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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78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78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3화

 

 

3차 성장을 마친 트랜트 아머!

대륙 역사에도 그 수가 얼마 되지 않는 경지에 발을 들여 놓은 존재가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부단장님?”

“괜찮습니다.”

오브라이언은 블랙 키메라의 손에 쥐어져 있는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를 회수하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위드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무슨 할 말씀이라도?”

위드가 묻자 오브라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크아아악!!”

“으아아악!”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자 위드는 곧바로 몸을 날렸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을 단축시키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오브라이언이 중얼거렸다.

“멋있군요.”

오브라이언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확신했다. 자신은 분명 전설로 남을 사내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그 날의 전쟁은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해를 남겼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피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상 승리하기에도 벅찬 전투였다. 그런 전투였기에 승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일궈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승리의 주역은 위드 카일러와 그의 일행들이었다. 그건 누구나 인정해야만 하는 일이었으며, 그 동안 그들을 무시하고 있었던 그들의 소문을 그저 믿을 수 없는 헛소문이라고만 치부했던 이들의 생각을 모조리 뜯어고치게 만들기 충분했다.

위드 카일러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대륙에 깊이 각인된 날이었다.

 

***

“흠흠…….”

회의 내내 자신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깜짝, 깜짝 놀라는 지휘관들의 모습에 위드는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간간히 피식 거리며 새어나오는 웃음에 헛기침을 해야만 했다.

벌써 열흘이다.

이쯤이면 대충 끝날 만도 하것만 지휘관들이나 병사들이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두렵게 바라보거나, 경이롭게, 혹은 보지 못할 것을 본다는 듯 모두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시선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우선 자신을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던 로이어 자작, 허튼 남작을 비롯한 몇 몇 귀족들은 더 이상 비아냥거리듯 행동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럴 용기가 없었다.

은근히 못마땅해 하며 어떻게든 짓누르려고 하는 프라이비오 백작, 사르토 백작, 데일리 백작 등도 위드와 눈을 맞추지는 것조차 기피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위드는 우습기만 했다.

‘그때 내가 너무 했었나?’

무려 3마리나 되는 블랙 키메라를 상대하고 히드라를 홀로 죽인 위드였다. 히드라보다는 블랙 키메라를 한 마리도 아닌 3마리나 죽였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일이다. 말 그대로 대륙을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을 만큼.

하지만, 지휘관들이나 병사들의 머릿속에 기억된 장면은 블랙 키메라를 죽였던 것이 아닌 히드라를 죽였던 장면이다. 아홉 개의 머리를 홀로 다 자르고, 몸통을 고깃덩어리처럼 조각조각 내버린 위드였다. 거기에 히드라의 피를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으니 시각적인 효과는 그야 말로 엄청났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대형 몬스터를 죽여 나갔으니 지휘관들이나 병사들이 위드를 지금처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 아시다시피 우리 군은 이곳 에다 전선에서 대기하며 라르곤 지방에서 진격해 오는 대륙 연합군 제5군의 후군을 기다렸다 곧바로 에다 지방을 모두 수복한 이후, 그대로 레켄 지방으로 진격하게 될 것입니다.”

참모장인 프라비오 백작의 말에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 제5군은 타 연합군에 비해 그 병력의 수가 두배 가량 많았다.

이유는 페르만 왕국의 엄청난 병력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륙 연합군 제5군은 현재 선군과 후군으로 나뉘어졌고, 현재 이곳 에다 전선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군이 바로 선군이며, 라르곤 지방을 수복하고 진격해오고 있는 군이 후군이다.

후군의 총사령관은 마찬가지로 페르만 왕국의 가르샤 후작이 맡고 있었다.

“후군의 병력은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 것입니까?”

한 지휘관의 물음에 프라비오 백작이 그런 물음이 있을 줄 알았다는 듯 곧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5일 전에 알려온 후군의 병력은 총군 15만에 가까웠습니다.”

“라르곤 지방을 수복하는데 5만에 달하는 병력을 잃은 셈이군요.”

“그렇습니다.”

“음…….”

“흐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몇몇 지휘관들은 후군의 병력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눈치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알기에 라르곤 지방의 전투는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지방을 수복하는데 5만의 병력을 잃었다는 것은 분명 지휘부의 능력이 그 만큼 부족하다는 것과 직결되는 말이었다.

“후군은 언제 도착하는 것입니까?”

“예정일은 내일 모레입니다. 하루를 쉬었다가 그 다음날 곧바로 레켄 영지를 향한 에다 지방 수복 마지막 전투가 벌어질 것입니다.”

“4일 후란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전투 전술 작전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프라비오 백작이 니드먼 후작을 바라보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 전술 작전은 후군이 도착하고 나면 확실하게 정할 예정입니다.”

“전투 하루 직전에 전술 작전을 세운단 말입니까?”

그게 말이 되냐는 듯 되묻자 프라비오 백작이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대답했다.

“후군이 도착하면 전술 작전을 정한다고 했지, 그때 전술 작전을 세운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몇 가지 전술 작전을 세워놓은 상태이고, 이번 전투는 우리 선군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에 뚜렷한 작전 전술을 말하지 못할 뿐입니다.”

설명이 끝나자 그제야 지휘관들은 안심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삶과 죽음을 양어깨에 얹어 놓고 싸워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꼼꼼하게 세우지 않은 허술한 작전 전술은 그야 말로 칼과 방패 없이 전투를 치루는 것과 마찬가지다.

“후군이 도착하기 이전까지는 병사들에게 최대한의 휴식을 주도록 하게. 후군이 합류하면 레켄 지방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복할 수 있도록 전투를 벌여야 하니 말이네.”

“알겠습니다!”

지휘관들의 대답에 니드먼 후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군의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회의가 끝났다.

 

 

Chapter  2 떠나는 에리카와 라샤

 

“단장님.”

위드가 막사로 돌아오자 모여 있던 이들이 그를 반겼다.

“후군은 언제 도착한다고 합니까?”

가일의 물음에 위드는 이틀 후라고 말을 해주었고, 또 다시 이틀 후엔 전투가 벌어질 거라고 말했다.

“앞으로 4일 후에 단장님의 멋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이군요!”

루카가 히쭉 웃으며 말하자 일행들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소드 마스터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대륙 최강자는 위드였다. 그 만큼 3차 성장한 트랜트 아머의 힘은 대단했다. 거기에 더해 마법 능력까지 있으니 위드가 대륙 최강자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물론,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이면 위드보다 강한 이들은 많았다. 당장 막사에 모여 있는 오브라이언만 하더라도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강자였다.

“프라디아 대륙 역사상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킨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단장님께서 그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앞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되었으니 정말로 기쁩니다.”

마치 자신의 일 인양, 기뻐하는 가스파의 모습에 위드는 쑥스럽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아닙니다. 사실, 저도 제가 어떻게 해서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켰는지 모릅니다. 역사상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킨 위대한 인물들과 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에 남은 인물들도 따지고 보면 단장님과 마찬가지로 우연찮은 기회를 얻어 트랜트 아머를 성장시켰을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트랜트 아머의 성장은 그 착용자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커닝의 말에 그 누구보다 오브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트랜트 아머를 성장시키는 일은 말 그대로 엄청난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어떠한 계기가 있어야 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그 계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대륙 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위드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킨 인물들 역시 그 스스로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조건이 필요하다라는 걸 안다면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킨 이들이 그렇게 소수일리 없었다.

“그럼 제가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군요.”

웃으며 말하는 위드의 모습에 일행들 역시 밝게 웃었다.

“역시 이 위대한 드워프 후바가 인정한 인간은 다르다 이 말이지! 크하하하하핫!!”

후바의 뜬금없는 자화자찬에 일행들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장님께서도 편히 쉬십시오.”

오브라이언이 가볍게 목례를 하며 인사하자 나머지 단원들도 목례를 했다. 위드 역시 목례를 취하며 일행들에게 인사했다.

일행들이 하나, 둘 막사를 빠져나갔다.

“위드.”

빠져 나가는 일행들과 다르게 에리카는 할 말이 있다는 얼굴로 위드에게 다가왔다.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위드가 묻자 에리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할 말? 무슨 할 말? 설마, 고…….”

“그런 거 아니니까 언니는 좀 빠져주세요.”

에리카가 눈썹을 일그러트리자 라샤가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 하냐는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리고는 장난을 칠 만한 분위기가 아님을 깨닫고는 곁에 있던 피에나를 잡아끌었다.

“피에나, 우리는 잠시 나가자.”

“왜?”

“에리카가 위드에게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가 자리를 비켜줘야지.”

라샤의 말에 피에나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서 있다 위드가 그러는 게 좋겠다고 하자 불만스럽다는 듯 양 볼을 잔뜩 부풀렸다.

“자자, 우리는 잠시만 빠져주자고.”

억지로 등을 떠미는 라샤로 인해 피에나는 결국 막사 밖으로 내밀리고 말았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앉자.”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앉은 에리카는 위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아무래도 스승님에게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가르시아 님께?”

“응.”

“갑자기 무슨 일로?”

“문제가 생겼어. 아무래도 스승님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 같아.”

풀 죽은 강아지마냥 대답하는 에리카였다.

“문제라니?”

“내 개인적인 문제야.”

개인적인 문제라는 것과 히덴 가르시아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위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마법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위드의 물음에 에리카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에리카의 활약이 대단할 정도로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마법 능력은 분명 매 전투마다 상당한 힘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당분간 그녀의 힘을 얻을 수 없다고 하니 위드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 현재 자신들이 있는 에다 지방에서 바벨 공작이 이끄는 제3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지도상으로 그렇게까지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단거리가 몬스터들에 의해 가로막혀 있었기에 둘러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떠났으면 해.”

“내일? 그렇게 일찍?”

“이왕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아서.”

에리카의 말에 위드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행할 사람들을 추려야겠구나.”

이미 수복한 지방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에리카만 혼자 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위드는 우선적으로 월터를 비롯해서 몇 몇 사람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다 에리카에게 물었다.

“혹시 함께 갔으면 하는 이들이 있다면 말해. 동행시키도록 해볼테니까.”

위드의 말에 에리카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 간단하게.

 

“에취-!!”

“더러워!”

피에나는 자신의 얼굴로 튄 침 세례에 황급히 양손으로 얼굴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에췻! 에취!!”

“라샤아!”

기껏 얼굴에 묻은 침들을 닦아냈는데 또 다시 침 세례가 퍼부어지자 피에나의 눈꼬리가 잔뜩 치켜 올라갔다.

“미안, 미안! 갑자기 나오는 재채기라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단 말이야. 그런데 왜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는 거지? 그러고 보니 몸도 조금 으슬으슬한 것 같고……. 겨울도 아닌데 왜 이러지?”

라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양팔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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