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라이프 212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12화
어찌 되었든 엘리시아는 내게 기다리겠다고 말해 주었고, 셀린은 자신도 선택된 입장이기에 내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답해 주었다.
결국 하루 이틀 미루더라도 세르피안 왕국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확실히 대답해야 할 것이다.
지금쯤 레아 누나는 과연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까?
엄청 혼나는 일이 있더라도 그녀에게 내 감정과 생각,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며, 남은 시간 동안은 셀린과
마저 대련한 뒤에 타르헨 씨 집으로 복귀하였다.
2차 토벌 계획
나와 셀린이 생환한 지도 어느덧 3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세르피안 왕국을 출발할 때 영원의 숲에 도착하여 이곳 정보를 파악하고,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한 달 정도로 잡았던 것을 감안하면, 벌써 두 달이란 시간을 오버하고 말았다.
영원의 숲 지형 특성상 왕국에 별다른 서신을 전하지도 못했으니, 왕궁에서는 우리에게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나 상당히 걱정하리라 생각되었지만, 최대한 앞으로 여기에 머물 기간을 단축해야 함을 알면서도 우리가 3주일이라는 시간을 뤼피올 마을에서 보낸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오늘은 타르헨 씨 집 거실에 나이아스 씨를 비롯한 모든 일행이 전부 모였다.
“음, 이것으로 준비는 전부 되었다. 이제야 다시 그 검은 드레이크를 치러 가게 됐군.”
거실 테이블에 앉은 나이아스 씨는 일행들의 얼굴을 둘러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3주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각자 검은 드레이크를 상대하고자 각종 방법과 전략을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검은 드레이크를 상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잊힌 옛 신의 신전까지 최대한 힘의 소모 없이 빠르게 이동할 거리와 방법을 논의하고, 신전에 도착했을 때 각자의 능력에 맞는 임무를 수행하며, 검은 드레이크를 토벌한 뒤에는 녀석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신전의 결계는 어떻게 복구할지 모든 작전이 논의되고 계획되었다.
그 작전을 위해 다들 3주간 열심히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검은 드레이크와의 전투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모의 전투를 해 왔다.
검은 드레이크를 상대하는 전략 자체는 이전과 똑같은 흐름이었다.
기존에 검은 드레이크의 움직임을 막고 간간이 반격한 멤버인 세라 누나와 그렌 씨 그리고 나를 포함해 새롭게 오러 익스퍼드 유저가 된 셀린이 검은 드레이크가 쉽게 날뛰지 못하도록 녀석의 공격을 막아 내면서, 간간히 틈을 봐 공격하는 역할을 그대로 맡았다.
이전보다도 내 실력이 훨씬 더 진보했고, 더욱 강해진 무구를 장비했으며, 추가로 셀린 역시 제대로 오러를 사용하면서 3명이 아닌, 4명이 검은 드레이크를 상대하게 되었다.
여기에 나이아스 씨의 보조 마법이 일행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 준다면, 충분히 검은 드레이크의 움직임을 사방에서 봉쇄할 것이다.
나이아스 씨를 필두로 루웬 씨와 루시안 마법사 팀의 경우엔 3주라는 기간 동안 나이아스 씨에게 마법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다.
물론 그 짧은 기간 안에 아무리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마나 유저 두 사람을 마나 익스퍼드 유저로 만들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중급 마법까지도 무효화시키는 녀석의 마법 저항력에는, 마나 익스퍼드의 경지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의미가 없다.
하지만 마법이라는 학문은 마나의 양과 경지도 중요하지만, 마법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더욱 굳건해질수록 더욱더 쉽게 그리고 강력한 마법을 사용한다.
나이아스 씨가 루시안과 루웬 씨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친 마법은 다름 아닌 방어 마법인 ‘실드’였다.
지난번 싸움에서는 검은 드레이크의 강함을 미처 예측하지 못해, 검사 팀이 부족한 실력으로 어떻게든 녀석이 날뛰는 것을 막을 생각으로 틀어막아 결과적으로는 빈틈도 많이 생겼고, 그 빈틈을 나이아스 씨가 ‘앱솔루트 실드’ 마법으로 공격을 막아 주어 보충해 주면서 진형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일행 중에 가장 큰 전력인 나이아스 씨는 우리를 보호하려고 방어 마법과 구속 마법을 상시 캐스팅해 놓는 바람에, 정작 녀석에게 큰 데미지를 줄 공격 마법을 캐스팅하지 못하는 큰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기에 루시안과 루웬 씨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나이아스 씨 말로는, 현재 루시안과 루웬 씨가 펼치는 ‘실드’ 방어력은 그것에만 전념한다면, 녀석의 일격을 완전히 막을 ‘앱솔루트 실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격을 피할 틈을 줄 정도는 된다고 한다.
그 시간이라면 검사 팀들은 더욱 안전하게 녀석의 공격을 피할 것이고 또한 실수하더라도 충분히 그것을 만회할 것이다.
거기에 루시안과 루웬 씨가 실드 마법으로 방어를 보조하면, 나이아스 씨는 본래 방어 마법에 사용되던 캐스팅의 여유를 공격 마법으로 전환해 검은 드레이크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검사 팀이 녀석의 움직임을 봉쇄하며 조금씩 데미지를 누적하면, 마법사 팀에서 검사 팀의 부족한 부분이나 실수를 메워 주고, 타이밍에 맞춰 큰 데미지를 녀석에게 퍼붓는 것이 이번 검은 드레이크 토벌 작전의 계획이었다.
비전투 요원인 엘리시아와 케르츠 씨 그리고 세레나의 경우엔 검은 드레이크를 토벌하는 그 순간만 멀찍이 떨어져 대기하기로 결정되었다.
일행의 리더인 엘리시아를 두고 갈 수 없었으며 또한 케르츠 씨의 경우에도 이동 간 몬스터 영역을 피해 가야 할 필요가 있어 파티 멤버로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세레나 역시 우리와 함께 가기로 결정되었다.
사실 타르헨 씨에게 맡기기엔 그 기간이 적잖이 걸릴 테고, 그사이 동안 세레나가 과연 얌전히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이아스 씨가 세레나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레나에게는 강력한 마나 제어 능력이 있다. 마나가 담긴 최면향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고 또한 자신의 마나 일부를 열매에 담아 아넬과 셀린에게 넘겨준 것을 봐서도 그 제어 능력을 의심할 여지는 없지. 이번 결계 복구 작업에선 세레나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나이아스 씨 말로는, 신전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마나가 흐르는데, 현재는 그 흐름이 뒤엉키는 바람의 에레나 여신이 쳐 놓은 결계가 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여, 대륙에 옛 신의 힘이 퍼져 나간다고 하였다.
결계가 원래 임무를 수행하려면 그 뒤엉킨 부분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 뒤엉킨 마나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적잖은 마나 폭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나이아스 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자신이 직접 마나를 컨트롤하면서, 그 뒤엉킨 부분을 풀어내기에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릴뿐더러, 자칫 잘못해서 집중이 흐트러져 더 뒤엉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 중간에서 마나를 컨트롤해 줄 매개체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세레나가 맡아 준다고 했다.
“과연, 세레나가 그 마나를 전부 감당하고 컨트롤할까요?”
“만드라고라의 몸은 사람의 몸과 달리 마나를 수용하는 데 그 한계치가 존재하지 않을 거다. 거기에 직접 신전 결계의 마나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풀어내는 동안 날뛰는 마나를 진정시키는 역할이니, 오히려 최면향을 널리 퍼트리거나 잠재우는 등의 일이 가능한 세레나가 가장 적합자라고 보지.”
본래라면 검은 드레이크를 쓰러뜨리고 나서도 결계의 복구에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세레나라면 일주일 이내로 그 시간을 줄이리라 나이아스 씨는 설명했다.
만약 세레나가 그 마나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저 몸으로 받아들인 마나를 체외로 배출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라서, 세레나에게는 피해가 갈 일도 없단다.
결국 그러한 이유로 세레나도 우리와 함께 가기로 했다.
“이곳에서부터 가장 최단 거리로 이동한다면, 신전까지는 5일이면 도착할 거다. 그곳에서 검은 드레이크를 토벌하고, 신전의 결계를 고치는 일까지 고려하면, 그것에 약 일주일. 그리고 다시 복귀하는 데 5일. 총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리겠지. 식량과 그에 필요한 물품은 지난번과 똑같이 내 아공간 마법으로 보관하고, 검은 드레이크의 시체도 아공간 마법으로 보관하겠다. 그 후에 드레이크의 시체는 왕궁에 그 증거로 모습을 한 번 보여 주고,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내가 가지겠다.”
“네, 맞습니다!”
나이아스 씨 말에, 셀린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였다.
검은 드레이크 시체에 대한 처분은, 나이아스 씨와 셀린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였다.
검은 드레이크가 남기는 시체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오러 소드조차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그 단단한 피부와 뼈.
중급 이하의 마법은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마법 저항력은 가히 최상급 마법 재료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녀석의 뼈로 무기를 가공하고, 비늘과 가죽으로 방어구를 제작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무구가 탄생하겠지.
하지만 엘리시아는 그 부분은 드레이크의 상징이라고 할 머리 부분을 제외하곤 전적으로 나이아스 씨에게 넘기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유는 나이아스 씨가 없다면, 신전 결계를 복구할 방법도 없을뿐더러 검은 드레이크를 처리하는 데 어떠한 희생을 치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다만, 머리를 요구한 점은 신전에 이렇게 강력한 이상 현상 몬스터가 서식했고, 이를 물리친 뒤에 대륙에 문제가 되는 이상 현상 몬스터 발생 원인을 해결했다는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나이아스 씨 역시 머리가 가장 탐나는 부분이긴 하지만, 머리를 제외한 그 큰 몸뚱어리 전체를 넘겨준다는 조건에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수락했다.
서비스로 우리가 왕궁에 복귀한 뒤에 이동 좌표를 나이아스 씨에게 아이템으로 송신하면, 그 자리에 텔레포트 마법으로 나타나, 우리가 토벌한 검은 드레이크 시체의 온전한 모습을 왕과 신하들 그리고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나타내고, 그 머리를 떼어내는 퍼포먼스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무사히 검은 드레이크를 토벌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지만 말이다.
그렌 씨와 케르츠 씨 그리고 루웬 씨도 우리를 자신들의 호기심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생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고 또한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그 공적이 결코 없다고 할 수 없기에, 엘리시아가 왕궁에 도착한 뒤에 따로 그 부분은 국왕에게 말을 전해 논의하기로 했다.
전력은 충분했다.
나이아스 씨의 보조 마법이 없다고 하더라도 마스터 마법사가 한 명. 마나 익스퍼드에 거의 근접한 마법사가 둘. 오러 익스퍼드 중급이 셋에 하급이 하나다.
오우거가 떼로 뭉쳐도 썩둑썩둑 베어낼 조합인 만큼 우리는 필승을 자신했고, 조심해야 할 것은 방심으로 인한 사망과 사고뿐이었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이동 도중에도 끊임없이 검은 드레이크의 행동 패턴과 공략 방법을 연구하고, 그것에 맞게 서로 손발을 맞추는 연습을 하기로 한 뒤에야 모든 토벌 계획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