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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52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6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5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52화

모래 위에 세워진 모래성 (2)

 

모래 뱀을 시작으로 모래 전갈, 모래 거대개미, 모래 도마뱀 등등 모래성 1층은 온갖 동물형 몬스터가 끊임없이 무혁의 앞을 가로막았다.

각기 다른 개체마다 수준의 차이는 조금씩 존재했지만, 큰 틀 안에서 보자면 7등급의 몬스터들이었기에 무혁에게는 그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푹- 푹- 푹!

크기가 2미터가 넘어가는 모래 거대개미의 빠른 다리 공격을 피하는 무혁의 눈엔 긴장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혹시나 싶어서 모래 거대개미의 다리 공격을 한 차례 맞아 본 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충격이 너무나도 미미했던 것이다.

아무리 등급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모래 거대개미의 다리는 뾰족뾰족한 두꺼운 가시가 잔뜩 박혀 있었기에 피부 자체가 강철처럼 단단하지 않는 이상 살짝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쩍쩍- 갈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혁에게는 딱 그뿐이었다.

지극히 인간적인 무혁의 피부는 쉽게 손상을 입었지만, 뼈는 정통으로 모래 거대개미의 다리에 가격을 당하고도 멀쩡했다.

성인 허리통만 한 통나무라 할지라도 처참하게 부러트릴 수 있는 모래 거대개미의 다리였지만, 무혁의 뼈를 부러트리거나 금이 가게 만들 수는 없었다.

본 드래곤의 뼈가 몸에 이식되며 더 이상 인간의 뼈가 아닌 무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두고 무혁은 간단하게 결론 내렸다.

정말 웬만해선 용가리 통뼈가 부러지는 일은 없다고.

다만, 피부 조직은 그리 질기거나 단단하지 않았기에 모래 거대개미의 다리에 돋아나 있는 뾰족한 두꺼운 가시에 너무나도 쉽게 찢어졌다.

피부가 찢어지니 자연적으로 흥건하게 피가 흘렀고, 이건 무혁으로서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문제마저도 너무나도 손쉽게 해결이 되어버렸다.

다름 아닌 스킬의 힘이었다.

 

|자연 회복 - 일반 : 1등급(00.00%)|

· 몸의 모든 상처와 상태 이상을 스스로 회복한다.

· 등급이 올라갈수록 회복 범위와 속도가 상승한다.

 

그것도 무려 1등급의 자연 회복 스킬의 힘은 무혁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피부가 찢어지고 피가 흐르자 무혁이 서둘러 피부 지혈 스킬을 사용하기도 전에 서서히 피가 멈추며 상처가 아물기 시작한 것이다.

손바닥보다도 크게 찢어졌었던 피부가 완전히 아물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10분.

무혁으로서는 그 엄청난 회복 속도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자연 회복은 단순한 상처만을 회복시킨다는 것이 아니었다.

외부의 상처를 입음으로써 발생하는 내부적인 피해, 쉽게 설명해 상처 바깥으로 쏟아낸 피가 빠르게 보충되는 기분이었고, 그로 인해 떨어졌던 컨디션 또한 정상으로 돌아오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자연 회복 스킬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 부분이었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상처만이 아니라 몸의 내부적인 피해까지도 회복을 시킨다는 점은 무혁이 말 그대로 괴물 급의 회복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더욱이 자연 회복의 스킬은 패시브, 즉 무혁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든 항상 효과가 발휘되는 스킬이었다.

만약, 자연 회복 스킬의 진정한 위력을 알게 된다면 모든 헬-라시온의 인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자연 회복 스킬부터 구매해서 익힐 것이 분명했다.

물론, 무혁처럼 1등급으로까지 숙련도를 올리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며,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자연 회복 스킬 외에도 무혁을 놀라게 한 건 대통합 내성 스킬이었다.

모래성 1층을 장악하고 있는 몬스터들 중 모래 뱀, 모래 전갈, 모래 도마뱀은 굉장히 치명적인 독을 지니고 있었다.

아주 소량의 독에만 노출되어도 발작, 마비, 어지러움, 구토, 피부 괴사 등등의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기에 독을 지닌 몬스터를 상대로는 조금도 방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혁에게는 이마저도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찌릿-!

따끔한 통증과 함께 무혁은 자신의 어깨를 바라봤다.

손톱만 한 구멍과 함께 평소의 붉은 핏물이 아닌 시커먼 핏물이 꾸역꾸역- 흘러나왔다.

숙련도가 낮은 그림자 방패를 그대로 꿰뚫어버린 모래 전갈의 독꼬리가 어깨를 찌르고 만 것이다.

하지만, 무혁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모래 전갈의 독꼬리에 찔리면 가장 먼저 피부부터 괴사를 일으키고, 곧바로 몸속 혈관을 타고 독이 빠르게 온몸으로 퍼지며 어지러움증을 일으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도 힘들게 만든다.

독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이다.

한순간에 상대를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

그러나 모래 전갈의 독꼬리에 정확하게 어깨를 찔리고도 무혁은 멀쩡했다.

찔리는 순간 시커멓게 흘러나오던 핏물도 어느새 다시 붉게 변해 있었다.

괴사가 일어나며 피부는 물론, 주변 근육까지도 손상을 입어야 할 어깨도 멀쩡하기만 했다.

이건 자연 회복 스킬 이전에 대통합 내성 스킬이 발동되었기 때문이다.

독 내성 스킬이 자그마치 1등급에 오르고 나서 새롭게 조합되어 탄생된 대통합 내성 스킬이다.

고작 7등급에 불과한 모래 전갈 따위의 독이 무혁의 몸을 손상시킬 가능성은 0퍼센트였다.

여기에 자연 회복 스킬까지 더해지니 무혁은 언제 모래 전갈의 독꼬리에 찔렸냐는 듯 멀쩡한 어깨로 모래 전갈의 몸통을 그대로 바수어버렸다.

모래 전갈을 처리하고 무혁은 주변을 훑어봤다.

황량한 정도로 모래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래 전갈을 죽이기 직전에 머리통을 으깨놓았던 모래 거대개미의 사체도 모래 속으로 파묻히며 사라졌고, 방금 죽인 따끈따끈- 한 모래 전갈의 사체도 어느새 절반 가까이 모래 속으로 파묻히며 사라져가고 있었다.

모래성 1층에서 사냥한 몬스터들은 모두 이런 식으로 사라져버렸다.

어떻게든 판매 품목을 채취하려면 사체가 모래 속에 파묻히기에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무혁은 구태여 그런 수고를 들이지 않았다.

“어차피 포인트도 안 되는 것들인데 번거롭게…….”

방금 죽인 모래 전갈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판매 품목은 고작 독꼬리에 담겨져 있는 독주머니인데, 그 양이 워낙 소량이라 마우티 부락 근처의 파투라스의 독주머니보다도 가치가 없었다.

7등급 최하위 급인 파투라스의 독주머니가 같은 등급 상위에 속한 모래 전갈보다도 값어치가 높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렇기에 모래성이 인간들에게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였다.

스스스스스-!

몇 발자국을 걷기가 무섭게 모래 바닥에서 무혁보다도 큰 모래 도마뱀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포인트도 없고, 얻을 만한 무구도 없고, 핵도 없지만.

“스킬 숙련도 올리기에는 정말 맞춤이야.”

무혁은 두 마리의 모래 도마뱀을 향해 히죽- 웃었다.

 

#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무혁은 모래성 1층에서 2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가고자 했다면 단숨에 2층으로 들어설 수 있었겠지만, 무혁은 구태여 시간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저 최대한 많은 몬스터와 싸우며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는 것에만 집중했기에 모래성 1층에서의 끊임없는 전투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어디 보자.”

 

|포인트 폭발 – 일반 : 7등급(18.90%)|

|피부 지혈 - 일반 : 7등급(04.80%)|

|무기 강화 - 일반 : 7등급(26.20%)|

|그림자 방패 - 일반 : 7등급(20.60%)|

|리듬 발걸음 - 일반 : 7등급(23.40%)|

|균형추 이동 - 일반 : 7등급(08.90%)|

|일점 찌르기 - 일반 : 7등급(13.10%)|

|단면 베기 - 일반 : 7등급(09.90%)|

|강한 일격 - 일반 : 7등급(12.60%)|

|집중 타격 - 일반 : 7등급(11.00%)|

|순간 타격 - 일반 : 7등급(09.00%)|

|검기 - 일반 : 7등급(15.50%)|

|멀리 뛰기 - 일반 : 7등급(03.70%)|

|투척 - 일반 : 7등급(13.80%)|

|틈새 간파 - 일반 : 7등급(05.80%)|

|도발 - 일반 : 7등급(11.10%)|

|근육 수축 - 일반 : 7등급(09.20%)|

 

포인트 폭발부터 시작해서 근육 수축까지 무혁은 나름 골고루 모든 스킬을 사용했지만, 그 숙련도의 성장폭은 각기 달랐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피부 지혈은 자연 회복 스킬로 인해 숙련도를 올리기가 쉽지도 않았고, 과연 필요성이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효율이 떨어졌다.

“그나마도 이건 양반이지. 패시브 스킬의 숙련도가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을 줄이야.”

 

|집중력 강화 - 일반 : 7등급(00.08%)|

|감각 강화 - 일반 : 7등급(00.04%)|

|피부 강화 - 일반 : 7등급(00.02%)|

|무기 숙련 - 일반 : 7등급(00.08%)|

 

말 그대로 숙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극악하다 못해 처참했다.

패시브 스킬의 특성상 의식하지 않더라도 숙련도가 올라간다지만, 설마 그 성장폭이 이렇게까지 더딜 줄은 상상도 못한 무혁이었다.

더욱이 모든 스킬은 등급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가장 밑바닥인 7등급에서도 이렇게까지 느린데 정말 5등급 이상만 되면 숙련도를 확인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무혁은 더 이상 패시브 스킬들의 숙련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오르겠지.”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하며 무혁은 모래성 2층의 전경을 확인했다.

공간 자체가 상대적으로 커진 것을 제외하면, 1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똑같았다.

2층 출입구가 1층처럼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는 것까지도 같았기에 무혁의 미간이 절로 일그러졌다.

“베이스캠프로 만들 공간이 입구 밖에 없다는 건가?”

너무나도 노골적인 위치였기에 무혁으로서는 마땅치 않았다.

물론, 아무도 모래성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위치는 없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건 100퍼센트의 확신을 가질 수 없었으니 무혁은 섣부르게 베이스캠프를 차릴 수가 없었다.

“이왕에 이렇게 된 거 3층으로 가보자.”

1층과 2층은 베이스캠프를 차리기에 부적합했으니 3층으로 내려가 볼 수밖에.

“어디보자, 3층으로 내려가는… 저깄네.”

1층처럼 2층에도 구석에 나무문이 이질적인 모습으로 떡하니 세워져 있었다.

3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문의 위치를 파악하고 나서야 무혁은 모래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곁에는 데굴데굴- 굴러 내려가는 통통이가 함께하고 있었다.

언덕을 모두 내려오자 무혁은 거침없이 걸음을 내딛었다.

모래성 2층을 장악하고 있는 몬스터는…….

“나왔구나.”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무언가가 제법 그럴싸하게 몸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무혁은 가볍게 머리를 좌우로 털며 움직이기 시작한 모래성 2층 몬스터, 모래 해골을 바라봤다.

생김새는 영락없이 해골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골격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모래였으며, 등급은 6등급이면서도 판매 품목은 아무것도 없는 완전한 ‘거지’ 몬스터로 유명했다.

잡아봐야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몇 안 되는 헬-라시온의 거지 몬스터들 중 하나였다.

“어디, 시작해 볼까?”

무혁은 모래 해골을 바라보며 양손에 블랙 본으로 만들어 낸 해머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모래 해골의 최대 강점은 발아래 널려 있는 모래를 이용한 재생 능력으로 인해 쉽사리 쓰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래 해골을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하는 방법은 해머와 같은 둔기류 무기를 이용해 재생이 되기 전에 온몸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것이었다.

‘리듬 발걸음! 무기 강화!’

리듬 발걸음과 무기 강화 스킬을 사용하자 곧바로 무혁의 발놀림이 조금 더 경쾌해졌고, 양손에 쥐고 있는 해머가 은은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모래 해골이 모래 위를 달려오자 무혁은 정면에 포인트 폭발을 일으켰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 해골이 아주 잠시 주춤거리자 무혁이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강한 일격!’

무혁의 오른손에 들려 있던 해머가 모래 해골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사방팔방으로 모래 부스러기가 퍼져 나가며 모래 해골의 가슴이 완전히 뻥- 뚫려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 해골은 손을 휘둘러 무혁의 어깨를 쥐어뜯으려고 했다.

‘그림자 방패!’

검은 그림자가 허공에 생긴다 싶더니 곧바로 모래 해골의 앙상한 손에 우악스럽게 찢어지며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무혁은 피하거나, 몸을 틀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모래 해골의 손이 어깨의 살점을 움켜쥐고 뜯어가니 무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애초부터 작정하고 있었던 일이었기에 놀람 따윈 없었다.

‘피부 지혈!’

왈칵- 쏟아져 나오던 핏물이 아주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았지만, 큰 기대를 걸긴 어려웠다.

오히려 자연 회복으로 인해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피부 지혈은 영…….’

무혁은 아무리 생각해도 피부 지혈 스킬의 등급을 올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여겼다.

스킬은 많을수록 좋다고만 여겼던 무혁의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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