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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68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5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68화

들고 다니는 양에도 제한이 있고, 식재료의 신선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현재의 인원이 별다른 이동 수단 없이 많은 양의 식재료를 가지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나온 한계치였다.

마차가 있거나 짐을 옮길 수 있는 말이라도 여러 마리 있으면 모르겠지만 있는 것이라곤 나귀 한 마리가 전부이다.

뤼피올 마을에서 다른 말이나 나귀를 구할 수도 있겠지만 금역에서는 어떠한 몬스터가, 얼마만큼 튀어나올지 모르니 다수의 나귀들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이 부분은 나이아스 씨에 의해 쉽게 해결되었다.

“식재료의 신선도가 문제라면 걱정하지 마라. 보존 마법을 걸면 일주일 이상 신선도가 유지될 테니까 말이다. 거기에 아공간 마법을 사용하면 가지고

다니는 짐의 양도 줄일 수 있지.”

“보존 마법을 일주일씩이나 유지할 수 있습니까?”

나이아스 씨의 말에 놀란 것은 마법에 대한 지식이 있는 나와 루시안, 그리고 루웬 씨였다.

일반적으로 보존 마법은, 말 그대로 음식이나 물건의 상태를 마법을 쓸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마법이다.

하지만 물건은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마나를 그다지 많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해서 보존 마법은 끽해야 몇 시간, 수준 높은 마법사가 요령 있게 사용해도 하루 이상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거기에 아공간 마법은 마나 익스퍼트 중상급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으로, 공간을 살짝 뒤틀어 그곳에 물건을 보관하는 마법이다.

그러나 듣기완 달리 만들기가 무척이나 힘들고, 힘들게 만들어도 익스퍼트 중급의 마법사가 만들 수 있는 아공간의 크기는 큰 배낭 하나의 크기고

상급의 마법사쯤 돼야 작은 마차 수준 정도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 뿐이기에 결코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마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이아스 씨는 그러한 보존 마법을 일주일 이상 유지할 수 있고, 아공간 마법은 어지간한 짐들은 넣고 다닐 만큼 넉넉한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놀란 표정을 본 나이아스 씨는 장난기 많은 소년처럼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마나 마스터의 칭호는 폼으로 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현재 대륙에서 나 이상으로 마법을 잘 다루는 이는 없을 거다. 귀찮은 일은

도와주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식재료에 보존 마법을 거는 것은 손짓 한 번이면 충분하고, 아공간 마법은 사용하는 편이 이동에도 훨씬 효율적이니 그

점에 대해선 도와주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준비해야 할 것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장소는 아무도 가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장소이니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할 뿐이었다.

남은 3일간의 시간은, 그렌 씨 남매들에게서 영원의 숲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기로 하고 그간 쌓인 여독을 풀면서 컨디션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금역(1)

 

 

 

 

“보존 마법이 걸린 식재료로 약 10일. 거기에 건량까지 포함하면 대략 보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양인가.”

“중간중간에 야생동물을 사냥한다면 일주일 정도는 더 늘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3주라…… 왕복할 거리를 감안하면 시간이 꽤나 빠듯하군. 탐색해야 할 범위를 생각하면 느긋하게 움직일 시간은 없을 거다.”

“네, 알고 있습니다.”

“좋아, 그러면 준비는 모두 마무리된 건가?”

나이아스 씨는 일행을 돌아보며 물었다.

일행들은 각자 챙긴 짐을 다시 한 번 점검하며, 봉인된 옛 신의 신전으로 향할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지난 3일의 시간 동안, 우리는 그렌 씨 들로부터 영원의 숲에 자생하고 있는 갖가지 식물과 동물, 그리고 곤충 등에 대한 지식을 전수받고 혹시 모를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숲에서 생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받았다.

또한 나이아스 씨에게 의지하지 않기로 했던 만큼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상황 대처 방법도 충분히 숙지해 두었다.

E급의 고블린부터 A급의 오우거, 드레이크와 같은 상급 몬스터가 갑작스럽게 출현한다고 하더라도 허둥거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포지션을 정해 둔 것이다.

일행 중에 가장 맷집이 튼튼하고 몬스터의 시선에 집중받기 쉬운 그렌 씨가 가장 앞 선에서 몬스터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가장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세라 누나는 그렌 씨가 시선을 끌 때, 몬스터에게 일격을 넣는 공격수의 역할을 맡았다. 나는 세라 누나의 보조로 세라 누나만큼 강한 일격까지는 아니지만 틈을 봐서 몬스터의 허점을 노리는 보조 공격수다.

루시안과 루웬 씨는 마법사로서 후방에서 공격과 보조 마법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맡았고, 셀린과 케르츠 씨는 전방과 후방을 주시하며 루시안과 루웬 씨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자 맡은바 역할을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손발을 맞춰 보기도 했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준비를 끝마쳤다. 남은 것은 실전뿐이다.

식재료와 야영에 필요한 도구들은 나이아스 씨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아공간에 전부 수납을 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물통과 각자의 무기만을 착용한 가벼운 복장으로 마을을 출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실 생각이신가요?”

기세 좋게 출발은 하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직 이동할 방향까지 정한 것은 아니었기에 엘리시아는 나이아스 씨를 바라보며 물었다. 하지만 나이아스 씨라고 해서 딱히 이렇다 할 이동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애당초 금역이 괜히 금역이겠는가.

오랜 시간 동안 공식적으로 그 누구의 출입도 금지했던 장소이니 그곳의 지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무했기에 사전에 이동 경로를 짤 수도 없었던 것이다.

“프롤륀이 말했던 ‘해가 지는 곳에 있는 세 개의 산봉우리’, 그것이 유일한 단서다. 적어도 숲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니 산봉우리를 목표로 삼고 걷는 수밖에 없겠지.”

“일단은 걷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군요.”

우리들의 눈앞으로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여러 개의 산봉우리가 보였다.

그 전까지는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녹색의 숲뿐이었다.

처음 프라알 도시에서 영원의 숲으로 들어설 땐 그저 녹색의 바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바다를 허우적거리며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모를 봉인된 신전을 찾을 생각을 하니 조금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후우…….’ 하고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있으려니, 나이아스 씨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생각하면 여기서 이렇게 고민하고 있을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 우선은 움직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

 

 

우리들이 뤼피올 마을을 출발하여 영원의 숲 금역으로 발을 들인 지도 어느덧 나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해가 저물어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들은 밥 먹는 시간 이외엔 모든 시간을 걷는 것에 투자하며 착실히 영원의 숲을 탐색해 나아갔다.

하지만 나흘이라는 시간 동안 별다른 수확이 있지는 않았다.

몇 개의 산봉우리를 찾아가, 그곳을 둘러보면서 봉인된 옛 신의 신전을 찾으려고 하였지만 프롤륀 신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세 개의 산봉우리가 무언가를 감싸고 있는 형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목적지로 했던 산봉우리가 목표 장소가 아닌 것을 확인하면 우리들은 가장 가까운 산봉우리로 다시금 이동했고, 그곳을 탐색하고도 목표 장소가 아니면 또 그 옆에 있는 산봉우리로 이동하기를 반복하길 나흘.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영원의 숲에서도 상당히 깊은 곳까지 들어오게 되었고, 그것은 곧 몬스터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아넬! 세라 씨! 왼쪽에 있는 놈을 부탁합니다! 이 녀석은 제가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잠깐만 참아 주세요! 아넬, 이쪽은 그냥 내가 맡을 테니 넌 그렌 씨를 도와줘!”

“그렌 씨는 후방 인원들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그보단 이쪽을 우선 처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크워어어어어억!

눈앞에서 누렇게 변색된 이빨을 내보이며 괴성을 지르고 있는 오우거를 바라보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숨을 돌렸다.

오우거쯤 되는 상급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무리를 짓지 않고 단독 행동을 한다.

어린 개체라면 모를까 성체까지 다 자란 오우거는 생태계 최고 정점에 위치해 있는 포식자다.

무리를 지어야 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괜히 무리를 지어 행동했다가는 그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한 먹이를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이 상대하고 있는 오우거의 숫자는 두 마리다.

야생의 오우거 중엔 짝짓기 철이 되면 수컷과 암컷이 새끼를 낳기에 적당한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함께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니 설마 우리들이 그 경우를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거, 기존의 파티 구성으로 마주쳤으면 까딱했다간 전멸했겠는데.’

새끼를 임신 중인 암컷 오우거만큼이나 사납고 흉폭한 몬스터는 없다.

흉폭하기라면 오우거보다도 더하다는 드레이크가 있긴 하지만, 드레이크는 새끼가 아니라 알을 낳기 때문에 둥지에 접근만 하지 않는다면 어미 특유의 난폭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나 오우거는 다르다.

암컷 오우거가 임신을 하고 있는 동안, 수컷 오우거가 암컷을 위해 먹이를 구해다 주긴 하지만 임신을 한 몸으로도 암컷 오우거는 수컷과 함께 사냥을 하며 새끼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려 한다.

그러면서도 새끼를 배고 있는 판국이니 신경질은 있는 대로 없는 대로 내고, 지금처럼 인간과 마주치면 그야말로 찢어발길 것처럼 날뛰는 것이다.

때문에 임신 중인 암컷 오우거와 마주치는 것은 모험자에게 있어서는 가장 끔찍한 경우 중 하나로 손꼽힌다.

‘거기에 수컷 오우거까지 함께 있는 경우라면 베스트 오브 베스트지.’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인 만큼 상급 몬스터의 출현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이런 경우까지 대비해 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두 마리의 오우거를 동시에 상대하는 일행들의 얼굴은 인상이 팍 찌푸려져 있었다.

바로 그때, 화가 잔뜩 난 암컷 오우거가 세라 누나를 향해 달려들며 무식하게 크고 두꺼운 팔을 마치 몽둥이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크워어어어억!

“크읏!”

A급 몬스터, 그것도 성격이 거칠어져 있는 암컷 오우거의 속도는 오러 익스퍼트 중급에 해당하는 세라 누나마저도 인상을 절로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부우우웅, 하고 세라 누나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간 오우거의 굵은 팔은 세라 누나의 바로 옆에 있던 나무를 거세게 가격했고 나무는 그대로 우지끈 소리를 내며 힘없이 꺾이더니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정통으로 맞았다가는 힐링이고 나발이고 즉사다……!’

세라 누나 역시 공격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오우거의 일격에 적중당하지 않기 위해 몸놀림에 최대한으로 신경 쓰며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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