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2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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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1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87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87화
마르케디악 (5)
얼음 갑옷이라는 절대 방어를 믿고 무혁은 숨도 제대로 쉬지 않을 정도로 케트라를 공격했다.
일방적으로 당했던 서른일곱 번의 공격을 고스란히 돌려줘야만 한다는 듯 무혁은 정신없이 블랙 본 장검을 휘둘렀다.
물론, 케트라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퍼억!
“…비열한 인간.”
방어를 무시한 무혁에게서 빈틈이 보일 때마다 케트라 역시 있는 힘을 다해서 대검을 휘둘렀지만, 여전히 얼음 갑옷의 방어력은 절대적이었다.
강력한 마기를 듬뿍- 씌워서 베어봐도, 허공에서 생겨난 화염덩어리가 무혁의 뒷통수를 노려도, 사방에서 무식할 정도의 검은 가시들이 온 몸을 찔러대도 얼음 갑옷은 굳건하게 무혁의 몸을 보호했다.
반면.
쾅! 쾅! 콰작! 카- 앙!
무혁은 자신의 공격을 모조리 방어해내면서도 반격을 하는 케트라의 모습에 기가 막혔다.
동시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 새끼… 뭘 이렇게까지 잘 싸우는 거야?’
상대의 공격을 무시하고 무조건 공격만 감행하고 있는 무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트라는 너무나도 훌륭하게 방어와 반격을 해내고 있었다. 아니, 완벽하다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많지는 않지만 얼음 갑옷을 사용하고도 이런 적은 만난 적이 없었기에 무혁으로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제 시간이…….’
20초도 남지 않았다.
1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상대를 초죽음 상태로 만들어야만 하는 무혁으로서는 벌써 절반도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는 사실이 점점 더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얼음 갑옷을 사용하고도 이렇다 할 부상조차 입히지 못한다면, 얼음 갑옷이 없어지고 났을 때는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었다.
“어디 이것도 막아봐라!”
무혁은 방어를 무시하고 케트라의 몸을 단단하게 부여잡았다.
케트라가 이건 또 무슨 짓인가 싶어 얼굴을 일그러트리는 순간.
“다크 문!”
무혁과 케트라의 머리 위로 거대한 크기의 검은 색 달, 다크 문이 떠올랐다.
“…자폭?”
케트라가 엄청난 위력을 품고 있는 다크 문이 자신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자 황당하다는 듯 자신을 단단하게 부여잡고 있는 무혁을 노려봤다.
“나는 멀쩡할 텐데?”
무혁이 이건 몰랐겠지- 라는 표정으로 케트라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제야 케트라 역시 무혁의 몸에 덧씌워져 있는 얼음 갑옷을 보고는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비열한 인간 놈!”
“비열한 게 아니라 널 상대로 최선을 다한다는 거지.”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크 문이 케트라와 무혁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콰가가가가가가강!
현재 무혁이 펼칠 수 있는 최강의 공격이었다.
그 엄청난 공격에 케트라와 무혁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많은 마족들과 킬 라시온 멤버들은 저마다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얼음 갑옷으로 안전하다는 걸 알면서도 킬 라시온 멤버들은 혹시라도 무혁이 피해를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저절로 들 정도로 다크 문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다크 문으로 인해 생겨난 충격파가 서서히 걷히며 모두를 걱정하게 만들었던 케트라와 무혁의 모습이 드러났다.
“케, 케트라 님!”
가까운 곳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마족들은 케트라의 모습에 놀란 얼굴로 그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몸의 절반이 처참하게 짓뭉개진 케트라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다.
피하거나, 어떠한 방어도 하지 못하고 다크 문을 정통으로 맞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반면.
“마지막까지 몸을 비틀다니… 지독한 놈.”
무혁은 멀쩡했다.
여전히 얼음 갑옷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자, 그럼 끝을 볼까?”
무혁은 혹시라도 케트라가 다른 마족들처럼 재생을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서둘러 블랙 본 장검을 휘둘렀다.
콰작! 서걱! 까각!
케트라의 몸이 무혁이 휘두른 블랙 본 장검에 부서지고, 잘리고, 깨졌다.
일방적으로 케트라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무혁의 모습에 뒤늦게 마족들이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우리도 서둘러야겠군.”
무혁의 싸움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송정민이 그 누구보다 먼저 움직였고, 뒤를 이어서 킬 라시온 멤버들 또한 마족들을 향해 무기를 꺼내들었다.
무혁과 케트라의 일대일 전투가 순식간에 킬 라시온과 마족들의 집단 전투로 변해버렸다.
머릿수에서는 마족들의 수가 2배 이상 많았지만, 케트라라는 가장 강력한 리더가 초죽음이 되어버린 상태였기에 사실상 이 싸움의 결말은 정해진 것과 다르지 않았다.
푸- 확!
깨끗하게 잘린 목에서 분수처럼 검붉은 피가 솟구쳐 오르자 무혁은 그제야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음 갑옷에도 불구하고 다크 문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싸움이었다.
그만큼 케트라는 강한 상대였다.
무혁으로서는 솔직히 두 번은 사용하고 싶지 않은 방식의 공격이었지만, 그 효과만큼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기에 과연 마왕에게도 이러한 공격이 통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비겁한 건 사실이지만, 통하기만 한다면야 나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지.’
문제는 과연 케트라처럼 쉽게 잡혀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케트라처럼 근접전을 즐겨하는 마왕이라면 가능성이 높겠지만, 일정 간격을 두고 싸우는 마왕이라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무혁은 자신의 머리를 날아드는 검은 벼락 줄기에 재빨리 실드 스킬을 펼쳤다.
파지지지직!
마족이 날린 검은 벼락이 실드에 막히면서 사방으로 거미줄처럼 전류를 뻗어냈다.
뒤이어서 무혁의 발아래가 꿈틀- 거린다 싶은 순간, 땅바닥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서 솟구쳐 올랐다.
블링크 스킬로 일찌감치 뒤로 물러난 무혁은 어느새 자신을 겹겹이 포위하고 온갖 공격을 퍼붓는 마족들의 모습에 끌- 혀를 찼다.
“대장이 죽는 꼴을 보고도 싸울 생각이라니… 하긴, 도망가는 것보다는 덜 귀찮겠네.”
무혁은 곧바로 수룡을 만들어냈고, 다크 문 또한 마족들을 향해 날렸다.
얼음 갑옷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블랙 본의 광기와 태양의 증폭, 얼음의 방어 효과는 유지되고 있는 무혁이었기에 수십 명의 마족이 달려들어도 쉽게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거기에다가.
“무혁아! 이제 너는 쉬고 있어! 나머지는 우리가 처리할 테니까!”
르케임이 손에 쥔 창을 휘두르며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송정민과 레오 등은 말도 없이 마족들을 상대하고 있었으며,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 역시도 무혁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는 듯 열심히 마족을 죽이기 위해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괜찮으시죠?”
무혁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로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는 것처럼 멀쩡하다.”
“케트라가 함정을 파놓고 기다릴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러니까. 나도 놀랐어.”
무혁은 그렇게 대꾸하며 블랙 본 장검을 휘둘러서 마족 한 명의 머리통을 깔끔하게 날려버렸다.
“이제는 어쩌실 거예요?”
질문을 던지며 로드는 사방으로 그림자를 퍼트려 마족들을 상대했다.
“얼떨결에 케트라를 잡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마왕을 상대할 정도는 아니니까.”
솔직히 무혁으로서도 계획에 없던 일이 벌어졌기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었다.
특히, 케트라의 죽음으로 인해 마왕 니니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었다.
‘역시 다시 한 번 마르케디악으로 가봐야겠지?’
마수의 대지에서 마냥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순 없었으니 가장 정보가 확실한 마르케디악으로 또 한 번 잠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생각하는 무혁이었다.
“마르케디악으로 가실 생각이죠?”
귀신처럼 무혁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로드의 모습에 무혁은 소름끼친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봐서. 우선은 여기부터 정리하고 차차 생각해보자.”
무혁의 말에 로드 역시 더 이상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케트라가 없는 마족들은 역시 무혁과 킬 라시온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만큼 이제 킬 라시온 멤버들은 강했다.
마지막 마족의 시체까지 공간 주머니에 깨끗하게 넣고 나자 필립이 다시 한 번 주변을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다른 마족들이 또 들이닥치기 전에 자리를 피하자.”
필립의 말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하나, 둘 무혁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텔레포트!”
절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이동, 텔레포트로 킬 라시온 멤버들이 사라지고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수십 명의 마족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주변의 전투 흔적을 확인하고는 또 다시 동족들이 살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당했군…….”
“이번에는 또 몇이나 죽은 건지!”
“혹시 모르니까 놈들에 대한 단서를 조금이라도 찾아봐!”
하지만, 언제나처럼 아무리 주변을 수색해도 범인들의 이동 경로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마족들은 허탈함과 걱정스러움에 한숨만 내뱉었다.
“케트라 님이 이 사실을 알면 또 가만히 있지 않겠지?”
“어떻게든 찾으라고 할 텐데…….”
“빌어먹을! 케트라 님의 인내심이 아직 남아 있어야 할 텐데!”
휘하 마족들에게조차 자신의 계획을 발설하지 않았던 케트라였기에 마족들은 그가 죽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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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트라의 힘 – 고유(마족) : 無등급|
· 마족 케트라의 능력 중 하나로 강력한 힘은 그의 자랑이다.
· 모든 근접 공격력에 추가 피해를 더한다.
·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만 조합이 가능하다.
무혁은 케트라의 영혼을 흡수하고 얻은 추가 스킬을 확인하며 혀를 찼다.
“마왕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급이라고 뭐가 좀 다를까 싶었더니…….”
마족의 영혼을 흡수하고 아주 가끔씩 얻을 수 있는 마족 스킬은 모두 하나같이 똑같았다.
“어디보자, 이번에 얻은 것까지 해서 총 아홉 개인가?”
가장 처음 얻었던 보르칸의 힘을 시작으로 블로크의 체력, 브르샤의 속도, 헬코비의 지구력 등등 무혁이 획득한 마족 스킬은 모두 9종류였다.
굉장히 많은 마족들을 죽였고, 그들의 영혼을 흡수했음에도 고작 9개 밖에 얻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마족 스킬을 얻기가 어렵다는 뜻이었다.
킬 라시온 멤버들 중에서도 무혁을 제외하고는 일곱 명 밖에 마족 스킬을 얻지 못했으니 획득 확률이 무척이나 희박했다.
“그냥 조합을 해버릴까?”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지만, 역시 스킬을 조합했을 때 발생하는 기대심리는 일종의 마약과도 같았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스킬을 조합해서 실패한 적이 없는 무혁이었기에 마족 스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 못 먹어도 고다!”
무혁은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스킬 조합을 시도했다.
[스킬 조합에 성공합니다.]
[새로운 스킬의 이름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임의적으로 새로운 스킬의 이름을 등록합니다.]
[강탈한 마족의 능력, 스킬이 등록됩니다.]
[강탈한 마족의 능력, 스킬의 이름은 한 차례 변경 가능합니다.]
무혁은 새로 조합된 스킬의 정보부터 확인했다.
|강탈한 마족의 능력 – 고유(마족) : 無등급|
· 여러 마족의 특성이 하나로 더해졌다.
· 모든 고유 능력이 대폭 상승한다.
·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만 조합이 가능하다.
“…이게 끝?”
무혁은 허탈함에 헛바람만 토해냈다.
기껏 조합을 했더니 그 효과가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하게 추가적으로 체력, 피해, 속도 등을 보정 받았던 것과 비교한다면 고유 능력 자체를 추가로 그것도 ‘대폭’ 상승시킨다는 말은 훨씬 이득이다.
하지만, 나름 스킬 조합을 통해 그 동안 상당히 좋은 스킬들을 획득했었던 무혁이었기에 이런 결과물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상승해봤자 뭐 얼마나……!”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정보를 확인한 무혁의 눈동자가 화등잔만 해졌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3년차
· 신분 - 라시온 식민(중소도시 식민)
· 체력 - 초월적 등급(19단계)
· 근력 - 초월적 등급(19단계)
· 순발력 - 초월적 등급(19단계)
· 지구력 - 초월적 등급(19단계)
· 마력 - 초월적 등급(19단계)
“19단계?”
분명히 방금 전까지 무혁의 고유 능력은 초월적 등급 17단계였다.
블랙 본의 광기 스킬을 사용했지만, 케트라의 영혼을 흡수하면서 여전히 초월적 등급 17단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강탈한 마족의 능력 스킬이 만들어지고 나서 곧바로 18단계를 뛰어넘어 19단계로까지 올라선 것이다.
정말 스킬 설명처럼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거 완전 대박인 거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강탈한 마족의 능력 스킬은 이제까지 스킬 조합을 했던 스킬들과 다르게 추가로 또 다시 스킬 조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마족의 영혼을 흡수해서 능력이 상승한다. 그리고 추가로 희박하지만 마족의 능력을 얻게 되면 보너스처럼 고유 능력이 또 한 번 추가적으로 상승한다.
그렇지 않아도 초월적 등급이 10단계를 넘어서면서는 어지간해서는 1단계도 올리기 힘들었는데 이런 스킬을 얻었으니 무혁으로서는 한없이 기쁘기만 했다.
“역시 스킬 조합은 언제나 옳다!”
무혁의 스킬 조합에 대한 맹신은 오늘도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