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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112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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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1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12화

피 무지개 숲 (37)

 

무혁은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허리를 비틀고 어깨를 내밀었다.

왼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불에 데인 듯한 화끈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큭!”

“…이것 봐라?”

레오나르도의 눈이 기분 나쁘게 찌푸려졌다.

방금 공격에 당연히 무혁의 팔 전체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너덜너덜해졌어야 했다.

그런데 손톱 끝에 걸린 강한 반발력과 함께 무혁의 팔은 손가락 마디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밖에 상처를 입지 않았으니 기가 막혔다.

레오나르도의 눈동자가 무혁이 착용하고 있는 방어구에 관심을 드러냈다.

별 볼 일 없는 블랙 색상의 레더 아머, 그리고 그 속에 받쳐 입은 비슷하지만 더 탁한 빛을 띠고 있는 타이즈는 분명 레오나르도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보는 것과 다르게 방어구의 등급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었다.

“이 새끼가 어디서 날 속이려고!”

2년 차 식민이 저런 높은 등급의 방어구를 갖춰 입는다?

레오나르도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거대 가문이나 길드에서 작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뒷배 하나 없는 개인이 높은 등급의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다는 건 굉장히 많은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뜻이고, 그건 곧 헬-라시온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적응을 했다는 증명이다.

“어쩐지 이상하다 싶었지. 이제 보니 작정하고 날 잡으려고 한 거였군! 너 어디서 왔어? 너희 누구야! 감히 내 인장을 노려? 어림없다!”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무혁은 레오나르도의 오해를 한 귀로 흘리며 그의 손톱에 붙들려 있는 블랙 본 장검을 소멸시켰다.

힘을 줘서 블랙 본 장검을 붙들고 있던 레오나르도의 상체가 순간적으로 주춤- 거리자 무혁의 오른손이 그대로 그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퍼억!

“커윽!”

신음을 흘리면서 더 이상의 추가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레오나로드는 무혁의 목덜미에 손톱을 박아 넣으려고 했다.

무혁은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려야만 했다.

“…주먹이 굉장히 거칠었어.”

말을 하며 레오나르도는 옆구리를 쓰다듬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레오나드로의 표정이 사납다.

상당한 데미지가 들어갔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무혁은 블랙 본으로 주먹 전체를 감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뼈를 부숴놓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허리를 좌우로 몇 차례 비트는 것으로 레오나르도의 표정이 한결 풀어졌다.

‘회복 능력은 정말… 괴물이군!’

무혁이 혀를 내두른다.

사실 회복 능력을 비교하자면 이미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손가락 마디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깊게 패였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무혁이 레오나르도 입장에서는 더욱더 경악스럽겠지만.

무혁은 다시금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냈다.

“먼저 시작을 했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지?”

“뭐라……!”

레오나르도는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은색 선들을 바라보며 오른팔을 들어 올려 얼굴만 가렸다.

파파파팟-!

“…으윽!”

찌릿찌릿할 정도의 통증이 팔과 어깨, 허리, 허벅지로 파고들었다.

낮은 등급의 검기 스킬 따위엔 웬만한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레오나르도였지만, 무혁이 날린 검은색 선은 달랐다.

따끔함을 넘어 살갗이 베일 것만 같은 충격에 짜증과 신경질이 솟구쳤다.

뭐라고 소리라도 치려고 했지만, 이미 자신의 거리를 만들어 놓은 무혁의 매서운 칼질이 레오나르도의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한 번 불이 붙은 무혁의 칼질은 매서우면서도 집요했다.

어깨, 허리, 다리, 팔, 목덜미… 온몸이 무혁이 휘두르는 블랙 본 장검의 거리 안에 들어가 있었다.

빠르고 위력적이었기에 레오나르도는 섣부르게 방어를 포기하고 반격을 가할 수도 없었다.

‘이 새끼 뭐야?’

반면, 무혁은 빠르게 이어지는 칼질 속에서도 치명타가 될 만한 곳은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피하거나, 완벽하게 방어를 해내는 레오나르도의 반사 신경에 눈가를 일그러트렸다.

일부러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곳을 공격하기 위해 엉뚱한 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그런 잔꾀 정도는 다 간파하고 있다는 듯 레오나르도는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어렵게 기회를 잡아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공격을 가했지만 레오나드로는 어떻게든 다른 곳이 피해를 입더라도 중요 급소만큼은 철저하게 보호를 해냈다.

무혁은 자신의 공격을 모조리 받아내면서도 차갑게 눈을 치켜뜨고 있는 레오나르도의 모습에 질려버렸다.

급소를 보호하면서까지 내어준 다른 몸의 상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었지만, 자잘한 상처는 빠르게 회복을 하고 있었기에 무혁으로서는 자신의 공격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괴물 같은 새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어차피 어설프게 상처를 입혀봐야 자체 회복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급소가 아니더라도 큼지막하게 상처를 입혀야 했다.

‘팔 하나 정도 잘려나가면 달라지겠지!’

무혁은 단번에 레오나르도의 전의를 꺾어버릴, 그리고 이 싸움의 팽팽한 대치를 깨트려버릴 승부수를 띄웠다.

‘강철 체력! 사냥꾼의 끈기! 약탈자의 광기! 탐험가의 질주!’

기존의 포지션 스킬인 강철 체력에다가 이번 강제 사냥을 통해 습득한 포지션 스킬들까지 한꺼번에 사용했다.

순식간에 무혁의 체력, 근력, 순발력의 정밀 수치가 솟구쳤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무혁은 보석 도마뱀의 위장 스킬로 정밀 수치들을 재분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겁 많은 바로크의 폭주!’

재분배시킨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들이 다시 한 번 2배로 뻥- 튀겨졌다.

그 결과 무혁의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2년 차

· 신분 - 라시온 식민(마을 식민)

· 체력 - 5등급(24.00%)

· 근력 - 5등급(99.99%)

· 순발력 - 5등급(80.00%)

· 지구력 - 5등급(0%)

· 정마력 - 5등급(20.02%)

 

특히, 근력의 경우 등급이 상승하지는 못했지만 최고치인 99.99퍼센트가 되었고, 순발력 또한 80퍼센트를 찍으며 힘과 스피드가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지속 시간은 5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팔부터 가져간다.”

무혁의 서늘한 음성과 함께 손에 들린 블랙 본 장검이 검은 아지랑이를 줄기줄기- 뿌려대며 레오나르도의 왼쪽 팔을 베어버렸다.

“크아아악!”

짐승의 절규와도 같은 비명과 함께 레오나르도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팽창했다.

후두두둑!

새빨간 핏물이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어 낼 기세로 떨어져 내렸다.

‘잘리지 않았어?’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이 레오나르도의 팔을 반쯤 파고 들어가다가 멈춰버리자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근력 수치만 5등급 99.99퍼센트다.

온전한 4등급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4등급에 근접할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였으니 레오나르도의 팔을 단박에 자르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으아아아-!”

고함인지, 비명인지, 분노의 함성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레오나르도가 팔을 휘둘렀다.

무혁은 또다시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츄아아아악-!

뒤로 물러나면서도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을 힘주어 당겼기에 레오나르도의 반쯤 잘린 팔에서는 피 분수가 솟구쳤다.

“크으으…….”

신음을 흘리며 레오나르도가 피 분수를 뿌려대는 팔의 상처를 억지로 틀어막았다.

공간 주머니에서 회복 물약을 꺼내는 것을 확인하며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을 소멸시키고는 왼쪽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블랙 본 활이 만들어졌고, 화살이 시위에 걸렸다.

레오나르도가 상처를 치료할 정도로 여유를 줄 이유도 없었고, 한 번 승기를 잡았을 때 몰아쳐야 한다는 걸 알기에 무혁은 가장 강력한 공격을 날렸다.

짧은 거리에서 날아오는 블랙 본 화살의 모습에 레오나르도는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양팔을 교차했다.

동시에 그의 앞에 그림자 방패가 생겨났다.

조금이라도 무혁의 공격력을 저하시키겠다는 의도였지만, 아쉽게도 그림자 방패 따위로는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콰아앙!

“…커허억!”

묵직한 신음과 함께 뒤로 튕겨져 나가는 레오나르도의 양팔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허연 뼈가 징그럽게 얼굴을 드러냈다.

“후우우-.”

무혁은 크게 숨을 내쉬며 살짝- 어지러운 머리를 애써 흔들어 일깨웠다.

오늘 하루 짧은 시간 내에 세 번이나 블랙 본 화살을 쐈으니 그 후유증이 없을 수 없었다.

거기에 블랙 본 단검도 몇 번이나 사용했으니 그에 따른 피해도 평소보다 큰 편이었다.

몸의 일부, 그것도 뼈를 강제로 추출해냈으니 이 정도의 손해는 당연했다.

‘오랜만에 정말 전력으로 싸우는 기분이네!’

다시 정신을 추스른 무혁이 땅을 박찼다.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내고 팔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레오나르도를 향해 돌진했다.

“크아아아아!”

또 한 번의 비명인지, 고함인지 모를 소리를 내지르며 레오나르도가 뼈가 다 드러난 팔을 휘둘렀다.

고통인지, 분노인지 잔뜩 들뜬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은 악귀가 씐 짐승과도 같았다.

카앙! 캉! 캉! 캉!

블랙 본 장검과 손톱이 강하게 충돌을 할 때마다 두 사람의 신형도 들썩거렸다.

‘4등급까지는 아닌 게 확실한데…….’

아마도 5등급 정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체력부터 근력, 순발력, 지구력까지 아마도 신체적인 능력이 5등급 최고치에 달했음이 분명했다.

거기에 엄청난 회복 능력까지 덧씌워졌으니 레오나르도가 아스펠 마을에서 최강의 포식자로 군림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이 정도 되는 놈이 아스펠 마을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무혁의 심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제 시력을 숨기고 있는 이들이 과연 헬-라시온에 몇이나 될까?

당장 무혁만 하더라도 그런 부류 중 하나였으니, 더욱더 행동함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무혁이었다.

허연 뼈가 드러날 정도로 양팔이 손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레오나르도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무혁과 빠르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워낙 상처가 깊었기에 괴물 같았던 회복 능력도 더디게 느껴졌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아물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간을 끌수록 내가 불리해진다.’

무혁은 현재 스킬로 인해 본신의 능력이 뻥튀기 되어 있는 상태다.

그나마도 이제는 지속 시간이 2분 내외밖에 남지 않았다.

완벽하게 승부를 지으려면 2분 내로 레오나르도에게 치명상을 입혀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이성을 잃은 듯, 완전히 본능에만 의지한 상태로 눈동자마저 돌아버린 레오나르도의 전투 능력은 제아무리 무혁이라 하더라도 쉽사리 무너트릴 수가 없었다.

‘기회를 잡아서 그걸 쓰자!’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을 소멸시키고 아주 오랜만에 익숙한 무기를 만들어냈다.

투두두두두둑-!

케라크라의 손톱보다도 훨씬 더 날카롭고도 단단한 블랙 본 클로가 만들어졌다.

무혁은 레오나르도에게 바짝 달라붙어서 근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건방진! 크아아아앙!”

무혁의 무기가 변하자 레오나르도가 크게 포효하며 더욱 몸을 밀착해왔다.

서로의 거친 호흡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숨결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두 사람은 쉬지 않고 손과 발을 놀렸다.

퍼억!

“컥!”

쾅!

“크윽!”

레오나르도의 주먹이 무혁의 옆구리를 강타했고, 뒤를 이어 무혁의 무릎이 레오나르도의 허벅지를 찍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상대의 목덜미에 손톱과 클로를 밀어 넣으면, 그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듯 카가가각-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손톱과 클로가 이를 갈아댔다.

레오나르도의 손톱이 무혁의 오른쪽 가슴을 길게 할퀴고 지나가면, 질 수 없다는 듯 무혁의 클로가 레오나르도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그 외에도 두 사람은 상대의 몸에 누가 더 많은 상처를 내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피부를 가르고, 찢기를 반복했다.

서로의 몸이 피로 척척하게 젖어갈 때쯤, 무혁은 이제 겁 많은 바로크의 폭주 스킬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계산했다.

‘승부를 봐야 해!’

피 튀기는 근접전을 유도하면서까지 레오나르도와의 간격을 초밀착 시킨 이유.

무혁이 진짜 승부수를 띄웠다.

무혁의 오른손이 레오나르도의 어깨를 꽉! 붙들었다.

자신의 어깨를 잡으며 오른손의 자유를 포기해버린 무혁의 행동에 레오나르도가 입가에 승기의 미소를 지으며 무혁의 옆구리에 왼팔을 쑤셔 박았다.

푸악-!

“…커억!”

무혁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혁은 레오나르도의 어깨를 잡았던 손을 아래로 내리며 그의 왼손을 단단히 부여잡았다.

흡사 팔짱을 끼듯이 휘어 감아서 레오나르도가 꼼짝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큭큭큭! 미친 놈! 죽여 달라고 발악을 하는군!”

레오나르도가 낄낄- 웃으며 왼손을 비틀었다.

“…끄으으!”

내장이 후벼 파지는 고통 속에서 무혁은 공간 주머니를 열었다.

‘오픈!’

공간 주머니가 열리면서 무혁의 왼손에 원하던 것이 들렸다.

화아아아악!

“……!”

모래 태양의 등장에 레오나르도의 얼굴이 경악으로 찢어진다.

온몸을 뒤덮는 거역할 수 없는 열기에 필사적으로 무혁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개새끼야, 어딜 가려고? 공평하게 한 방씩 나눠야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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