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1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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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1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34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34화
포지션 트레이닝 (3)
[5등급 마정을 섭취했습니다.]
[영구적으로 정마력이 10% 상승합니다.]
[블랙 본의 영향으로 정마력의 상승 수치가 100% 추가됩니다.]
[영구적으로 정마력이 10% 상승합니다.]
5등급 마정을 섭취하면서 정마력이 20퍼센트 상승한 무혁은 곧바로 자신의 정보를 확인했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2년 차
· 신분 - 라시온 식민(마을 식민)
· 체력 - 5등급(40.00%)
· 근력 - 5등급(20.00%)
· 순발력 - 5등급(20.00%)
· 지구력 - 5등급(40.00%)
· 정마력 - 5등급(60.02%)
“모든 고유 능력이 4등급으로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겠네.”
복면을 뒤집어 쓴 무혁의 입가에 미소가 짙어졌다.
다이아 방울뱀은 무혁과 같은 등급인 5등급 몬스터다.
핵을 섭취했을 때 정상적으로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가 영구히 상승한다.
그런데 그 상승폭이 일반적이지 않다.
모두 통통이의 존재 덕분이다.
무혁에게 있어서 통통이는 복권으로 비교했을 때, 로또 아니 슈퍼볼 그 이상이며, 고전 명작을 예로 들자면 황금알을 순풍순풍- 낳는 오리였다.
피 무지개 숲에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핵’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는 확률적으로 핵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동일하게 핵을 갖고 있다.
그 말인 즉.
“고블린은 모두 핵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지.”
다만, 지금까지 무혁과 송정민은 손가락 끝의 감각으로 핵을 찾을 수 있었을 때에만 핵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온전히 ‘확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무혁이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고 심장을 더듬어 핵을 찾았다면?
절반도 못 찾았을 것이다.
다이아 방울뱀의 심장은 굉장히 작았고, 표면 또한 딱딱해서 손가락 끝의 촉감만으로는 찾아내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정민 또한 다이아 방울뱀의 경우 핵을 가지고 있는 확률이 엄청나게 낮았기에 5등급 몬스터들 중에서는 웬만하면 사냥하지 말라고 권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핵을 찾는 기술이 너무 단순하고도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통통이는 다르다.
다이아 방울뱀의 심장을 통째로 삼켜서 정확하게 핵만 추출, 그것을 5등급 마정 찌꺼기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또 있다.
바로 단순히 심장에서 ‘핵’을 추출했을 때와 통통이의 능력이 결합되어 ‘5등급 마정 찌꺼기’로 변환이 되었을 때의 고유 능력 정밀 수치의 상승폭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10마리의 다이아 방울뱀을 잡으면 정확하게 10개의 5등급 마정 찌꺼기를 얻을 수 있다.
이걸 다시 하나의 5등급 마정으로 변환을 하면 정확하게 고유 능력 정밀 수치를 10퍼센트나 영구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
그럼 다이아 방울뱀 한 마리를 잡아서 ‘핵’을 추출해 그대로 섭취했을 때의 정밀 수치 상승폭은 얼마나 될까?
0.5퍼센트다.
10마리의 다이아 방울뱀을 잡아서 날 것 그대로의 ‘핵’을 섭취한다면 정확하게 5퍼센트의 정밀 수치가 상승한다.
단순 효율만 계산하더라도 2배의 차이가 난다.
앞서 말했듯이 직접 다이아 방울뱀의 심장에서 ‘핵’을 발견해서 섭취해야 했을 때의 확률까지 계산에 더하면 단순히 2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더불어 블랙 본의 영향으로 무혁은 100퍼센트의 추가 상승효과도 갖는다.
어어- 하는 사이에 무혁의 고유 능력이 모조리 4등급으로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역시 목숨을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무혁은 잿빛의 통통이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만하면 통통이를 구하기 위해 라미엘에게 충분히 목숨을 내걸만하지 않은가?
결과적으로는 어떠한 손해도 보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까지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덤으로 스킬 링까지 대량으로 얻어서 지금 이렇게 손쉽게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고 있으니 통통이는 정말 내게 있어 축복이야.”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며 빠른 속도로 고유 능력 정밀 수치가 상승하자 무혁은 수천 만 포인트나 되는 마수의 인장을 꿀꺽해버린 통통이에 대한 과거도 깔끔하게 잊어줄 수 있었다.
포인트야 어차피 또 벌면 되기도 했고, 통통이 덕분에 고유 능력 정밀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었으니 이 부분만 포인트로 환산을 하더라도 오히려 무혁이 몇 배는 더 큰 이득을 취하고 있는 셈이었다.
“어디 보자, 랭킹이 얼마나 변했으려나?”
무혁은 랭킹 목록을 확인했다.
포지션 트레이닝 [사냥꾼 랭킹]
1. 혁 K [30]
2. 아지스 K [29]
3. 로만 K [26]
3. 오간 K [26]
5년 차 식민들을 모두 따돌리고 무혁이 당당하게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정권이라고 부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격차가 벌어지지가 않네.”
무혁은 자신의 바로 아래 랭킹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아지스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참 끈질기다고 생각했다. 아니, 끈질길 뿐만 아니라 조금만 무혁이 여유를 부리면 순식간에 순위를 역전시킬 정도로 아지스의 사냥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분명 내가 착용하고 있는 오르테족의 피부 옷처럼 다이아 방울뱀이 알아서 달려들도록 만드는 무구나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겠지?”
또한 결코 만만하지 않은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는 실력 또한 뛰어날 것이다.
무혁이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해 본 결과 외피의 단단함이 상상을 초월했다.
블랙 본이라면 손쉽게 상처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여겼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기본적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 비늘 자체가 다이아몬드처럼 딱딱한 광물로 구성되어 있는 건 둘째 치고, 비늘의 구조가 4중 구조로 얽히고설켜서 외부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대한 물리 방어력뿐만 아니라 저항력마저도 굉장히 높았다.
그렇다 보니 칼이나 창을 이용해서 베거나, 찌르는 공격 자체가 제대로 통하지 않을 정도였기에 온전히 물리적인 힘으로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려면 타격 위주의 둔기 류 무기를 힘껏 휘두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울까?
재빠르게 움직이는 다이아 방울뱀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한 대 두 대 때린다고 쓰러질 몬스터도 아니었기에 체력 소모가 굉장히 큰 사냥이었다.
거기에다 또 다이아 방울뱀이 품고 있는 독기까지 견뎌내야 했으니.
“나한테는 맞춤이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정말 진절머리가 날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해가며 랭킹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면 무혁으로서는 조금도 방심이나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촤르륵- 촤르륵- 촤르륵!
무혁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다이아 방울뱀을 바라보며 양손을 가볍게 들었다.
만약, 피 무지개 숲에서 강제 사냥을 거치지 않았다면 무혁은 다이아 방울뱀을 상대로 블랙 본 해머 등을 만들어 내서 공격을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다이아 방울뱀 한 마리를 상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블랙 본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워터 볼.”
투웅-!
무혁의 왼손바닥 위로 축구공 크기의 물 풍선, 워터 볼이 생겨났다.
워터 볼의 파괴력은 결코 약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 다이아 방울뱀을 잡기는 어렵다.
무혁은 또 한 가지의 스킬을 펼쳤다.
“라이트닝 볼.”
파지지지직-!
무혁의 오른손바닥 위로 역시나 축구공 크기의 구체가 생겨났다.
워터 볼이 물 풍선이라면 라이트닝 볼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번개 혹은, 고압의 전기를 강제로 담아 놓은 것만 같았다.
|라이트닝 볼 - 고유 : 7등급(03.89%)|
· 순도 높은 정마력으로만 생성이 가능하다.
· 정마력 등급에 전격 범위가 넓어진다.
· 등급이 올라갈수록 위력이 상승한다.
· 드래곤 카오네이트의 일부인 블랙 본은 모든 마력 스킬을 변형, 증폭시킨다.
· 마력 스킬끼리만 스킬 조합이 가능하다.
라이트닝 볼은 무혁이 라미엘이 모아 놓은 수백의 스킬 링 속에서 얻은 스킬이다.
라이트닝 볼을 익혔을 때, 워터 볼과 마찬가지로 블랙 본에 의해 고유 스킬로 변형이 되었다.
“다이아 방울뱀의 최대 약점이 바로 마법 공격이고, 그중에서도 최대 효과를 내는 건 역시 전격 공격이지.”
워터 볼은 그 효과를 더욱더 극대화해주는 파트너였다.
무혁은 먼저 다이아 방울뱀을 향해 워터 볼을 날렸다.
마법 공격이 가진 단점 중 하나가 바로 목표 대상을 특정 지을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마법 공격보다 목표물이 빠를 시에는 제대로 공격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다이아 방울뱀이 그렇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방울뱀의 속도는 마법 공격이 능숙하지 못한 무혁에게 있어 쉽게 맞출 수 있는 목표물이 아니었다.
‘이것 때문에 처음에 꽤나 고생 좀 했지.’
하지만, 무혁은 이제 다이아 방울뱀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그 방법을 터득한 상태였다.
다이아 방울뱀이 좌측으로 움직이며 워터 볼을 피하려고 하자 무혁의 오른손바닥 위에 있던 라이트닝 볼이 곧장 날아가 워터 볼과 충돌했다.
쾅- 파자자자자자작!
워터 볼과 라이트닝 볼이 충돌하며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전류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다이아 방울뱀이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전류를 피하기란 불가능한 일.
전류에 휩싸인 다이아 방울뱀이 부들부들- 떨어대는 사이, 무혁은 또 하나의 스킬을 사용했다.
“기압 폭발!”
콰아아앙!
다이아 방울뱀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기압 폭발은 말 그대로 일정 공간의 기압이 폭발을 일으키는 마력 공격으로 헬-라시온 내에서도 결코 흔하지 않은 스킬이었다.
특정 목표가 아닌 특정 공간 자체의 기압을 폭발시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대상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으나, 지금처럼 움직일 수 없는 다이아 방울뱀을 상대로 사용한다면 그 위력만큼은 무혁의 모든 스킬들 중 단연 최고라 부를 만했다.
폭발의 여파 속에서도 다이아 방울뱀은 겉모습은 멀쩡해 보였지만, 사실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외피가 얼마나 단단하면 그 폭발 속에서도 흠집조차 나지 않는 건지…….”
무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사이 통통이가 다이아 방울뱀의 사체를 그대로 꿀꺽- 삼켜버렸다.
“스킬 링까지 나왔네.”
무혁은 통통이가 내뱉는 5등급 마정 찌꺼기와 스킬 링 하나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감정!”
[‘포인트 폭발’이 감정되었습니다.]
[감정,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서른한 마리째 다이아 방울뱀을 잡고 처음으로 나온 스킬 링이었지만, 아쉽게도 최하급 스킬 링이나 다름없는 포인트 폭발 스킬 링이었다.
무혁은 나중에 알라바바 상회에 판매를 하기 위해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 그 속에 넣어뒀다.
“사냥이 쉽기는 한데… 마력 스킬만 사용하다보니 정신적 피로도가 상당하네.”
조금 전부터 지끈거리기 시작한 두통에 무혁은 잠시 바위 위에 걸터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담배 하나를 꺼내 문 무혁은 곧바로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으니까 영 불편하네.”
투덜거리면서도 무혁은 길게 담배 연기를 내뱉고는 느긋하게 랭킹 목록을 다시 한 번 확인하다가 눈살을 찌푸리고야 말았다.
“아지스 이놈은 도대체 뭐야?”
방금 31마리째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면서 당연히 더욱더 격차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아지스는 놀랍게도 무혁과 똑같은 수의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하며 또다시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도 쉴 틈을 안 주는 놈이네.”
무혁은 담배를 빠르게 빨아대며 아무래도 사냥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효율을 극대화 시켜야 해.”
마력 스킬을 남발할 수 없으니 똑같이 사용을 하면서도 더 많은 다이아 방울뱀을 사냥해야만 한다.
다행이라면 무혁이 사용하는 마력 스킬들은 모두 단일 대상이 아닌 범위 대상이었다.
“…역시 몰이뿐인가?”
무혁은 머릿속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몰이 사냥법을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계속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한 개비, 두 개비 담배꽁초가 무혁의 발아래서 곰팡이가 증식을 해가는 것마냥 넓게 퍼져나갔다.
한참 만에 몸을 일으킨 무혁은 두통이 상당부분 완화되어 있음에 만족했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차갑게 식은 몸에 다시 열기를 끌어올렸다.
무혁이 쉬는 동안 아지스는 지금이 기회라는 듯 쉬지를 않았고, 어느덧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이야- 38마리? 진짜 누군지 모르지만 사냥 기계네.”
혀를 내두르며 헛웃음을 흘린 무혁이 투지를 발산했다.
“좋아, 해보자고!”
5년 차 사냥꾼들의 사냥터인 7구역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2년 차 사냥꾼 무혁의 사냥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