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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4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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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4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21화

 

 

“그럼, 연금술사의 탑과의 전쟁은 일방적이라는 소문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군요.”

위드의 말에 가스파를 비롯해서 루카와 커닝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의 대륙 연합군의 사정을 자세히 듣고 위드는 자신의 생각보다 연금술사의 탑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바벨 공작이라는 분은 어떻습니까?”

“의욕만 앞서 자신의 출세에만 혈안이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루카의 말에 가스파와 커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반박할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터를 비롯해서 오브라이언과 아일린 등들도 입을 다물고 있기만 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나쁘게만 볼 필요는…….”

트레제가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같은 나라 고위 귀족이기 때문인지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변명을 해주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렸다.

“바벨 공작이 제국 내의 입지를 더욱 강력하게 다지기 위해서 이번 전쟁에 직접 출전한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만, 그가 키에브 제국 내에 셋 밖에 없는 소드 마스터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과 단순히 자신의 의욕에만 앞서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몰 만큼 몰인정한 사람은 아닙니다.”

히덴 가르시아의 말에 루카도 반박은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5년 전 전사하신 알레이스 후작님과 비교해 총사령관으로써의 능력은 누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야 당연히 알레이스 후작입니다!”

“나도 루카 말에 동감!”

“저 역시 동감입니다.”

커닝과 가스파 등이 곧바로 대답했고, 나머지 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바벨 공작보다는 알레이스 후작의 손을 더 들어주었다.

위드가 히덴 가르시아를 바라보자 그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도네이 알레이스 후작은 대륙 전체를 통틀어 봤을 때도 결코 누군가에게 뒤쳐진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명장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위드는 대답을 하며 도네이 알레이스 후작을 떠올렸다. 그가 죽는 날 수호 기사단이 나타났고, 드래곤 기사단이 전멸을 당했다.

생각해보면 그때부터였다.

연금술사의 탑에 의해 프라디아 대륙 전체가 이러한 위기에 빠진 것은 분명 그때부터였다.

“비록, 절반가량을 못 쓰게 되었지만 이 많은 보급물자를 자비로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바벨 공작은 충분히 총사령관이라는 직책이 부적합한 인물은 아닙니다.”

“가르시아 님의 말씀대로야. 바벨 공작님이 비록, 목적이 있어 제3군의 총사령관이 되었지만 그렇게까지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

트레제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자신의 자비를 사용해 대군의 보급물자를 마련했다는 것만큼은 분명 칭찬할 일이었다. 설령, 그것이 계산된 일이라 할지라도.

“보급물자의 반을 잃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더욱 값진 일을 해내지 않았습니까? 수호 기사단 60명을 박살냈습니다! 이건 우리가 보급물자를 무사히 수송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일입니다!”

루카의 말에 커닝이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이게 다 영주님께서 하신 일이지! 네깟 놈이 뭐 한 일이라도 있냐?”

가스파의 핀잔에 루카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반박했다.

“무슨 소리! 영주님과 우리는 어차피 한 몸! 영주님이 하신 일이 곧 우리가 한 일이지! 안 그렇습니까, 영주님?”

위드는 맞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루카는 그것 보라는 듯 가스파를 향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가스파는 억지 부리지 말라며 대머리에 핏대를 세웠다.

그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며 위드는 진짜 자신이 이들 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젊은 영주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가일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하자 루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놀렸지만 그는 여전히 진지하기 이를 대 없는 기색으로 위드를 바라봤다.

“무엇입니까?”

가일이 물었다.

“드래곤 기사단은 정말로 대륙에서 사라진 것입니까?”

“그러고 보니 드래곤은 드래곤 기사단에서 특별히 보호를 한다고 했는데…….”

드래곤 기사가 아닌 사람이 드래곤을 길들였다는 말은 그들의 관섭이 없었다는 소리다. 

즉, 더 이상 관섭을 할 만한 드래곤 기사가 대륙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물론, 수호 기사단마저도 홀로 상대한 위드였으니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드래곤 기사단 역시도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성격상 드래곤 기사단과 무력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했다.

위드는 모두가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 드래곤 기사단은 존재합니다. 비록, 한 사람 뿐이지만.”

드래곤 기사단이 존재한다는 것. 하지만,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은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알게 모르게 드래곤 기사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이들의 생각을 뒤집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뿐이라는 것은 있으나 마나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게 사실입니까?”

월터의 물음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한동안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럼, 그 자에게서 드래곤을 길들이는 법에 대해 배운 것입니까?”

아시크가 묻자 위드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분명 그에게서 배운 것은 맞습니다만, 직접 가르침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

알쏭달쏭한 위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

“한동안 그 드래곤 기사와 함께 지내셨다면 그 역시 젊은 영주님께서 드래곤을 길들이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입니까?”

가일의 물음에 위드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아르티엔을 길들일 적엔 그와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아르티엔을 길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위드의 대답은 듣는 이들의 머리를 괜히 엉켜들게 만들었다.

위드는 자신의 대답이 자세한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키셀과 있었던 일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나서야 모두가 확실하게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럼, 드래곤을 길들이는 것을 그는 제지할 수 없다는 말이겠군요.”

가일의 말에 위드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분명, 그가 당장은 누군가 드래곤을 길들이려고 한다면 막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드래곤은 길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내가 아르티엔을 길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블링크라는 마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드의 말이 끝나자 한쪽에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샤프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 역시 위드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실비아를 길들일 수 없었을 거다.”

샤프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가일을 바라봤다. 

마치, 네 스스로의 힘으로 드래곤을 길들이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니 알아서 포기하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가일이 그러한 샤프의 눈빛을 받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샤프와 마찬가지로 웬일인지 잠자코 있던 후바가 끼어들었다.

“그래도 말라깽이 네가 양심은 있구나! 하긴, 너 따위가 드래곤을 길들이기란 하늘의 달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 그러고 보니 너희 둘 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드래곤을 이용하려고 하면 막는다고 했었던가?”

후바의 말에 가일의 눈이 꿈틀거렸다.

가일은 위드에게 정말이냐는 듯 바라봤다.

“키셀 님의 도움을 거절하지는 않겠다고 했습니다.”

위드의 말에 가일이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제기랄…….’

루카는 오늘따라 가일이 왜 저러나 싶을 뿐이었다.

 

***

 

제국력 1390년 6월 20일.

키에브 제국 질리아 전선.

총사령관 막사 안으로 한 병사가 들어섰다.

“총사령관님!”

그렇지 않아도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의 배반으로 인해서 밤새 지휘관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을 훌쩍 넘긴 지금에서야 눈 좀 붙이려던 바벨 공작은 병사의 방해로 인해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일어났다.

“무슨 일이냐!”

시급한 일이 아니라면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한 바벨 공작의 서슬 퍼런 호통에 병사는 푸르죽죽하게 죽은 얼굴로 대답했다.

“보, 보급물자가 도착했습니다.”

보급물자가 도착했다는 말에 짜증으로 뒤덮였던 바벨 공작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방금 보급물자가 도착했다고 했느냐?”

“그렇습니다!”

“그래, 보급물자와 수송을 떠났던 모든 병사들이 무사하더냐?”

바벨 공작은 제법 느긋하게 물었다.

보급물자가 도착했다면 수호 기사단의 습격이 없었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의 물음은 어디까지나 형식적일 뿐이었다.

무사하다는 대답만 듣고 다시 잠을 자려고 마음을 먹었던 바벨 공작은 병사의 말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다수의 병사가 죽었으며, 보급물자 또한 절반가량 밖에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뭐라!!”

병사들의 죽음과 피 같은 보급물자가 절반만 왔다는 사실은 바벨 공작의 언성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자세히 말을 해보도록 해라!”

“수송 도중에 수호 기사단과 몬스터의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들과의 전투로 인해서 보급물자의 절반을 잃었다고 합니다.”

“수호 기사단의 습격에도 무사했다는 말이냐?”

바벨 공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보급물자가 온전히 수송되었던 경우에는 수호 기사단의 습격이 없었고, 습격이 있었다면 보급물자는 조금도 수송되어 오지 못했었다.

즉, 수호 기사단의 습격에서 비록 절반이라고는 하지만 보급물자를 지켜냈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사실이었다.

“예! 수호 기사단 60명도 모두 전멸을 시켰다고 합니다!”

병사의 보고에 바벨 공작의 두 눈이 찢어질 만큼 커졌다.

“저, 전멸? 그것도 60명이나 되는 인원을? 이놈! 네놈의 말이 거짓일 경우에는 결코 용서치 않겠다!”

“사, 사실입니다!”

“허!”

기가 막힌 일이었다. 30만 대군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을 고작 보급물자 호위를 맡은 이들이 해냈다니! 바벨 공작은 이보다 놀라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이라니?”

“두 마리의 드래곤과 한 마리의 거대 호랑이인데…… 아마도, 자이언트 타이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쨌든 그들이 마치 호위를 하듯 병사들과 뒤섞여 있었습니다.”

“드래곤과 자이언트 타이거?”

드래곤과 자이언트 타이거라는 소리에 바벨 공작은 의문스런 표정으로 병사를 바라봤다.

우선 드래곤이라는 소리엔 드래곤 기사단이 번갯불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자이언트 타이거는 바벨 공작 역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로만 들어왔지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드래곤 기사단이 전멸한 것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어째서 수호 기사단이 드래곤 산맥을 장악했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단 말인가? 또, 고작 두 마리? 나머지는 전투로 죽었다는 것인가? 그리고 자이언트 타이거는 또 뭐란 말인가? 이야기로만 무성한 자이언트 타이거가 정말로 맞단 말인가? 여기 있어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군!’

막사 안에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바벨 공작은 병사를 향해서 말했다.

“내가 직접 가보겠다!”

“예!”

병사는 총사령관 막사를 빠져나와 어디론가 발걸음을 내딛었고, 그의 뒤에는 바벨 공작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소식을 듣고 귀족 지휘관들이 자신의 막사에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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