)

· 마력 - 초월적 등급(23단계)

 

케트라의 영혼을 흡수했을 때만 하더라도 고유 능력의 초월적 등급은 19단계였다.

그게 불과 20일 전의 일이다.

초월적 등급이 10단계부터는 무척이나 더디게 올라가더니 아니나 다를까, 19단계에서 20단계로 올라가는 것 역시 굉장히 힘들었다.

마족의 영혼을 몇이나 흡수를 했는지 모를 정도였으니까.

당연히 20단계에서 21단계로 올라가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족 패시브 스킬도 진짜 사기야. 사기!’

단순하게 마족의 영혼만 흡수했었다면 아직도 20단계나 겨우 돌파했을 무혁이었지만, 도전권 쟁탈전에서 죽은 실력 있는 마족들의 영혼을 흡수할 때면 무려 40퍼센트나 되는 높은 확률로 마족 스킬을 얻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족 패시브 스킬로 조합을 했더니 지금처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도 알려주었고, 다행스럽게도 마족 스킬은 무혁과 동일하게 똑같은 효과를 지닌 조합 스킬이 되어 모두에게 차별 없는 공평한 효과를 부여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무혁의 마족 패시브 스킬이 가장 많은 마족 스킬과 조합되어서 효과 또한 가장 컸지만 말이다.

‘23단계라면…….’

어쩌면 서열 49위인 마왕 자바하 정도는 꺾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 무혁이었다.

하지만, 성급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앞으로도 도전권 쟁탈전은 최소 열흘 가까이 남아 있었으니까.

‘점점 더 강한 마족들의 시체를 흡수하면 최소한 25단계는 되겠지?’

그러면 그때 가서 마왕 도전권을 얻은 마족과 서열 49위 마왕 자바하의 대결을 지켜보며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될 일이었다.

벌써부터 은근하게 기대가 됐다.

“매일 밤마다 이렇게 많은 마족들의 시체를 수거해오느라 고생이 많다.”

필립이 무혁의 곁으로 다가와선 그렇게 말했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어요. 어차피 한 곳에 모아 놓은 시체를 슬쩍- 가지고 나오는 것뿐인데요.”

바보 같은 데스 아머라며 뒷말을 붙이고는 낄낄- 거리며 웃는 무혁이었다.

데스 아머는 매일 같이 무혁에게 마족들의 시체를 털리고 있었다.

텔레포트 스킬로 시체 무덤 정중앙으로 이동해서는 눈에 보이는 대로 마족의 시체들을 공간 주머니에 쓸어 담고 곧바로 다시 텔레포트로 도망을 가버리니 데스 아머가 무혁의 기척을 느끼고 아무리 빨리 달려온다 하더라도 검 한 번 휘두를 시간조차 없었다.

이런 일이 벌써 열흘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스 아머의 대처는 여전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마족의 시체를 너무 많이 빼돌리고 있기에 이 사실을 마족들이 알면 어떻게 하나 고민스러워서 은밀하게 죽은 마족의 시체를 시체 무덤으로 옮기는 걸 따라가 본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족들은 동족의 시체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마족들은 시체 무덤 근처에다가 시체들을 대충 던져놓고는 그대로 돌아가 버렸는데, 그렇게 던져놓은 시체들을 구덩이 속으로 옮기는 건 놀랍게도 데스 아머들이었던 것이다.

즉, 무혁으로서는 시체 무덤의 마족 시체들을 아무리 많이 빼돌린다 하더라도 그 사실이 발각당할 일이 조금도 없다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것이었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일정 기간 시체 무덤에서 부패를 거친 마족의 시체에서는 영혼을 흡수할 수가 없었으니까.

마족의 영혼이 무한정 썩어가는 시체에 잠들어 있는 건 아니었기에 사실상 마족 시체 털이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쨌든 무혁이 네 덕분에 우리만 편안하게 강해지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미안해 할 것 하나도 없다니까요. 그리고 마족들과 술래잡기 하는 게 더 힘들죠. 아직까지도 큰 문제는 없는 거죠?”

케트라가 죽었고, 그가 거느리던 마족들도 상당수가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족들은 여전히 수색 작업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정말 한심스럽기까지 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케트라의 명령권이 강력하다는 사실이었기에 무혁과 킬 라시온 입장에서는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서 이제는 마족을 공격하되 되도록 죽이지 않고 도망만 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꼬리를 잡았다고 생각을 하는 건지 정말 죽기 살기로 쫓아온다.”

필립의 말에 무혁은 머릿속으로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는 듯 웃고 말았다.

“그런데 무혁아, 도대체 모래 무덤하고 개미굴은 뭐야?”

르케임과 레오가 찾고 있는 모래 무덤과 엘리엇, 실비아, 방적삼이 탐색을 하고 있는 개미굴은 킬 라시온 멤버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호기심거리였다.

무혁이 괜한 짓을 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별말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는 멤버들이 은근히 걱정된 필립이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물은 것이다.

“그게… 사실은 제 개인적인 일이라서요.”

무혁이 조금은 미안하다는 듯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그 개인적인 일이라는 게 뭔데?”

필립은 더 이상 킬 라시온 내에서 개인적인 문제 따윈 없다고 생각했다.

마족이라는 존재에게 대항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킬 라시온은 하나라고 여겼으니까.

설령, 무혁이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혹은 그 복수를 위해서 모래 무덤과 개미굴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필립은 기꺼이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

무혁 또한 필립의 그러한 심정을 느꼈는지 더는 대답을 미룰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필립 형, 혹시 천사들에 대해서 들어봤어요?”

“천사?”

필립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었지만, 우선은 무혁의 말을 기다렸다.

“이번에 마르케디악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헬-라시온에는 꽤 많은 천사들이 붙잡혀 있어요. 그리고 서서히 타락을 해가고 있는 중이죠.”

“…뭐라고?”

필립으로서는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었고, 무혁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라미엘에 대한 이야기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무혁의 긴 이야기가 끝나고 나자 필립이 딱딱해진 어조로 물었다.

“설마… 무혁이 네가 그 천사들을 구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심정이야 그렇죠. 하지만, 우선은 상황부터 보려고요. 막말로 이미 상당부분 타락을 한 상태라면 이제와 내가 구한다고 한들 그들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괜히 섣부르게 그들을 구했다가 다른 마왕, 아니 어쩌면 마신 라시온이 직접 개입을 할지도 모르니까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을 해보려고요.”

무혁의 대답에 필립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무혁이 다짜고짜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면 필립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말릴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완전히 타락해버린 천사는 괴물로 변한다고까지 했으니 괜한 위험을 옆에 껴안고 있을 수도 없었다.

“천사라… 무혁이 네 말을 듣고 보니까 어느 쪽도 쉽지가 않겠다. 아무래도 내일이라도 추가 인원을 더 보내야겠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양쪽 모두 가보려고요.”

“무혁이 네가?”

“솔직히 레오 형이랑 르케임 형 둘이서 그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모래 무덤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이라도 히포라도 던져주고 오려고요. 그리고 개미굴도 좀 가보고 확실하게 말을 해둬야 할 것 같아서요.”

“하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천사라도 만난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말을 하며 필립은 무혁의 얼굴을 지그시 쳐다봤다. 그런 중요한 이야기를 왜 굳이 감춰서 일을 만들었냐는 질책이었다.

“죄송해요. 그냥 대충 개미굴의 상태만 훑고 나올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개미굴은 무혁도 한 번 들어가 봤기에 안다.

정말 복잡한 미로 형태였고, 마수들이 가득했기에 곧바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무혁은 아무리 자신의 부탁이라 하더라도 실비아 등이 대충 살펴보고 돌아올 것이라고만 여겼었던 것이다.

“혼자서 괜찮겠어?”

“개미굴은 아무래도 선생님하고 로드를 붙여놓으려고요.”

“로드라면야.”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될 것이라고 필립도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태생이 천사였고, 라미엘의 힘을 받기까지 했으니까.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선생님과 로드까지 빠져도 괜찮을까요?”

어쨌든 마족들과 하루 종일 치고받아야 하는 킬 라시온이었기에 너무 많은 인원이 빠지는 것 아닌가 싶어 무혁은 괜한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필립은 걱정할 것 하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 문제없어. 무혁이 네 덕분에 우리 모두 강해졌잖아.”

무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신경 쓰지 말라는 필립이었다.

“항상 고마워요.”

“그런 소리는 하지 마. 여기서 고맙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다 같은 마음이니까 누가 누구에게도 고맙다 할 필요 없는 거야.”

킬 라시온의 든든한 맏형과도 같은 포용력으로 멤버들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필립은 무혁이 아무리 강해진다 하더라도 결코 따라갈 수 없는 특별한 존재였다.

다음 날, 무혁은 곧바로 히포를 타고 모래 무덤을 찾아 헤매고 있을 르케임과 레오를 찾아 나섰다.

물론, 어디를 헤매고 있을지 모를 두 사람을 찾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랜만에 오빠와의 데이트! 꺄하!”

무혁의 등 뒤에 바짝- 붙어서 허리를 강하게 껴안고 있는 미첼의 얼굴엔 행복감이 가득했다.

“너무 꽉 잡은 거 같은데?”

“아- 너무 좋다!”

무혁은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혼자 신나있는 미첼의 모습에 헛웃음만 흘렸다.

미첼과 함께 동행하는 이유는 그녀가 레오의 위치를 알기 때문이었다.

사냥꾼 포지션인 미첼이 레오에게 위치 추적 스킬을 걸어두었기에 아무리 드넓은 마수의 대지라 하더라도 곧바로 찾아갈 수가 있었다.

“히포! 오른쪽!”

미첼의 말에 히포가 평소보다 한 명을 더 태우고 달린다는 사실 때문인지 더욱더 빠르게 달렸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듯이.

그러나 그러한 히포의 바람과 다르게…….

“미첼, 똑바로 가고 있는 거 맞아? 자꾸 빙빙- 도는 것 같다?”

“일직선으로 쭉- 가고 있는 거예요!”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는 듯 미첼이 그렇게 대꾸하고는 어느새 슬금슬금- 허리를 부여잡고 있던 손을 올리더니 무혁의 가슴팍을 매만지고 있었다.

꾸득! 꾸득! 꾸득!

히포는 생각했다.

이 빌어먹을 인간들이 왜 자신의 등 위에서 개수작을 부리는 거냐고!

억울하고 분한 히포의 질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빨랐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달려서야 무혁은 르케임과 레오를 만날 수 있었다.

미첼은 자신의 생각보다 너무나도 빨리 끝나버린 무혁과의 오붓한 데이트에 아쉬움과 함께 히포에 대한 원망을 가졌고, 히포는…….

“고맙다! 무혁아!”

“히포를 타고 다닌다면 며칠 안으로 금방 찾을 수 있지! 우리에게 맡겨만 둬!”

시커먼 인간 남자 둘을 태우고 다녀야 한다는 절망스러운 사실에 밤새도록 훌쩍- 거렸다.

그렇게 히포를 레오와 르케임에게 던져두고 무혁은 곧바로 미첼과 함께 텔레포트 스킬을 이용해서 필립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개미굴로 이동해서 피곤에 찌들어 있던 엘리엇, 실비아, 방적삼에게 커다란 희망이 되어주었다.

“로드야, 가자.”

송정민의 말에 로드가 맡겨만 달라는 듯 온 몸으로 수백 개가 넘는 그림자들을 쏟아냈다.

개미굴을 지키던 마수들에게는 진정한 절망이 찾아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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