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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49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2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49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49화

해가 뜨지 않는 숲 (4)

 

“누, 누가 마력탄을 깨트렸어!”

“빨리 마력탄을 만들어!”

“젠장! 괴물의 짓인가?”

갑작스러운 어둠에 모두가 당황해서 고함을 내지르며 서둘러 마력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퍼퍼퍼퍼퍼퍽!

마력탄은 생기기가 무섭게 빠른 속도로 깨져나갔다.

“괜한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마력탄을 깨트린 범인, 르케임과 미첼, 방구름이 주변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동요하는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어째서 마력탄을 깨는 거지?”

이유를 물었지만, 르케임 등은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하기 보다는 마력탄을 만들어내지 말라는 엄포만을 했다.

단 하나의 마력탄도 없었기에 주변을 식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중소도시 식민들이기에 어렴풋하게나마 사물을 구분하는 시각 능력 정도는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빛 한 점이 없으니 아무래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젠장!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이러는 거야?”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음성이 터져 나왔지만, 그뿐이었다.

하이 랭커에게 대들 정도로 실력이나 배짱이 없는 그들로서는 그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 선생님만의 무대가 갖춰졌다.’

무혁은 로드와 함께 공터 상공에 둥둥- 떠서 마기를 뿌려대는 괴물과 대치하고 있는 송정민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로드, 마족이 확실한 거야?”

“예, 아버지.”

확신에 가득 찬 로드의 말에 무혁은 조금은 걱정스럽게 송정민을 바라봤다.

“말했다시피 꽤 많은 부분 힘이 금제되어 있으니까 선생님이 위험할 일은 거의 없어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족은 힘까지 금제되어 있었다.

힘이 금제되지 않았다면 무혁이 직접 나섰겠지만, 그 정도로까지 위험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송정민이 실전 감각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마력탄을 깨트리며 사람들의 시각 능력을 떨어트린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송정민을 알아보거나,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

같은 마족을, 힘까지 금제시켜서 강제 사냥에 투입시켰다는 점이 무혁으로서는 꺼림칙할 따름이었다.

“시작한다.”

무혁의 말처럼 송정민이 먼저 마족, 베울을 향해 달려들었다.

투왕 송정민에게 주무기, 주특기 따윈 없었다.

맨 주먹으로도 상대를 쓰러트렸고, 손에 쥐는 모든 것을 무기로 휘둘렀다.

콰앙!

베울에게 달려든 송정민은 거침없이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상대의 덩치가 자신보다 크다고 해서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타격할 부위가 많아서 좋다 생각하는 인간이 송정민이었기에, 베울의 크고 넓은 몸뚱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샌드백에 지나지 않았다.

수많은 이들의 마력 스킬 공격과 무기에도 어지간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던 베울이었지만, 송정민의 주먹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는 듯 곧바로 허리를 구부리며 묵직한 신음까지 내뱉었다.

“크윽!”

송정민은 허리를 구부리는 베울의 머리를 양손으로 깍지까지 끼며 꽉- 붙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니킥 폭풍!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양쪽 발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송정민의 무릎이 무서운 속도로 베울의 안면을 찍었다.

“크아아아-!”

아주 잠깐 사이에 얼굴이 걸레짝이 될 정도로 수십 차례나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베울은 송정민의 허리를 잡아서 하늘로 집어 던지겠다는 듯 괴력을 발휘했다.

“어딜!”

베울이 허리를 잡아 자신을 들어 올리는 순간, 송정민은 깍지를 풀며 베울의 머리카락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이어서 자연스럽게 몸을 허공에서 뒤집으며 베울의 등 뒤로 회전하더니 목덜미를 강하게 무릎으로 찍어 눌렀다.

콰작!

“…컥!”

강렬한 충격에 베울의 거구가 휘청거렸다.

그 사이 바닥으로 내려선 송정민은 베울의 발목을 노리고 로우킥을 날려서 그의 중심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회전을 가미한 강력한 하이킥!

퍼- 억!

베울의 머리를 정확하게 후려찬 송정민의 하이킥은 그 위력이 무시무시했다.

거구의 베울이 가볍게 붕- 떠서 옆으로 날아가 꼴사납게 바닥을 나뒹굴었다.

“…미친.”

어렴풋하게나마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은 모두 입을 쩍- 벌린 채 다물 줄 몰랐다.

지금까지 수십 명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학살을 했던 괴물이다.

그런 괴물을 일방적일 정도로 후려패고 있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 역시 최강자는 다르네.”

너무 어두워서 얼굴을 정확하게 파악할 순 없었지만, 이번 강제 사냥에 참가한 이들 중 저런 괴물을 개 패듯이 팰 수 있는 사람은 무혁을 비롯해서 킬 라시온 멤버들뿐이라 여겼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송정민을 무혁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크으으으…….”

어지간한 몬스터라 하더라도 버티기 힘든 송정민의 타격이었지만, 마족인 베울은 비틀거리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붉은 안광은 더욱더 흉폭스럽게 번들거렸고,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새하얀 입김은 주변 공기를 싸늘하게 얼려버릴 정도의 냉기마저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래,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지.”

송정민은 자신의 타격에 쉽게 쓰러지지 않는 베울의 모습이 반갑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고작 몸 풀기일 뿐이었다.

이 정도에 쓰러진다면 오히려 송정민이 더욱더 실망할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그렇게 말을 하는 송정민의 온 몸이 묵빛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투왕기(鬪王氣).

송정민이 전투할 때면 반드시 사용하는 주력 스킬이다.

일종의 검기를 몸 전체에 두른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타격을 하든, 방어를 하든 모든 능력이 상승하고, 무기를 휘두를 때에도 무기에 덧씌우면 그 역시 위력을 상승시켜주는 스킬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겨우 조합을 해낸 송정민만의 스킬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어둠 속이라 송정민의 몸을 감싸고 있는 묵빛을 알아볼 수 있는 건 무혁과 르케임, 미첼, 방구름 뿐이었다.

송정민이 투왕기를 온 몸에 두르는 사이, 베울 또한 새카만 연기가 온 몸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인… 간… 죽… 인… 다……!”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음성을 한 글자씩 내뱉으며 이번에는 베울이 먼저 송정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터억!

베울의 커다란 주먹이 송정민의 얼굴을 짓누를 듯 날아왔지만, 도중에 막혔다.

“덩치만 큰 건가? 힘이 너무 약하군.”

상대적으로 한참이나 작은 손으로 베울의 커다란 주먹을 가볍게 막은 송정민이 그렇게 말했다.

상대를 도발하기 위한 말이 아닌 진심으로 덩치에 비해서 너무 파워가 약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나온 말이었다.

“하긴, 힘이 전부는 아니지.”

송정민은 베울의 손을 잡은 상태로 벼락처럼 몸을 비틀며 오른쪽 팔꿈치를 쳐올렸다.

꽈작!

섬뜩한 소리와 함께 베울의 팔꿈치가 기형적으로 꺾였다.

팔이 꺾이는 끔찍한 고통에 베울이 비명을 내지르기도 전에 송정민은 그의 겨드랑이로 상체를 밀어 넣으며 주먹을 빠르고 날카롭게 쳐 올려쳤다.

콰득!

“으아악!”

송정민과 싸웠던 많은 이들이 그를 진심으로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한 번 승기를 잡으면 그걸 절대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가는 능력.

그 과정에서 상대에게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 과감하고도 냉정한 행동력은, 실제로 맞붙어 본 자들이라면 진저리를 칠 정도로 냉혹하다 말했다.

같은 인간들을 상대로 싸울 때에도 이러한데, 하물며 증오로 가득한 마족이 상대라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었다.

퍽퍽퍽퍽!

송정민의 주먹이 다시 베울의 몸을 두들겼다.

그리고 투왕기를 두르고 있는 송정민의 주먹은 훨씬 더 파괴적이었다.

타격을 받을 때마다 베울의 뼈가 부러지고, 피부가 쩍쩍- 갈라졌으며, 근육이 파열되길 멈추지 않았다.

“…너무 일방적이네.”

무혁은 송정민과 베울의 싸움을 지켜보며 그렇게 말했다.

고유 능력이 1등급인 송정민의 실력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다지만, 아무리 금제가 가해진 상태라 하더라도 명색이 마족이라는 베울의 실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버지, 아무리 금제가 가해졌다고 하지만 마족을 쉽게 생각하면 안돼요.”

마족의 힘으로 성장을 해왔기 때문인지 로드는 그렇게 말했고, 그의 말처럼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하던 베울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송정민에게 반격을 가했다.

푸아- 악!

“선……!”

송정민의 옆구리가 시커멓고 날카로운 무언가에 꿰뚫렸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내뱉으려던 방구름의 입을 르케임이 가까스로 손을 뻗어 막았다.

송정민은 자신의 옆구리를 뚫은 것을 내려다봤다.

“…연기?”

놀랍게도 옆구리를 뚫은 것은 베울의 몸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던 연기였다.

기체에 불과했던 연기가 순식간에 고체화되어 송정민의 옆구리를 꿰뚫었던 것이다.

퍼억!

이어서 베울은 송정민의 턱을 걷어차서 그를 멀찍이 떨어트리고는 형편없이 망가진 자신의 몸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켜나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새카만 연기가 상처 부위로 스며들었다 나오는 것을 반복하며 상처 부위가 멀쩡하게 회복되어 갔다.

스스스스스스스-!

그렇게 상처를 멀쩡하게 회복한 베울이 손을 뻗자 연기가 뭉클뭉클- 모이더니 거대한 대검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재주가 멋지군.”

송정민은 얼얼한 턱을 몇 번 매만지고는 옆구리의 상처에 방구름이 만든 포션의 일부를 쏟아 붓고, 나머지는 한 입에 들이켰다.

그리고는 공간 주머니를 열어서 두 자루의 장검을 손에 쥐었다. 무혁이 회복 기념 선물이라며 구해다 준 1등급의 값비싼 쌍검이었다.

투왕기가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더니 양 손에 쥔 쌍검마저도 묵빛에 감싸였다.

“공간 점프!”

송정민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더니 베울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블링크와 흡사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공간 점프라는 스킬이었다.

오로지 서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20미터 내에서 높은 위치로만 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점프는, 분명 블링크보다는 효용성도 떨어졌으며, 그 조건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는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었다.

그리고 송정민은 헬-라시온 전체를 통틀어서 공간 점프를 가장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간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콰각!

베울은 몸에서 뿜어져 나온 시커먼 연기가 자연스럽게 방패를 만들어내며 송정민의 쌍검을 막아냈다.

의지만으로도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베울의 시커먼 연기에 송정민은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라며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후아앙-!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자신을 덮쳐오는 베울의 대검에 송정민은 곧바로 공간 점프 스킬을 다시 사용했다.

베울의 측면 위로 이동한 송정민의 쌍검이 허공을 그었다.

파팍!

날카로운 검기가 베울의 몸을 벨 듯이 날아갔지만, 그 역시 연기로 만들어진 방패에 가로 막혔다.

막힐 줄 알았다는 듯 송정민은 개의치 않고 또 다시 공간 점프 스킬로 이동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송정민은 점점 조금씩 위로 올라가며 쌍검을 휘둘렀고, 그렇게 발출된 검기들은 마치 하늘에서 퍼부어지는 미사일 폭격마냥 베일에게 집중되었다.

거리, 공간, 시간을 모두 완벽하게 계산하고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완벽한 균형감각으로 스킬을 번갈아 사용하는 송정민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만들어내기 충분했다.

파팍! 파파팍! 파팍! 파팍!

정신없이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송정민의 공격에 베울은 검은 연기에 의존한 방어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뿐더러, 송정민이 날리는 검기의 위력이 생각보다 강력했기에 자칫 조그마한 실수에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멍청하게 서서 방어만 할 수 없었기에 베울도 크게 고함을 내지르며 대검을 휘둘렀다.

연기로 이루어져 있던 대검이 산산조각이 나듯 흩어지며 검의 파편마냥 허공에 떠 있는 송정민의 몸을 꿰뚫어 버렸다.

“…헉!”

“위, 위험해!”

그 모습에 지켜보던 이들 모두 헛바람을 들이킬 정도로 놀라야만 했다.

무혁조차도 한 순간 베울의 변칙적인 공격에 송정민이 치명상을 입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검을 버리면 어쩌자는 거냐?”

콰드득! 콰드득!

허공에서 온 몸이 꿰뚫렸던 것처럼 보였던 송정민이 어느새 베울의 눈앞까지 내려와 있었고, 그의 쌍검이 베울의 양쪽 쇄골을 깊이 파고 들어가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에 베울은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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