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2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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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4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66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66화
반격의 서막 (9)
다크 문이 내려앉은 자리는 말 그대로 운석이 떨어진 것 마냥 주변을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렸다.
그 압도적인 파괴력에 로드와 송정민 또한 얼어붙었고, 무혁 역시도 설마하니 다크 문의 위력이 이렇게까지 강력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저 입만 멍하니 벌린 채, 몸의 절반이 날아가 버린 베르크를 바라보기만 했다.
“크아아아아아아!”
끔찍한 상처를 입은 베르크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인간 따위에게 이런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베르크는 참을 수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신음만 했다.
“아버지, 그게 방금 무슨…….”
로드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물었지만, 무혁은 나중에 이야기 하자며 베르크를 향해 걸어갔다.
‘무서울 정도의 위력이다!’
무혁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물론, 다크 문 본연의 위력은 이렇게까지 강력할 수가 없다.
어디까지나 지금 무혁은 말 그대로 폭주 상태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
‘지금 보여준 위력의 절반? 아니지… 30에서 20퍼센트 정도라고 봐야 하나? 그것보다도 더 약하려나?’
우선 블랙 본의 광기 스킬로 인해서 스킬 위력이 2배가 되었고, 여기에 태양의 증폭 스킬로 인해서 또 다시 10분 동안 마력의 등급에 따라 폭발적으로 위력이 증폭되었으니 다크 문이 가진 본연의 힘은 훨씬 더 약할 수밖에 없었다.
수룡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다시 두 스킬을 사용하게 된다면 오히려 실망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혁은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다.
일순간만 위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그 또한 자신의 능력이었으니까.
‘중요한 건 마족에게 확실하게 통한다는 걸 확인한 거니까.’
이거면 충분했다.
다크 문과 수룡.
이 두 가지의 스킬이 이제는 무혁에게 있어 그를 대표하는 스킬이 될 것이다.
몸의 절반이 날아가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는 베르크는 무혁이 다가오자 공포와 두려움에 물든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런 베르크의 눈빛을 바라보며 무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그렇게 보니까 좋네. 너희 마족들도 이제부터는 인간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해. 너부터 시작이야. 네 동족들 모두 앞으로는 그런 눈으로 날 보게 만들어 주마.”
무혁은 베르크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 낸 다음, 그의 머리를 깨끗하게 날려버렸다.
푸- 확!
마족의 피도 인간처럼 무척이나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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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로드의 말에 송정민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로드의 말처럼 지금 네가 마족의 영혼을 흡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
“설마하니 표식이 폭발이라도 하겠습니까?”
심각한 표정의 로드와 송정민과 다르게 무혁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렇게 대꾸했다.
“무혁아.”
송정민의 낮은 목소리에 무혁도 장난스러웠던 웃음을 지우며 진지하게 말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더라도 선택이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아시질 않습니까?”
“그거야…….”
방법을 찾아보면 나오지 않겠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송정민은 끝내 입 밖으로 말을 꺼내놓을 수가 없었다.
확신을 할 수가 없었으니까.
“선생님, 제가 지금 마족의 영혼을 흡수하겠다는 건 결코 즉흥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이서준을 죽였을 때부터 줄곧 생각을 해왔던 일입니다.”
송정민은 표식을 지닌 이서준을 거주지 안에서 살해했다.
그때 무혁은 어쩌면 단순하게 초월적 존재가 되는 것만으로도 표식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후회하지 않겠느냐?”
“예.”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무혁은 곧바로 대답을 했다.
지금으로서는 아니, 앞으로도 방법은 이것 하나 밖에 없다고 여겼으니까.
“그래.”
송정민도 더 이상은 무혁을 말리지 않았고, 로드 역시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기에 무혁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로드.”
무혁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로드가 알겠다며 목숨이 끊긴 베르크의 영혼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베울의 영혼을 추출할 때처럼, 로드가 온 몸을 떨면서 1분가량을 고생하고 나서야 손바닥 위에 새카만 물방울 모양의 베르크의 영혼을 올려놓았다.
무혁은 곧바로 손을 뻗어서 베르크의 영혼을 집어 삼켰다.
연기마냥 무언가 입안으로 슥- 들어온다는 느낌 밖에 없었다.
그렇게 무언가 목구멍을 지나 식도를 타고 흘러내려가더니 심장 부근에서 강렬한 파동을 일으켰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무혁의 얼굴이 벌겋게, 그리고 다시 새카맣게 변하길 반복했다.
[마족, 베르크의 영혼을 흡수했습니다.]
[초월적 존재의 영혼이 가진 힘을 받아들입니다.]
[블랙 본과 초월적 존재의 영혼이 서로 융합을 시도합니다.]
[두 번째 자아가 깨어납니다.]
[하나의 신체에 두 개의 자아가 생성될 경우 자아 붕괴 현상과 함께 폭주 현상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자아를 살해하시겠습니까?]
두 번째 자아라는 이야기에 무혁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마족의 영혼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기에 재빨리 살해를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큭!”
곧바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무혁은 더 이상 버티고 서 있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아버지!”
“무혁아!”
로드와 송정민이 갑작스럽게 고통스러워하는 무혁의 모습에 크게 놀랐다.
[두 번째 자아를 살해했습니다.]
[초월적 존재의 영혼이 소멸되었습니다.]
[블랙 본이 본래의 자아와 완벽하게 동화됩니다.]
[새로운 신체 구조를 생성합니다.]
[신체를 구속하고 있던 특정한 힘이 격렬하게 반발합니다.]
베르크의 영혼이 소멸되니 이제는 신체를 구속하고 있는 특정한 힘, 바로 마족의 표식이 문제가 되었다.
“크으으으으!”
이번에는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질 것만 같은 통증이 무혁을 괴롭혔다.
손발까지 부들부들- 떨어대며 고통스러워하는 무혁이 모습에 로드와 송정민은 도대체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당황스러워했다.
일전의 송정민은 별 어려움 없이 마족의 영혼을 흡수했었기 때문이다.
“로드야, 아무래도 우리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아버지를 더 말렸어야 했는데…….”
후회를 한들 어쩌겠는가?
로드와 송정민으로서는 그저 무혁이 무사히 마족의 영혼을 흡수하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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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지?”
더 이상은 지루해서 참을 수 없다는 듯 로케이카가 재촉하듯이 물었다.
“찾고 있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커웨인 역시 수많은 인간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특정할 수 없자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는 상태였다.
그런 커웨인의 상태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로케이카가 말했다.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앞으로 일주일 주지. 그때까지 그 인간 놈을 찾지 못하면 그냥 돌아간다.”
포지션 트레이닝 기간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이 끝나고 삼일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커웨인이, 로케이카는 무능력하게만 보였다.
로케이카 입장에서 인간 하나를 죽이기 위해 20일을 소모한다는 건 상당히 큰 낭비였으니까.
하지만, 커웨인은 그런 로케이카의 입장을 조금도 배려해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세메로에게…….”
“커웨인, 한 번이면 충분해. 나와 세메로의 관계를 미끼로 날 자극하려고 하는 짓이 언제까지나 통할 것 같아? 그리고 세메로에게 말하겠다고? 과연 세메로가 네 말을 들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허를 찔렸다는 듯 커웨인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로케이카가 뾰족한 짐승의 이를 드러내며 보란 듯이 웃었다.
그리곤 자신을 자극했던 점을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듯 이죽거렸다.
“왜 그 인간 놈이 설치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군. 커웨인, 네가 이렇게 무능력하니 말이야.”
커웨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로케이카였다.
커웨인으로서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지금은 로케이카와 반목을 할 때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꾹- 참으며 다시 무혁의 위치를 찾는 일에 열중했다.
중앙 탑을 방문하는 수많은 인간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인간을 통해 상회에 의뢰를 넣고 있었지만 무혁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킬 라시온 내에서도 무혁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으니 제 아무리 커웨인이 다방면으로 수소문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의 위치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루가 지나고 다시 이틀이 지나고,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다.
로케이카가 엄포를 놓았던 일주일 째 되는 날.
“돌아가겠다.”
자신이 언급한 날짜가 되었으니 로케이카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베울을 죽인 인간 놈의 얼굴을 보고 싶기는 했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커웨인의 곁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아쉽지만 이쯤에서 자신은 빠지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로케이카가 등을 돌려 방을 나가려고 하는 순간.
“…찾았다, 로케이카.”
무언가를 집중하는 듯 보이던 커웨인이 입가에 짙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찾았어? 어디지?”
“아주 가까운 곳.”
“그래? 흠… 어쩔 수 없지. 그럼 인간의 심장을 맛보러 가볼까?”
로케이카가 입술을 붉은 혀로 적시며, 새파랗게 눈을 빛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 시각, 킬 라시온 본부에서는 갑작스럽게 사라졌다가 열흘 만에 돌아온 무혁에게 멤버들이 달려들어 온갖 질문 세례를 퍼붓고 있었다.
어디를 갔었느냐,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등등.
가타부타 말도 없이 한창 스킬 조합을 하던 중에 갑작스럽게 사라졌다가 열흘 만에 돌아왔으니 멤버들의 걱정과 관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무혁은 최대한 자세하게 그 동안의 일을 설명해주었다.
“마수의 대지? 거길 갈 수 있다고?”
마크의 물음에 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텔레포트 스킬로는 접근이 가능해요.”
“결계는?”
“텔레포트를 이용한 접근은 차단이 불가능한 모양 같더라고요.”
무혁으로서는 그 부분까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에 확신할 순 없다고 대답했다.
“마수의 대지라…….”
일 년에 한 번만 결계의 틈이 벌어졌을 때에 진입이 가능한 마수의 대지를, 언제든지 오갈 수 있다는 무혁의 말에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묘한 흥분감에 빠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소식이 킬 라시온 멤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마수의 대지 너머에 마족들의 도시가 있다는 것도 알아냈어요.”
“마족들의 도시라고?”
예상했던 것처럼 멤버들 모두 놀란 눈으로 무혁을 바라봤다.
마족들이 도시를 건설해서 살아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사실이니까.
적어도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 있어서 마족은 더 이상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마족을 사냥하고 그들의 영혼을 흡수해서 초월적 존재가 될 수 있는 신분 상승의 열쇠라고만 여겼다.
“무혁이 넌 그걸 어떻게 안 거지?”
필립의 물음에 무혁은 잠시 망설이다가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고는 자신이 마수의 대지에서 겪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 그럼 무혁이 너도 초월적 존재가 되었다는 거야?”
르케임의 물음에 무혁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나도 이제는 초월적 존재가……!”
말을 하던 무혁은 자신의 초감각에 걸린 강력한 마기에 입을 다물고 한곳을 응시했다.
갑작스런 무혁의 모습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의문을 표하는 순간, 허공에서 강력한 마기를 뿌려대는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양잇과 맹수의 모습을 한 인간형 마족, 로케이카의 등장이었다.
“네놈이군. 감히 겁도 없이 마족을 죽인 인간이.”
로케이카가 허공에서 오만하게 무혁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