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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7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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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7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7화

마우티 부락 (7)

 

“뭐야?”

무혁은 자신을 발견하고 사납게 달려드는 파투라스를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파투라스는 거대한 두꺼비의 얼굴을 가진 사족보행 몬스터인데, 기다란 혀를 이용해서 독을 토해내며 사람들을 질식시켜 그대로 삼켜버린다.

투두두- 둑!

파투라스의 돌진에 무혁은 재빨리 케라크라의 발톱을 돌출시켰다.

몇 주 전에 갈대숲 인근에서 한 번 만나서 싸웠던 적이 있었기에 무혁은 크게 두려워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몸통박치기와 혀 공격만 조심하면 돼!’

파투라스는 상당히 단순한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혁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속도와 거리를 적당히 이용해서 옆으로 몸을 날리며 팔을 길게 휘둘렀다.

츄아아아- 악!

고블린에 비하면 그리 질기다고 할 수 없는 파투라스의 피부가 사정없이 찢어지며 핏물을 허공에 뿌려댔다.

꾸어어어어어억!

특유의 괴성을 내지르며 파투라스가 고통스러워하는 사이, 무혁의 2차 공격이 들어갔다.

푸욱! 푸푸욱! 푸푸푸푸욱!

파투라스의 목덜미 부근을 사정없이 양손으로 찍어대자 무혁의 온몸이 핏물로 흥건하게 뒤덮였고, 그 공격에 파투라스는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맥없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역시 단검하고는 비교가 안 되네.”

무혁은 파투라스의 핏물이 흥건하게 묻은 케라크라의 손톱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단검 한 자루 들고 파투라스와 싸웠을 때에는 꽤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었다.

몇 주 전보다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가 올라간 것도 이점이 되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케라크라의 손톱이 가지고 있는 강도와 예리함 등이 단검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니 너도나도 좋은 무기를 손에 들려고 하는 거겠지.”

무혁은 피식 웃고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파투라스의 시체로 눈을 돌렸다.

“이왕에 잡은 거니까 포인트나 챙겨야겠네.”

파투라스는 핵이 없지만, 기다란 혀와 양쪽 볼 안쪽에서 독주머니를 채취할 수 있었는데 그게 제법 포인트가 됐다.

그렇다 보니 파투라스의 사냥터는 항상 사람들이 존재했다.

무혁은 두 개의 독주머니를 조심해서 가죽 주머니에 넣으며 씨익- 웃었다.

“고블린 10마리 잡는 것 보다 났네.”

길 가다 돈이라도 주운 것처럼 무혁은 괜히 기분이 좋았다.

“어이 X밥! 이젠 하다하다 도둑질까지 하는 거냐?”

“…배영철.”

“내가 다 잡은 걸 날름 가로챈 거냐? 어이없는 새끼네.”

무혁은 기가 막혔지만, 대꾸를 하진 않았다.

애초부터 배영철에게 상대가 되지도 않았는데, 그는 현재 대형 길드에서 집중적으로 지원까지 받아가며 성장하고 있었기에 시비가 붙어서 득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뱃속에서 울화가 치밀어도 지금은 참아야 할 때였다.

배영철은 무혁의 곁으로 다가와선 위아래를 거만하게 훑어보더니 말을 꺼냈다.

“이 새끼 봐라? 꼴에 어디서 아이템이라도 구했나 보네? 눈깔 색이 짝짝이네?”

케라크라의 렌즈를 이식하면서 무혁의 눈은 적색과 검은색으로 오드아이가 되어 있었는데, 배영철은 그 변화를 알아보곤 이죽거렸다.

“어디서 거지같은 렌즈 하나 얻어서 이식이라도 한 모양이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배영철이 무혁의 뺨을 톡톡- 두드렸다.

“꼴에 비밀이라 이거지? 큭큭! 다른 건 다 좋은데 아이템을 착용자에게 직접 이식하는 건 영 마음에 안 든단 말이야. 널 죽여도 뺏을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안 그래, X밥?”

배영철이 이를 드러내며 그렇게 말하자 무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꾹- 움켜쥐었다.

“하긴, 보이는 족족 빼앗기면 너 같은 X밥들이 어떻게 버티겠냐? 너도 살기는 해야 하는데 말이야. 더 이상 바쁜 사람 시간 낭비 하게 만들지 말고 내 꺼나 내 놔.”

당당하게 손을 내미는 배영철의 모습에 무혁은 또 한 번 화를 참으며 파투라스에게서 채취한 것들을 건네줬다.

“그래, 너 같은 X밥들은 그냥 그렇게 바짝 엎드려야 오래 사는 거야. 혹시 알아? 내가 기분이 좋으면 콩고물이라도 하나 던져 줄지?”

툭툭툭.

무혁의 뺨을 다시 한 번 기분 나쁘게 두드리고 나서야 배영철이 몸을 돌렸다.

“아! 참고로 다음에 나 만날 때는 두둑하게 준비해라. 하나 밖에 없는 목숨까지 털리지 않으려면 큭큭큭큭!”

멀어지는 배영철을 바라보며 무혁은 빠드득-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를 갈았다.

“개자식!”

뒤늦게 욕해 봐야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혁은 연신 욕을 쏟아냈다.

적당히 화가 가라앉자 무혁은 배영철이 마지막에 했던 말의 의미를 되새겼다.

“보호기간이 끝이구나.”

지금까지는 몬스터 외에 같은 인간에게는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어떠한 이상 현상에 의해 살인을 저지를 수가 없었다.

게임 시스템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불가능했던 PK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제부터는 배영철뿐만 아니라 함께 헬-라시온으로 끌려온 13차 지구인들이 모두 서로의 목숨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살인이라는 족쇄가 풀리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인간들끼리도 뺏고, 빼앗는 잔인한 약탈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선은 같은 시기에 헬-라시온에 끌려온 13차 지구인들이 위험 대상이지만, 돌아오는 이듬해부터는 앞서 헬-라시온에서 살고 있는 높은 연차의 지구인들에게도 약탈의 대상이 된다.

당장 1년이 맛보기라면, 이후부터는 정말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끌끌, 축하한다. 진정한 지옥의 길에 들어섰구나.’

 

새벽에 무혁에게 했던 남자의 말이 다시 한 번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정신 바짝 차리자!”

무혁은 자신의 뺨을 세차게 때리고는 바쁘게 중앙탑을 향해 걸었다.

 

#

 

“포지션은 정했겠지?”

광대, 영화에 나올 법한 섬뜩한 분장을 한 광대의 물음에 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냥꾼.”

몬스터 사냥에 특화된 포지션.

무혁이 정한 포지션은 사냥꾼이었다.

“식민 특권으로 우선…….”

 

[신분이 라시온 식민으로 변경됩니다.]

[영구적으로 체력의 상승폭이 2배 커집니다.]

[강철 체력(사냥꾼), 스킬을 익혔습니다.]

[체력 유지(사냥꾼), 스킬을 익혔습니다.]

[위치 추적(사냥꾼), 스킬을 익혔습니다.]

[고유 능력 정마력이 개방됩니다.]

 

‘스킬을 얻으니까 정마력도 개방이 됐구나.’

무혁은 재빨리 새롭게 개방된 고유 능력인 정마력의 정밀 수치부터 확인했다.

 

· 정마력 - 7등급(3.50%)

 

‘…역시 별 볼일 없네.’

무혁은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자신의 기본 능력이 낮은 걸 어쩌겠냐는 듯 체념해 버렸다.

정마력의 기능은 단 하나, 바로 스킬을 사용할 때만 드러난다.

사냥꾼의 포지션을 정하는 순간 기본적인 식민 특권이 부여되며, 포지션 특수 스킬인 강철 체력과 체력 유지, 위치 추적까지 생겨났다.

‘앞으로 고블린의 핵을 섭취하면 체력만큼은 0.04퍼센트가 오르겠군.’

약탈자는 근력, 탐험가는 순발력, 가디언은 지구력에 식민 특권이 부여되고, 관련 스킬이 생겨난다.

“원하는 고유 스킬은?”

광대가 물었다.

포지션을 정하면서 자동적으로 생겨나는 포지션 특수 스킬과 다르게 고유 스킬은 무혁이 직접 선정할 수 있었다.

“보석 도마뱀의 위장.”

무혁의 대답을 들은 광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석 도마뱀의 위장?”

자신이 들은 것이 맞느냐는 듯 광대가 다시 되묻자 무혁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보석 도마뱀의 위장이야.”

“재밌는 인간이군.”

지금까지 수많은 인간들을 헬-라시온으로 끌고 왔고, 라시온 식민으로 만들며 스킬을 부여했지만 보석 도마뱀의 위장을 선택한 인간은 무혁이 최초였다.

식민 특권으로 부여할 수 있는 10여 가지의 스킬들은 결코 질이 나쁜 것들이 아니었다.

초기 포인트를 모을 수 없는 인간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자, 희망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즐비했다.

그런데 무혁은 그런 좋은 것들을 모두 제외하고 보석 도마뱀의 위장을 선택한 것이다.

“원한다면.”

 

[보석 도마뱀의 위장(고유), 스킬을 익혔습니다.]

 

“왜 보석 도마뱀의 위장을 원한 거지?”

광대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내가 알려줘야 할 이유가 있나?”

무혁의 되물음에 광대는 킥킥- 거리며 웃었다.

“없지. 하지만, 내가 원한다면 넌 대답을 해야만 하겠지!”

돌연 웃는 표정의 광대가 사납게 화를 내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동시에 가볍기만 하던 광대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포악해졌다.

‘빌어먹을…….’

무혁의 하체가 의지를 무시하고 부들부들- 떨렸다.

“대답을 원하는 거냐?”

무혁의 물음에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광대가 이내 다시 웃는 얼굴로 변했다.

“별로.”

정말 제대로 미친 광대, 아니 마족이었다.

“라시온 식민이 되었으니 앞으로 우리 헬-라시온을 위해 열심히 투쟁해주길 바란다! 이상! 끝! 사냥터 앞으로- 가!”

낄낄- 거리며 웃는 광대를 뒤로하고 무혁은 중앙탑을 빠져나왔다.

 

#

보석 도마뱀의 위장을 선택한 무혁에게 남자 역시 의문을 표했었다.

식민 특권을 통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고유 스킬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시기에 어떤 고유 스킬을 얻느냐는 앞으로 벌어지는 같은 연차의 지구인들과의 생존에서 얼마나 우위에 설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나 한번 들어보자.”

남자는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선생님이라면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혁의 대꾸에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생각 없는 멍청이거나, 네가 큰 착각에 빠져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무혁은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라는 듯 표정이 민망함으로 붉어졌다.

“보석 도마뱀 위장의 효과는 선생님도 잘 아실 겁니다.”

모를 리가 없다.

남자는 이 지옥 같은 헬-라시온에서 무려 9년을 버티고 살아남았으니까.

더욱이 어디 그냥 버티기만 한 것이던가?

이름 석 자를 모를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대도시 식민이기도 했다.

“보석 도마뱀의 위장은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를 일정시간 동안 조작할 수밖에 없는… 설마?”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무혁을 바라봤다.

“맞습니다. 저는 보석 도마뱀의 위장이 가지고 있는 스킬 효과를 통해 상황에 맞춰 제가 원하는 고유 능력을 일정시간 동안 상승시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무혁의 대답에 남자가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그런 효과라면 굳이 보석 도마뱀의 위장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대체품들이 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제가 그런 대체품을 손에 넣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고, 무엇보다도 보석 도마뱀의 위장은 고유 스킬입니다. 즉, 진화가 가능하니 스킬 효과 역시 증폭이 된다면 그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석 도마뱀의 위장은 식민 특권 스킬들 중 유일하게 정마력의 정밀 수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또한 제겐 이점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조목조목 그 이유를 말하는 무혁의 모습에 남자는 피식- 웃었다.

“제법이구나.”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이제와 후회를 한다고 한들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무혁의 말을 가만히 잘 생각해 보면 그의 선택이 딱히 마냥 나쁘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무혁은 사냥꾼의 포지션을 선택했으니 그가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확연하게 그 대가를 얻어낼 수도 있었다.

 

|보석 도마뱀의 위장 - 고유(식민 특권) : 7등급(00.48%)|

· 1시간 동안 같은 등급의 고유 능력 정밀 수치를 재분배 할 수 있다.

· 스킬 등급에 따라 자체적으로 보너스 수치가 부여된다.

· 스킬 조합이 불가능하다.

 

무혁은 변경할 수 없는 정마력의 정밀 수치를 제외한 나머지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를 재조정했다.

“근력과 순발력을 위주로…….”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1년차

· 신분 - 라시온 식민(부락식민)

· 체력 – 7등급(3.78%)

· 근력 - 7등급(20.90%)

· 순발력 - 7등급(17.68%)

· 지구력 - 7등급(2.75%)

· 정마력 - 7등급(3.50%)

 

무혁은 보석 도마뱀의 위장 스킬을 이용해서 근력과 순발력을 대폭 상승시켰다.

덕분에 체력과 지구력 수치가 형편없을 정도로 떨어져 버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최대한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체력과 지구력의 수치가 낮다고 문제가 될 건 없어.”

라시온 식민이 되고, 보석 도마뱀의 위장이라는 스킬을 얻은 무혁은 긴 시간 동안 싸웠던 고블린을 떠나 새로운 몬스터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무혁의 새로운 사냥감은 애초에 목표 대상으로 삼았던 로울트가 아닌 한 단계 위의 코일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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