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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것은 검 119화

무료소설 내가 믿는 것은 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1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내가 믿는 것은 검 119화

119. 성자

 

 

안톤이 인지했을 때는 이미 워프가 끝난 후였다.

 

그는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거인족들이 사용할 법한 거대한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군.”

 

그렇게 한 마디를 중얼거리던 때, 워프를 끝낸 델스가 나타났다.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델스는, 당장의 위험은 없다는 걸 알고서도 뭐가 불안한지 안톤의 옆에 바싹 붙었다.

 

이제야 좀 어린애 같다는 생각에 안톤이 피식 웃었다.

 

“그래서 여긴 몇 층이지?”

 

델스에게선 자신 역시 잘 모른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미궁에 대해서 나이치고 많은 지식을 보유한 그였지만, 이런 장소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도대체 이 장소는 뭘까.

 

공기 중에 진득한 불길함이 가득해 왠지 모르게 자꾸만 오한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은 델스 역시 마찬가지였던 듯,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이렇게 물어 왔다.

 

“어어……. 혹시 그냥 돌아가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을뿐더러…… 돌아갈 방법도 없다.”

 

안톤이 고개를 저으며 어깨를 으쓱하자, 그제야 델스가 주변에 포탈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아…….”

 

델스가 영혼이 다 빠져나간 얼굴로 입을 벌렸다.

 

일반적으로 포탈은 양방향인 것이 보통이지만, 간혹 전송의 기능만 가진 포탈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로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확률이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근데 하필 이번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일 줄이야…….’

 

품속에 100골드가 있으면 뭣하나.

 

그것도 여기서 죽으면 아무런 소용 없지 않은가.

 

곧장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델스는 말이 없어졌다.

 

허나 그런 그와는 반대로 안톤의 얼굴은 여전히 태평 그 자체였다.

 

문득 그 모습을 보고 머리가 아파 온 델스는 머리를 붙잡은 채 주저앉고 말았다.

 

“걱정 마라. 적어도 마물들에게 죽는 일은 없게 할 테니.”

 

안톤이 델스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며 위로의 말을 던졌지만 부질없는 행위였다. 여전히 델스의 표정은 풀어질 기미가 없었다.

 

그렇게 말없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안톤이 델스의 어깨에서 손을 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움직일까 하는데, 길잡이의 감으로는 어디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움직이겠다고요?”

 

자기도 모르게 날이 선 듯한 외침이었으나, 안톤은 이에 아랑곳 않고 느긋하게 제 할 말을 마쳤다.

 

“이대로 마냥 가만히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까.”

 

델스가 주먹을 꽉 쥐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움직여야 한다는 안톤의 말은 옳았다.

 

비록 이 장소가 안전하다고는 해도 영원히 이곳에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아니, 영원을 논할 것도 없이 갖고 있는 식량이 모두 떨어지면 끝이다. 그렇기에 현 상황일수록 더더욱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움직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걸 안다고 누구나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곳 역시 미궁인 이상, 마물 또한 득실득실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어쩌면 그냥 이대로 굶어 죽는 것이, 마물에게 당해 끔찍한 죽음을 맞는 것보단 나을지도 모른다.

 

“잠깐만요. 생각할 시간 좀 주세요.”

 

“그러지.”

 

델스는 그렇게 한동안 머리를 싸맸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난잡하게 만들며, 델스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선사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 사람은 이토록 태연할 수 있는 거야?”

 

마지막으로 안톤을 향해 들키지 않게 원망의 눈빛을 쏘아 낸 델스가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고민을 해 봤자 결국 답은 하나였다.

 

어차피 일이 벌어진 이상, 후회는 해도 늦은 것이니까.

 

‘도망칠 길은 없다. 전진해야만 해.’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야 말았으니, 앞으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각고의 의지를 담은 채 델스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 마치 안톤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내뱉는 읊조림 같았다.

 

“아픈 여동생이 있어요. 저는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요.”

 

“반드시 그럴 거다.”

 

“절 정말 지켜 주실 수 있는 거죠?”

 

“모든 노력을 다하지. 그래서 어디가 나을 것 같나?”

 

델스가 눈매를 좁혔다.

 

현재 그들에게 이동 경로로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한눈에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이 문을 열고 지나가든가, 저기 뒤쪽에 있는 통로를 향하든가.

 

“제 생각엔 저 문은 안 건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델스가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왠지 딱 보기에도 굉장히 위험해 보이는 문이다. 마치 무언가 봉인이라도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괜히 저걸 열었다간 감당치 못할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다행히 안톤은 델스의 의견을 따라 주었다.

 

“그래, 그러지.”

 

“되게 쉽게 납득하시네요?”

 

“사실 아까 이미 열려고 해 봤는데 열리지 않더군. 무슨 홈이 있는 것 같던데, 아무래도 저걸 열려면 반드시 열쇠가 필요한 모양이야.”

 

“그럼 왜 저한테 물어보신 거예요?”

 

“혹시 너라면 방법이 있을까 싶었지.”

 

델스는 어이없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안톤이 머쓱한 듯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이러니까 한숨을 쉬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어째선지 각고의 결심이 벌써부터 흔들리려는 것 같았으나, 그래도 델스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후우……. 그래요. 힘으로 안 열린다고 다짜고짜 검을 휘두르지 않은 게 어디예요.”

 

헌데, 여전히 머리를 긁적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안톤을 보며 문득 델스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이미 해 본 거예요?”

 

“…….”

 

안톤은 말이 없었다.

 

 

* * *

 

“너는 내려가는 길을 찾아라. 나는 널 지켜 주마.”

 

안톤이 끼고 있던 팔찌를 델스에게 건네주고는 사용 방법을 간략하게 알려 주었다.

 

“끼고 주문어를 외우면 된다.”

 

“……위험한 물건인 건 아니죠?”

 

“그런 걸 네게 줄 리가 있나. 나중에 안전한 곳이나, 네 의견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주도록 하마.”

 

델스는 팔찌를 끼고서도 의심 어린 눈으로 안톤을 바라봤고, 이내 주문어를 외우며 팔찌 속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가 볼까.”

 

안톤은 문과는 반대 방향에 있는 통로를 통해 걷기 시작했다. 통로 안은 굉장히 어두웠고, 앞으로 향할수록 점점 밝아졌다.

 

그렇게 한동안을 걷다 보니 계단이 나왔고, 안톤은 주저 않고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그러는 동안 델스가 걱정했던 함정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덧 안톤은 계단의 마지막 부분을 밟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무슨 유적지 같은 것이 무너진 것처럼, 여러 건축물들의 잔해물들이 도처에 있었다.

 

이곳에서 멀쩡하게 서 있는 것은 안톤이 나온 입구와, 정중앙에 고고하게 서 있는 거대한 동상뿐이었다.

 

‘마치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 같군.’

 

안톤은 무심코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그곳에 하늘이 있었다.

 

다만 바깥의 하늘과는 다르게 칙칙한 붉은색만을 띠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위로 노니는 생명체도 있었다. 새는 아니었다.

 

끼예에에에잇!

 

소리는 새의 그것과 비슷하다곤 해도 그에 비할 바 없이 흉포했고, 그 몸집 역시 비행하는 개체라 보기엔 지나치게 거대했다.

 

당장에 자신을 공격해 올 기미는 없었기에, 안톤은 이를 무시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단 어디든 돌아다녀 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유적지 한복판을 걸어 막 동상 옆을 지나가던 때였다.

 

“콜록. 콜록!”

 

매서운 바람 소리에 묻혀 흐릿했지만, 명백히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안톤의 귀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먼지 냄새가 가득한 바람 속에 얼핏 혈향이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런 곳에 사람이라니…….’

 

뭔가 의구심은 들었으나, 정말로 사람이라면 이곳이 어딘지 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안톤은 재빨리 감각을 끌어 올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여기 아래인가.’

 

안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빠르게 치웠다.

 

그러자, 그 안에서 피를 토하며 겨우겨우 숨을 이어 가는 한 명의 남성이 나타났다.

 

안톤은 일단 그를 안에서 꺼내 밖의 평지 위에 눕혔다.

 

어떤 연유로 이런 곳에서 사경을 헤매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이 의문의 사내는 한눈에 보기에도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아니, 서둘러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필시 10분을 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이거 미리 준비해 두길 잘했군.”

 

안톤은 배낭에서 포션을 꺼냈다.

 

일찍이 여러 도구들을 사러 다닐 때 사 두었던 포션이었다. 정말 혹시 몰라 구비해 두었던 것인데, 이렇게 곧장 사용하게 될 줄이야.

 

안톤은 포션의 마개를 열어 사내의 입에 흘려 넣었다. 그리고 어언 세 병째가 됐을 때 남자가 의식을 찾았다.

 

“케, 켁!”

 

“정신이 드오?”

 

피를 한 움큼 토해 낸 사내는 흐릿한 초점으로 안톤을 바라보며 묻는다.

 

“다, 당신은 누구……?”

 

“그보다 포션이나 더 드시오. 상태가 위중하구려.”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룬 안톤이 사내의 입에 네 번째 포션을 물렸다. 허나 사내는 고개를 흔들어 대며 포션을 거부했다.

 

“퉤퉷! 이 저주는 포션으로는 안 돼……. 그냥 나를 좀 일으켜 세워 줄 수 있겠소?”

 

말하는 것도 힘든지, 더듬거리며 말하는 사내의 요구를 따라 안톤은 그를 일으켜 주었다.

 

그러자 사내는 기행을 벌였다.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은 것이다. 마치 신에게 기도라도 하듯이.

 

그런데 그 기행에 신이 화답하듯, 사내의 몸에서 순백의 광채가 퍼져 나왔다.

 

솨아아앙.

 

마치 모든 악한 것들을 불태워 버릴 듯할 정도로 신성한 빛줄기.

 

그것을 보며 안톤이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사제였군.”

 

그것도 일전에 몇 번 만났던 사제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위층의 사제다.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면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지만, 이에 대한 것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안톤은 지금의 상황에 집중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길게 솟아난 빗줄기에, 공중에 있던 마물들의 관심이 이쪽으로 몰리고 있었다.

 

끼에에에에!

 

진짜 조류처럼 무리를 짓는 개체인지, 스물가량의 마물들이 한꺼번에 안톤을 향해 매섭게 돌진했고, 안톤은 검을 빼 들며 씨익 웃었다.

 

“그래도 덕분에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진 않겠군.”

 

뿐만 아니라, 애초에 안톤이 미궁에 진입한 계기는 바로 돈이지 않은가.

 

최하층의 마물들과는 다르게, 훨씬 값어치 있는 마석들을 뱉어 내리라.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격이지.”

 

웃는 안톤의 얼굴과는 다르게, 매정하고 참혹하기 그지없는 일검이 그의 손에서 펼쳐졌다.

 

후두두둑. 두둑. 콰쾅!

 

굉음과 먼지를 피워 내며 지상에 곤두박질친 마물들은 머지않아 빛무리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안톤은 마물들이 떨어진 자리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남긴 마석들을 수거했다.

 

일전에 늑대를 잡고 얻었던 마석에 비하면 훨씬 방대한 양의 마나가 마석 속에 잠재되어 있었으나, 안톤은 이 마석의 정확한 가치를 추측할 수 없었다.

 

“밤 그림자.”

 

델스를 팔찌 속에서 꺼낸 안톤은 곧장 마석의 가치를 물어보았다.

 

“이 정도 색깔에 크기라면…… 하나당 100골드는 할 거예요.”

 

물론 델스의 감정가가 옳다는 가정하의 얘기지만, 총 스물한 개의 마석을 수거했으니 딱 한 번 검을 휘두르고 2,100골드를 번 셈이다.

 

“거참, 돈 벌기 쉽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안톤을 보며 델스가 소리쳤다.

 

“혼자서 래거스 무리를 사냥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도대체 정체가 뭐죠?”

 

“정체를 숨기는 건 아닌데, 딱히 뭐라 설명을 할 수가 없군. 아무튼 밖으로 나왔는데, 여기가 어딘지 알겠나?”

 

“네. 붉은 하늘에 래거스 떼가 나타나는 걸 보니 알겠네요. 59층 고룡의 황야. 상위 모험가들 사이에서 악명 높기로 유명한 층이에요.”

 

뭐가 됐건 일단 묻는 질문에는 착실히 대답하는 델스였다.

 

그의 대답에 안톤이 고개를 갸웃했다.

 

“59층이라고 해도 얼마나 높은 건질 모르겠군.”

 

“지금까지 개척된 최상위 층이 65층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정상적인 루트라면 이곳까지 오는 데만 근 세 달 정도는 걸려요.”

 

“그래서 오러 마스터인 백금패의 모험가라 해도 2만 골드를 모으려면 반년은 걸릴 거라고 했던 거군.”

 

“그렇죠.”

 

그러던 때 하늘을 꿰뚫던 빛줄기가 순식간에 사그라졌고, 둘의 관심이 한 군데로 모아졌다.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던 사내가 어느새 멀쩡한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안톤은 무심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물었다.

 

“혹시 저자가 누군지도 아나?”

 

당연하게도 델스는 고개를 열렬히 저었다.

 

아무리 미궁에 관해서 박학다식한 그라도, 처음 보는 사내의 정체를 알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하하하! 반갑소. 나는 케이혼 아델로만이란 사람인데, 구해 줘서 정말로 고맙소. 크아!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신성력을 내뿜으며 보였던 존재감에 비하면 한없이 가벼운 분위기.

 

금방까지만 해도 죽어 가고 있던 주제에 어떻게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나저나 케이혼 아델로만? 뭔가 익숙한데…….’

 

그 이름을 떠올릴수록 안톤은 뭔가 머릿속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저러나 그가 악수를 청해 왔기에, 안톤 또한 이름을 밝혀야 했다.

 

“내 이름은 안톤. 이쪽은 델스요.”

 

“오오! 좋은 이름이오!”

 

뭐가 좋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케이혼은 넉살 좋게 웃으며 은근한 눈빛을 보내왔다.

 

“근데 이제 막 통성명을 끝낸 참에 다짜고짜 이런 부탁을 하긴 뭣하지만…… 나를 좀 도와줄 수 있겠소? 응? 만약 그래 준다면 나중에 몸매 좋고 얼굴도 예쁜 성녀들을 잔뜩 소개시켜 주리다.”

 

아무한테나 하는 제안이 아니라는 듯, 방정맞게 눈을 찡긋하는 모습을 보자니 단박에 기억이 나 버렸다.

 

케이혼 아델로만.

 

성국 엔티아네아 유일의 성자이자, 여성들과 관련된 여러 파문들을 상시 몰고 다녔던 풍운의 사나이.

 

그게 바로 이 사내의 정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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