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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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9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92화
피 무지개 숲 (17)
고된 몸을 이끌고 남쪽 토성에 도착한 무혁은 허- 하고 숨을 토해내야만 했다.
토성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불빛들 아래로 새카맣게 쌓여 있는 몬스터들의 시체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일일이 수를 헤아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끔찍하게 많은 시체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의 목적은 간단했다.
몬스터의 시체에서 무지개 구슬과 운이 좋아 획득할 수 있는 스킬 링을 얻기 위함이었다.
몬스터 시체에 대한 주인 따윈 무의미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싸웠으니 토성 밖에 널브러져 있는 몬스터 시체들에 대한 소유권은 누구에게나 있었고, 그만큼 부지런히 움직이는 자일수록 많은 몫을 챙길 수 있었다.
“우하하핫! 스킬 링이다!”
한 남자가 스킬 링을 치켜들며 환호했다.
아주 잠시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내 자신도 스킬 링을 얻을지 모른다는 희망 때문인지 사람들은 더욱더 열심히 몬스터 시체를 헤집었다.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은 곳곳에 깊이 남아 있었지만, 눈이 벌게져서 몬스터의 시체를 뒤지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엔 욕심과 탐욕만이 가득했다.
동시에 무혁의 눈에 한쪽에 아무렇게나 방치되다시피 버려져 있는 사람들의 시체가 보였다.
“…그래, 이게 이곳의 룰이지.”
감상적일 필요 없다.
이게 바로 헬-라시온의 본모습이다.
고작 두 시간 전이다.
만 하루 동안 함께 싸우며 죽은 동료가 있을 것이고, 자신을 대신해서 희생을 당한 이들이 있을 테지만, 그들에 대한 애도나 추모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질 않았다.
“형님!”
냉정한 시선으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바라보던 무혁의 귓가로 제법 먼 곳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벽 외벽 위에서 뛰어내린 방구름이 한달음에 무혁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살아서 다시 보니 반갑네.”
무혁은 방구름을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어 주고는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한 모금을 빨아들이자 방구름이 코앞으로 도착했다.
지난 하루 동안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처절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방구름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다그치듯 따져 물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혁이 피식- 웃었다.
“외박한 남편 맞이하는 마누라 같네.”
“형님!”
지금 그런 말장난이 나오냐는 듯 방구름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제가 형님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혹시라도 형님이 어떻게 되셨으면 어쩌나 얼마나… 얼마나…….”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 다무는 방구름의 눈동자에 금세 눈물이라도 흘릴 것처럼 투명한 물기가 차올랐다.
“구름아, 그건 좀 오버다. 남들 볼까 민망하니까 얼른 앉아.”
무혁이 질겁하며 방구름의 손을 잡아 자신의 앞에 끌어 앉혔다.
혹시라도 지금 자신과 방구름의 모습을 보고 엉뚱한 오해라도 할까 싶어 두렵기까지 했다.
“후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순간 감정이 울컥- 하기는 했지만, 그 역시 눈물을 흘리는 건 뭔가 부끄럽다 여겼기에 깊게 숨을 토해내고는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니까…….”
무혁은 미리 생각했던 대로 막힘없이 술술- 자신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형님… 진심으로…….”
미쳤냐- 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던 방구름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진 못하고 고개만 좌우로 흔들고 말았다.
방구름의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에 무혁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정말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았다고 추가 설명을 하려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한 모금 남은 담배만 쭉- 빨았다.
“후우우… 퉤!”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내뱉은 무혁은 이내 시선을 방구름 뒤쪽으로 돌리며 대충 상황 설명이라도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뭐 뻔한 거죠.”
방구름은 뒤를 돌아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피 무지개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자 거짓말처럼 몬스터들이 숲으로 빠르게 돌아갔단다.
마치, 있어선 안 되는 지역에 발을 들인 것처럼 허겁지겁 돌아서는 모습이 하루 종일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던 이들에게 지독한 허무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단다.
그렇게 몬스터들이 숲으로 돌아가고 남은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죽은 동료의 시체 옆에, 그리고 고깃덩어리처럼 처참하게 뭉그러진 몬스터의 곁에.
그렇게 10분가량이 말없는 침묵 속에 지났다.
살아남은 이들은 안도감을 느끼며,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는 피로감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때,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노돈?”
“예. 노돈 조장이 조원들의 시체를 일일이 한 곳에 모으기 시작했죠.”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지만, 이제 막 치열했던 24시간의 전투가 끝난 상황이라 모두가 꼼짝도 하기 싫었고 조금 쉬었다가 하면 어떻냐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런 와중에 노돈의 행동은 꽤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노돈처럼 함께 싸우다 죽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감정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았고 그들 역시 하나, 둘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해서 토성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곤 알 만하군.”
어째서 이런 꼬락서니가 됐는지 무혁은 대번에 알아차렸다.
“욕심과 이기심이죠.”
방구름은 경멸 어린 시선으로 말을 내뱉었다.
희생자들의 시신을 옮기거나 말거나 누군가 몬스터의 시체에서 무지개 구슬을 빼냈을 것이고 그 행동 하나가 주변으로, 그리고 전체로 퍼져나갔음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만했다.
자연스럽게 무혁의 시선이 토성 외벽 위에 널브러지듯 앉아 있는 이들에게로 향했다.
일부는 무덤덤한 표정이었고, 일부는 분하고 억울한 표정이었다.
“그나마 욕망을 절제하는 사람들이거나,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운 부상자들입니다.”
방구름의 설명에 무혁은 눈으로만 봐도 알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발견하고 외벽 위에서 뛰어내려 달려왔던 방구름의 모습을 떠올렸다.
“구름아, 너도 한 팔 거들어.”
“예?”
무슨 뜻이냐는 듯 방구름이 무혁을 바라보자 그가 대답했다.
“저들이 추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게 왜? 저들도 당당하게 몬스터들과 맞서 싸우면서 토성을 지켜낸 사람들이야.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그게 무슨 소용인데? 아니, 그건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저건 아니야. 저들의 욕심을 욕할 게 아니라 너도 저들처럼 행동해야 하는 거야.”
“형님, 저는…….”
“내 말 끝까지 들어. 네가 약해지면 저들이 널 보호해줄 것 같아? 네가 죽을 위기에 빠지면? 설마 네가 서 있는 이 곳이 어딘지 까먹은 거냐? 너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잘 알잖아? 어쭙잖은 감성의 호소에 움직이지 말고 차가운 이성의 지침대로 행동해.”
“그건… 사람답지 못한 것 아닙니까?”
반박을 하는 방구름의 표정이 제법 단단해 보였다. 그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제 소신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하지만, 지키려고 하는 소신이, 방구름이 생각하고 있는 인간다움은 틀렸다.
“사람답지 못하다? 뭐가? 네 말대로라면 인정에 휘둘리기라도 해야 한다는 거야?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우리가 살던 세상의 법을 준수하고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거야? 적어도 내가 보기엔 저들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저렇게 발버둥을 치는 거야. 진짜 사람답지 못한 놈들을 못 봤어? 저 정도는 애교 아니냐?”
진짜 사람답지 못한 놈들.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그가 가진 것들을 빼앗아 생존하려는 놈들, 순진한 사람을 꼬여 영혼까지 탈탈- 털어 먹는 놈들, 동료를 몬스터의 방패로 써먹고 저 혼자 살아남으려는 놈들, 은혜를 원수로 되갚는 놈들 등등.
수도 없이 봐왔다.
그제야 방구름은 희생자들의 표식에는 눈독조차 들이지 않고, 몬스터의 시체만 헤집고 있는 이들이 그나마 사람답게 보였다.
무혁의 말대로 저들은 저런 행동을 할 당연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갓 2년차가 된 식민들이기에 그나마 순수성이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나야 권리가 없지만 너는 다르잖아. 더 이상 강요나 설득은 하지 않겠지만, 분명 후회하게 될 거다. 오크 상인은 꽤 많은 것들을 가지고 다니거든.”
무혁의 말에 방구름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떨렸다.
“오, 오크 상인을 만났어요?”
“그래.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움직여. 누구도 널 욕할 수 없는 네 몫이잖아, 안 그래?”
무혁의 말에 방구름은 더 이상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줄곧 몬스터의 시체를 헤집던 이들을 경멸스럽게 여겼던 자신의 모습 때문인지 방구름은 얼굴은 물론 귀까지 빨갛게 변해서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뒤늦게 무지개 구슬을 줍고 다니는 방구름을 뒤로하고 무혁은 지친 몸을 이끌고 토성으로 들어섰다.
“이걸 다 보수하려면 장난 아니겠네.”
여기저기 부서지고, 뜯어지고, 깨진 토성의 외벽과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덜렁거리는 성문을 바라보며 무혁은 쯧- 하고 혀를 찼다.
앞으로 두 번 남았다.
6일 동안 열심히 보수를 해놓지 않으면 토성이 몬스터들에게 함락이 될 수도 있다.
“하루 이틀로 끝날 보수가 아니니…….”
보수 문제도 있었지만, 무혁의 눈엔 또 다른 문젯거리가 들어왔다.
한쪽에 대충 던져지듯 쌓여 있는 희생자들의 시신이었다.
“분명 욕심을 내는 놈들이 있을 텐데.”
무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따끔따끔- 거리는 눈을 비비적거렸다.
지금은 그 어떤 문제보다도 피로한 몸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 우선이었다.
맥 빠진 사람처럼 걸음을 옮겨 방구름과 함께 사용하던 막사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무혁은 간이 침상에 몸을 내던지곤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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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들려온 소란스러움에 무혁은 억지로 눈을 떠야만 했다.
여러 사람이 고성을 내지르고 있었기에 무혁은 침상에 엎드려 누워 있던 자세 그대로 얼굴을 찌푸리고는 천천히 상체를 들어올렸다.
“끙…….”
확실히 무리를 하긴 한 모양이다.
고유 능력의 등급이 모두 5등급으로 오르고부터는 특별히 피로감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토록 몸이 비명을 질러대는 걸 보면 몇 시간 수면으로 회복될 문제는 아니었다.
“…약발의 후유증인가?”
어쩌면 지속적으로 방구름이 제조한 포션을 씹으며 임의적으로 몸의 한계치를 뛰어 넘는 능력을 사용했기에 그 후유증이 더 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무혁은 역시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건 결코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무혁은 가볍게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제발 가만히 좀 내버려 두라는 듯 온몸이 발버둥을 쳐댔지만, 그걸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몸을 풀어주니 그나마 한결 나아졌다.
정신도 한결 맑아지고 나서야 무혁은 막사를 빠져나왔다.
막사 안에서는 은은하게 풍기던 냄새가 밖으로 나서니 콧속으로 확- 밀고 들어왔다.
“이게 무슨…….”
“형님, 일어나셨어요?”
막사 바로 앞에 서 있던 방구름이 코를 부여잡은 무혁에게 괜찮냐는 듯 시선을 던졌다.
“이게 무슨 냄새야?”
“몬스터 사체 태우는 냄새요. 몬스터 사체를 어떻게든 처리는 해야 하는데 숲에 밀어 넣을 순 없으니 그냥 태워버리기로 했거든요.”
하긴, 토성 밖에 그 많은 몬스터 사체를 그대로 방치하면 고약한 악취가 얼마나 후각을 괴롭힐까 싶었기에 무혁은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죽인 몬스터 사체들은 어떻게 하지?’
간밤에 무혁이 죽인 몬스터의 사체도 상당했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싸웠기에 크게 문제 될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으나, 누군가 몬스터 사체들이 왜 이렇게 곳곳에 널브러져 있나를 주의 깊게 본다면 꽤 이슈가 될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고 내가 돌아가서 그걸 일일이 수습할 수도 없으니… 뭐, 어떻게든 되겠지.’
차마 몬스터 사체 처리까지는 스스로 할 여유가 없었기에 무혁은 혹시라도 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면 자신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 모르쇠로 일관하기로 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가볍게 방구름의 어깨를 툭툭- 치는 걸로 괜찮다는 표현을 한 무혁은 이제 자신의 수면을 방해한 일을 알아볼 차례였다.
무혁은 무슨 일이냐는 듯 서로 대치하듯 서 있는 이들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그게… 희생자들의 처리 문제 때문에 저렇습니다.”
“희생자들?”
무혁은 곧바로 대충 상황이 파악됐다.
잠결에 어차피 죽은 놈들이잖아- 라는 고함 소리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냐- 는 반박을 얼핏 들었던 것이다.
“앞장 선 놈이… 또 저놈인가? 아주 트러블 메이커구만.”
무혁은 딱 봐도 내가 주동자다- 라고 말을 하듯 가장 선두에 서 있는 헤로틴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헤로틴이 분개한 얼굴로 외쳤다.
“동료의 가슴을 도려낸다고? 미친 새끼들! 저들이 왜 죽었는데! 바로 너희를 살리기 위해서였어! 그런데 그런 은혜조차 모르고 오히려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표식을 거두겠다고? 절대! 내가 가만두지 않아!”
그럼 그렇지- 라고 중얼거리던 무혁은 이내 으잉? 하며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헤로틴을 두 눈 크게 뜨고 쳐다봤다.
“구름아,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무혁의 말에 방구름이 그 역시 상황이 참 이상하다며 설핏- 웃었다.
이어서 헤로틴과 대치를 하고 있던 남자, 마르테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래서 저들을 저렇게 방치하자고? 어차피 우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분명 눈독을 들일 일이야. 그렇게 남 좋은 일을 시키는 것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표식을 거두는 것이 훨씬 더 이성적인 일이지.”
실리를 챙기려는 마르테의 말에 꽤나 많은 이들이 동조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만만찮았다.
특히 헤로틴의 반대는 무혁으로 하여금 이거 실화냐? 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오게 만들 정도였다.
“이성이고 지랄이고 난 죽어도 나를 위해 대신 죽은 동료들의 표식을 거둘 생각 없으니까 엉뚱한 생각 하지 마! 그들이 남긴 무구나 물건까지는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구든 저들의 표식을 거두려고 한다면 내 손으로 직접 죽여 버리겠어!”
최후의 통첩을 남기고 몸을 돌리는 헤로틴의 모습에 일부 사람들이 뜻을 함께 하겠다는 듯 그를 따라 움직였다.
“머저리 같은 놈.”
마르테는 헤로틴의 고집에 이를 갈아붙이고는 이내 신경질적으로 몸을 돌려버렸다.
하나, 둘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에 빠져들자 방구름은 과연 이 문제를 무혁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형님은 어느 쪽이세요?”
방구름의 물음에 무혁은 그걸 뭘 생각하냐는 듯 입을 열었다.
“나야 당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