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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76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7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76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76화

마족 사냥 (6)

 

“오오오……!”

레오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막강한 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이게 바로 초월적 존재의 힘이라는 거지?”

페레이라의 영혼을 흡수한 레오는 송정민, 무혁에 이어서 세 번째로 초월적 존재가 되었다.

“어때? 정말 힘이 느껴져?”

“그렇게 달라?”

“마족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어?”

킬 라시온 멤버들이 하나, 둘 레오의 곁에 달라붙어서 초월적 존재가 된 느낌을 묻기에 바빴다.

호기심과 궁금증 그리고 부러움이 가득 담긴 표정들을 보고 있자니, 레오는 자신이 뭔가 특별해진 것만 같아서 더욱더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했다.

“마족? 그깟 놈들 이제 모조리 잡아 주겠어! 훗훗!”

과도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레오의 모습에 실비아 등이 꼴사납다며 핀잔을 줬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레오는 여전히 기쁜 얼굴을 하고선 당장이라도 마족을 사냥하자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놈의 영혼은 누가 흡수할래요?”

무혁은 상체 절반이 날아간 보르칸의 시체를 앞에 두고 그렇게 물었다.

킬 라시온 멤버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필립을 바라봤다.

킬 라시온의 리더는 여전히 필립이었기에 그의 결정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필립은 자신에게 몰리는 멤버들의 시선에 잠시 침묵을 지켰다.

부담스럽다기보다는 무엇이 가장 옳은 결정인지를 신중하게 고민해봤기 때문이다.

한참 만에 필립이 입을 열었다.

“분명히 지금 마족들이 마수의 대지에서 사냥을 하는 중이라고 했었잖아.”

“그랬죠.”

페레이라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이다.

그저 공갈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이었기에 어느 누구도 페레이라가 거짓말을 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다크 슬리비를 잡아야만 얻을 수 있는 재생의 마석이 어쩌면 마족들이 사냥을 해아만 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는 아르케니아의 추리를 로드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듯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말은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마족들과 마주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뜻이잖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일까?

자꾸만 뜸을 들이는 필립의 모습에 킬 라시온 멤버들은 조금은 답답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그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려주었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어설프게 표식을 가진 우리 중 누군가가 힘을 가지기 보다는 확실하게 마족을 상대할 수 있는 무혁이가 한 번 더 마족의 영혼을 흡수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필립의 말에 멤버들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방금 초월적 존재가 된 레오를 제외하고도 무려 아홉 명이나 남아 있었다. 즉, 자신의 차례가 되려면 마족 아홉 명을 죽여야만 겨우 한 번 힘을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멤버들로서는 아무리 필립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정 싫다면 내 차례를 무혁이에게 넘길 테니까 내가 먼저 흡수했다고 생각해도 좋고.”

필립 또한 자신의 말이 멤버들에게 딱히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재빨리 말을 이었다.

“오빠, 그건 좀…….”

“리더의 뜻이 뭔지 알아. 그렇다고 리더의 차례를 뒤로 넘기는 건 좀 그렇지.”

“리더라도 언제까지나 희생만 할 순 없는 건데 그러면 우리 꼴이 이상하지.”

멤버들은 필립의 말에 그럴 수는 없다며 저마다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까지 먼저 초월적 존재가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난 리더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어지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지 않는 송정민이 입을 열었다.

“당장 마족의 힘을 얻었다고 해서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다. 자신의 힘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그러니 어설프게 마족의 힘을 얻었다고 해서 마족과의 싸움에 끼어들기보다는 차라리 이번에는 무혁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이 낫다고 본다.”

송정민의 말에 몇몇 멤버들이 레오를 슬쩍- 바라봤다.

“어느 정도는 송 고문님의 말이 맞을 것 같아. 솔직히 지금 자신감으로만 본다면 당장이라도 마족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말 내가 가진 힘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을 지는 나도 잘 몰라. 최소한의 적응 기간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

“아까는 당장이라도 마족을 잡자며?”

“기분 상 그렇다는 거지. 실비아, 너 같으면 안 그랬을 것 같아?”

초월적 존재가 되어 들떴을 레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기에 실비아도 따로 말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뭐 우리 오빠가 더 강해지면 그만큼 더 많은 마족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찬성!”

미첼이 가장 먼저 필립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어서 방구름 또한 무혁이 강해지면 어설프게 자신이 강해지는 것보다 훨씬 더 낫질 않겠냐며 멤버들을 설득시켰다.

결국, 무혁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보르칸의 영혼을 흡수하게 되었다.

“내가 더 빨리 마족을 사냥해서 모두가 초월적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무혁은 그렇게 말하고는 보르칸의 영혼을 흡수했다.

 

[마족, 보르칸의 영혼을 흡수했습니다.]

[초월적 존재의 영혼이 가진 힘을 받아들입니다.]

[모든 고유 능력이 상승합니다.]

[보르칸의 영혼이 소멸되며 이전의 능력 중 하나가 전이되었습니다.]

[‘보르칸의 힘’을 새로운 스킬로 변환합니다.]

 

베르크의 영혼을 흡수했을 때에는 두 번째 자아가 생겼으며, 그로 인해 블랙 본이 완벽하게 동화되었고, 신체 또한 변화를 맞이했었다.

하지만, 로케이카를 죽이고 그 영혼을 흡수했을 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고유 능력이 상승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르칸의 영혼을 흡수하면서는 그의 능력 중 하나가 전이되었고, 그것이 다시 스킬로 변환되었다.

무혁은 우선 새롭게 생긴 스킬부터 확인해봤다.

 

|보르칸의 힘 – 고유(마족) : 無등급|

· 마족 보르칸의 능력 중 하나로 강력한 힘은 그의 자랑이다.

· 모든 근접 공격력에 추가 피해를 더한다.

·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만 조합이 가능하다.

 

놀랍게도 스킬은 패시브 스킬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족 고유의 스킬끼리 조합이 가능할 줄이야.’

이번에 얻은 ‘보르칸의 힘’이라는 스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른 마족을 죽이고 그 영혼을 흡수했을 경우에도 이런 이벤트성 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얻은 스킬들을 하나로 묶어서 조합을 할 수 있다니 무혁으로서는 기대감이 차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은 이건 나중에 말하자.’

그렇지 않아도 마족의 영혼을 자신에게 양보한 킬 라시온 멤버들인데, 새로운 마족 스킬까지 얻었다고 하면 얼마나 아쉬움이 클까 싶어 무혁은 이번만큼은 숨기기로 했다.

무혁은 곧바로 자신의 정보를 확인했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3년차

· 신분 - 라시온 식민(중소도시 식민)

· 체력 - 초월적 등급(3단계)

· 근력 - 초월적 등급(3단계)

· 순발력 - 초월적 등급(3단계)

· 지구력 - 초월적 등급(3단계)

· 마력 - 초월적 등급(3단계)

 

착실하게 올라가 있었다.

마족의 영혼을 하나 흡수할 때마다 초월적 등급의 단계가 하나씩 올라갔기에 무혁은 도대체 초월적 등급의 종작치가 어디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설마 무슨 100단계까지 있고 그런 건 아니겠지?’

생각만으로도 정말 유치하다는 듯 무혁은 피식- 웃고 말았다.

어쨌든 또 다시 능력이 상승했기에 무혁은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의 능력이라면 다시 한 번 보르칸과 붙더라도 훨씬 더 수월하게 그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무혁은 마수의 대지에서 마수들을 사냥하고 있을 마족들을 차근차근 사냥해서 킬 라시온 멤버들을 모두 초월적 등급으로 올려놓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자, 그럼 마족 사냥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죠. 토빗, 마족을 찾을 수 있지?”

끼륵!

토빗이 미쳤냐는 듯 무혁을 바라보며 놀란 토끼 눈을 떴다.

그러나 토빗은 무혁의 요구대로 마족들을 찾아다니는 마수가 되어야만 했다.

당근사과 주스를 입에 물고서.

 

#

 

헬-라시온에서 살아가는 마족의 수는 공식적으로는 21만 명 정도 된다.

마계 내에서 마신 라시온만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그에게 충성하는 마족의 수는 대략 25만 명 정도다. 그러니 그 중 21만 명이나 헬-라시온에 투입되었다는 건 그만큼 라시온이 헬-라시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마계는 정체되어 있었다.

마계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평화로움만이 가득했고, 마신 라시온의 귄위는 다른 마신들보다도 훨씬 더 공고했다.

그만큼 같은 마신들은 물론이고, 언제나 마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마왕들조차도 라시온에게는 도전을 하지 않았다.

그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서 라시온은 헬-라시온을 만든 것이고, 그곳에 자신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마족들을 대부분 투입한 것이었다.

오로지 마신 자신의 유흥을 위해서.

그러나 갑작스럽게 자신의 권위가 위협을 받는다 싶으면 언제든 헬-라시온의 마족들을 모조리 불러들일 수가 있었다.

즉, 헬-라시온은 라시온뿐만 아니라 마족들에게도 일종의 놀이터로서의 의미 외엔 조금도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저 따분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공간일 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특별한 임무를 부여 받지 못한 마족들은 언제나 제 마음대로 마계와 헬-라시온을 오갈 수 있었는데, 특히나 마수의 대지에서 마석을 가진 마수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에는 더욱더 많은 마족들이 방문을 했다.

“라시온 님께서는 어떻게 마석을 가진 마수들을 이곳에 풀어놓으셨을까? 정말 대단하시다니까! 이러니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지!”

“그럼! 그럼! 마계 내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에 서식하고 있던 마석의 마수들을 이렇게 쉽게 사냥할 수 있다는 건 라시온 님을 따르는 우리를 제외한 다른 마족들은 감히 상상도 못하고 있을 거야!”

“좋기는 한데… 역시 다크 슬리비는 경쟁이 치열하단 말이야. 눈에 보이는 족족 경쟁이 붙으니… 설마 고작 세 마리를 잡은 것이 전부가 되지는 않겠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 마족의 모습에 다른 마족 또한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마족들이 눈에 불을 켜가며 사냥을 하려고 하는 다크 슬리비였으니 반대로 생각하면 고작 3마리가 아니라 무려 3마리나 사냥에 성공했다고 자축을 해도 충분한 일이었다.

“케체라, 시야가 더 잘 보이는 곳, 그리고 여기서 조금 먼 곳까지 가보는 게 어떨까?”

모펜의 말에 케체라 역시 선뜻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래, 어차피 여기는 더 이상 다크 슬리비도 없는 것 같으니까 이왕이면 결계와 근접한 곳으로 가보자고.”

그렇게 케체라와 모펜은 마수의 대지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그리고 삼일 째가 되는 날, 케체라와 모펜은 마수의 대지의 결계와 상당히 가까운 곳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확실히 어제부터 다른 마족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지?”

“아무래도 그렇지. 결계 근처에는 마수들의 수준이 떨어지니까 구태여 이곳까지 와서 사냥을 할 필요가 없잖아.”

“이거 괜히 온 것 아닌가 모르겠네.”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마족들의 발길이 드문 곳이라서 오히려 다크 슬리비가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을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케체라는 제발 그런 행운이 자신들에게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듯 눈에 불을 켜고 마수의 대지를 탐색했다.

오로지 시각에만 의지해서만 다크 슬리비를 찾을 수 있는 마족들이었기에 몇 시간이 지나도 성과는 없었다.

그러길 다시 몇 시간이 지났을 때, 케체라가 미간을 찌푸렸다.

“마수의 대지에 인간이 있을 리는 없는데…….”

“케체라,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인 거냐?”

모펜 역시 그 기세가 비슷비슷한 마수들과는 전혀 다른 인간의 느낌이 나는 생명체를 발견하고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가보자!”

궁금한 것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케체라가 먼저 앞장서서 달려 나갔다.

“인간이잖아!”

그것도 한 명, 두 명이 아니었다.

무려 12명이었고, 인간 외의 또 다른 존재도 하나 섞여 있었다.

마수의 대지에 인간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욱더 기가 막힌 현실은…….

“하여간 아저씨는 운도 좋다니까! 돌아가려고 하는데 딱! 맞춰서 나타나줬네!”

실비아의 말에 방적삼이 붉어진 얼굴로 버럭- 대꾸했다.

“운이 좋기는 뭐가 좋아! 까딱 했으면 나만 초월적 존재가 되지 못했을 뻔 했는데! 고맙다! 이 마족 새끼들아!”

자신을 향해서 고맙다고 소리치는 인간의 모습에 케체라와 모펜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우리 차례야. 다른 사람들은 나서지 마. 가자!”

실비아가 검을 빼어 들었고, 그녀의 좌우로 창을 붕붕- 돌리는 르케임과 두 자루의 단검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레오까지.

세 명의 인간이 자신들을 향해 살기를 뿜어내자 케체라와 모펜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꿀 먹은 벙어리마냥 여전히 침묵만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 한참 뒤에 케체라가 모펜에게 말을 했다.

“모펜,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지?”

“굉장히 많이 이상하지.”

“실성한 인간들이 분명하니까 빨리 죽이고 가자.”

“그러자고. 어차피 마수의 대지에서는 인간들을 죽여도 괜찮잖아.”

상황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인간들일 뿐.

케체라와 모펜은 겁 없이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세 명의 인간을 향해 강력한 마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인간들은 너무나도 멀쩡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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