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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것은 검 81화

무료소설 내가 믿는 것은 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내가 믿는 것은 검 81화

081. 자유

 

 

한 줌의 빛도 들지 않는 어두운 동굴.

 

아니, 이곳은 동굴이라고 부르기엔 뭐했다.

 

무릇 동굴이란 그 크기야 어떻든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있기 마련인데, 이곳은 사방은 물론 위아래까지 꽉 막혀 있었으니까.

 

이곳은 그냥 지하에 위치한 어떤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열하나의 수정구가 원형으로 위치해 있었다.

 

수정구들은 하나씩 빛을 뿜어내며 그 안에 사람의 인형을 나타내고 있었고, 수정구 속 인형들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바다의 조각은 얻었고, 검의 조각은 실패라니…….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대업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했는데, 이렇게 한 걸음 물러나는군요.”

 

“실패가 아니라 보류라니까.”

 

한껏 차려입은 말끔한 남자의 말에 카트락시아가 버럭 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한 남자가 굴이 무너지랴 큰 소리로 대소했다.

 

“크하하하하! 카트락시아! 그렇게 몸만 믿고 오만하게 굴더니, 이럴 줄 알았다! 살아난 거나 감사히 여겨라.”

 

“가르톤 님, 싸움을 유발하는 식의 화법은 그만하시지요.”

 

처음의 남자가 나서며 그 둘의 언쟁을 중재했다.

 

그러나 이들 중 그 모습을 거슬려하는 자도 있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자였다.

 

“아르토르! 은근슬쩍 네가 우두머리인 척하지 마라!”

 

“딱히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만…… 쟈카론 님이 이렇게 말을 꺼낸 김에 말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확실히 구분을 지었으면 합니다.”

 

“뭘 구분하겠다는 거지?”

 

대답을 한 것은 처음 카트락시아를 보며 비웃었던 사내, 가르톤이었다.

 

아주 좋은 질문이었다는 듯, 그의 질문에 아르토르가 씨익 웃었다.

 

“팔과 다리와 머리의 구분이랄까요. 제대로 된 지휘 체계가 정립되어 있었다면, 이렇게 실패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보류라니까!”

 

“그게 그거지요, 카트락시아 님. 아무튼 이런 식으로 개개인에게 맡기면 되던 일도 안 될 겁니다.”

 

“그래서, 네가 우두머리가 되면 다를 거란 건가? 네가 지금까지 황궁에서 한 게 뭐가 있다고? 이 중에서 처음으로 파편을 획득한 나라면 모를까…….”

 

“물론 가르톤 님의 성과를 비하하려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황궁에서 진행시킨 일들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죠.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해 주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한 게 참 아쉽습니다.”

 

“말이야 쉽지.”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로푸스?”

 

“확실히…….”

 

대화의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여태 조용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관망하던 자들도 하나 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럼 우두머리는 어떻게 정하지? 자연스레 네가 맡는다는 생각은 버려. 난 인정할 생각 추호도 없을뿐더러, 내가 아니어도 다들 마찬가지일 테니.”

 

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소녀의 예리한 질문에 아르토르가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이 중에 지도자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되는 건 딱 세 분입니다. 라트로이안 님과 쟤기론 님…….”

 

“나는 절대 그럴 생각 없으니 부디 빼 주게나.”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르토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노인이 급하게 입을 열며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너라는 거냐?”

 

“아뇨. 모두가 인정할 그분이 계시지 않습니까?”

 

너무 당연하다는 듯 능청스러운 말에 가르톤이 흠칫했다.

 

“……설마?”

 

“그분은 아직 어리네. 입맛대로 이용하겠다는 심보라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네.”

 

마지막에 경고의 말을 전한 노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자로, 아르토르가 앞서 말한 지도자 후보 중 맨 처음 언급된 자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경고에 아르토르가 절대 그런 게 아니라는 듯 급히 고개를 저었다.

 

“감히 제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여러분들이 간과하고 계신 점이 있는데, 그분은 결코 어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실 아까부터 여러분들의 대화를 함께 듣는 중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뭐?”

 

일동이 동시에 한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모든 시선이 맞닿은 지점에는 수정구 하나가 있었고, 이윽고 그 열한 번째 수정구에서 불이 켜졌다.

 

그 안에는 흑발의 소년이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 * *

 

레노테이르 공화국.

 

사막과 초원에서 도망친 노예들이 모여서 세운 이 국가는 여타의 국가들과는 조금 다르다.

 

일단 정치 체계부터가 특이하다.

 

공화국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국가에는 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의결회라는 중앙 집단이 하나 존재할 뿐이며, 그곳의 수장은 투표로 인해 선출되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일반인들이 투표권을 가진 것은 아니다.

 

호칭만이 조금 다를 뿐, 귀족과 비슷한 신분이라 할 수 있는 슬리반. 그들만이 수장을 선출하기 위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그게 아니었다면 진작 여러 국가들의 협공에 의해 나라 자체가 멸망했을 것이다.

 

평민이 지도자를 결정하다니, 그들의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해괴망측한 일일 테니까.

 

이러한 사실을 알아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레노테이르 국민들 사이에서도 투표권에 대한 불만은 적은 모양이었다.

 

애초에 그들에 대한 처우나 대우가 여타 국가들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니, 다들 자신의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며 사는 듯했다.

 

물론 그게 아닌 자들도 몇몇 있는 듯하지만, 그들은 아직 소수였다.

 

각설하고.

 

레노테이르 공화국은 귀족이 아니어도 대륙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영지 내에서 극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영주가 아예 없고, 귀족이라 할 수 있는 슬리반들 또한 평민을 함부로 대하면 엄벌에 처하니 말이다.

 

게다가 자국민이라면 국토 내에서 약간의 세금만으로 자유롭게 거처를 옮길 수도 있으며, 출국에 관해서도 타 국가들보다는 심사가 완화되어 있는 편이다.

 

물론 몇몇 남부 국가들처럼 노예도 아예 존재치 않고 말이다.

 

그렇기에 안톤도 예전에 한 번 정도는, 아니 적어도 수십 번은 이런 상상을 해 본 적 있었다.

 

‘내가 이곳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뭐, 사실 부질없는 상상이었다.

 

그 상상 속에서도 안톤은 계속 검을 휘두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니.

 

아무튼 국민들 중 대다수가 상업에 종사하는 레노테이르 공화국은 나름 안톤과 인연이 꽤나 깊기도 했다.

 

일단 대전쟁 중에 창설된 북동연합의 같은 일원이었고, 한 번은 제국으로 인해 한 차례 점거당했던 레노테이르의 수도를 탈환하는 전투에 참가한 적도 있었다.

 

‘치열했었지…….’

 

그러나 그때의 치열함이 기억 속에서 보다 더욱 극명하게 느껴지는 건, 지금 안톤이 레노테이르의 수도에 도착했기 때문일 것이다.

 

열닷새의 운항 끝에, 안톤을 태운 키릴스호는 수도 알서스에 도착했다.

 

“혹시 기회가 생긴다면 나중에 또 만나지.”

 

선장인 재커스 레이튼과 짧은 인사를 끝으로 작별한 후, 안톤은 발길이 닿는 대로 걸음을 옮겨 도시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분명 와 본 적 있는 곳인데,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생경하고 낯설다.

 

‘그때 내가 봤던 건 잿더미로 무너진 도시뿐이었는데.’

 

그러나 그건 앞으로도 한참 지난 미래의 일.

 

지금의 도시에는 활기찬 기운이 가득했고, 절망과 슬픔만이 가득하던 그 거리의 사람들에게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래, 아직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이니까.’

 

올해 대가뭄이 닥치고, 그다음 해 역병이 돌기 시작하면 이제 대륙에는 서서히 혼란이 찾아온다.

 

이것은 자연재해이기에,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사건이며 역사이다.

 

안톤은 그런 생각을 하며 문득 치솟으려는 의무감에게서 눈을 돌렸다.

 

오늘 하루는 이 도시에서 지내고, 내일 출발하기로 결정한 안톤은 도시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입맛이 당기는 음식이 있으면 먹었고, 재밌어 보이는 구경거리가 있으면 구경했다.

 

검은 아공간 가방에 넣어 둔 지 오래였고, 복장도 이곳에서 구입한 옷을 입었기에 딱히 안톤을 특이하게 보는 이도 없었다.

 

그냥 길거리에 있는 어느 한 사람.

 

‘아…… 이게 자유인가.’

 

광장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남자와 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 그것을 구경하는 인파들. 식자재를 가지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남자. 그 남자의 손을 잡고 따라가는 어린아이까지.

 

그들과 자신은 지금 이 순간 다르지 않았다.

 

자신 역시 그들의 일원 중 하나였다.

 

안톤은 광장 중앙으로 가 분수대 옆에 앉았다.

 

그러곤 자신의 팔목까지 내려오는 긴 소매를 슬쩍 걷어 올렸다. 그러자 하얀 피부 위로 평생을 달고 산 문신이 드러난다.

 

‘나중에 이 문신을 없앨 순 없을까?’

 

타인의 시선이야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지금이야 날씨가 쌀쌀하지만, 여름이 오면 햇볕이 내리쬐고 사람들의 옷차림 역시 얇아질 것이다.

 

‘그때도 긴팔 옷만 입으면 이상해 보이겠지.’

 

허나 그렇다고 문신이 가득한 몸을 드러내고 다니기도 솔직히 좀 그렇다.

 

분명 몇몇은 안톤의 문신을 보고 노예였음을 유추해 낼 수도 있을 테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테니까.

 

뭐,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지 간에 지금의 안톤에겐 별문제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농후했지만 말이다.

 

‘이제 슬슬 숙소나 잡으러 가 볼까?’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일단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 들어왔으니, 밖에서처럼 노숙을 할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안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안톤.”

 

누군가가 옆에서 안톤을 불렀다. 무겁고 거친 남자의 음성.

 

그때 안톤은 처음으로 자신의 약점을 깨달았다. 그것은 기공을 사용하지 않으니 영역에 대한 지배권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청각을 극대화시킨다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선 쓰기 어려운 능력이었다.

 

무위야 지금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되게 약하다곤 해도, 기공을 쓰던 전생엔 적어도 자신의 주변 5미터 정도는 항상 인지하고 있었는데.

 

뭐, 물론 고수가 작정하고 기척을 숨기면 알 수 없는 건 그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나저나 도대체 누가 자신을 부른 것일까.

 

짚이는 인물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당신은…….”

 

고개를 돌린 안톤은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누군지 얼굴은 익숙한데 도저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였다.

 

“누구였더라?”

 

안톤의 질문에도 붉은 눈의 사내는 별 기색이 없었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펠샤인 공녀의 첫 번째 기사, 페르트 키아트레스. 안 그래도 당신을 찾고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신이 도왔군.”

 

“아, 분명 그런 이름이었지.”

 

페르트는 펠샤인이 데리고 다니던 호위 무사였다. 항상 기사 갑주만 고집하던 평소와 다르게 편한 복장을 하고 있어서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상대방의 정체를 확인한 안톤은 그제야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나를 찾고 있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 남자가 자신을 찾을 이유 따윈 짐작도 가지 않는다.

 

애초에 페르트라는 남자와 안톤 사이의 연관성이라면 펠샤인 공주뿐이었으니까.

 

‘아, 설마…… 그녀 때문인가?’

 

그 예상은 고스란히 들어맞았다.

 

“펠샤인 공주가 실종됐을 때, 당신은 자리를 비웠더군?”

 

마치 추궁하듯 묻는 말 모양새에 안톤의 눈가가 찌푸려졌다.

 

“그래서?”

 

“공주가 어디로 갔는지 말해 주시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밖에는 없어.”

 

“뭐가 나밖에 없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왜 그녀를 찾는 것이오? 오히려 그녀가 사라진 덕에 자유를 얻었으니 기뻐해야 하지 않나?”

 

페르트와 안톤은 닮은 점이 있었다.

 

페르트는 노예가 아니었지만, 펠샤인의 마법에 의해 강제적으로 충성을 바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사실상 노예보다 더한 취급인 셈.

 

‘아, 설마 복수인가?’

 

하기야 안톤 또한 전생의 주인이었던 코르보 백작가의 인간들을 만난다면 그리 좋은 감정은 생기지 않을 테지만.

 

굳이 찾아가서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솔직히 이제 들지도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톤의 예상은 빗나갔다.

 

“일단 오해부터 정정하지. 난 처음부터 그런 마법엔 빠져 있지 않았소.”

 

“뭐?”

 

페르트는 무덤덤하게 경악스러운 말을 던졌다. 살짝 놀란 얼굴로 페르트를 살펴본 안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는 진실만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저 처음 마법을 배우고 웃는 얼굴로 나한테 실험해 보겠다는 공주님이 실망하지 않게 계속 연기를 했을 뿐이오.”

 

인간으로서의 무언가가 잔뜩 결여된 펠샤인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페르트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무려 5년이오. 솔직히 의심을 해 보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 이 모든 것이 마법에 의한 것일까 하고. 허나 공주가 마법을 풀고 사라진 이후에도 나는 여전했소. 지금 이 순간도 그분 곁에서 평생을 지켜 드리고 싶다는 마음뿐이오.”

 

“그래서 그녀를 찾아가겠다는 것이오? 찾아서 뭐, 다시 충성이라도 바치며 평생을 살기 위해?”

 

“그렇소. 그게 내 삶의 이유니까.”

 

너무나 당연스럽게 내뱉는 단호한 말에, 안톤은 잠시 벙찌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나를 이해해 달라고 하는 말이 아니오. 당신은 그저 그녀가 어디 갔는지만 말해 주면 되오.”

 

안톤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껏 본 여러 인간 군상들 중 이자는 단연코 꼿꼿하고 답답한 걸로는 최고였다.

 

“후! 당신의 예상대로 펠샤인의 탈출을 내가 도왔소. 그러나 지금 그녀의 행방은 나도 모르오.”

 

“헤어진 장소라도 알려 주시오. 부탁하리다.”

 

“카르셍 부두.”

 

볼-메이른으로 갔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말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개인적인 추측일뿐더러, 과연 말해 주는 것이 이 사내에게나 펠샤인에게 좋을지 판단이 쉽게 서지 않은 것이다.

 

“카르셍 부두라……. 그렇군. 말해 주어서 진심으로 고맙소.”

 

안톤을 향해 고개를 숙인 페르트는 뭔가 기쁜 표정으로 어디론가 급히 사라졌다.

 

그리고 그렇게 떠나가는 그의 등을 보며, 안톤은 왠지 그라면 언제가 됐든 펠샤인 공주를 찾아내고 말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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