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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55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2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55화

“아냐 아냐, 어지간해선 우리 세 명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그동안 궁금해했던 사람들도 한두 명이 아니었으니

아가씨에게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어.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렌 씨의 웃음에 엘리시아가 다시금 웃음으로 화답하는 것으로 우리들은 말문을 트기 시작하면서 천천히 프라알 도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세 분은 서로 종족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한 가족이 될 수 있었던 거죠?”

“아버지가 드워프시고, 어머니가 엘프랍니다. 그리고 케르츠의 어머니는 케르츠와 같은 묘인족이시구요.”

“그렇다는 건……?”

“그래, 우리들은 서로 어머니가 다르다냥. 어머니가 두 분 계시는 거다냥.”

이후에 프리알 도시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들은 루웬 씨에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간단하게 들을 수 있었다.

루웬 씨, 케르츠 씨 그리고 그렌 씨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루웬과 그렌 씨의 어머니가 되는 엘프족 여성분과 연애를 하고, 한편으로는 케르츠 씨의

어머니가 되는 묘인족 여성분과도 연애를 했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그들의 아버지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모양새지만, 드워프치고는 타고난 언변과 생긴 외모가 뛰어났던 그들의 아버지는, 확실하게 사귀고

있는 양쪽 여성 모두에게 사실을 이야기한 뒤에 연애를 했다는 것 같다.

당시의 그들의 어머니들은 삼남매 아버지에게 푹 빠져 있었던 터라 서로를 이해하고 결혼을 했다는 모양이며 가장 첫 번째로 나온 자식이 엘프인 루웬

씨, 그 뒤를 따라 묘인족 케르츠 씨, 마지막으로 루웬 씨 어머니가 낳은 자식이 드워프 그렌 씨라는 모양이다.

‘이종족과 결혼을 하면 아이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인간과 엘프, 인간과 드워프, 인간과 수인.

기본적으로 이 대륙에서는 이종족과의 결혼을 꺼리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만나고 연애를 나눌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대다수의 경우엔 같은 종족끼리 연애를 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남매의 아버지 되시는 분은 참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엘프족도, 드워프족도, 수인족도 다 같은 영원의 숲이 그들의 고향인 만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서로 종족이 다른

두 여성을 이해시키고 납득시켜 결혼하여 하렘(!)을 달성했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은가.

당장의 나만 보더라도 그 문제에 관해서 머리가 터질 듯이 고민을 하고 있는 마당이니 말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무슨 일로 영원의 숲에 가려는 거야? 세르피안 왕국에서 왔다지? 단순히 관광 목적으로 찾아오기엔 너무 먼 거리인데…… 아니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온 건가?”

그렌 씨의 물음에는 엘리시아가 대답했다.

“저희는 영원의 숲에 있는 뤼피올 마을에 가기 위해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뤼피올 마을에는 무슨 일로?”

엘리시아에게서 뤼피올 마을의 이름이 나오자 그렌 씨도 그렇고 루웬 씨, 케르츠 씨도 이쪽을 의아하게 돌아보았다.

역시 영원의 숲 출신이니 마을의 이름만 들어도 그곳이 어디에 있는 곳인지 아는 모양새였기에 엘리시아는 다시금 그렌 씨의 말에 대답을 해 주었다.

“그곳에 있는 에레나 여신님의 신전에 볼일이 있거든요. 정확히는 신전의 대신관님께 여쭈어 볼 것이 있어서 찾아가고 있어요.”

“프롤륀 신관님께 말이지?”

“그분을 아시나요?”

“알다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들과 종족 차이의 문제로 다툼이 있을 때마다 항상 풍부한 지식과 포근함으로 우리 집의 가정불화를 잠재워 주신

분이시지. 100세가 훌쩍 넘으신 연세에서 나오는 지식과 경험으로 마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늘 지혜롭게 해결해 주시는 해결사시거든.”

“그럼 루웬 씨와 케르츠 씨, 그리고 그렌 씨의 고향이 뤼피올 마을인가요?”

“거참, 아이러니하군.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잔뜩 부리던 케르츠 누님이 너희들을 보자마자 말을 확 바꾸시더니 정작 너희들은 우리들의 고향인

뤼피올 마을로 향하고 있다니 말이야……. 참 세상사 우연치고는 신기한 일이 많단 말이지.”

영원의 숲 출신인 그들에게 뤼피올 마을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설마하니 그곳이 그들의 고향일 줄은 몰랐다.

루웬 씨는 ‘어머나.’ 하면서 후후 웃더니 우리들을 돌아보면서 말을 이었다.

“여러분들 혹시 뤼피올 마을까지 안내를 받을 길잡이를 고용하셨나요?”

“아직 구하지 못했어요. 프라알 도시에 가면 영원의 숲 안내를 생업으로 하는 전문 길잡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도시에 도착하는 대로 고용할

생각이었거든요.”

“흐응, 그렇다면 우리들을 고용하지 않겠냥? 어지간한 길잡이들보다도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길안내를 해 줄 수 있는데 말이다냥. 아, 돈은 길잡이

일 인분으로도 충분하다냥.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말이다냥.”

케르츠 씨는 무료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도 모험자 길드 C급이면 나름 노련한 모험자라고 할 수 있는 등급이고 ‘어차피 가는 길 같이 가 주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말하면 자신들끼리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인데 굳이 오늘 처음 만난 우리들을 안내해 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 입장에서는 이런 제안이 더 반가울 따름이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기에 우선은 그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도시에 들르자마자 바로 출발하지 않고 하루 이틀 정도 머무른 뒤에 출발할 생각인데 그래도 괜찮나요?”

“프라알 도시에서 뤼피올 마을까지는 빠르게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족히 일주일은 걸어야 한다냥. 그런 만큼 준비도 꽤 단단히 해서 가야 한다냥.

우리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냥.”

“엘리시아, 어떻게 할래?”

먼저 이야기를 꺼낸 쪽은 나였지만 결정권한은 일행의 중심인 엘리시아에게 있었다.

우연찮게 뤼피올 마을까지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난 지 이제 겨우 한 시간 남짓한 사람들을 완전히

믿을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일이다.

전력상으로는 이쪽이 훨씬 우위인 만큼 최악의 경우에도 제 한 몸 지킬 여력과 엘리시아를 지킬 여력은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렌 씨 들에게는 의심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간단하게 영원의 숲의 지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하루나 이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뤼피올 마을로 향할 건지에 대한 부분은 엘리시아에게 맡길 생각으로 그녀를 돌아보자 엘리시아는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를 표했다.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왠지 믿음도 가구요. 잘 부탁드려요.”

“사실 길 안내를 하는 것은 나랑 동생놈이 아니라 루웬 언니지만냥. 사실 수인족과 드워프족은 그렇게 길에 밝은 편이 아니거든냥. 길을 찾는

능력은 엘프를 이길 수 없다냥.”

“후후, 그렇지만 수인족의 기감이나 드워프 특유의 기감도 무시할 수는 없잖니. 어쨌든 잘 부탁해요. 덕분에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 더 즐거워질 것

같은걸요.”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믿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엘리시아는 아무래도 이들 삼남매가 꽤 믿음이 가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성격이 나쁜 사람들 같지는 않았고 묘한 믿음과 호감이 가는 사람들이긴 했지만 말이다.

엘리시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렌 씨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이거야 원, 케르츠 누님은 맨날 자기 혼자서 멋대로 일을 결정한단 말이지. 어쨌든 같이 동행하게 된다면 나 역시 찬성이다. 너희 파티는 어쩐지

느낌이 좋거든. 그리고 잘 선택한 거야. 솔직히 자랑은 아니다만 우리가 전문 길잡이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길잡이보다는 훨씬 뛰어나거든. 엘프에

수인족, 거기에 드워프의 기감들이 합쳐지면 절대 영원의 숲을 헤맬 일이 없지.”

“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루시안이 그렇게 물어보자 그렌 씨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엘프와 드워프가 정령의 후손이라고 칭하는 것이 아니지. 엘프는 숲의 기감을, 드워프는 대지의 기감을 느낄 수 있거든. 뭐 기감이라고 해도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대강 자기가 어디쯤 있는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말이야. 인간에게 설명하기엔 좀 애매한 감각이라 이해하긴

힘들 거야. 그냥 쉽게 말해서 엘프는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드워프는 내가 향하는 방향이 북쪽인지 남쪽인지를 쉽게 분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돼.”

“그러면 묘인족에게도 뭔가 특별한 능력 같은 것이 있는 건가요?”

이어지는 질문에는 ‘냥?’ 하면서 케르츠 씨가 멋쩍게 웃더니 고양이가 앞발로 얼굴을 문지르는 듯한 흉내를 내며 대답했다.

“하핫, 묘인족은 정령의 후손이 아니라서 말이다냥. 대신 동물적인 감각이 좋고 냄새는 잘 맡는다냥. 몬스터 활동 영역을 잘 피해 갈 수 있지냥.

그리고 뭐랄까. 귀소본능이라고 해야 할까냥. 뤼피올 마을의 경우엔 그냥 ‘아, 어느 쪽이다!’ 하고 대강 파악할 수 있다냥.”

즉 삼남매의 모든 탐지 시스템을 복합적용하면 영원의 숲 전용 이종족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대강 엘프는 숲에서 길을 잃지는 않지만 정확한 방향을 콕 집어 이동하긴 좀 힘들고, 드워프는 방향은 잘 찾지만 마찬가지로 정확한 위치를 콕 집어

이동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케르츠 씨의 경우엔, 위험 감지 센서가 뛰어나고 뤼피올 마을 한정으로 귀소본능이 있어서 위치를 콕 집어 이동할 수 있다는 거다.

가능한 여행 기간을 단축하고 싶은 나에게 있어서도 이들과의 만남은 뭔가 우연이라고 보기엔 좀 신기한 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뭐, 아무렴 어때.’

만난 시간은 짧지만, 이곳에서 이종족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것과 그리 고생하지 않고 뤼피올 마을까지 우리를 안내해 줄 길잡이를

찾았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우리들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프라알 도시로 입성했다.

 

 

 

 

이종족 삼남매(2)

 

 

 

 

프라알 도시로 입성한 이후, 우리들은 가장 먼저 이곳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묵을 수 있을 만한 여관을 찾아 나섰다.

단순히 도시를 방문하는 것에 그치는 정도라면 아무 데나 괜찮아 보이는 여관에 들어가서 묵어도 상관없겠지만, 이곳으로 오며 동행하게 된 이종족 삼남매 인원을 제외하면 원래의 우리 일행 중에 디아스 왕국이나 영원의 숲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런 만큼 하루나 이틀 이곳에서 머물면서 이 도시와 영원의 숲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정도는 조사하고 필요한 부분은 숙지할 필요가 있었다.

모험자들이 자주 모이는 여관이나 모험자 길드 근처에 있는 여관에 숙박을 잡는 것이 여러모로 정보를 모으기 편리하기 때문에 좀 귀찮더라도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여관을 찾기 위해 조금 더 도시를 걸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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