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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10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10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10화

호수 위의 사막 (5)

 

“라이트닝 볼!”

“파이어 볼!”

“샌드 컨트롤!”

강력한 전류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뜨거운 불길이 주변을 집어 삼켰으며, 송곳처럼 날카로운 모래 꼬챙이들이 하늘로 치솟으며 몬스터들을 꿰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혁은 자신을 빙- 두르고 포위한 몬스터들의 공격을 피하고, 막고, 일부는 허용하는 등 정신없는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만 했다.

“…빌어먹을! 다이아몬드 방패! 파이어 스피어! 에어 붐! 아쿠아 소드! 윈드 해머!”

욕설을 내뱉으며 무혁은 고이 간직하고 있던 1회성 스킬들을 빠른 속도로 소모해나갔다.

어지간해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1회성 스킬이었지만, 지금은 조금도 여유를 부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 더 이상 아낄 수가 없었다.

타앙!

정수리를 향해서 쏘아져 내리던 전갈 비슷한 몬스터의 독침이 다이아몬드 방패에 막혔다.

이어서 무혁이 만들어 낸 불의 창, 공기 압력의 폭발, 물의 검, 바람의 해머 등이 주변에서 접근해오던 몬스터들을 뒤로 밀어냈다.

“젠장!”

아껴뒀던 1회성 스킬들을 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쓰러지는 몬스터가 없다.

몬스터들의 등급이 너무 높은 것이 문제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혁이 저장을 했던 1회성 스킬들은 어지간한 사냥터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들이었지만, 지금은 최하 4등급, 최고 2등급에 이르는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하다보니 실질적으로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이 어려웠다.

고작해야 약간의 상처를 입히거나,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 전부였다.

너무 단기간에 무혁이 급성장을 하는 바람에 이전까지 모아뒀던 스킬들의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였다.

“모래 태양만 있었어도…….”

피 무지개 숲에서 수천 마리의 몬스터를 상대로 모래 태양 하나로 몰살을 시켰던 무혁이다.

당시의 몬스터 등급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하더라도 모래 태양의 위력을 생각한다면 지금 무혁을 포위하고 있는 몬스터들에게도 충분한 위력을 발휘했을 것은 분명했다.

모래 태양의 힘을 흡수한 것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위기에 모래 태양이 간절하게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푸확-!

키에에에에에엑!

모래 바닥을 뚫고 솟구친 무혁 만 한 크기의 새카만 뱀 형태의 몬스터가 입을 쩍- 벌리며 달려들었다.

“이 새끼가 어디서!”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을 몬스터의 아가리에 쑤셔 넣으며 손목을 휘릭- 돌렸다.

콰드드득!

머리통이 터져 나가면서 독이 흥건한 핏물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크와아아아악!

끄이이이이익!

독에 대한 내성이 높은 무혁에게는 피해를 주지 못하고 되려 주변의 몬스터들이 독이 섞인 핏물에 고통스러워하며 몸부림을 쳤다.

“이것 봐라?”

그 모습을 보며 무혁은 조금 더 효과적으로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몬스터들끼리도 얼마든지 팀킬이 가능하다.

즉, 방금 독혈을 지닌 몬스터처럼 다른 몬스터들에게 충분히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보다 쉽게 몬스터들을 처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봐야 여전히 까마득하게 몰려 있는 몬스터들로 인해 손톱만큼의 효과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무혁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힘을 덜 소모하고 몬스터를 더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활용해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혁은 이런 식으로의 싸움은 자신에게 승산이 없다고 느꼈다.

‘그냥 튈까?’

텔레포트를 이용하면 킬 라시온 본부 바로 앞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일전에 로사를 통해서 텔레포트가 준비되는 1분 동안에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가 된다는 점도 확인했기에 도망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문제는 과연 이대로 몬스터들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 맞는가였다.

그리고 마정 또한 더 구해야 하는데 이렇게 도망가고 싶지가 않았다.

‘다시 갔다가 돌아오는 것도 그렇고… 텔레포트는 정말 최악의 순간에 사용해야 할 여분의 목숨인데…….’

최대한 버티는 데까지는 버텨본다.

무혁은 곧바로 아껴두었던 스킬들을 사용했다.

“태양의 증폭!”

 

[스킬, 태양의 증폭 효과로 1시간 동안 마력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머릿속에서 알림이 울리기가 무섭게 무혁은 재빨리 마력 등급을 확인해봤다.

 

· 마력 - 초월적 등급(1단계)

 

“럭키!”

혹시나 싶었는데 운이 좋다.

“그래, 명색이 조각 난 신의 힘인데!”

조각 난 신의 힘이라는 이름까지 갖고 있었으니 분명 초월적 등급으로 상승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가 무혁의 예상 그대로였다.

일반적인 다른 스킬이었다면 아마도 쉽사리 초월적 등급으로 상승하지 않았을 터.

“어쩌면 블랙 본의 광기도 기대를 해볼 만 하겠는데?”

블랙 본의 광기 또한 일반적인 스킬과는 확연하게 달랐기에 무혁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보다도 얼마나 강해졌으려나? 파이어 볼!”

화아아아아악-!

그렇지 않아도 무혁이 만들어내는 파이어 볼은 다른 누구와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초월적 등급에 오르자 파이어 볼의 위력이 눈으로 보기에도 족히 두 배, 아니 세 배 이상은 더욱더 강해져 있었다.

“실전이 중요하지.”

무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파이어 볼을 날려봤다.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 흡사 폭탄이라도 터진 듯한 위력으로 몬스터 대여섯 마리가 그 자리에서 즉사해버렸다.

그 외에도 주변의 몬스터들 또한 파이어 볼의 폭발 위력에 휘말리며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 죽어보자! 파이어 볼! 파이어 볼! 파이어 볼!”

무혁은 세 개의 파이어 볼을 만들어내고 곧바로 날려 보냈다.

연속적으로 세 번의 폭발음이 허공에 울려 퍼지면서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죽어나갔다.

뒤이어 무혁은 라이트닝 볼, 워터 볼, 기압 폭발 등등 마력 스킬들을 순차적으로 펼쳤다.

그렇게 태양의 증폭 스킬로 인해 마력이 초월적 등급에 오르자 무혁은 몬스터들을 일방적으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정확하게 10분.

딱 그 10분이 지나자 마력 스킬들의 위력이 현격하게 저하되었다.

“…뭐, 뭐야?”

당황스러운 마음에 무혁이 마력 등급을 확인해봤다.

마력 등급은 여전히 초월적 등급(1단계)이었고, 오로지 마력 스킬의 위력만 현저히 떨어져 버렸다.

“아…….”

뒤늦게 무혁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10분 동안 모든 스킬을 마력의 등급에 따라 폭발적으로 증폭시킨다.

 

태양의 증폭 스킬의 효과 중 하나가 끝이 난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마력 스킬의 위력이 초월적 등급(1단계)에 이른 무혁의 실제 위력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무혁이 사용하는 마력 스킬들의 등급 또한 아무래도 상대를 하는 몬스터들에 비해 낮았기에 더욱더 위력이 저하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결국 마력 스킬 등급을 빨리 올리는 수밖에 없다는 거군.”

다시 한 번 시간의 힘 앞에 무너지는 무혁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무혁의 마력 등급은 초월적 등급(1단계)이었다.

태양의 증폭 효과가 끝나기 전까지는 단 1초도 쉴 수가 없었다.

무혁은 쉬지 않고 마력 스킬을 위주로 몬스터들을 쓰러트렸다.

1회성 스킬도 아끼지 않았고, 가까이 접근을 하는 몬스터들에 대해서는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 머리를, 심장을 찢어놨다.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격렬하게 싸웠다.

너무 과도한 마력 스킬 사용으로 인해 머리가 핑핑- 돌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무혁의 두 눈에 보이는 몬스터들은 새카만 색으로 가득했으니까.

앞, 뒤, 좌우 할 것 없이 무혁은 싸우고, 싸웠다.

1초가 1분 같이 길었고, 1분은 1시간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어느새 무혁이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널브러진 몬스터의 시체가 야트막한 언덕을 이룰 정도였다.

얼마나 죽였는지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로 오로지 몬스터를 쓰러트린다는 단 하나의 생각만으로 몸을 움직였다.

“헉! 헉! 헉! 헉!”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눈이 뻑뻑- 해졌으며, 이마는 땀으로 번들거렸다.

“파이어… 큭!”

귀에서 이이이잉- 하는 이명이 들리며,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밀려들자 무혁은 비틀거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과도하게 마력 스킬을 사용한 대가였다.

동시에 무혁에게 더 이상 마력 스킬을 사용하지 말라는 듯 알림이 울렸다.

 

[스킬, 태양의 증폭 효과가 끝났습니다.]

[마력, 고유 능력의 등급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이어서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를 올려주었던 방구름의 포션 효과도 사라졌다.

여러모로 갑작스럽게 무혁은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징글징글하네…….”

1시간 동안 정말 미친 듯이 몬스터를 죽였는데도 몬스터의 수는 여전히 끝이 없어 보였다.

“아부우우우!”

무혁의 머리 위에서는 통통이가 검은 그림자를 최대한 이용해가며 몬스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물러나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싸웠던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돌아가자니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까득! 어디 끝까지 가보자!”

이를 깨물며 무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최후의 스킬을 사용했다.

“블랙 본의 광기!”

 

|블랙 본의 광기 – 고유 : 無등급|

· 30분 동안 모든 고유 능력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다.

· 모든 상태 이상에서 회복한다.

·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 모든 스킬의 위력이 2배 상승한다.

· 스킬 해제와 동시에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가 일괄적으로 20% 영구적으로 하락한다.

· 스킬 해제와 동시에 모든 피해가 2배 상승한다.

· 스킬 성장과 조합이 불가능하다.

 

사용 직후에 엄청난 페널티를 받아야만 하는 궁극의 스킬.

블랙 본의 광기를 사용하자 무혁의 온몸에서 새카만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쳐 나왔다.

동시에 무혁의 피부가 새카맣게 변하면서 눈동자가 세로로 길쭉하게 변했고, 동공 역시도 새까맣게 변해서 번뜩였다.

 

[스킬, 블랙 본의 광기 효과로 30분 동안 모든 고유 능력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체력, 근력, 순발력, 지구력, 마력까지.

모든 고유 능력의 등급이 초월적 등급(1단계)로 올라서자, 무혁은 어마어마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통통이와 융합을 했을 때보다는 확실히 그 강도가 줄어들어 있었지만, 현재 느끼는 힘만으로도 무혁은 얼마든지 눈앞의 몬스터들을 일방적으로 학살을 해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확연하게 바뀐 무혁의 모습에 몬스터들 또한 주춤거렸다.

본능적인 두려움이 몬스터들의 기세를 꺾어놓은 것이다.

“우선 가볍게 한 방. 기압 폭발!”

콰아아앙!

무혁이 가리킨 자리에서 기압 폭발이 일어나며 몬스터 네 마리가 한꺼번에 고깃덩어리가 되어 사방으로 비산했다.

위력만 놓고 본다면 태양의 증폭을 사용했을 때, 초기 10분보다는 약하다.

하지만, 무혁은 조금도 실망스럽지가 않았다.

“그때는 마력 스킬만 강했던 때고, 지금은…….”

서서서서서서서서석-!

가볍게 휘두른 블랙 본 장검 끝에서 부채꼴로 퍼져나간 새카만 검기로 인해 십여 마리의 몬스터들은 눈만 껌뻑이다가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전부 다 강해졌으니까!”

기형적으로 마력 스킬이 강한 무혁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에게 더욱더 어울리고 잘 맞는 건 역시 블랙 본 장검을 들었을 때다.

단 일검에 수십 마리의 몬스터를 쓰러트린 무혁이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외쳤다.

“파멸! 호신! 회피!”

무혁은 사용 시간이 거의 끝나버린 세 가지의 스킬을 새롭게 온몸에 덧씌웠다.

무혁의 표정에 자신감이 더욱더 두텁게 내려앉았다.

“니들이 죽나, 내가 죽나 끝까지 가보자고.”

그렇게 말을 마친 무혁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몬스터들을 향해 처음으로 먼저 달려들었으며, 그의 손에 들린 블랙 본 장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새카만 광채를 뿌려대며 몬스터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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