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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39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2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39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14화

 

 

Chapter  6 전설의 시작!

 

 

제국력 1390년 6월 13일.

키에브 제국 질리아 전선.

총사령관인 바벨 공작에 의해서 참모들은 밤낮을 잊어가며 전술을 짜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30만의 대병력이 이렇다 할 전술도 없이 무조건적인 돌격을 펼칠 예정이었으니 그들로써도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는 사이 바벨 공작은 대륙 연합군 제3군의 지원 마법사인 히덴 가르시아를 불러 모종의 임무를 맡긴 상태였다.

히덴 가르시아의 막사 안.

막사 안에는 꽤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히덴 가르시아의 손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를 믿고 따르는 그린 형제. 그리고 에리카. 또, 히덴 가르시아와 에리카와 5년 가까이 함께 생활한 가스파, 루카, 커닝, 월터, 가일, 오브리아언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의외라면 트레제와 라샤, 티스도 함께 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모두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벨 총사령관님께서 내게 특별히 부탁한 일이 있어서일세.”

“임무가 아닌 부탁입니까?”

슈비츠 그린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임무가 아닌 부탁이네.”

“그것이 무엇입니까?”

가스파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바벨 총사령관님의 부탁은 앞으로 7일 이후에 있을 보급의 호위일세.”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듣기로 제3군의 보급은 더 이상 없다는 것 같던데. 그래서 바벨 총사령관이 어떻게든 메니아 영지로 들어서려는 것 아닙니까?”

커닝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사실, 그의 말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미 제3군의 보급은 사실상 끝난 상태였고, 새로운 보급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든 성과를 올리기 위해 메니아 영지로 들어서려고 한다는 것. 그것은 이미 병사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소문이었다.

커닝의 말에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사실이네.”

“예?”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히덴 가르시아의 말엔 일관성이 전혀 없었다.

“사실상 이미 제3군의 보급은 끊긴 상황이네. 그렇기에 바벨 총사령관님께서 무리를 해서라도 성과를 올려 새로운 보급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7일 이후에 있을 보급은 또 뭐란 말입니까? 이거야 원 헷갈려서.”

가일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하자 히덴 가르시아가 빙긋 웃고는 속 시원하게 궁금증을 풀어 놓았다.

“7일 이후에 있을 보급은 바벨 총사령관님을 비롯해서 많은 귀족들이 자비를 들여 보급을 하는 것일세. 다시 말하면, 대륙 연합군의 정식 보급물자는 아닌 셈이네.”

“아아!”

“그 말씀이셨군요.”

“이거 놀라운데?”

루카의 말에 가일이 물었다.

“뭐가 놀랍다는 겁니까?”

“뭐가 놀랍긴! 너도 들었잖아? 바벨 총사령관을 비롯해서 그 깐깐한 귀족들이 자비를 들여 보급을 한다는데! 이것만큼 놀라운 일이 또 어디에 있겠냐?”

그제야 가일도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니클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봐야 어차피 평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 사실상, 바벨 총사령관이나 귀족들이나 그 돈으로 생색낼 수 있으니 나쁘지 않고, 그로 인해 전투에서 승리라도 해 메니아 영지로 들어서면 더 큰 공으로 돌아갈 텐데.”

“하긴.”

“그도 그렇군.”

니클의 말에 가스파와 루카 등은 곧바로 동조했고, 히덴 가르시아와 그린 형제, 트레제 등은 씁쓸하게 웃기만 했다.

“어쨌든 7일 후에 있을 귀중한 보급을 잘 가져 오라는 말이로군요?”

가일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알겠지만 번번이 수호 기사단에 의해서 보급부대가 습격을 받아 대부분의 보급물자를 잃었네. 아마도 이번에도 그들은 이곳에 보급이 된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습격을 감행할 것이네.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무사히 보급물자를 가져 와야 한다는 생각에 바벨 총사령관님께서 내게 직접 호위를 부탁한 것이네.”

히덴 가르시아의 말에 모두가 진지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급이 끊기면 이곳에 모인 자신들 역시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모인 우리들 외에 또 누가 가는 것입니까?”

“키에브 제국 제2기사단과 제4기사단. 그리고 제1마법단과 제5마법단에 기병 1만과 궁병 2만 명이 동원될 것이네.”

엄청난 숫자에 모두가 입을 벌리며 놀랐다.

“엄청나군요.”

“정말로 중요한 보급물자이니.”

“언제 떠나는 것입니까?”

오브라이언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가 대답했다.

“내일 곧바로 자야 영지로 떠나야 하네.”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방금 들어온 보고입니다! 대륙 연합군 제3군이 또 다시 보급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수하의 보고에 수호 기사단 제3부대의 대장을 맡고 있는 웨스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번 보고에 더 이상 제3군에 보급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알아본 바에 의하면 바벨 공작과 일부 귀족들이 자비를 모아 보급을 하기로 한 것이라 합니다.”

“호오!”

놀랍다는 듯 웨드턴이 탄성을 터트렸다.

“정말로 놀라운 일이군! 콧대 높은 귀족 나리들이 자비를 털어 30만의 병사들에게 보급을 하시겠다니! 하하하하! 이거 참 재밌군!”

수하 역시도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이거 모처럼 귀족 나리들께서 좋은 일을 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이번에 있을 보급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아내도록!”

“그렇다면?”

“아니다. 내가 직접 가겠다.”

웨스턴의 말에 수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

“재밌지 않나? 귀족들이 돈을 모아 보급을 하겠다니! 아주 기특한 일이지!”

“…….”

웨스턴이 잔인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주 재밌어! 귀족들의 자비를 모은 보급물자라…… 더 부셔버리고 싶군.”

 

***

 

제국력 1390년 6월 13일.

키에브 제국 노에블 전선.

대륙 연합군 제1군인 30만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노에블 전선은 다른 대륙 연합군이 있는 곳들과는 분명 그 분위기가 달랐다.

우선적으로 제1군은 제3군이나, 제4군, 제5군처럼 잇달아 패배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승리를 하며, 몬스터들을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었지만 적어도 일전일퇴를 거듭하며 가장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곳이었다.

30만 병력의 사기도 모든 제국 연합군을 통틀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도네시 전선에 머물고 있는 제2군 역시도 무시할 순 없었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제1군의 사기는 분명 제2군보다 높은 편이었다.

이토록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제1군의 총사령관은 다름 아닌 카르타 제국의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제1군의 총사령관으로 발탁되자 곧바로 강철의 기사단을 모두 이끌고 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어떤 곳보다도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총사령관 막사.

“어제 전투로 인해서 궁병의 피해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참모장의 보고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병력의 피해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예상했던 수치 이상은 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 이상의 피해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전쟁에서 반드시 우리에게 독이 될 것이야.”

“알겠습니다.”

참모장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자신의 막사 안에 모인 모든 귀족 지휘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록 어제의 전투에서는 패배했지만 모두 알다시피 그건 작전상의 패배일 뿐. 진정한 패배가 아니었소. 앞으로 한 달 내에 나는 에르토 영지로 들어설 생각이오. 이는 결코 무리한 계획이 아닌 실현 가능성이 충분한 계획이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전투가 끝난 이후엔 병사들로 하여금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보급물자를 확실하게 준비토록 하시오. 이상!”

“알겠습니다!”

모든 지휘관들이 고개를 숙이고는 막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혼자 남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지도를 유심히 바라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막사 밖에서 말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총사령관님! 제3기사단의 카인 부대장이 찾아왔습니다.”

“들여보내도록.”

“알겠습니다.”

이어서 막사 안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기세를 풍기는 금발의 청년이 들어섰다.

“앉아라.”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청년, 카인은 그가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이후,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카인의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길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

“다친 곳은 없는 듯하구나.”

“예.”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번과 같은 무모한 짓은 하지 말거라.”

“…….”

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야단을 치는 것인지, 타이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너 혼자만 생각해선 안 된다. 너는 제3기사단의 부대장이다. 너를 믿고 따르는 이들을 항상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금도 물러나지 않은 카인의 모습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눈이 살짝 일그러졌다.

“멍청한 놈! 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냐? 아니면, 일부로 못 알아듣는 척 하는 것이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호통에도 카인은 담담했다. 오히려, 눈을 빛내며 도전적으로 물었다.

“총사령관님께서는 저는 아들로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제3기사단의 부대장으로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뭐?”

“총사령관님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한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저는 카인 클라우드입니다만, 동시에 제3기사단의 부대장이기도 합니다. 총사령관님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십니다만, 동시에 대륙 연합군 제1군의 총사령관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인지 명확하게 구분하시길 바랍니다.”

할 말을 다한 카인은 고개를 숙이고는 그렇게 막사를 나가버렸다.

그때까지도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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