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1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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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7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72화
킬 라시온 (2)
모든 길드와 가문마다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다.
그것이 특정 문양일 수도 있고, 어떠한 독특한 차림일 수도 있으며, 특별한 상징물이 될 수도 있다.
무혁의 눈앞에 나타난 검은색 망토를 두르고 있는 두 명의 남자 또한 그렇다.
너무나도 낯익어서 잊지 못한다.
‘흑룡 길드!’
검은색 망토와 거기에 그려져 있는 검은색 용은 흑룡 길드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다.
흑룡 길드원들을 확인하면서부터 무혁은 묘한 긴장감을 가졌다. 물론, 눈앞의 두 흑룡 길드원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집 좀 보자.”
다짜고짜 집을 보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만을 내뱉고 흑룡 길드원이 현관문 안으로 들어서려고 했다.
“주거 침입이야.”
무혁이 교묘하게 다리를 내밀어 흑룡 길드원의 진입을 막았다.
“우리가 누군지 몰라?”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말투다.
흑룡 길드가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봐야 도시 길드도 아니지 않은가?
더군다나 요즘 워낙 대단한 놈들과 엮이다 보니 무혁의 눈에 흑룡 길드는 그저 그런 길드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흑룡 길드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
무혁의 반문에 흑룡 길드원의 얼굴에 재밌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눈깔은 제대로 달렸네. 그런데도 우리의 일을 막아?”
감히 흑룡 길드의 일을 막고도 살길 바라냐는 흑룡 길드원의 협박에 무혁은 헛웃음이 나왔다.
고작 이 정도의 사이즈밖에 되질 않는 놈들이다.
“하긴, 다른 곳이라고 다르겠어.”
헬-라시온에서 신사적인 행동, 매너를 찾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힘의 논리대로 돌아가는 곳이니까.
누누이 말하지만, 법도 도덕적 윤리도 통용되지 않는 곳이 헬-라시온이질 않던가.
흑룡 길드원들의 지금 행동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당연한 일인 셈이다.
“정말 죽고 싶은 거냐?”
혼자 웃고, 혼자 중얼거리는 무혁의 모습에 흑룡 길드원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눈알을 부라렸다.
흑룡 길드원의 눈에 무혁은 고작 아스펠 마을 식민 중 하나일 뿐이었다.
쓰레기 집합소로 불리는 최하급의 인간들만 모이고 모인 아스펠 마을이니 흑룡 길드원으로서는 자신들 앞에서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는 무혁이 같잖다 못해, 시건방지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쪽이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됐고. 뭘 찾는 지나 말해.”
흑룡 길드라면 무혁으로서도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이 새끼….”
“그렇게 강압적으로 나오면 나 같은 놈들은 더 비딱해지거든? 뭘 찾는지 말을 해야 최대한 협조를 할 것 아냐? 이런 시궁창에서 사는 나 같은 놈하고 드잡이 질이라도 하고 싶어? 정말 그런 걸 원해? 흑룡 길드의 배포가 고작 그 정도 밖에 안 돼?”
세상 두려울 것 없다는 인생 막장처럼 행동하는 무혁의 모습에 한 사내가 씩씩- 거리려던 동료를 진정시켰다.
“그래, 이런 놈 때문에 시간 낭비할 필요 없잖아? 참아.”
“아후! 젠장! 너 이 새끼! 필드에서 나 만나면 조심해라!”
마을 밖이었다면 벌써 몇 번이나 모가지를 분질러 버렸다는 등 온갖 험한 말을 내뱉으며 그가 옆으로 한 발 물러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혁은 귓등으로도 새겨듣지 않았다.
현재 무혁의 순수 능력만 놓고 본다면 흑룡 길드 내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일 것이다.
모든 고유 능력을 3등급으로 올린 이들은 그리 흔하지가 않으니까.
자신의 위치가 이젠 어느 정도 높아졌기 때문인지 무혁은 상대도 되지 않을 놈의 찍찍- 거리는 소리는 신경도 쓰이질 않았다.
“사람을 찾고 있다.”
나름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던 다른 남자가 그렇게 말을 꺼냈다.
“사람? 어떤 사람?”
순간적으로 무혁의 눈초리가 매섭게 번뜩였다는 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외눈에 양팔이 없고, 다리는 하나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살아 있는 고깃덩어리 같은 놈이다. 혹시라도 여기 숨어 있다면 우리에게 넘기고 넌 빠져. 물론, 그 전에 조금 조사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 부분에서도 협조 좀 하고.”
흑룡 길드원은 일부러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말했고, 무혁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 봤다.
아주 작은 반응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하지만, 이미 사람을 찾는다고 할 때부터 무혁은 얼굴 전체에 가면이라도 덧씌운 것처럼 한 점의 표정 변화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바보 아냐? 중앙 탑에 가면 다 고칠 수 있는 부상자 아냐? 마을로 들어왔다면 벌써 멀쩡하게 회복되서 돌아다니고 있겠네.”
피식- 웃으며 무혁이 그렇게 말하자 흑룡 길드원이 고개를 저었다.
“놈은 표식이 없어.”
“표식이 없어?”
무혁이 되묻자 흑룡 길드원이 곧바로 설명을 해주었다.
“알지 모르겠지만, 표식이 없으면 라시온 식민의 자격을 박탈당한다. 당연히 중앙 탑에서 회복을 할 수도 없고,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도 없지. 뭐, 강제 사냥에 동원되지도 않으니 그건 좋겠지만.”
“아아… 불법체류자!”
무혁이 이해했다는 듯 낄낄-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헬-라시온에서는 표식이 제거당해 그 어떠한 기본적인 삶도 이어나갈 수 없는 이들을 불법체류자라고 표현했다.
“어쨌든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으니까 이제 순순히 협조하지?”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듯 흑룡 길드원이 눈에 힘을 줬다.
이만큼 배려를 해주었으면 더 이상 훼방을 놓지 말라는 암묵적 신호였다.
하지만, 무혁은 그런 신호 따위 깨끗하게 무시해 버렸다.
“없어. 여기 불법체류자는 있지만, 너희가 찾는 그런 인간 없으니까 믿고 가.”
“…마지막으로 말한다. 비켜. 네 말대로 없으면 한 번만 확인하고 가면 될 일이야. 네가 이럴수록 오해만 더 커질 뿐이야.”
허리춤에서 작은 단검을 꺼내드는 흑룡 길드원의 모습에 무혁은 참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나도 웬만하면 협조하고 싶은데… 여기가 비밀 영업장소라서 말이야. 함부로 공개하기가 좀 어려워.”
“비밀 영업장소? 도박장인가?”
“아니, 변태 같은 놈들이 찾는 뭐 그런 곳. 알잖아?”
무혁의 말에 흑룡 길드원들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헬-라시온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더럽고 추악한 곳.
도박장 아니면 매음굴.
그만큼의 수요가 존재하기에 유지가 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정당하게 몬스터 사냥을 통해 포인트를 버는 이들로서는 부당한 방법으로 보석을 벌고, 그걸 다시 포인트로 환산해서 힘을 키우는 그런 놈들을 가장 혐오하는 쓰레기이자, 양아치로 여겼다.
물론, 그렇다고 흑룡 길드원들이 그들을 욕할 처지가 되진 못한다.
흑룡 길드 역시 몇 개의 도박장과 매음굴을 운영하고 있었으니까.
꽤 많은 중소 길드나 거대 길드에서조차도 암암리에 이런 영업장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리하는데, 그 이유는 아주 확실한 돈벌이가 되는 사업, 즉 캐시 카우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매음굴에는 불법체류자가 많았기에 어느 곳에서도 쉽게 수색을 허용하지 않는다.
“알다시피 이런 장소는 쉽게 외부에 공개하지 못해. 그리고 뒤를 봐주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도 알지?”
“흑룡의 이름보다 높다는 거냐?”
불쾌하다는 듯 그들이 눈에 힘을 주자, 무혁은 손을 휘휘- 저었다.
“흑룡 길드보다는 못하지. 그런데 아마 문제가 생기면 흑룡 길드도 조금은 귀찮아 질 수 있어서 하는 말이야. 흑룡 길드도 이런 업장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잖아? 그럼 서로 터치하지 않는 게 예의지. 자, 그럼 난 할 말 다 했으니까 결정은 그쪽에서 하도록 해.”
“우리가 들어가겠다면?”
“그쪽 임무가 들어오는 거라면, 내 임무는 막는 거라서.”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충돌이 생기면 어떤 식으로든 상부로 전해진다.
만약, 상부에서 왜 귀찮은 짓을 벌였냐고 질책이라도 한다면?
그리고 문을 막고 서 있는 무혁의 모습이 너무 자신감이 넘쳐서 흑룡 길드원들로서는 쉽사리 모험을 걸기가 어려웠다.
“젠장.”
이대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지금으로서는 괜한 짓을 벌여서 일을 크게 키울 수가 없었다.
“뒤를 봐주는 곳이 어디지?”
“프라이버시라서 노코멘트.”
“…흠. 우선은 돌아가지. 하지만, 조만간 다시 보게 될 거다.”
“서로 마주치지 않는 게 좋지.”
능글맞은 무혁의 대꾸에 흑룡 길드원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려 침을 퉤- 뱉고는 물러났다.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무혁은 표정을 굳히며 문을 닫았다.
무혁이 송정민과 함께 아스펠 마을로 이주를 한지 정확하게 1년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와서 흑룡 길드에서 송정민을 찾는 이유는 뻔했다.
“내가 목표겠지? 아니면 선생님께 다른 목적이라도 있는 건가?”
무혁은 혼자 생각하다가 송정민과 함께 의논해야 할 사안이라 여겨 급히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던 송정민과 방구름에게 무혁은 하나도 빠짐없이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조급하다는 뜻이다.”
송정민은 흑룡 길드에서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되면 자신들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희박해지니 이런 식으로라도 무식하게 나가는 거라고 말했다.
“놈들의 이목을 피하려고 아스펠 마을로 이주를 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되어 버렸군요.”
“아스펠뿐만 아니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모든 마을들을 아마도 모조리 뒤지려고 할 거다. 그리고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건 흑룡 길드 혼자만의 일도 아니겠지.”
“그건 무슨 뜻입니까?”
“나를 통해 너를 잡으려고 하는 거라면 흑룡 길드뿐만 아니라 천인회와 무사시 가문까지도 협력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그래야만 지금과 같은 무식한 방법이 통할 테니까.”
하나도 모자라 둘이 더 붙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무혁은 그럼 더 이상 고민할 것 없다는 듯 송정민에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커스틸로 가셔야 합니다. 그래야 놈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무혁의 말에 송정민은 방구름을 슬쩍- 바라봤다.
자신들만 이렇게 떠나면 방구름은 어떻게 하냐는 뜻이었다.
“목표가 아닌데 무슨 일이라도 있겠습니까?”
무혁은 송정민을 대피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여겼다.
그 이후에 방구름에 대한 문제를 풀어볼 생각이었다.
“놈들은 우리와 관련된 이들이라면 그 누구도 놓치지 않으려고 할 거다.”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라는 송정민의 충고에 무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방구름에게 당장 중소도시 식민이 되라고 하는 건 다음 강제 사냥에서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었고, 여기 이러고 있자니 길드를 상대로 싸우는 건 벅찬 일이기만 했다.
“놈들은 분명 다시 찾아올 거다. 특히 아스펠 마을에서 매음굴이라니… 쯧. 차라리 도박장이라고 했으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었을 텐데.”
아스펠 마을의 관리자인 리리타오가 매음굴을 그냥 두고 볼 리가 없으니 흑룡 길드원들도 이 점을 알게 되면 이상하다 여겨 다짜고짜 쳐들어 올 것이 분명했다.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무혁의 말에 송정민은 어차피 도박장이라고 했어도 발각되는 건 시간 문제였을 거라며 자책할 필요 없다고 다독였다.
“형님은 선생님과 함께 커스틸로 가십시오. 저는 제 나름대로 다른 마을로 이주를 하겠습니다.”
방구름은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겼다.
아쉽지만, 당장으로서는 잠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괜찮겠어?”
무혁의 물음에 방구름은 걱정할 것 없다며 밝게 웃었다.
“형님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마을에서만큼은 저도 제 한 몸을 지킬 정도는 됩니다.”
실제로 무혁을 만난 이후, 상당한 발전을 해온 방구름이었기에 어지간해서는 마을 규모의 강제 사냥에서 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었다.
“선생님.”
이제 결정은 송정민에게 넘어갔다.
그가 허락을 한다면 깨끗하게 아스펠 마을 생활을 접을 수 있었다.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송정민으로서도 이 방법이 최선이라는 걸 알기에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허락이 떨어지자 무혁은 손뼉을 짝- 치며 몸을 일으켰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으니 놈들에게 꼬리를 잡히기 전에 지금 즉시 움직이도록 하죠. 구름이 너도 우선은 너희 집으로 돌아가 있어. 선생님부터 내가 모셔다 놓고 다시 올 테니까.”
무혁의 말에 방구름도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을 내리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어차피 짐이라고 할 것도 없었기에 무혁은 송정민만 데리고 곧장 중앙탑으로 향했다.
집을 처분하고 곧바로 커스틸 도시의 원룸으로 송정민을 데리고 갔다.
“가끔 들러서 잠만 잘 생각이었기 때문에 집이 좁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좋은 집을 구하는 거였는데. 우선 구름에게 돌아가서 어느 마을로 가게 될지 상의를 해보고 돌아오는 즉시 선생님을 편히 모실 수 있는 집을 새로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무혁의 말에 송정민이 손사래를 쳤다.
“어차피 네놈은 내 도움이 없어도 혼자 잘 해나가고 있으니 이 기회에 구름이와 함께 지내는 게 나을 것 같다.”
“구름이랑 지내시겠다고요?”
“내가 있어 봐야 네게는 짐 밖에 더 되겠느냐?”
“선생님!”
소리 지를 것 없다는 듯, 송정민이 타이르듯 말했다.
“곡해해서 들을 것 없다. 너는 해야 할 일도 많고, 자리를 비워야 하는 시간도 기니까 하는 말이다. 구름이는 아직 내가 가르쳐야 할 것이 많이 남았으니 최소한 밥값을 하려거든 여기보다는 그쪽이 낫다는 거니까.”
“그래도….”
“지금 내 도움이 가장 필요한 쪽이 누구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하루라도 빨리 구름이가 네 곁에 서야 하질 않겠느냐?”
송정민의 말이 틀린 것 하나 없었기에 무혁으로서도 더 이상은 고집을 부릴 수가 없었다.
“구름이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상의는 무슨.”
자신이 결정했으면 끝이라는 듯 송정민은 어서 가보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시 중앙 탑을 통해 아스펠 마을로 돌아온 무혁은 곧장 방구름의 집으로 향했다.
방구름은 송정민이 자신과 함께 살겠다는 뜻을 기꺼이 반겼다.
“데오른 마을?”
방구름은 이주를 결정한 마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마을 중에서는 꽤나 실력자들이 많은 곳 중 하나였지만, 그 때문에 많은 길드와 가문들이 얽혀 있어 흑룡 길드로서도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 우선 이주부터 끝내고 나머지 일을 생각해보자.”
이래저리 느낌이 좋지 않았기에 무혁은 방구름에게 서두를 것을 종용했다.
무혁과 다르게 방구름은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
“다 끝났어요.”
서두른다며 몇 시간 동안이나 이리저리 뛰며 정리를 마친 방구름의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했다.
“그럼, 가자.”
무혁과 방구름은 곧장 집을 나왔고, 중앙탑으로 향했다.
하지만, 중앙탑 근처에서 무혁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어이- 미꾸라지! 어딜 빠져나가려고? 어쩐지 네놈이 수상쩍다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