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라이프 120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25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20화
맥스 교관님이 현재 설명하고 있는 ‘몬스터 난입’의 돌발 상황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만약이라도 발생했을 때 대처가 늦는다면 모험자
파티가 가장 많이 전멸하게 되는 케이스 중 하나였다.
보통의 경우엔 토벌을 진행하면서 파티의 전력보다 약한 몬스터를 사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낮은 등급의 몬스터를 토벌할 경우엔 그에 대한 보상도 짜다. 때문에 자신들의 전력보다는 낮으면서 고를 수 있는 몬스터 중엔 가장
강한 몬스터를 선택한다.
그러나 토벌 도중에 다른 몬스터가 난입하는 경우는 대다수 토벌을 진행하고 있는 몬스터보다 상위 개체가 출현하는 확률이 높다.
당연히 파티 전체의 전력과 엇비슷하거나, 운이 나쁘다면 파티의 전력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몬스터가 등장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드물게’ 일어나는 경우이긴 하지만, 한 번이라도 그 드물게 일어나는 경우가 내게 발생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전멸.
즉, 파티 전부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모험자들은 토벌 계획을 세울 때 항상 몬스터 난입에 대한 대처 방법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숙지한다.
“이번 토벌의 경우엔 나와 아넬 군 들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상위 개체의 몬스터가 난입한다고 하더라도 말 그대로 A랭크의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한, 상대할 수가 있다. 하지만 몬스터가 갑작스럽게 난입해 제대로 대응하기도 전에 너희들을 노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만큼
그에 대한 대처법에 대해서도 확실히 숙지해 놓도록 하거라.”
맥스 교관님의 말에 학생들은 일제히 ‘네!’ 하고 대답했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맥스 교관님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강조를 하셨다.
“아마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악의 경우, 리자드맨의 전력이 생각보다 강하거나 몬스터의 난입으로 인해 제대로 된 대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엔 나와 아넬 군, 루시안 군, 셀린 양 중 누군가가 너희들에게 후퇴 지시를 내릴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후퇴 지시를 받는
순간, 너희들은 그대로 전투에서 이탈해야 한다. 그 이후엔 산을 최대한 빠르게 내려가서 처음 우리가 도착한 산맥 입구에 모이면 된다. 산맥
입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빠져나왔다면 세룬 도시에서 합류하도록 한다.”
“네, 알겠습니다.”
“다만 전투 이탈 시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몬스터를 상대로 완전히 등을 내보이고 도망치는 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그들의 공격본능을 자극시켜
더욱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으니, 몬스터와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몬스터를 응시한 채 뒷걸음질로 천천히 자리를 이탈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혼자서 이탈하기보다는 주위에 동료가 있다면, 동료와 최대한 뭉쳐서 이동하는 것이 생존율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동료와 등을 맞대고 몬스터의
공격방향을 자신의 앞으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천천히 하산하는 것 또한 좋은 이탈 방법 중 하나다. 물론 상대해야 하는 몬스터가 자신의 실력을 훨씬
웃도는 경우엔 공격본능을 다소 자극하더라도 전력을 다해 해당 지역을 이탈해야 한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맥스 교관님은 이번 토벌 작전에 대한 시간 계획 및 돌발 상황 발생 시 그 대처 방법에 대한 이야기 모두를 학생들에게
전파하였다.
학생들은 남은 시간 동안 각자 토의를 나누며 이번에 맥스 교관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가능한 만큼 숙지하도록 노력하였고 만일을 대비하여 산맥
주변의 지형지물과 간단한 지리에 대해서도 숙지하였다.
맥스 교관님은 그들의 뒤에서 첫 실전은 아무리 준비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그들을 격려하여 주었고, 그렇게 6학년 A반 학생들의 첫 실전
준비는 맥스 교관님의 지도 아래에 순조롭게 진행되어 갔다.
그리고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학생들은 토론을 멈추고 여관으로 돌아갔다.
여관으로 향하는 그들의 얼굴은 떨림, 불안감, 흥분, 기대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섞여 있었다.
드디어 내일이었다.
세르피안 검술학교에서부터, 이곳까지 이동하고 준비한 모든 시간들이 내일 단 하루를 위해 준비된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남은 시간 동안 토벌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
“짐은 전부 챙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필요한 물품들은 전부 준비했어요.”
집을 나서서 길드 로비로 내려가기 전, 걱정하듯이 묻는 어머니의 말에 나는 작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아버지와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길드를 운영해 온 어머니라면 모험자 B랭크가 고작 리자드맨을 상대하는 데 그리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라는 존재는 늘 자식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나는 ‘저도 이제 B랭크니까요.’라는 둥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최대한 그녀를 안심시키며 천천히 어젯밤에 싸
두었던 짐을 챙겨 들었다.
뭐, 준비한 짐이라고 해도 당일치기인 만큼 내 검과 검을 손질할 도구들, 그리고 상처를 입었을 때 상처를 지혈할 수 있는 응급처치 도구들과
비상용 포션 같은 간단한 물품뿐이었지만 말이다.
“오빠, 조심하고 잘 다녀와.”
“그래. 다녀올게, 리나.”
나를 배웅해 주는 리나에게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계단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나와 마찬가지로 조그마한 짐을 챙겨 들고 모처럼 평상복이 아닌, 가죽 방어구 차림으로 모험자 복장을 갖춘 레아 누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넬, 준비는 다 되셨나요?”
“네. 그러고 보니 레아 누나와 함께 밖으로 향하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후후, 그렇네요. 이전에 라티움으로 아넬과 루시안을 바래다준 뒤로는 처음이군요.”
“그때는 레아 누나 덕분에 무사히 수도로 향할 수 있었죠.”
“이제는 제가 아넬의 보호를 받아야 할 정도로 검술 경지를 따라잡혔지만요.”
살며시 미소 짓는 레아 누나와 함께 나는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리나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1층 길드 로비로 내려갔다.
레아 누나는 이번 토벌단에서 리자드맨들이 있는 곳까지 안내를 해 주는 역을 맡았다.
학교의 의뢰로, 세룬 도시 근방에서 학생들이 토벌할 만한 몬스터를 탐색할 때, 레아 누나도 함께 탐색에 임했기 때문에 리자드맨 부락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지도에 제대로 표식을 해 놨다고 하더라도, 이 시대의 지도로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
거기에 도시나 마을도 아니고 산 속에 위치한 장소를 빠른 시간 내로 찾기 위해서는 안내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세룬 도시와 리자드맨 부락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고려하면 부락을 찾기 위해 낭비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레아 누나가 직접 안내를
맡기로 한 것이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레아 누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 봤던 모습 그대로 전혀 변함이 없는 그 모습이다.
“……왜 그러시죠, 아넬?”
내 시선이 느껴진 것인지 레아 누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본다.
나는 레아 누나에게 살짝 손을 저으면서 대답했다.
“여전히 레아 누나는 예쁘구나 싶어서요.”
“무, 무슨 소리를…….”
내 대답에 레아 누나는 화악 하고 얼굴을 붉히더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했다.
어라라, 그다지 레아 누나의 얼굴을 붉히게 할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반응을 해 주니 도리어 이쪽이 조금 당황스럽다.
나는 레아 누나의 말에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대답했다.
“그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레아 누나는 하나도 변한 점이 없는걸요? 저는 어렸을 때도 레아 누나가 예쁘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지금도 여전히
예쁘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 그런가요. 하지만 아넬의 친구들 중에서는 저보다도 훨씬 예쁜 친구들이 있던 것 같던데요. 그, 셀린이라는 아이도 그렇고, 엘리시아
공주님도 말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레아 누나는 시선을 살짝살짝 피하고 있었다.
이전 같았으면 그 모습에 그저 ‘귀엽다.’라고 생각하고는 끝냈었겠지만, 몸도 성장하니 좀 더 대담해졌다고 해야 할까. 이제는 자신감 있게 ‘나도
남자다!’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말에 나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태연하게 대꾸했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 레아 누나뿐이니까요.”
“……으읏!”
붉게 달아오른 레아 누나의 얼굴을 차분히 감상하면서 나는 ‘오늘은 시작부터 좋은 걸 봤다.’ 하고, 기분 좋게 1층에 도착했다.
길드 로비에는 이미 토벌 준비를 끝마치고 각자 자신의 무기와 장비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면서 살짝 긴장한 분위기로 대기하고 있는 6학년 A반
학생들이 있었다.
그리고 루시안과 셀린 역시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길드 로비에서 나와 레아 누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행 중에 가장 늦은 것은 나와
레아 누나인 모양이었다.
루시안은 계단으로 내려오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왔다.
“왔어?”
“응. 잘 잤어?”
“간만에 집에서 자는 건데 당연히 잘 잤지. 레아 누나, 안녕하세요.”
나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루시안은 이어서 레아 누나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인사했다. 레아 누나 역시 루시안을 향해 간단히 손을 흔들면서 마주
인사했다.
“그래. 안녕, 루시안.”
“그, 안녕하세요!”
루시안이 인사하자, 그 옆에 있던 셀린이 레아 누나를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셀린이라고 했었지? 그래, 잘 잤니?”
“네, 네! 잘 잤어요.”
어째서인지 셀린의 반응이 평소와는 다르게 다소 긴장한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나는 레아 누나와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는 셀린, 루시안에게서 시선을
돌려 길드 로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현재 시간은 오전 6시 50분이다.
사전 계획에는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들 준비가 일찍 끝난 모양이었다.
시간은 아껴서 사용해도 모자란 만큼, 나와 레아 누나까지 준비를 마치고 내려오자 맥스 교관님은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다들 준비가 끝난 모양이니 조금 빠르게 출발하도록 하겠다. 마지막 최종 점검 시간이다. 모두 장비의 이상 유무를
판단해 보도록!”
맥스 교관님의 말에 학생들 전원 자신의 방어구와 무기 점검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루시안 그리고 셀린, 레아 누나 역시 각자의 방어구와 짐 상태, 그리고 무기 점검을 마쳤다. 미리 점검하기는 했지만 토벌을 앞두고 장비
점검은 확실할수록 안전하다.
최종점검까지 마친 맥스 교관님은 학생들을 이끌고 길드를 나섰다.
우리가 이동한 장소는 세룬 도시의 마시장이었다.
작은 도시다 보니 그다지 큰 규모의 마시장은 아니었지만 사전에 미리 이야기를 전해 놓아 우리 15명이 사용할 수 있는 말들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