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5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0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5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7권 - 6화
걱정스런 베트로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단호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반드시 잡아놔야지.”
“라인하르트 공작이 가만히 있을지 의문입니다. 거기에 쉬쉬하는 소문에 의하면 제3군의 총사령관인 바벨 공작이 그에게 키에브 제국으로의 망명을 제의하며 백작의 작위를 약속했다고 합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비웃음을 지었다.
“바벨 공작 따위가 휘두르기엔 너무 날카로운 칼이지.”
“쉬쉬하는 소문이라고는 하지만 의도적으로 바벨 공작 측에서 퍼트렸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 말은 바벨 공작이 그에게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만약에라도 그가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후. 바벨 공작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야.”
확신하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 그는 자신의 계획에 어느 누구도 끼어들지 못할 거라고 자신했다.
“우선은 그의 주변 인물들부터 확실하게 잡아두도록 하겠습니다.”
베르토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말로 아르샤하의 눈물을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필요하다면 그래야겠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다르게 베르토는 상당히 고민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공작님도 아시겠지만 아르샤하의 눈물은…….”
“총사령관님.”
막사 밖에서 들려오는 굵직한 음성에 베르토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눈짓을 주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막사 밖으로 나갔다.
무언가 말이 오가고 베르토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변종 몬스터의 몸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
“예. 우선은 가보셔야 더 자세한 사항을 아실 수 있겠습니다만, 몬스터의 몸에서 생명의 액체와 성장의 나무 진액으로 추측되는 것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알겠다는 듯 막사를 나갔고, 그 뒤를 베르토가 급히 따랐다. 그리고 막사 안은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인비저빌리티(Invisibility).”
조용한 막사 안에 울리는 작은 음성.
막사 한쪽 끄트머리에서 공기가 일렁거리며 한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놀랍게도 그는 내일 점심 무렵에나 도착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위드였다.
“역시 미리 도착해보길 잘 했어.”
조용히 중얼거린 위드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베르토가 했던 말을 기억하듯 되뇌었다.
“아르샤하의 눈물이라…….”
자신의 기억 속에 아르샤하의 눈물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는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겠지. 그것보다도 성장의 나무 진액이라고 했었지?”
조용히 미소를 짓고는 다시금 인비저빌리티를 사용해 사라졌다. 소드 마스터인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5클래스의 중급 마법사인 베르토의 이목을 완벽하게 속인 인비저빌리티.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베르토는 자신들의 계획을 위드가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
다음날 아침에 위드는 일행들과 합류했다.
위드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베르토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우라질! 역시 인간이란 추악하다니까!!”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계획에 후바가 가장 먼저 분통을 터트렸다. 샤프 역시도 눈초리가 여간 싸늘한 것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꼭 1군으로 가야 하는 것입니까? 그냥 지금이라도 5군으로 발을 돌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루카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클라우드 공작이 그따위 더러운 짓거리를 계획하고 있는데 굳이 1군으로 가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만큼은 루카랑 가일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영주님, 이대로 돌아가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가스파가 대머리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에리카와 월터, 티스 등도 이대로 제1군으로 가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였다.
“음…… 그냥 돌아가는 편이 낫기는 하겠지만 그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군요. 클라우드 공작이 그 정도까지 계획을 세웠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제1군으로 끌어 들이려고 할 텐데…….”
“이대로 돌아가면 카일러 준남작의 꼴이 우스워지겠지.”
오브라이언의 말에 루카가 클라우드 공작의 음모를 세상에 알리자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일린의 한마디에 입을 꾹! 다물었다.
“증거는?”
아일린은 이어서 말했다.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줄 확실한 물증이 없는 이상 오히려 우리 쪽만 더 꼴이 우스워질 걸? 카일러 준남작님이 아무리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클라우드 공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
월터를 비롯해서 몇 사람이 동의하자 가일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길! 그럼 꼼짝없이 클라우드 공작이 그물에 걸려들어야 한다는 겁니까?”
“그나마 영주님께서 미리 알아냈으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냐? 만약, 몰랐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뻔 했으니. 그런데 아르샤하의 눈물은 무엇입니까?”
커닝이 묻자 에리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르샤하의 눈물은…… 사실 아주 무서운 벌레예요. 많은 사람들이 이름 때문에 오해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테일리만 벌레라고 하는데, 사람의 몸속에 기생하며 근육 조직을 파괴하죠.”
“헉!”
“그, 근육 조직을 파괴한다면?”
커닝의 놀란 얼굴을 향해서 샤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음성에 실린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했다.
“평생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
“……!”
모두가 놀란 얼굴로 샤프를 바라봤다.
“그게 사실이야?”
위드의 물음에 샤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으드득! 당장 클라우드 공작부터 죽여 버립시다!!”
눈이 벌겋게 변한 루카가 당장이라도 클라우드 공작을 죽여 버릴 듯한 기세로 외쳤다. 가스파와 커닝 등도 마찬가지였다.
“영주님! 1군으로 갈 필요 없습니다! 이대로 제5군으로 갑시다!”
“맞습니다! 클라우드 공작 그 작자가 뭐라고 하던 무시하는 겁니다! 만약, 어떤 해를 가하려 한다면 제가 먼저 클라우드 공작을 죽여 버리겠습니다!”
모두 하나같이 발걸음을 돌리자고 말했지만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영주님!!”
“클라우드 공작이 분명 아르샤하의 눈물인지 뭔지를 사용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가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위드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고 있는 이상 당할 일은 없습니다. 에리카, 아르샤하의 눈물 아니, 테일리만 벌레라는 것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지?”
에리카는 곧바로 대답했다.
“테일리만 벌레를 몸속에 기생시키기 위해서는 상처 부위에 직접 침투를 시켜야만 해.”
“크기와 모양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내 손톱 정도의 크기에 애벌레처럼 생겼어.”
“색은?”
“흰색과 회색이 있다고 해.”
“검은 색도 있다.”
샤프가 끼어들었다.
“고마워.”
걱정스런 표정의 에리카를 뒤로하고 위드는 모두에게 말했다.
“들으셨으니 알 것입니다. 우선 상처를 입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테일리만 벌레의 크기와 모양을 모두 들으셨으니 기억하길 바랍니다. 알고 있는 이상 결코 당할 일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상처를 입으면 제1군의 그 누구도 믿지 마세요.”
“하지만!”
“오히려 잘 된 거예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위드가 빙긋 웃었다.
“클라우드 공작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고 있자나요. 몰랐다면 아마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피한다고 다음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기회에 그에게 보여주는 겁니다. 우리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 지를 똑똑히 알려줄 겁니다. 피를 묻히는 일이 있더라도!’
“영주님…….”
처음으로 보았다.
위드가 그렇게까지 차갑게 웃는 모습을.
***
콰앙!
“그게 무슨 말이오! 테오르만 후작의 말은 우리 귀족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오!”
50대 후반의 남성은 있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멋들어지게 기른 수염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마주 앉은 50대 중반의 미중년인이 고개를 저었다.
“알리안 후작은 지금 아주 커다란 착각에 빠져 있소. 그가 아니었다면 본국이 이렇게까지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무슨 망발이오! 그렇다면 그가 있었기에 본국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기라도 하단 말이오?”
“그렇소.”
“허어!”
알리안 후작은 테오르만 후작의 말에 기가 막힌다는 듯,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억측이 심하십니다.”
그런 알리안 후작을 대신하기라도 하겠다는 듯 40대 후반의 남성이 테오르만 후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억측이 심하다? 그렇다면 렐케 백작은 내가 지금 전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사나운 테오르만 후작의 눈초리에 렐케 백작은 오히려 당당히 맞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나를 모욕하겠다는 거로군. 내 깊이 새겨두도록 하지.”
테오르만 후작의 말에 렐케 백작은 조금도 당황스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책망하듯 말했다.
“후작님의 말씀대로라면 저는 분명 테오르만 후작님을 모욕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테오르만 후작님께서는 이 나라의 모든 귀족, 더 나아가 대륙의 모든 귀족들을 모욕하셨음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 계시는 군요.”
“내가 이 나라와 대륙의 모든 귀족들을 모욕했다? 그래, 무엇이 모욕이지?”
렐케 백작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준남작을 후작의 위치까지 올리자는 것 자체가 모든 귀족들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대륙 역사상 그 누구도 이토록 이례적인 인사는 없었습니다. 그 말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더불어 허용되지 않는 것을 허용시키겠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비웃는 행위이니 결과적으로는 이 땅의 모든 귀족들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맞는 소리로군!”
“그렇고말고!”
다수의 귀족들이 렐케 백작의 말에 동의했다. 특히, 알리안 후작은 테오르만 후작을 바라보며 노골적으로 비웃음을 지어보였다.
“후후후후!”
테오르만 후작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무엇이 그렇게 우습습니까?”
렐케 백작의 물음에 테오르만 후작이 더욱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의 말처럼 내가 억측을 하고 있다면 자네야 말로 망상에 빠져있으니 이 어찌 웃기지 않겠나?”
테오르만 후작의 말에 렐케 백작의 얼굴이 경직되듯 굳어버렸다.
“내 살다 자네처럼 심한 궤변은 처음이군. 하하하핫!!”
“무엇이 궤변이란 말이오! 렐케 백작의 말은 모두 맞는 소리이거늘!”
“이보시오, 알리안 후작! 그렇다면 내가 한 가지만 묻겠소. 만약, 위드 카일러 준남작이 프레타 성에서 몬스터들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그 누가 몬스터를 막아낼 수 있었겠소?”
알리안 후작이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테오르만 후작의 그 말은 지금 많은 이들을 명백히 비웃고 있다는 것 알기나 하는 거요?”
“나는 비웃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묻는 것이오. 그라다 왕국의 명장인 바이저 플로렌 백작마저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르완 영지를 몬스터들에게 빼앗겼소! 그로 인해서 그라다 왕국이 본국보다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이오. 그렇다면 묻겠소! 이 나라에 바이저 플로렌 백작보다 뛰어난 귀족이 누가 있소? 아니, 현실적으로 그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자가 누구요?”
“흥! 바이저 플로렌 백작보다 뛰어난 귀족 지휘관은 얼마든지 있소! 현재 제5군의 총사령관인 니드먼 후작만 하더라도 결코 바이저 플로렌 백작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