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77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77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2화
총사령관 막사 안.
“현 병력 상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라비오 백작은 자신의 손에 쥔 서류를 바라보며 병력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병 : 63,455명 [중장보병 : 27,500명]
궁병, 투척병 : 46,973명.
방패병 : 32,301명.
창병 : 30,205명.
마법병단 : 386명.
기사단 : 12,858명 [트랜트 아머 소유자 : 1,582명]
총 병력 : 186,178명.
“지금의 병력은 당연히 이번 추가 지원 병력까지 포함한 것이겠지요?”
한 귀족 지휘관의 물음에 프라비오 백작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이번에 페르만 왕국에서 추가 지원된 병력을 제외하면 총 병력이 10만을 조금 넘을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곳 에다 전선까지 이르기에 상당한 병력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프라비오 백작의 말에 허튼 남작이 무의식적으로 한쪽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위드를 바라봤다.
최근의 마지막 전투를 제외하면 위드와 그의 일행들이 나서지 않아 그 피해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난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았다.
‘최소한 자이언트 타이거와 드래곤만 참여를 했어도 많은 병사들을 살릴 수 있었을 테지!’
그런 생각과 함께 위드를 바라보던 허튼 남작은 기겁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우연찮게 위드와 두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무, 무서운 놈…….’
허튼 남작뿐만이 아니라 이곳에 모인 모두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날…… 불과 열흘 전에 있었던 알티아 지방을 수복한 마지막 전투를!
***
콰앙!
“크윽!”
폭음과 함께 신음을 흘리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오브라이언. 그런 그를 향해 쇄도해 달려드는 블랙 키메라는 거대한 도끼를 들고 앞을 막아서는 후바를 보고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에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블랙 키메라의 모습에 후바는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우라질!!”
공간이 은빛에 갈라진다.
퍼억!
도끼날과 블랙 키메라의 팔이 맞부딪혔다.
블랙 키메라의 팔을 반쯤 파고 든 도끼날의 모습에 후바는 다시 한 번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려야만 했다. 잘라버린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재생되는 블랙 키메라다. 고작 도끼날이 파고들었다고 어떻게 될 상대였다면 애초부터 블랙 키메라를 두려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크흐극크흐극극…….
듣기 힘든 괴음을 흘리며 블랙 키메라는 다른 한쪽 팔을 휘둘렀다.
“이, 잇!!”
도끼를 빼려고 했지만 어느새 붙어버린 듯 도끼날이 블랙 키메라의 팔에서 빠져 나오질 않았다. 그러는 사이 빠르고 강력한 블랙 키메라의 팔이 날아들었다.
“우라질!”
도끼를 포기하고 재빨리 몸을 뒤로 날렸지만 피하기엔 이미 늦어버린 상황! 후바는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끼는 순간, 아니 정말로 눈앞이 캄캄해졌다.
푸악!
“컥!”
후바는 자신의 두 눈 앞을 가로막은 존재를 볼 수 있었다. 힘겹게 검을 들어 올린 그의 양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블랙 키메라의 팔엔 자신의 도끼처럼 그의 검이 반쯤 박혀 있었다.
“가일!!”
블랙 키메라는 자신의 앞을 막은 가일의 모습에 천천히 괴음을 흘리고는 검이 박힌 팔을 비틀어 검날을 잡아버렸다.
그그그그극…….
팔을 비틀어 검날을 잡을 때 흘러나오는 뼈 갈리는 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제기랄…….”
가일은 꼼짝도 하지 않는 검에 욕설을 뱉어내며 곧바로 발을 차올렸다.
퍽!
가일의 발차기로 몸을 휘청거렸지만 그 정도로 블랙 키메라가 튕겨져 나가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더욱 빠르게 검을 손에 쥐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크으…….”
검을 놓고 물러나자니 그 이후 블랙 키메라를 상대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고, 계속해서 잡고 있자니 끌려가 당할 것만 같았다.
어떤 선택을 하던 결과는 마찬가지.
“제기랄…… 왜 이딴 괴물이 나타난 거야!!”
악을 쓰며 검을 힘껏 잡아당기는 가일.
“하아앗-!”
언제 다가왔는지 뒤로 튕겨져 나갔던 오브라이언이 블랙 키메라의 어깨를 향해 검을 내리 그었다.
츄아아악-!
“우왁!”
블랙 키메라의 팔이 잘림으로써 검을 잡고 있던 가일이 꼴사납게 뒤로 나뒹굴었다.
크흐극크흐극극…….
팔이 잘린 블랙 키메라는 자신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다시 다가왔음을 알곤 괴음을 흘렸다. 그것이 짜증스럽다는 것인지, 기쁘다는 것인지 그 감정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중요한 건 잘린 블랙 키메라의 팔이 빠른 속도로 재생하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차하아앗-!!”
잘린 팔이 다시 재생하면 그 만큼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오브라이언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달려들었다.
최강의 검사라 불리는 소드 마스터. 그리고 2차 성장을 마친 트랜트 아머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할 수 있지만 이미 상식을 벗어난 블랙 키메라였기에 목숨을 건다 하더라도 일대일로는 이기기 어려웠다.
슈악! 쇄애액!
용병 출신답게 오브라이언의 검은 거칠고, 난폭했으며, 사나웠다. 절제된 동작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움과 정교함은 없었지만 그의 검은 당당히 소드 마스터에까지 오른 강함을 지니고 있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공격을 어렵지 않게 받아 내거나, 피하는 블랙 키메라는 과연 본능에 의해 움직이고 있나? 를 새삼 의문스럽게 만들 정도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순간순간 임기응변으로 블랙 키메라의 몸에 상처를 내는 오브라이언은 분명 대단한 검사였다. 문제는 블랙 키메라가 괴물이라는 사실. 팔이 잘려도, 다리가 잘려도, 심지어 목과 몸통이 반으로 갈라져도 죽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재생된다는 점이 소드 마스터이면서 2차 성장한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오브라이언으로서도 쉽게 이기지 못하게 만든 다는 것이었다.
아니, 홀로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수십 차례나 이어진 일방적인 공격 속에서도 블랙 키메라의 몸엔 어떠한 상처도 없었다. 실제로는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이미 모두 회복된 상태였다.
“후욱, 후욱…….”
오브라이언은 거친 호흡을 뿜어내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멈춘다면 그때는 블랙 키메라의 일방적인 공격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블랙 키메라의 일방적인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해낼 자신이 없었다.
츄아아악-!
오브라이언의 검이 블랙 키메라의 허리를 잔뜩 훑고 지나갔다. 검붉은 핏물이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인간이라면, 몬스터라면 마땅히 허겁지겁 뒤로 물러나거나, 주춤거릴 테지만 블랙 키메라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양팔을 휘둘렀다.
깡! 깡!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어느새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뒤로 주춤주춤 밀려나고 있었다.
“후우우웁!!”
크게 호흡을 들이쉰 오브라이언이 검을 좌에서 우로 힘껏 휘둘렀다. 바스타드 소드에서 불길처럼 일어난 마나는 제 아무리 괴물 같은 블랙 키메라라 하더라도 단숨에 몸통을 둘로 나눠버릴 것만 같았다.
그카카카카칵!!
듣기 싫은 괴음과 함께 뼈가 강제로 갈리는 소리, 뿜어져 나오는 핏물, 잔인하게 벌어지는 살과 근육까지.
오브라이언의 바스타드 소드는 블랙 키메라의 허리를 반쯤 파고들자 점점 그 속도와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우거, 미노타우로스라 하더라도 단번에 반토막을 내버렸을 일격이 점점 그 힘을 잃어가자 오브라이언은 이를 악 물며 발끝부터 무릎, 허리, 어깨, 손목까지 온 몸에 힘을 주었다.
그카카카카…….
“부단장님!!”
“……!”
후아아앙!
가일의 외침에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블랙 키메라의 오른 주먹을 확인하고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덕분에 반 이상 가르던 오브라이언의 바스타드 소드는 후바의 도끼와 가일의 검처럼 블랙 키메라의 일부라도 된 듯 달라붙어 버리고 말았다.
“제기랄!”
오브라이언의 모습에 가일이 욕설을 터트렸다. 그의 곁에 선 후바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한 자루의 모닝 스타를 단단히 쥐고 있었다.
블랙 키메라는 오브라이언을 향해서 팔에 박혀 있던 후바의 도끼를 뽑아 그대로 내던졌다.
“내 도끼!!”
자신의 도끼가 오브라이언을 향해 날아가자 후바가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고함을 내질렀다. 설마하니 자신의 무기가 아군을 공격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쾅!
몸을 굴려 날아드는 도끼를 피한 오브라이언은 바닥에서 어느 병사가 떨궜는지 모를 한 자루의 창을 집어 들고는 힘껏 내던졌다.
슈아아악-!
푸아아악!
마치 꼬치 꿰이듯 블랙 키메라의 왼 가슴에 창이 박혀 들어갔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블랙 키메라는 다시 가일의 검을 후바의 도끼처럼 내던졌고, 곧바로 가슴에서 창까지 쑤욱! 뽑아냈다.
“저런 괴물을 어떻게 죽이라는 건지!!”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블랙 키메라의 모습에 가일은 고개를 저어야만 했다. 오브라이언도 저렇게 쩔쩔 매는데 과연 누가 저런 괴물을 쉽게 죽일 수 있단 말인가?
퍼억!
땅에 박혀 그 끝이 부르르르 떨리는 창.
좌측으로 몸을 날려 피한 오브라이언은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빠르게 달려온 블랙 키메라를 보곤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으아아앗-!!”
후바가 기합을 토해내며 손에 들고 있던 모닝스타를 내던졌다. 그렇지만 이미 오브라이언의 바스타드 소드를 쥐고 그것을 휘두르는 블랙 키메라를 제지하기란 너무 늦어버렸다.
오브라이언은 어떻게든 몸을 뒤틀어 블랙 키메라의 공격을 피하려 노력을 했지만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자신의 검에 죽을 수도 있었다.
후우우우웅!
거센 바람 소리와 함께 날아드는 검!
서걱!
그그그그극!!
“……!”
오브라이언의 앞가슴을 가볍게 긁듯이 지나가는 바스타드 소드. 그리고 곧바로 ‘툭’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는 검과 팔.
퍼어억!
강한 격타음과 함께 휘청거리는 블랙 키메라. 곧바로 환호하는 후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번- 쩍!
섬광이 일듯 공간을 가르는 무수한 실선들.
그리고 너무나도 허무하게 조각조각 흩어지는 블랙 키메라의 몸.
팟-!
깨어지는 블랙 키메라의 심장.
“괜찮습니까?”
오브라이언은 아무렇지도 않게 블랙 키메라를 상대한 전체적으로 하얀 트랜트 아머의 검사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