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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40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4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15화

 

 

그러는 사이에 막사 안으로 베르토가 들어섰다. 그는 방금 막사 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눈을 보기라도 했다는 듯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공작님, 소영주님께서는 제3기사단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신 것뿐입니다.”

베르토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녀석은 내가 보라는 듯 일부러 그런 것이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도 알다시피 카인은 내게 불만이 많네.”

“그거야…….”

“됐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다시 지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공작님이나 소영주님이나 참으로 닮았습니다.’

베르토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물었다.

“제2군의 움직임은 어떻다고 하던가?”

“조만간 아이티 영지로 들어설 것 같습니다.”

“대단하군.”

“그렇습니다.”

“아직도 그는 총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최전선에서 전투를 하고 있나?”

“예, 그래서 그런지 전투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간다 합니다.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저희와는 비교를 할 수 없습니다만…….”

“아니네. 병사들의 사기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것. 만약, 제2군이 아이티 영지로 들어서면 그 사기는 단번에 우리를 앞지를 것이네.”

“…….”

맞는 말이었기에 베르토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군.”

“하지만, 위험합니다.”

“자네는 내가 그보다 부족하다고 여기나?”

순간 베르토가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만…….”

“알고 있네. 하지만, 이런 말은 그렇지만 이 전쟁은 어떻게 보면 그와 나의 경쟁이기도 하네.”

베르토는 작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

 

제국력 1390년 6월 19일.

키에브 제국 자야 영지 알튼 평원.

2만 명에 달하는 수송대가 엄청난 수의 수레와 마차를 이끌고 나아가고 있었다. 곳곳에 배치된 기사들과 마법사 그리고, 2만 명의 궁병과 1만 명의 기병은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한 눈에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 한 번 참 좋다!”

루카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여름의 마지막 열기도 이제는 점점 수그러들고 있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혹독한 추위를 자랑하는 겨울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절로 몸이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루카 아저씨! 우린 지금 중요한 임무 수행 중이란 말이에요! 그렇게 한가롭게 날씨 타령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에요!”

긴장해야 할 상황임에도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한가롭기만 한 루카를 보고 라샤가 면박을 줬다. 그럼에도 루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느긋하게 말을 했다.

“라샤,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 그놈들도 이번에는 모르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거지. 야, 안 그러냐?”

루카는 엉뚱하게도 가일을 향해서 물었고, 그는 무슨 헛소리냐는 듯 외면해버렸다.

“어쭈? 감이 이 형님이 말씀을 하는데 모른 척을 해?”

루카가 가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씨익 웃었다.

“더우니까 좀 떨어져요.”

덥기보다는 귀찮다는 듯 가일은 루카를 밀쳐버렸다. 갑작스런 가일의 행동에 옆으로 밀린 루카는 가스파와 부딪치고 말았다.

“어이쿠!”

“이 미친 새끼! 똑바로 안할래?”

“쳇! 하필이면 가스파랑 부딪힐 게 뭐람!”

“뭐!”

“됐다!”

가스파의 대머리에 힘줄이 돋아나지 루카는 서둘러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가일을 찾았지만 그는 어느새 저 앞의 에리카 쪽으로 다가가 있었다.

“자식, 빠르기도 하네.”

루카는 에리카의 곁에 붙어서 이야기를 하는 가일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라샤의 물음에 루카가 턱짓으로 앞을 가리켰다.

이리저리 말을 걸어 이야기를 해보려는 가일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퉁명스럽기만 한 에리카의 모습은 이미 한두 번 본 장면도 아니었다.

“저게 왜요?”

“괜한 짓이지.”

“그건 모르는 거예요! 에리카가 가일 오라버니를 마음에 두고 있을지도…….”

라샤의 말에 루카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하!!”

“뭐, 뭐가 웃겨요!”

루카는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라샤에게 말했다.

“라샤, 방금 그 말은 너무 속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에리카가 가일 저놈을? 큭큭큭!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무, 무슨 속이 보였다는 거예요? 그리고 말이 안 될 건 또 뭐예요! 가일 오라버니도 저 정도면 충분히 멋있는 남자라고요!”

라샤의 반박에 어느새 다가온 커닝이 키득거렸다.

“그래? 그러면 라샤 너라면 가일 저 녀석이 좋다고 하면 받아 줄 거냐?”

“에?!”

“거봐! 너도 싫잖아?”

커닝의 말에 루카가 연신 큭큭 거리며 좋아서 웃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라샤는 얼굴까지 붉히며 조그맣게 대꾸했다.

“가일 오라버니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가일 오라버니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가…… 칫!”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억지스러운지 라샤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큭큭큭!!”

“킥킥킥!!”

루카와 커닝은 라샤를 놀리듯 더욱더 소리 내 웃었다. 그 둘의 행동에 라샤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살짝 미소를 짓고는 빠르게 발을 찼다.

퍽퍽!

“크헉!”

“우악!”

“날 놀릴 대가에요!”

정강이를 부여잡고 한 발로 콩콩! 뛰는 루카와 커닝의 모습에 가스파의 대머리에 힘줄이 돋아났다.

“이 미친 새끼들! 니들 계속 장난이나 쳐대고 있을래!”

가스파의 화난 모습에 라샤가 킥킥댔다.

“가스파 아저씨 화났다.”

루카와 커닝은 가스파와 라샤를 바라보다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슬쩍 웃었다.

“라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하고 에리카하고 입장은 똑같다. 그건 이렇게 말하는 나보다도 네가 더 잘 알잖아? 안 그래?”

“그야…….”

뭐라고 반박을 하지 못하는 라샤의 모습에 커닝이 끼어들었다.

“임마, 너 몰라서 그러는 거냐? 라샤가 그러는 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적이 하나라도 줄었으면 하는 거라고! 그렇지, 라샤?”

“무, 무슨 말이에요!”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라샤의 모습에 커닝과 루카는 다시 킥킥댔다.

“누구는 참 좋겠어! 사방에서 이렇게 좋다고 난리들이니!”

“그러면 뭐해? 그 누구는 나타나지도 않는데.”

라샤는 루카와 커닝의 말에 얼굴만 붉힌 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이 루카와 커닝에게는 그저 귀엽게만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한 병사가 커다랗게 소리를 내질렀다.

“모, 몬스터다!!”

크아아아앙!!

꺄아아아악-!!

병사의 말대로 서쪽 하늘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비행 몬스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라샤!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모이라고 그래!”

“예!”

커닝의 말에 라샤는 급히 트레제와 티스, 에리카 등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나타나서 망쳐놓겠다는 건가?”

루카는 비행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 칭칭 감아 놓았던 볼라(Bola : 몇 가닥의 끈 끝에 추를 매단 투척, 포획 병기)를 풀며 투덜거렸다.

 

“모든 힘의 근원이여, 하늘과 땅을 스쳐가는 자유로운 바람이여, 지금 그대의 힘을 빌려 내 앞의 적을 상대하려 하니 그대의 힘을 보여라! 라이트닝 웨이브(Lightning Wave)!”

파지지지직!!

은빛 번개가 공중에 밀집되어 있던 몬스터들 사이로 바람의 물결처럼 생성되었다.

크아아아앙!!

꺄아아아악-!!

많은 수의 만티코어와 하피가 번개에 몸을 부르르 떨다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러자 떨어진 몬스터들은 기다리고 있던 병사들의 검과 창에 찔려 순식간에 해체되듯 사라져갔다.

“모든 힘의 근원이여, 모든 존재를 활활 태워버릴 붉은 화염이여, 지금 그대의 힘을 빌려 내 앞의 적을 상대하려 하니 그대의 힘을 보여라!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퍼퍼퍼퍼퍽……!!

수십, 수백 발의 불화살이 몬스터들의 몸을 사정없이 강타했다. 하지만, 단순히 파이어 애로우 만으로는 그들을 추락시키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힘의 근원이여, 지옥의 불길마저도 잠재울 수 있는 차가움이여, 지금 그대의 힘을 빌려 내 앞의 적을 상대하려 하니 그대의 힘을 보여라!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파직! 파직! 파직! 파직……!!

곧바로 이어진 아이스 애로우는 파이어 애로우에 비틀거리던 몬스터들을 하나, 둘 추락시키기에 충분했다. 비행 몬스터는 공중에 있기 때문에 상대하기 어려운 것이지 땅으로 떨어지면 그리 두려울 것이 없었다.

각가지 마법이 허공에 화려한 폭죽처럼 펼쳐지자 비행 몬스터들의 공격이 다소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쏴라-!!”

투두두두두둑-!!

슈슈슈슈슈슉-!!

수백 발의 화살과 쿼럴이 하늘로 치솟았고, 하피와 만티코어의 몸에 박혔다. 

간혹, 와이번의 비늘을 뚫는 화살이 있기는 했지만 그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고, 설령 박혀 들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와이번이 추락할 일은 없었다.

약 1천 마리의 비행 몬스터는 상당수의 마법사와 2만에 달하는 궁병들로 인해서 이렇다 할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차하아아앗-!!”

휙휙휙휙휙!!

우렁찬 기합과 함께 내던진 루카의 볼라는 엄청난 바람 소리를 동반하며 날았다. 그리고는 비행 중이던 한 마리의 와이번의 날개를 비롯해서 몸통을 칭칭 휘감아버렸다.

꾸아아아아악-!!

갑작스럽게 날아와 날개와 몸통을 휘감아버린 볼라로 인해서 와이번은 괴성을 내지르며 땅으로 추락했고, 거기엔 루카가 모닝스타를 들고 히쭉 웃고 있었다.

“기다렸다!”

루카의 잔혹한 공격에 와이번은 핏덩어리가 되어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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