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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67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0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67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7권 - 17화

 

 

“두 분 백작님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루카의 물음에 콜러 백작이 무슨 말이냐는 듯 그를 바라봤다.

“어제 니드먼 후작님이 그러시더군요. 영주님께 백작의 작위를 내리기로 결정 났다고. 그것이 사실입니까?”

루카의 말에 콜러 백작과 바스틱 백작은 서로를 바라보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닐세.”

“예?”

일행 모두가 놀란 얼굴로 콜러 백작을 바라봤다.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이 나지 않았네. 벌써 꽤 오랜 시간 동안 자네의 작위 문제로 수도가 시끄럽다네.”

위드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콜러 백작과 바스틱 백작은 자세하게 그간의 사정을 차례차례 해주었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위드 일행은 놀란 얼굴이 되고 말았다. 백작의 작위는 그렇다 치더라도 테오르만 후작이 후작의 작위를 내려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다니…….

“테오르만 후작이라는 분은 어떤 분이십니까?”

위드의 물음에 바스틱 백작이 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테오르만 후작님은 돌아가신 알레이스 후작님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셨네. 알레이스 후작님께서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군부를 떠도셨다면, 테오르만 후작님은 군부와는 조금도 인연이 없는 정치에만 온 열정을 받치신 분이시네. 나도 두 분의 인연이 어떤지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알레이스 후작님과 테오르만 후작님이 각각 서로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를 도왔다는 것만은 알고 있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테오르만 후작님은 알레이스 후작님께 자네에 대한 것들을 들은 모양이네. 그렇기에 그렇게 모두가 반대하는 일임에도 강경하게 밀어 붙이시는 것이겠지.”

바스틱 백작이 설명에 콜러 백작 역시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위드와 일행들이 생각하기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었다.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테오르만 후작이 위드를 위해 그렇게까지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귀족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전전긍긍한다. 제아무리 욕심이 없다 하더라도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나누어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일만 잘 풀리면 영주님이 후작의 작위를 하사받을 수도 있다는 소리군요?”

가스파의 물음에 콜러 백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당히 걱정된다는 듯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소리였다.

“테오르만 후작님께서 국왕폐하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네. 우선 대부분의 귀족들은 백작의 작위도 과분하다 생각하고 있다네.”

“과분하다니요! 키에브 제국의 바벨 공작이 직접 키에브 제국으로 망명만 하면 백작의 작위를 약속한다 했습니다! 제국의 백작이란 말입니다! 제국에서 백작의 작위를 약속했는데 고작 왕국에서 백작의 작위도 과분하다니! 나 원!”

흥분한 루카를 커닝이 급히 말렸다.

그제야 자신이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달은 루카가 두 백작을 향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해서…… 두 분 백작님을 무시한 말씀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루카의 사과에 두 백작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도 소문은 들었네. 하긴, 나라고 하더라도 왕국의 백작보다는 제국의 백작이 훨씬 좋은 자리겠지. 당장 우리만 하더라도 제국의 백작들에게는 함부로 말조차 할 수 없으니 말이야.”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듯한 콜러 백작의 말에 루카는 더욱더 미안해졌다.

“이렇게 된 이상 밀어 붙이는 겁니다!”

가일의 외침에 인간들의 일은 짜증날 정도로 복잡하다는 듯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고 있던 후바가 물었다.

“밀어 붙이다니 뭘?”

“어차피 테오르만 후작이 도와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힘을 얻어 후작이 아니면 키에브 제국으로 망명하겠다고 선언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솔직히 바른 말로 왕국에서 백작을 하느니, 제국에서 백작을 하는 게 백번 낫지 않겠습니까? 자고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오-! 가일, 네 말이 맞다! 위드! 당장 왕에게 말을 해버려! 후작이 아니면 키에브 제국으로 가버리겠다고 말이야! 어차피 인간들은 다 그놈이 그놈이니 어디 가던 상관없잖아?”

“내 말이 그겁니다! 역시 후바 님과 저는 통하는 것이 많습니다. 하하하핫!!”

“나 역시 마찬가지다! 크하하하하핫!!”

가일과 후바의 행동에 일행들은 미안하다는 듯 두 백작을 바라봤다.

“어쨌든 그 일은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니니 조금 더 기다려보도록 하게. 국왕폐하께서도 자네가 이곳에서 활약하는 것을 전해 들으시면 마음이 크게 움직이실 것이네. 지금까지 자네가 대단한 일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두 타국에서 해온 일들이 아닌가? 자국을 위해 자네가 지금까지 해왔던 만큼만 해온다면 국왕폐하는 물론이고, 자네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많은 귀족들도 생각을 다르게 할 것이네.”

바스틱 백작의 말에 위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바스틱 백작은 믿겠다는 듯 위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었던 일이 있었네.”

콜러 백작의 말에 위드가 그를 바라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듣자니 자네가 엄청난 마법을 사용했다고 하더군. 대규모 지진 마법이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위드는 숨길 필요가 없었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어스 퀘이크라는 마법으로 대륙 마법계에는 알려지지 않은 8클래스 마법입니다.”

“뭐라고! 바, 방금 8클래스 마법이라고 했나?”

말까지 더듬거리는 콜러 백작의 모습에 위드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8클래스 마법이라니!”

콜러 백작은 세상에서 가장 놀란 일을 당한 사람처럼 그렇게 외쳤다. 

그 역시 평생을 마법에 매달려온 마법사였다. 아직 6클래스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지만 언제고 반드시 6클래스에 오를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위드가 8클래스의 마법을 사용한다니 이건 꿈과 같은 일이었다. 현 대륙에 8클래스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마법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 도대체 어떻게 8클래스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위드는 자신의 마법문신을 보여주며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고, 콜러 백작은 아주 잠시 그 마법문신을 바라보다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세상에 이렇게까지 복잡한 마법문신이 존재할 줄이야…….”

잠시 마법문신에 정신을 잃을 듯 몰두하던 콜러 백작이었지만, 이내 자신의 능력으로 알아낼 마법문신이 아님을 느끼고는 언제고 한 번 반드시 어스 퀘이크를 자신에게 보여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마법사에겐 자신이 사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자신보다 고위 마법은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수 있었다.

이후, 위드 일행은 두 백작에게 대륙 연합군 제5군이 처해 있는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일 내로 대규모 전투가 있을 예정이라는 사실까지도 전해 들었다.

바야흐로 위드의 활약상이 고국에도 알려지게 되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Chapter 8 불사조 기사단

 

“불사조 기사단?”

“그게 뭡니까?”

“그런 기사단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일행들이 의아해하자 위드가 차분히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불사조 기사단은 이번에 니드먼 총사령관님이 새롭게 제5군 내에서 임시로 만든 기사단인데, 대부분 페르만 왕국 기사들로 구성되었답니다. 그런데 그런 불사조 기사단의 단장을 제게 맡겨버렸습니다.”

위드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예에?”

“갑자기 무슨 기사단입니까?”

“기사단의 단장이라고?”

“이거 뭐 이상한 거 아닙니까?”

“형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니드먼 후작이 임시로 만들었다는 것과 젊은 영주님을 단장에 앉혔다는 것부터가 뭔가 꺼림칙하지 않습니까?”

가일의 말에 후바가 큰 목소리로 맞장구쳤다.

“가일 네 말이 맞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인간 특유의 추잡한 음모 냄새가 나! 우라질!”

“제 생각이 바로 그겁니다!”

“부려먹겠다는 건가?”

“부려먹다니?”

니클의 말에 아시크가 무슨 소리냐는 듯 물었다.

“생각해봐. 솔직히 우리가 그 수는 적을지 몰라도 웬만한 기사단 하나, 아니지 정면충돌만 피한다면 수십 개 정도는 우습게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잖아? 그러니 니드먼 후작으로써는 이렇게 좋은 전쟁 말을 그냥 나둘 수는 없었겠지. 하지만, 어디 우리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겠어?”

“그럼?”

“뻔하지! 지금처럼 뭔가 하나 만들어 던져주면 간단하잖아?”

듣고 보니 그랬다.

니클의 말대로 위드 일행은 그 수에 비해 너무나도 대단한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그 힘의 대부분이 위드와 두 마리의 드래곤, 렉턴에게서 나온다 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소드 마스터인 오브라이언과 그에 준하는 피에나 그리고 아일린 등의 익스퍼트 상급 이상의 검사들까지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볼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대단한 전력을 총사령관이라고 해서 마음껏 부려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니클의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이란…….”

차가운 샤프의 음성에 위드는 그를 향해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규모는 얼마나 되는 거요?”

오브라이언의 물음에 위드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나도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곧 니드먼 총사령관님께서 불사조 기사단에 속할 모든 인원을 이곳으로 보낸다고 하셨으니 기다려보면 될 것입니다.”

위드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는 동안 루카가 방긋 웃었다.

“그래도 이름 하나는 마음에 드네! 불사조 기사단!”

 

***

 

뚜벅, 뚜벅, 뚜벅.

끼이이익.

거대한 대전 문이 열리며 중년 남성이 들어서자 좌우 양옆으로 늘어서 있던 이들이 하나가 되어 소리쳤다.

“공작님을 뵙습니다!”

“공작님을 뵙습니다!”

숨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하고 바짝 엎드려 있는 이들의 모습에 대륙 최악의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붙인 에르셀 티모슈크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는 홀로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왕이나 앉을 법한 거대하고, 화려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마치 왕이라도 된 듯 근엄하게 말했다.

“모두 고개를 들도록 하게.”

그의 말이 떨어지자 엎드려 있던 이들이 하나, 둘 몸을 일으켰다. 그들 중 대부분은 그라다 왕국의 귀족들이었고, 그 외 몇몇은 각 나라에서 이렇다 할 작위도 받지 못한 껍데기만 귀족이었던 이들이었다.

“상황은 어떠한가?”

에르셀 티모슈크의 물음에 한 젊은 귀족이 곧바로 대답했다.

“그들이 전면전을 피하고 있다 보니까 상황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그 대답에 에르셀 티모슈크가 가볍게 혀를 찼다.

“쯧쯧쯧! 고작 2만도 안 되는 병사거늘! 도대체 언제까지 그들과 이렇게 지지부진한 전투를 계속해야만 한단 말인가?”

젊은 귀족은 최대한 몸을 낮추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철저하게 기습만을 일삼고 곧바로 후퇴하는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젊은 귀족의 변명에 에르셀 티모슈크가 차갑게 눈을 번들거렸다.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건가!”

“그, 그것이 아니라…….”

“쯧쯧쯧! 한 달의 시간을 주겠네! 그 안에 헤라르도의 목을 가져오지 못하면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도록 하겠네!”

“바, 반드시 기간 안에 헤라르도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그제야 에르셀 티모슈크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그들이 말하는 페시 헤라르도는 현재 2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병력으로 그라다 왕국의 부흥을 위해 연금술사의 탑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었다.

고작 2만의 병력이라고 하지만 페시 헤라르도가 이끄는 저항군은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치밀한 기습작전만을 하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죽은 몬스터와 키메라, 그리고 에르셀 티모슈크가 이끌던 제4군의 병력 피해가 벌써 일만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현재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과의 싸움을 생각해보면 페시 헤라르도의 저항군에 죽은 수는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귀찮을 뿐이었다.

실질적으로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은 연금술사의 탑과 함께 그라다 왕국의 모든 땅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제는 키에브 제국을 넘볼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차지한 땅덩어리 안에서 날파리처럼 앵앵거리는 저항군은 귀찮은 존재였다.

에르셀 티모슈크는 간단하게 그라다 왕국의 일들을 의논하고는 그들을 모두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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