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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8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2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8화

참고로 현재 세르피안 왕국 모험자 길드에 소속된 A급의 모험자가 두 명이라고 들었다.

그럼 A급의 바로 밑인 오러 익스퍼드 하급의 실력을 지닌 B급 모험자의 숫자도 그다지 많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그 B급에 속한 것이 아빠였으니

확실히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질 만했구나,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 모험자 길드 본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건가.

길드마스터와 면식이 있는 것은 그렇다 쳐도 거기에 개인적인 친분까지 있을 줄이야.

왠지 뜬금없이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라 조금 멍한 기분이 들었다.

‘이거, 생각보다 대단한 연줄 아닌가?’

혼자서도 일개 왕국 절반 이상의 전투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마스터와의 친분이라…….

확실히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도시 클래스의 길드 지부장직을 맡게 되었나, 하고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길드마스터와 직접적인

친분이 있는 정도라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신뢰성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겠지.

아빠는 ‘아!’하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네가 태어난 이후 너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마스터에게 편지로 보낸 적이 있었지. 네가 미래에 성장하고 나서 검사가 되거나, 혹은

모험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 본부로 보내 달라는 답장이 적혀 있었다. 재능이 있다면 자신이 한번 키워 보겠다고 말이다.”

“그런 말까지 했었나요?”

“물론 친분이 있으니까 그냥 해 본 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급의 오우거조차 단칼에 목을 베었던 사람이니까 말이다. 검술 실력만큼은

대륙의 톱급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네가 검을 배우고 싶다고 말도 했으니 나중에 성장한다면 본부를 찾아가 길드마스터를 직접 만나 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구나. 검술을 배우지는 못하더라도 오러 마스터의 기세를 직접 느껴보는 것과 아닌 것에는 또 큰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 기세를 직접 견식하는 것만으로도 검사에겐 큰 도움이 될 거야.’라고 말하며, 아빠는 자신도 오러 유저 상급에서 익스퍼드로 넘어가는 그 길에

벽을 느끼고 한동안 실력이 멈춰 섰을 때, 길드마스터의 실력을 눈으로 견식하고 벽을 뛰어넘어 익스퍼드의 실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

주었다.

아빠가 조금 전에 말한, 오우거의 목을 단칼에 베었을 때가 바로 그때라는 모양이다.

“거기에 검을 가르쳐 준다고 하더라도 딱히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아는 사람의 아들에게 가볍게 한두 개 정도

검술에 대한 힌트를 알려 주는 것 정도겠지. 기본적으로 자유분방한 사람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또 엄격한 면이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너무 기대는 하지 말거라.”

“그렇군요.”

아빠의 말과 태도로 유추해 보건대, 정말로 권력에 그다지 관심 없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인 모양이다.

‘아니면 자유분방한 게 아니라 현명한 사람일지도 모르고.’

마스터라는 존재가 어느 왕국에 직접적으로 소속된다면, 그 왕국의 전투력은 타 왕국의 전투력을 훨씬 압도하게 될 것이다.

다른 왕국을 찍어 누를 수 있는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그 왕국이 취할 행동은 과연 무엇일까.

‘전쟁이거나 지배겠지.’

스스로가 다른 왕국을 누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썩혀 둘 왕국도 없을 것이고, 반대로 다른 왕국에 그만한 전력이

가산되었는데 가만히 두고 볼 왕국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남은 국가들은 서로 동맹을 맺고, 공동 연합을 구성해 마스터가 해당된 국가와 전쟁을 하거나 또는 왕국을 견제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도 엄청난 문제인 거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가 간의 전쟁 임박 상황이 유지되어 봤자 좋은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런 문제가 일어날 바엔 정말로 모험자로 살면서, 떵떵거리지는 못하더라도 어디와도 관계되지 않은 채 속 편하게 지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처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오러 마스터쯤 되면 수입도 오히려 좋을 것 같은데?’

A급의 오우거를 순식간에 두 동강 낼 수 있을 정도라면, 마음만 먹으면 A급 몬스터를 단독으로도 여러 마리 토벌하는 게 가능하다는 소리잖아?

오우거만 하더라도 사체를 처분하면 일가족이 평생 굶지 않고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는 액수의 돈을 벌 수 있다고 했으니 오히려 귀족들과 비교해도

그다지 꿀리지 않는 생활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귀족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또 아니겠는걸.’

지방 영지 정도에서 생활하는 하위 귀족이어도 왕국 정치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는 만큼, 수도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파악해야 하고,

식솔들을 일일이 챙겨야 하는 것보단 길드마스터의 선택처럼 모험자로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훨씬 속 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자, 아빠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뭐, 그래 봤자 전부 나중의 일이니까 말이다. 천천히 기초 실력부터 다져 놓고 고민해도 늦지 않을 문제야.”

“네, 알겠어요.”

아빠의 충고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귀족이 되건, 모험자가 되건 그게 무슨 상관일까.

그런 문제는 본인 스스로가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실력도 없는 녀석이 귀족이 될 수

있을 리가 만무하고, 모험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어디 가서 몬스터 하나 잡겠다고 설치다가 죽으면 그만큼 허무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김칫국만 벌컥벌컥 마시는 셈인 것이다.

게임처럼 실수로 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니 말이다.

“지금은 우선 실력을 키우는 것만 생각해야겠네요.”

“물론이다. 무언가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감당할 능력이 없으면 도태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 경우를 아빠는 많이 봐 왔다. 반대로

말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거기에서 늘 무언가를 얻어 내고, 이루어 내지. 요컨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그만한

보답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네.”

“자, 그럼 다시 연습해 보자꾸나, 아넬.”

아빠는 목검을 다시 올리면서 자세를 잡으셨다.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나 역시 목검을 마주 들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아빠에게

공격과 방어의 자세에 대해서 다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기회에서도 늘 무언가를 얻어 낸다.’

그 말을 떠올리며 조금 더 의욕을 가지고 목검을 휘둘렀다.

‘쉭쉭’ 하고, 목검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뒤뜰에 울린다.

처음엔 같은 목검을 휘둘러도 ‘식’ 소리가 나거나 ‘색’ 소리가 나기도 하고, 때론 ‘부웅’ 하고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더니, 이젠 제법 자세가 잡혔다고 10번을 휘두르면 그중 9번 이상이 같은 소리가 난다.

아버지로부터 검을 배우기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째다.

체술 때보다는 다소 진도가 느리지만, 차근차근, 그리고 확실히 실력은 늘어 가고 있다.

“후우우우…….”

폐 안에 가득 찬 공기를 길게 내뱉으며, 새로운 공기를 힘껏 들이마시었다.

폐를 가득 채운 공기를 그대로 가두고, ‘후우!’하는 짧은 호흡과 함께 조금씩 내뱉었다.

그리고 호흡 한 번당 목검이 한 번씩 허공을 향해 내질러졌다.

2년 동안 꾸준히 단련하고 있는 검술의 기본자세이다. 이제는 나도 제법 검술의 모양새가 잡힌지라 기본자세를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응용 동작을

섞어서 얼추 그럴싸해 보이는 검술을 펼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기본기의 중요성을 늘 잊지 않기 위해 하루 중 오전 두 시간씩은 기본자세를

연습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2년의 시간 동안 비가 오거나 건강이 안 좋다거나 등의 몇 가지 이유를 제외하고는 검을 휘두르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다소

무거우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던 이 목검도 완전히 길이 들어, 처음과 같은 투박함은 느껴지지 않고 지금은 손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편하게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덟 살이 되면서 키도 제법 커진지라 보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키만 커진 것이 아니다. 몸이 성장한 만큼, 몸을 움직이는 것이 어릴 때보다도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

아무래도 이전까지는 특정 동작(예를 들면 과도하게 몸을 비트는 행동 등)을 취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선에서는 몸에 상당히 무리가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긴 해도 전체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계선이 크게 늘어났다.

덕분에 검술을 펼칠 때도 보다 다양한 자세를 훨씬 더 많이, 또한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곧 실력 증진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멀었지만 말이지.’

하지만 실력이 좋아졌다 뿐이지, 그게 곧 강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이제 겨우 아빠와 레아 누나와 조금씩 제대로 된 대련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지, 반격을 성공시키거나 이기기는 아직까지도 요원하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응?’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찌르기 동작을 취하기 위해 몸을 한껏 뒤로 젖혔을 때의 일이었다.

‘누구지?’

뒤뜰로 이어져 있는 길드의 뒷문이 살짝 열려 있고, 그곳에서 웬 아이 한 명이 이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내 눈에 띄었다.

나이는 얼추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생김새를 보아선 남자아이다.

짧지만 뒤로 뻗친 갈색의 머리카락이 인상적이다. 얼굴 형태도 어딘가 둥글둥글해 보이면서도 턱이 각져 있는 것이, 후에 성장하면 꽤 괜찮은

미남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이한 것은 아이가 가진 눈이었는데, 갈색의 머리카락과는 정반대의 느낌을 주는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이 세계에서 푸른 눈동자는 흔한 편에 속하지만, 그것보다는 훨씬 더 맑은…… 청명한 하늘을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눈매도 적당히 둥글고 적당히 치켜 올라간 것이, 한 번에 딱 이거다! 하고 표현하기는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아이였다.

‘이상하네, 분명 특이한 점은 하나도 없는데…….’

갈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라는 점이 좀 특이할 뿐, 그 외의 부분은 그다지 특별하다고 부를 만큼 다른 구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묘한 느낌을

풍긴다.

아이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빙그레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어? 어…… 안녕.”

목검을 잡고 있는 자세였기 때문에, 마주 손을 들어서 인사하자니 상당히 불편한 자세가 나온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찌르기는 그만두기로 하고, 자세를 풀어서 마주 인사했다.

남자아이는 뭐가 그리 신기한지 신비한 푸른 눈동자를 반짝이면서 내게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타인의 접근에 살짝 당황했지만, 갑작스럽게 뒤뜰에

침입한 것은 저쪽이지 내가 아님을 생각해서 서 있는 자세 그대로 남자아이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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