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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70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8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70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70화

아스펠 마을 (3)

 

“아- 정말 마음에 안 들어! 이런 후진 곳까지 우리가 와야 하다니! 이건 정말 너무 한 거라고!”

불만이 가득한 음성으로 툴툴- 거리는 남자에게 그만 좀 하라는 듯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한 여자가 눈매를 사납게 치켜뜨며 쏘아붙였다.

“언제까지 그렇게 떠들래? 적당히 좀 해. 마스터 성격 몰라? 그만큼 확실하게 하라는 거잖아.”

“나도 알지! 아는데! 그래도 그렇지 우리처럼 고급 인력이 고작 6등급? 하아! 나 원 참!”

남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한숨까지 토해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건 아니잖아? 로이! 네가 말해봐! 우리 레드 팀이 이런 하찮은 일에 움직이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게 격이 맞는 일이냐고!”

로이라 불린 남자가 어깨를 으쓱- 거렸다.

“마스터가 특별히 우리에게 직접 지시한 일이잖아. 그럼 당연히 해야지.”

“젠장! 마스터가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가라고 하면 넌 불평 한 마디 없이 그럴 놈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던 내가 멍청한 놈이다! 빌어먹을!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비키아라와 데이트를 즐기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내가 왜! 왜! 이런 후진 곳에서 시간 낭비를 해야 하는 거냐고!”

“에디! 제발 그 주둥이 좀 다물어!”

“로사, 지금 나는 이렇게라도 떠들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만 같다고! 제발 날 가만 내버려 둬!”

“팔머! 제발 에디 좀 조용히 시켜줘! 투덜투덜! 몇 시간 동안이나 쉬지 않고 투덜대는 통에 귀에서 피가 나올 지경이란 말이야!”

그제야 일행들의 선두에서 길을 걷던 덩치 좋은 팔머가 스윽- 고개를 돌려 에디를 바라봤다.

“에디.”

동굴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목소리가 에디를 흠칫- 거리게 만들었다.

“조용.”

딱 그 한 마디면 충분했다.

팀의 리더인 팔머는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는 팀원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기에 에디로서도 분하지만 더 이상 투덜거리며 짜증을 부릴 수가 없었다.

“킥킥!”

입이 삐쭉! 튀어나온 에디를 바라보며 로사가 웃음을 흘렸다.

팔머의 개입으로 에디의 입이 다물어지자 일행들 사이엔 적막감이 맴돌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침묵에 로사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고, 로이와 팔머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기에 여전히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떠드는 걸 금지당한 에디는 눈에 보이는 것 족족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만 팍팍- 찌푸렸다.

“대충 다 온 것 같은데…….”

로이의 말에 팔머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의 예상대로 곧바로 그들의 눈앞에 목적지가 보여야 했는데…….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잘 못 온 거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던 에디가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입을 열었다.

“로이, 여기가 맞아?”

“맞아. 분명 여기가 모래 위에 세워진 모래성이야.”

“그런데 모래성은 어딨어? 왜 아무것도 없냐고?”

“그거야 나도 잘…….”

에디가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눈에 보이는 거라곤 발목까지 잡기는 모래 바닥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우리가 한발 늦은 것 같은데?”

로사가 모래 바닥을 휘젓고 돌아다니다 그렇게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한발 늦었다니? 설마 우리보다 먼저 모래성에 온 놈들이 있다는 뜻이야? 그런데 왜 모래성이 안 보이는 건데? 여긴 입장객이 제한 된 사냥터야? 그렇다 하더라도 보이기라도 해야 할 것 아냐?”

“리셋.”

차분하게 주변을 바라보던 팔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리셋? 모래성은 리셋이 되는 사냥터야?”

사냥터의 왕, 즉 보스를 잡게 되면 자체적으로 사냥터가 리셋이 되는 경우가 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간혹 그런 곳들이 있었기에 에디의 얼굴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가득 담겼다.

“젠장! 하루 종일 시간 낭비만 했다는 소리잖아? 으아아악!”

에디가 고함을 내지르자 곧바로 그의 몸 전체에 새파란 불꽃이 화르륵- 피어올랐다.

특이하게도 몸에서 불꽃이 피어올랐지만, 옷과 머리카락 등은 조금도 불꽃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주변 온도만 뜨겁게 올라갔다.

“에디! 침착해! 뜨겁단 말이야!”

로사가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에디는 화를 삭힐 수 없다는 듯 이윽고 좌측으로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리고 이어진 쾅, 쾅, 쾅, 쾅- 하는 굉음 소리와 함께 아름드리나무들이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터져나가며 순식간에 주변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완전 미친놈이라니까.”

로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진저리를 쳤다.

같은 팀이지만,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이 바로 에디였다.

“팔머, 어떻게 할까? 모래성의 리셋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데… 최소한 한 달, 길게는 1년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잖아.”

“없지.”

팔머가 더욱더 낮아진 음성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모래성의 모래 해골왕을 사냥하고 얻어야 할 모래 태양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획득해야만 하는 물품이었기에 마스터는 모래 태양을 수거할 수 있는 스킬과 아이템을 수집하기가 무섭게 레드팀을 이곳으로 파견한 것이다.

격에 맞지 않는 일을 지시하는 거라며 미안해하던 마스터의 얼굴을 떠올리면 팔머는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팔머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그곳으로 걸어갔고, 그 뒤를 로이와 로사가 따라 움직였다.

“시체?”

치명적인 극독에 중독이 되어 죽은 시체 한 구였다.

“모래성의 리셋과 관련이 있을까?”

로이의 물음에 로사가 곧장 대꾸했다.

“당연히 상관있지 않겠어? 모래성이 있던 자리에서 죽었잖아.”

로사의 단순한 추리력에 로이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굳이 논리적으로 반박을 해가며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에 잠자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로이의 생각은 팔머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판이었으니까.

“할 수 있겠지?”

팔머가 로이를 향해 그렇게 묻자 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망 시간으로부터 이틀이 지나지 않았다면.”

팔머와 로사가 옆으로 물러나자 로이가 죽은 시체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서 스킬을 사용했다.

‘레버스트레인의 시야 조각!’

죽기 직전 1시간 동안 사망자가 본 것들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스킬로써 로이가 익힌 고유 스킬이며, 헬-라시온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희귀한 스킬 중 하나였다.

단점이라면 오로지 시각이라는 감각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과 사망자가 죽은 지 48시간 이내여야만 한다는 점이었다.

스킬을 사용하자 로이의 파란 눈동자가 탁한 잿빛으로 물들었고, 이내 동공마저 사라졌다.

모습만 놓고 본다면 굉장히 음울했으며, 기괴스러웠다.

허공을 넋 놓고 바라보는 로이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나자 로이의 눈동자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으으윽.”

극심한 두통에 잠시 끙끙- 거리던 로이가 이내 숨을 몰아쉬며 안정을 찾아갔다.

“누구야? 모래성을 리셋 시킨 놈들이 맞아?”

로사의 물음에 팔머 역시 서둘러 대답을 바란다는 듯 뚫어져라 로이를 바라봤다.

“후! 우선 정보가 많지 않아. 죽기 전에 기절을 꽤 오래 한 모양이야.”

“기절?”

가장 당황스럽고도 짜증스러운 상황이다.

기절한 시간까지도 모두 죽기 직전 1시간에 포함이 되니까.

“기절을 하기 전에는… 누군가에게 잡혀서 상당히 거칠게 얻어맞았어.”

“맞아?”

“일방적으로 뺨을 정신없이 맞았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껏 찾은 시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이토록 제한적이라는 사실에 로사는 실망했고, 팔머 역시 말은 안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로이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듯 말을 했다.

“우선 이 사람이 죽기 전에 이곳에 있었던 인원은 총 네 명이야. 그중 둘이 상대방인 듯 하고, 한 명은 같은 일행 아니, 아마도 상관으로 추정돼.”

죽은 이의 가장 첫 시선은 누군가에게 머리를 숙였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앞으로 나섰지만, 곧바로 붙잡혀서 얻어맞았다.

그것이 전부였지만, 그걸로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나름 적지 않았다.

“아시아인이라고? 중국? 일본? 아니면 한국?”

로사의 물음에 로이가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 거렸다.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을 비슷비슷하게 생겼다고 보듯이, 그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정확한 국적을 알아내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고, 뺨을 때렸던 이는 그 몰골이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해서 사실상 깨끗하게 씻고 눈앞에서 말을 걸어도 알아볼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아시아 쪽 길드나 가문 중에 모래 태양을 수거해 갈 수 있는 스킬이나 아이템을 수집한 놈들부터 찾아봐야겠군.”

모래 태양은 엄청나게 뜨거웠기에 함부로 만질 수가 없는 물건이다. 별생각 없이 만졌다가 온몸이 녹아버린 이들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물건으로도 유명했다.

공간 주머니에 넣으려면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소유자 인식을 마쳐야 했기에 어쨌든 한 번 이상은 만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열기를 이겨낼 수 있는 스킬과 아이템이 반드시 필요했다.

“아!”

문득, 로이가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재빨리 허공에서 공간 주머니를 오픈했다.

“분명 여기에 넣어뒀던 것 같은데…….”

허공에 오픈된 공간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휘적거리던 로이가 이내 무언가를 꺼냈다.

한 장의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는 종이였다.

“역시! 내 기억이 맞았어!”

로이는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는 종이를 확인하고는 빙긋- 웃었다.

“왜? 그게 누군데?”

로사의 물음에 로이보다도 먼저 팔머가 입을 열었다.

“흑룡 길드의 수배령.”

로이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흑룡 길드에서 찾고 있는 수배자의 사진. 이름은… 박혁수라고 써 있네. 맞아, 분명 이 사람이 이곳에 있었어.”

그것도 죽은 이의 상관이었다.

즉, 죽은 이는 박혁수의 부하라는 뜻이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낼 수 있는 건 여기가 한계네. 당장 여기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다시 아스펠 마을로 돌아가서 길드에 연락을 하자. 박혁수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 뭐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으니까. 그렇지, 팔머?”

로사의 판단에 팔머 역시 같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에디 이 자식은 어딜 간 거야?”

그때, 꽤나 먼 곳에서 콰아앙- 하는 거대한 폭음과 함께 푸른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저깄네.”

로이의 말에 로사는 짜증스럽다는 듯 인상을 찌푸려야만 했다.

 

#

 

아스펠 마을로 돌아온 무혁은 가장 먼저 송정민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박혁수를 처리했음을 알렸고, 송정민은 처음으로 크게 웃으며 그 동안 얼마나 박혁수에게 묵은 체증을 앓고 있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무혁은 곧바로 중앙탑으로 향했고 박혁수와 양정태의 표식부터 처리했다.

결과물은 아주 흡족스러웠다.

 

[정상 처리 완료!]

[잔여 포인트 : 5,062,800]

 

무혁은 자신의 포인트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양아치 놈들이 마지막에 이런 선물을 주고 갈 줄은 몰랐네.’

박혁수의 표식에는 176만 포인트, 양정태의 표식에는 292만 포인트가 들어있었다.

무혁으로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거금을 얻은 셈이다. 물론, 박혁수와 양정태가 헬-라시온에서 굴러먹은 시간과 그들의 악행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적지 않은 포인트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건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박혁수보다 양정태가 더 많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포인트 외의 수입도 상당했다.

박혁수에게선 장검, 심장 보호갑, 팔 토시, 각반 2개, 반지 2개를 얻었고, 양정태에게는 퀴퀴한 냄새가 나던 가죽 흉갑과 반지 3개, 팔찌, 목걸이, 발찌를 얻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공간 주머니에서 가지고 있는 무구와 다른 물건들도 모조리 꺼내도록 했어야 했는데.’

공간 주머니는 소유자가 죽어버리면 그대로 영원히 주인 없는 상태로 봉인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헬-라시온의 인간 사냥꾼들은 절대 상대의 목숨을 쉽게 끊지 않는다.

공간 주머니에 담겨 있는 모든 걸 탈탈- 꺼내놓기 전까지 지독한 고문은 필수 코스였다.

‘그래도 덕분에 큰 이득을 봤으니까 이 정도면 만족이지.’

지난 6개월 동안 모래성에서 머물며 공간 주머니가 꽉 차도록 담아 놓았던 판매 품목들의 총 포인트는 고작 38만 포인트였다.

자그마치 6개월이다.

그 긴 시간동안 1톤짜리 공간 주머니에 그나마 값이 나갈 만한 판매 품목들만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8만 포인트가 전부였으니 수련이라는 목적이 아니라면 절대 눈도 돌리지 말아야 할 곳이 모래성이라는 걸 또다시 뼈저리게 느끼는 무혁이었다.

어쨌든 다시 포인트 부자가 된 무혁은 또다시 공간 주머니부터 구입했다.

이미 1톤짜리 공간 주머니를 가지고 있었지만, 개인 물품을 넣어둘 공간 주머니가 필요하다 여겼다.

“점?”

리리타오의 되물음에 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 왼쪽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검은자 옆에 작은 점 형태로 색은 황금색.”

무혁의 말에 리리타오는 이내 무혁의 오른쪽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고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100킬로그램짜리 공간 주머니였고, 문신 형태였기에 가격은 13만 포인트가 소모됐다.

굳이 따지자면 1톤짜리 공간 주머니가 있는데 100킬로그램짜리 공간 주머니가 또 필요한가 싶었지만, 무혁은 이왕지사 생필품을 비롯한 물품들을 따로 보관할 공간 주머니가 있어서 나쁠 것 없었고 무엇보다도 공간 주머니야 많으면 많을수록 나쁠 것 없었기에 포인트가 아까울 이유도 없었다.

공간 주머니를 구입하고 나자 무혁은 그곳을 채울 생필품들을 대량으로 구입했다.

음식물, 의류, 잡다한 소모품까지.

‘담배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

무혁은 담배도 왕창 구입해서 공간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술도 좀 넣어둘까?’

예전에야 1, 2백 포인트에 벌벌- 떨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에 눈 하나도 깜짝하지 않을 무혁이었기에 술도 꽤나 많이 샀고, 그러다 보니 안주거리도 덤으로 추가되고 말았다.

“…300킬로그램짜리로 구입할 걸 그랬나?”

막상 이것저것 부족함 없이 사서 넣고 보니 어느새 100킬로그램이라는 용량을 초과해버렸다.

“혹시 이걸 문신 형태로 변형시킬 수도 있나?”

무혁은 시간의 탑에서 중국인 여자에게서 얻었던 100킬로그램짜리 가죽 주머니 형태의 공간 주머니를 리리타오에게 보이며 물었다.

“형태 변형은 불가능하고, 되파는 건 가능하다.”

“가격은?”

“3만 포인트.”

“…헐.”

무혁은 공간 주머니도 예외 없이 판매 가격의 30퍼센트에 매입을 하는 중앙탑의 횡포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3만 포인트에 공간 주머니를 파느니 그냥 가지고 있는 게 낫다 여긴 무혁은 군소리 않고 가죽 주머니를 허리춤에 단단히 동여맸다.

“그럼 이제 진짜 쇼핑을 좀 해볼까?”

무혁은 입술을 혀로 훑으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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