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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95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95화

세르피안 검술학교에 다니는 재학생 숫자는 한 학년당 약 100여 명씩 해서 총 8학년, 800여 명에 달하는 숫자다.

물론 전생에서의 학교들도 규모가 작지 않은 곳은 1,00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다니고는 했지만, 이곳 세계의 기준을 적용하면 800여 명의

학생들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거기다가 그만한 학생들이 각자 학년별로 또는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숙사에다가 식당, 연무장, 공동 샤워실까지 그 많은 시설들을

포함하면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

“거기에 기숙사는 기본적으로 2인실입니다. 일부 성적 우수학생들에 한해서는 개인 독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군요.”

세라 누나의 설명에 솔직히 감탄했다.

800여 명의 학생들이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가 최대 2인실이 전부란다. 좁디좁은 원룸에 2층 침대로 4명 이상을 욱여넣는 전생의

대한민국과는 확실한 차이다.

거기에 건물도 저학년생과 고학년생 건물로 나뉘고, 식당 역시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1학년부터 4학년생까지는 저학년생 쪽을 사용하고, 5학년생부터 졸업반인 8학년생까지가 고학년생 쪽을 사용하는 형식이다.

저학년생과 고학년생 사이에 나이 차이가 꽤 크다 보니 서로의 편의를 보장하고, 불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과연 대륙 최고의 검술학교라는 칭호가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으로 걸어오는 와중에도 적지 않은 수의 연무장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과 교관으로 보이는 인물들도 볼 수 있었다.

외부에 있는 연무장을 제외하고도 우천시에 사용할 수 있는 내부 연무장, 거기에 필요한 인원에 따라서는 개인적으로 수련에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연무장까지 마련되어 있는 모양이니 그야말로 검술을 단련하는 자에게 있어서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으려니 우리들의 눈앞으로 본관인 4층 건물보다 훨씬 큰, 5층짜리 건물이 나타났다.

전생이라면 그다지 높은 건물로도 취급되지 못하겠지만, 이 시대의 건축기술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건물이다.

“이곳이 세르피안 검술학교의 고학년생들을 위한 기숙사입니다.”

“후우, 대단한 크기인걸.”

“엄청 크네…… 우리 집보다 훨씬 클지도 모르겠는걸.”

“일단 400여 명이 사용하는 장소니까. 그럴 만도 하지.”

우리들의 말에 빙그레 미소 지은 세라 누나는 기숙사의 구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면서 동시에 우리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2, 3층은 여자기숙사, 4, 5층은 남자기숙사입니다. 일단 3층과 4층 사이는 서로 오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만큼 실수로라도 서로의

기숙사를 들어갈 일은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혹시라도 다른 기숙사로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가려고 하지는 말아 주세요. 기숙사 침입은 학교

법칙 중에서도 살인 다음으로 가장 처벌이 무거운 죄입니다.”

여자가 2, 3층에, 남자가 4, 5층인가.

대강 구조를 들어 보니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과, 4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즉 1, 2, 3, 4, 5층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라 1, 2, 3층과 1, 4, 5층끼리만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 것이다.

아무래도 애초에 기숙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인 만큼 혹시라도 있을 성별 간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았다.

확실히 이런 구조라면 고의로 다른 기숙사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실수로 다른 기숙사를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네, 주의할게요. 참고로, 처벌은 어떤 것을 받게 되나요?”

세라 누나의 경고에는 착실히 대답하면서, 궁금한 것을 질문해 보았다.

내 질문에 세라 누나는 ‘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이전에 어느 남학생이 여학생 기숙사에 침입하여 자고 있던 여학생을 강간하려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스승…… 아니, 학교장님이 아닌 이전

학교장님께서는 다른 기숙사에 침입한 남학생을 퇴학 처리를 하는 것으로 사건을 끝냈던 모양이지만, 지금의 학교장님은 해당 남학생의 성기를 자르고

도시 밖으로 추방시켰습니다.”

“자, 잘라…….”

듣기만 해도 학교장님의 그 매서운 기세를 직격당했을 때보다 더한 소름이 돋는 느낌에 인상을 찌푸리자, 세라 누나는 ‘아차.’ 하면서 뒷말을

이었다.

“구슬은 으깨 버렸습니다.”

“히익.”

그야말로 끔찍하기 그지없는 소리였지만, 방금 봤던 학교장님의 성격과 실력, 그리고 개인적으로 세르피안 검술학교의 학교장이라는 신분과 더불어 현

국왕의 여동생이란 왕족의 신분까지 가지고 있으니 충분히 뒷감당 걱정 없이 그런 처벌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부디 조심해 주시길.”

나와 루시안은 굳은 얼굴로 세라 누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들어갈 마음도 없었지만 결코 실수로라도 여자기숙사에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들은 기숙사 내부로 향했다.

세라 누나는 셀린과 함께 여자 기숙사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으로 이동하였다.

셀린과는 나중에 함께 저녁을 먹자고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고, 우리는 곧장 우리에게로 배정된 방을 찾아갔다.

우리들이 배정된 방은 가장 위층인 5층에 위치해 있었다.

루시안과 기숙사 내부의 모습에 작게 감탄하면서, 계단을 오르고 있으려니 뭐라고 해야 할까, 상당히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 세계에 와서 이렇게 한 건물을 계단으로 5층까지 올라가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 2층 아니면 3층, 아무리 높아 봐야 4층 정도가 전부였으니까 말이다.

그 외에 성벽이라든지 높은 지역을 조금 더 안전하게 오르기 위한 긴 계단 정도는 있었지만 그것은 예외로 치겠다.

“514호실과, 515호실이라고 했었지?”

“그랬었던 것 같아.”

나와 루시안은 각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학교장님은 우리들에게 학교의 학생들 중에서도 상위권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독방을 배정해 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길드에서도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만큼 2인실을 배정해 준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는데 설마하니 외부 손님에 불과한 우리들에게 학생들의

특권을 그대로 적용시켜 줄 줄은 몰랐다. 싫다는 것은 아니니 고맙게 쓰긴 하겠지만 말이다.

5층에 도착하여, 복도를 살펴보니 마치 호텔처럼 쭉 이어진 복도 양쪽에 방문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방문에 적혀 있는 번호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우리들에게 배정된 방을 찾아보았다.

“이곳이네.”

“그러게.”

대강 숫자로 봐서도 이쯤에 있을 것 같긴 했지만, 복도의 3분의 1 지점쯤 걸어왔을 때 나와 루시안에게 해당된 514호실과 515호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직 수업시간이기 때문인지 복도는 조용했고 나와 루시안은 서로 방 키를 이용해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514호실이고, 루시안이 515호실이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은걸?”

내부는 깔끔했다.

약 5평 정도 되는 생각보다는 넓은 크기의 방 안에 침대와 장롱, 그리고 테이블과 의자,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까지 설치되어 있었고,

학생들이 검을 수납할 수 있도록 검 거치대와 검을 손질할 수 있는 도구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다만 화장실과 세면시설은 따로 없는 것으로 보아, 공동 화장실이나 세면실이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읏차.”

침대에 살짝 걸터앉아 보니 놀랍도록 푹신했다.

본부에 있는 침대보다 훨씬 질 좋은 양털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사실상 이 정도 품질이라면 귀족들이 사용하는 수준이다. 아니, 실제로 학생들의 대부분이 귀족들의 자제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 정도의 품질은 당연한

것이려나?

“전경도 나쁘지 않고 말이지.”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어 보니 5층이라는 높이에서 보이는 제법 좋은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다시 봐도 학교라기보다는 하나의 요새와도 같은 구조의 세르피안 검술학교였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학교 풍경은 또 다른 멋이 있었다.

거기에 시간이 시간인 만큼 해가 저물어 가는 노을의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기숙사 방에 한껏 만족하고 있으려니, 똑똑, 하고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루시안인가?’

딱히 언제 만나자고 약속을 정하진 않았지만, 방 안에 볼 것은 딱히 없으니 이쪽으로 바로 넘어왔을 것이라 생각하고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기숙사 방문 앞에 서 있는 것은 루시안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남학생이 흥미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지?’

진한 남색 머리카락과 어쩐지 싱글싱글 웃고 있는 듯한 착 감긴 눈.

뭐랄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너구리를 연상케 하는 인상이었다.

자신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내게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남학생은 내게 인사했다.

“안녕, 내 이름은 릭 가던이라고 해.”

“어? 그래, 안녕.”

“초면에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미안, 사실 이 방은 계속 비어 있는 방이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기에 누가 오게 된

건지 궁금해서 한번 와 봤어. 혹시, 네가 이번에 우리 학교로 초대되었다고 하는 길드의 신성 중 한 명 아니니?”

“어, 음……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우리가 학교로 초대받았다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소문으로 퍼진 모양이다. 어차피 내일이면 알려질 사실들이었기에 숨기기보다는 긍정의 대답을

하자, 릭은 눈을 반짝 빛내며 말을 이었다.

“역시! 그렇구나. 이야, 반가워! 은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네가 그 소문의 은빛 검사인가 보구나!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그, 그래……?”

뭐랄까.

무섭다.

눈이 빛나고 있다.

어디선가 많이 봤던 눈이다.

그래, 전생에서 아이돌에 열광하는 광팬의 눈빛과 닮은 것이 있었다.

자신을 릭이란 소개한 남학생이 ‘진짜 킹 스네이크를 혼자서 잡은 거야?’ ‘트롤 5마리를 동시에 잡았다는 게 진짜야?’ 등의 이야기를 마구잡이로

묻기 시작할 때, 옆방의 문이 열리면서 루시안이 고개를 내밀었다.

“아넬,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오옷? 은빛 검사의 친구라고 한다면, 네가 바로 마검사 루시안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나는 릭 가던이라고 해!”

“어, 어?”

릭은 어느새 옆방으로 달려가 루시안의 손을 잡고 마구잡이로 흔들고 있었다.

루시안은 이쪽을 돌아보며 눈빛으로 물었다.

‘이놈 뭐 하는 애야?’라고.

나는 루시안에게 대답했다.

‘나도 몰라.’

우리는 세르피안 검술학교에서 처음으로 또래의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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